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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9화

전에도 단서가 잠깐 나타난 적이 있는데 베일에 싸인 그 사람이 또 윤아름을 데리고 사라졌다.

베일에 싸인 그 사람은 누구보다 머리가 총명했다. 일단 사라지면 십몇 년간 아무 소식이 없었다.

제일 중요한 건 북안도에 아직 윤혜인을 노리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었다. 만약 이 결혼식이 가짜라는 걸 알면 바로 그녀를 죽이려 들 것이다.

하여 이 시점에 절대 빈틈을 보여서는 안 되었다.

윤혜인도 당연히 알고 있었기에 표정이 어두워지더니 이렇게 말했다.

“오빠, 나도 알아... 난 그냥...”

윤혜인은 말이 나가지 않았다. 잘라내기로 했으면 더는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고 마음속으로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윤혜인이 곽경천의 옷깃을 잡고 가볍게 흔들었다.

“상태 봐주고 데리고 나가줘.”

“...”

곽경천이 잠깐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너 먼저 대기실로 돌아가. 배남준도 너 찾고 있어. 다시 준비할 수 있게 내가 배남준에게 연락할게.”

“응.”

윤혜인은 드레스 자락을 들고 대기실로 향했다.

여은이 앞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답례품 준비에 문제가 있는지 확인하러 간 틈을 노린 것이다.

여은은 윤혜인을 바짝 따라붙었고 한 시도 곁을 내줄 엄두를 내지 못했다.

곽경천은 키가 크고 다리가 길었기에 몇 걸음 만에 조약돌 위에 꿇어있는 이준혁을 발견했다. 곽경천은 이준혁 앞에 멈춰서더니 이준혁이 일어설 수 있게 손을 내밀었다.

이번에 윤혜인이 위험해진 것도 이준혁 때문이었지만 일부러 그런 건 아니었다. 이준혁도 아마 윤혜인이 호텔에 나타날 줄은 몰랐을 것이다.

하지만 그 뒤에 이준혁이 목숨 걸고 윤혜인을 구했기에 곽경천도 이준혁의 트집을 잡을 생각은 없었다. 그렇다고 이준혁을 용서한 건 아니었다.

직접 겪지 않고서는 다른 사람의 고충을 이해하기 어렵다.

사랑하니까 밀어낼 수밖에 없다는 걸 곽경천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아무리 사랑에 미쳤다 해도 자기 목숨까지 바치지는 않을 것이다.

이준혁이 잘못하긴 했지만 생사가 갈리는 문제 앞에서는 그래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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