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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9화

심경서 부부는 아직도 싸우고 있다.

오늘 밤, 이 황당한 광경을 보게 된 김이서의 세계가 와르르 무너져버렸다.

그녀는 줄곧 그녀의 남편이 비록 마음속에 다른 사람을 품고 있더라도 줄곧 결혼에 충성을 다했다고 여겼었다. 그런데 심경서가 사석에서 이렇게 방탕할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이 천한 년과 뒹굴며 조금의 수치심도 느끼지 않는 것이 짐승과 뭐가 다르단 말인가?

그 순간, 재떨이가 심경서의 미간에 부딪히고 검붉은 피가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이것으로 그들 부부의 정도 산산조각이 나고 말았다. 심경서는 자신의 부인을 어두운 눈빛으로 노려보았다.

“끝이야?”

끝일 리가 있겠는가?

김이서의 마음은 마치 화산처럼 부글부글 끓어올랐고 그녀는 그의 품에 안겨 있던 임윤아를 끌어내더니 피가 나도록 뺨을 때렸다.

그러나 임윤아는 얼굴을 가린 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약자는 항상 사람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하는 법이다.

그러자 심경서는 곧바로 버럭 화를 냈다.

“김이서, 언제까지 소란 피울래? 정말 이혼할 지경에 이르러서야 잠잠해지려는 셈이야?”

이혼...

김이서는 숨을 쉬는 것마저 잊은 채 펄펄 날뛰는 남편을 바라보며 첫 만남의 설렘마저 거의 잊어버렸다. 당시 심경서는 점잖으면서도 그렇게 아름다웠는데 지금은 그저 술과 재물에 눈이 멀어버린 쓰레기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김이서가 한 발짝 물러섰다.

문득 그녀는 소파에 엉킨 남녀의 옷가지를 안고 뛰쳐나갔다.

“경서 씨.”

임윤아는 심경서의 어깨에 달라붙어 낮게 흐느끼기 시작했고 수정 등 아래 밝게 빛나는 흰 피부와 먹물처럼 까맣고 폭포수와도 같은 검은 머리카락이 남자의 마음을 더욱 사로잡았다.

심경서가 그녀에게 외투를 걸쳐주었다.

그는 긴 바지를 대충 껴입고 소파에 앉아 천천히 담배를 피웠다. 담배 두 개비를 피우는 동안, 심경서가 임윤아를 보고 속삭였다.

“어르신은 널 용납할 수 없을 거야. 게다가 난 와이프와 정략결혼을 한 거라 쉽게 이혼할 수도 없어... 그러니 난 너에게 명분을 줄 수 없어.”

한 남자가 이렇게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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