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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7화

곽진명은 구지윤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었다. 다만 나이가 든 그로서는 앞으로 곽씨 가문의 영광을 유지하거나 더 높은 경지로 올리기 위해서는 곽경천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가 짊어지고 있는 것은 곽씨 가문의 번영뿐만 아니라 윤아름과 잃어버린 여동생을 찾아오는 사명도 포함되어 있었다.

윤아름과 여동생을 찾게 된다면, 곽씨 가문은 충분히 강력해져야만 다시는 비극이 반복되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강력한 가문과의 계약 결혼이 곽경천의 운명이었다.

구지윤이 나쁜 것은 아니었다. 다만 그녀는 자격이 부족했고 운이 좋지 않았다.

곽경천이 그녀와 결혼하는 것을 곽진명이 잠시 동정심에 허락한다 해도 언젠가 곽씨 가문이 몰락하게 된다면 곽진명이 경험했던 비극을 똑같이 구지윤에게 물려주는 꼴이 되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남자로서 자기가 사랑하는 여자를 지키지도 못하는 것 말이다.

그는 구지윤을 위해서라도, 그녀가 자신과 어울리는 평범한 가정에서 소박하고 행복한 삶을 살기를 바랐다.

곽진명은 구지윤의 손가락이 하얗게 질린 것을 보며 한숨을 쉬었다.

“아무튼 이 일은 우리 곽씨 가문이 너한테 잘못한 거야. 경천이가 보상을 제안했다던데 내 생각에도 괜찮은 방법이다. 네가 자신의 가치를 높이고 나서 나중에 너를 진심으로 사랑해 줄 남자를 만나 평범한 행복을 찾는 게 좋을 것 같아. 어떤 때라도 곽씨 가문은 언제나 네 뒤에 있을 거야.”

서재의 노란 조명이 구지윤의 얼굴을 비추었다. 여전히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매우 연약해 보였다.

“회장님, 제가 아스테리아로 유학 가는 건 도련님의 뜻인가요?”

곽진명은 미세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그것을 인정했다.

그러자 구지윤의 몸이 살짝 흔들렸다. 마음속이 쓰리고 아픈 감정이 몰려왔다.

곽진명은 그런 그녀를 보며 안타까워했다. 자신의 아들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곽경천은 자신과 마찬가지로 사랑에 대해 터득하는 것이 너무 늦었다.

구지윤이 분명 오래전부터 곽경천을 좋아했지만 그는 전혀 알아차리지 못한 것이다.

이런 일은 벌어지기 전에 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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