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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0화

이준혁이 시선을 아래로 축 늘어트리더니 말했다.

“형님, 저 상관 마세요.”

“...”

곽경천은 할 말을 잃었다. 혹시나 이준혁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봐 매섭게 쏘아붙일 수밖에 없었다.

“지금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혜인이를 사랑해서라면 혜인이 선택을 존중해줘야죠. 배남준과 결혼하든 아니면 이준혁 씨 당신과 결혼하든 이 선택에 우리가 관여한 적은 없어요. 다 혜인이 직접 선택한 거지. 나는 이준혁 씨가 혜인이 싫어하는 짓을 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헤어지고 싶으면 헤어지고, 재결합하고 싶으면 재결합하고. 혜인이 생각은 해봤어요?”

곽경천이 핸드폰에서 사진 한 장을 찾아내더니 이렇게 말했다.

“잘 봐요. 이준혁 씨가 깨어나고 혜인이를 그렇게 대할 동안 혜인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

윤혜인의 심리 상담 결과지였다. HAMD 점수가 26에 육박한다는 건 심한 우울증에 가까운 수치였다.

여은은 밥도 제대로 먹지 않고 그 어떤 것에도 흥미를 보이지 못하는 윤혜인이 너무 걱정되었다. 이렇게 우울해하다가 몸이 망가져 뱃속의 아이에게 영향 줄까 봐 곽경천에게 윤혜인의 상황을 알렸다.

곽경천이 윤혜인의 검사기록을 뒤져서야 윤혜인이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다는 걸 발견했다. 윤혜인은 우울증에 걸린 걸 알고 있으면서도 그들이 걱정할까 봐 숨겼던 것이다.

약을 먹을 수 없었기에 윤혜인은 의사 선생님의 말씀에 따라 주의력을 분산시키며 최대한 그 일에 신경 쓸 겨를이 없게 했다.=

다행히 너무 심각한 수준이 아니었기에 심리 상담과 윤헤인의 노력을 거쳐 수치를 정상으로 돌려놓았다.

그런 모습에 곽경천도 시름을 놓을 수 있었다. 주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게 싫어 적극적으로 치료에 임함 절대 자포자기하지 않았다.

윤혜인은 엄마였기에 강해져야 했다.

이준혁은 그 사진을 보며 숨이 올라오지 않았다. 마음이 갈기갈기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가 고통스럽다고 생각한 순간에 윤혜인도 똑같은 아픔을 겪고 있었다.

곽경천은 이준혁의 안색이 점점 하얗게 질려가는 걸 보고 얘기가 잘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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