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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04화

조은혁이 아무리 싸움을 잘해도 이렇게 많은 사람을 상대할 순 없다. 하물며 박연희와 진시아가 아직 심지철의 손에 있다... 진시아는 시멘트 바닥을 계속 걷어차는 바람에 의족까지 떨어져 나간 상태라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낭패했다.

선두에 선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매우 겸손한 태도를 갖추었다.

“조 대표님, 저희는 대표님과 개인적인 원한이 없고 순전히 돈을 받고 일하는 것입니다. 창고에 있는 여자라면 조 대표님께서는 한 명만 데려가실 수 있습니다. 남겨진 한 명이라면 저희가 말하지 않아도 조 대표님께서 잘 아실 겁니다.”

그는 군말 없이 바로 부하들을 불러모았고 그 순간, 버려진 창고는 야외 영화관이 되었고 화면에는 뜻밖에도 진시아가 강간을 당하는 장면이 담겨있었다.

남자의 희열 어린 외침과 여자의 비명이 뒤섞여 귀를 자극했다.

화면 속은 아주 형편없었다...

이것은 조은혁 일생의 수치이다.

손가락이 오그라들고 얼굴 근육은 거의 뒤틀리다시피 일그러졌지만 그는 여전히 애써 미소를 지었다.

“어르신 정말 독하시네요. 이건 제 얼굴을 땅에 박고 문지르는 것과 다를 바도 없는데 저에게 조금의 여지도 주고 싶지 않으신 거군요.”

“조 대표님, 죄송하게 됐습니다.”

말하는 동안, 진시아의 눈가에는 이미 눈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일들을 다시 직면해야 할 줄 꿈에도 몰랐다. 비록 그녀가 지금 몸을 팔아 먹고산다고 해도 그날 밤은 평생 잊지 못할 악몽이다.

“읍읍...”

그녀의 얼굴은 눈물범벅이 되었고 조은혁을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에는 애원이 가득했다.

조은혁이 그녀를 선택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조은혁 역시 그녀를 조용히 바라보았고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빛에는 연민의 감정이 담겨있었다. 이는 피할 수 없는 것이다. 일말의 인간성을 가지고 있다면 조은혁은 진시아를 완전히 지나칠 수 없다... 하지만 만약 조은혁이 흔들린다면 이것이야말로 심지철의 뜻대로 넘어가는 것이다.

심지철이 원하는 것은 진시아에 대한 조은혁의 죄책감이고 조은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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