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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3화

버려진 창고 안.

진시아는 의자에 묶인 채 입에 테이프가 단단히 묶여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멍청하지 않다.

박연희가 들어오자마자 그녀는 곧 그 못된 늙은이의 속셈을 알아차리게 되었다. 조은혁을 불러 그녀와 박연희 중 하나를 선택하라는 것이겠지. 만약 과거였다면 그녀를 선택하리라 굳게 믿지만 현재의 조은혁은 100% 박연희를 선택했을 것이다.

“읍... 읍...”

진시아가 필사적으로 몸부림쳤다.

그러자 박연희는 그녀를 바라보며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그렇게 발버둥 쳐도 소용없어요. 저 사람이 당신을 놓아주고 싶지 않은데 당신이 어떻게 이곳에서 벗어날 수 있겠어요?”

진시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녀는 이 상황이 너무 원망스러웠다.

그 노인은 박연희의 생부이고 박연희와 무슨 일이 있다면 두 사람이 해결하면 될 것을 왜 그녀를 잡으려고 한단 말인가. 아무리 박연희에게 진 빚이 있다고 해도 진작에 다리 하나와 자궁으로 전부 갚았는데 말이다.

왜 아직도 그녀를 가만두지 않는단 말인가.

이어 심지철의 부하들이 박연희를 묶기 시작하는데 수법이 너무 거칠지는 않았지만 꽤 단단히 묶었다.

“아가씨 죄송합니다!”

그러나 박연희는 아무런 표정도 짓지 않았다.

그녀는 묵묵히 밖을 내다보고 있었다.

먹물처럼 까만 밤빛 아래, 그녀의 생물학적 아버지가 바깥에 서 있는데 세월의 흔적을 거친 눈빛 속에는 싸늘함과 냉정함이 감돌았다. 박연희는 마음속으로 그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다... 직접 나서서 이런 일을 벌이는 것도 단지 심씨 가문과 심경서를 위한 것일 뿐이다.

박연희는 심씨 가문에서 결국 보잘것없는 사람일 뿐이다.

그녀는 그의 무정함을 잘 알기 때문에 애원하지도 않았다...

밤은 깊어만 가고 박연희는 그저 조은혁이 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

조은혁이 막 집에 도착했을 때, 심지철의 전화를 받게 되었다.

그는 차 안에 앉아 휴대폰을 손에 쥐고 전화 건너편에서 들려오는 낮은 소리를 듣고 있다.

“조 대표, 오랜만일세.”

그러자 조은혁이 코웃음을 치며 반박했다.

“어르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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