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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19화

딸의 미래에 대해 홍승희도 당연히 그녀가 더 나은 삶을 살기를 원했다. 하여 더는 구지윤의 결정을 막지 않았다.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중얼거렸다.

“우리 딸, 이제 네가 스스로 결정하는 나이가 됐구나. 엄마가 어떻게 할 수 있겠니. 네가 스스로 잘 지낼 수 있다면 그걸로 됐어.”

구지윤의 눈가가 촉촉해졌다.

“엄마, 건강 잘 챙기세요. 저 꼭 성장해서 엄마의 버팀목이 되어줄게요...”

그렇게 며칠이 흐르자 곽진명은 구지윤의 유학 절차를 모두 마쳤다. 구지윤은 곧 출국할 예정이었다.

그녀는 친한 친구들과 작별 인사를 나눈 후 외출하여 늦게야 집으로 돌아왔다.

홍승희가 아직 방으로 돌아오지 않았기에 구지윤은 평소처럼 홍승희를 찾으러 갔다.

혹시 도울 일이 있나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본채에 도착한 그녀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곽경천과 마주쳤다.

그는 소파에 앉아 피곤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술을 마셨는지 조금 지쳐 보였다.

구지윤은 곽경천 옆을 지나면서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에게 더 이상 그를 신경 쓸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다.

곽경천의 보상은 그녀를 다른 나라로 보내는 것이었으니 그가 마음속으로 구지윤을 보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 분명했다.

며칠이 지나면서 처음에 느꼈던 심장이 도려내는 듯한 고통은 이제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다.

구지윤은 어린 시절부터 이런저런 어려움을 겪었고 홍승희와 함께 이리저리 떠돌며 살았기 때문에 보통 사람보다 스트레스를 잘 견디는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

이런 경험은 그녀를 자존심이 강하고 민감하며 조숙한 사람으로 만들었다.

구지윤은 누군가에게 무시당하는 것을 두려워했기에 더 이상 경계를 넘지 않고 자신이 가야 할 길을 지키기로 마음먹었다.

곽진명의 말은 그녀에게 중요한 교훈을 주었다. 계층은 보이지 않지만 분명 존재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주방에 가서 홍승희를 찾지 못한 구지윤은 그대로 돌아가려 했다.

몇 걸음 걸었을 때, 그녀는 소파에 기댄 채 목을 젖히고 앉아 있는 곽경천이 목을 불편하게 움직이는 것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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