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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7화

만약 그가 윤혜인을 찾고 싶었다면 막 깨어났을 때 비록 들것에 누워 있어야 했더라도 방법을 찾아 그녀를 찾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준혁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이는 그 또한 그녀의 결정을 받아들였다는 의미다.

윤혜인은 더 이상 이준혁과 얽히고 싶지 않아 자신의 삶을 선택했고 그는 그 선택을 존중해야 했다.

그러나 그것이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아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윤혜인이 여전히 자신에게 미련이 남아 있다는 어떠한 증거도 찾지 못했다는 점이다.

총상을 입던 날 이준혁은 고열에 시달리고 온몸이 상처투성이였으며 윤혜인과 함께한 마지막 순간조차 흐릿하게 기억났다.

다만 마지막에 그가 윤혜인을 대신해 총을 막아냈다는 것만이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그리고 윤혜인이 이준혁의 수술 당일에 떠난 것은 그녀의 결정을 간접적으로 알려준 셈이었다.

김성훈과 이신우는 아마도 이준혁이 다리 때문에 자존감이 낮아져 윤혜인을 찾지 않는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사실 그에게는 사랑만 있다면 어떤 어려움도 그를 무너뜨리지 못했다.

그러나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이 너무나도 쉽게 이준혁을 무너뜨린 것이었다. 그의 내면은 감정적으로 그리 강하지 않았으니 말이다.

이준혁이 윤혜인을 찾지 않기로 한 것은 자신의 집착적인 성격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보지 않고도 마음을 다잡기가 어려운 이준혁이 만약 윤혜인을 직접 마주한다면 어떤 일을 저지를지 자신도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음 날 점심 즈음에 남자 간호사가 다시 돌아와 이준혁에게 수액을 놓아주었다.

간호사는 나가면서 이준혁의 과일 접시에 놓인 전날 과일을 보고 그가 전날 과일을 먹지 않는다는 걸 알았다.

그렇게 간호사는 양해를 구하고 그 과일을 청소 아줌마에게 건네주었다. 이 일은 이미 몇 날 며칠째 반복되는 일이었다.

하루가 지난 과일을 먹지 않는다는 게 아니고 이준혁은 원래 그저 그 과일을 좋아하지 않을 뿐이었다.

그리고 과일을 상해 버리기 전에 신선할 때 좋아하는 사람에게 주는 게 더 나았고 말이다.

병실에서 떠나고 얼마 지나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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