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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6화

“안 돼요!”

구지윤은 당황한 듯 외쳤다.

“엄마한테는 말하지 말아 주세요!”

그녀가 마침내 입을 여는 것을 보고 곽경천은 마음을 조금 놓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돌아가서 천천히 고민해 보고 무슨 생각이 있으면 나한테 말해. 네 생각을 존중할게.”

구지윤은 곽경천이 설명을 해주고 심지어 사과까지 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하지만 보상 같은 건 절대로 받을 수 없었다.

그런 말을 듣는 순간, 자신이 무언가를 노리고 있었다는 느낌을 주고 이 모든 일을 거래로 만들어버릴 것 같았다.

곽경천의 삶 속에서 구지윤은 지나가는 존재일 뿐이겠지만 그녀에게는 첫사랑이자 첫 번째로 좋아한 사람에게 첫 경험을 준 것이었다. 후회는 없었다.

구지윤은 고개를 숙이며 말했다.

“저는 아무런 생각도 없고 보상도 필요 없어요. 이번 일은 없었던 거로 해주세요. 도련님,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구지윤이 이토록 착하고 순종적인 모습을 보이자, 그리고 여자로서 가장 소중한 첫 경험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자 곽경천은 마음 깊은 곳에서 알 수 없는 짜증이 피어올랐다.

그는 손을 들어 그녀의 어깨에 얹으며 단호하게 말했다.

“지윤아, 아무리 나라도 너를 함부로 대할 수는 없어.”

구지윤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구지윤은 방으로 돌아와 욕조에 몸을 담갔다.

머릿속에서는 곽경천의 마지막 말이 계속해서 되풀이되었다.

그가 말했다.

‘아무리 나라도 너를 함부로 대할 수는 없어.’

사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곽경천이 오늘 밤 보여준 태도는 그의 말대로 절반은 걱정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감정을 잘 다스리지 못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말은 한 번 입 밖으로 나오면 마치 예언처럼 가슴 깊이 새겨진다.

문득문득 그 말이 떠오를 때마다 그 당시 느꼈던 서러움과 슬픔이 함께 되살아났다.

구지윤은 그 말을 마음에서 떨쳐버릴 수 없었다.

그 후 며칠 동안 구지윤은 곽경천을 피해 다녔고 곽경천도 그녀를 피하는 듯 보였다. 두 사람은 며칠간 서로 마주치지 않았다.

어느 날 방과 후, 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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