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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1화

박연희가 들어오자 조은혁이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다.

비록 일찍이 재회했더라도 오늘의 만남은 의미가 다르다. 이곳은 그들이 전에 약속했던 장소이다. 이곳에서 만나 식사를 하는 것이야말로 그들에게는 진정한 재회이며 진정한 원만한 만남인 것이다.

박연희는 진범이의 손을 잡고 있고 조은혁의 옆자리에는 어린 조민희가 앉아 있다.

두 어린아이가 있음에도 그들의 눈에는 오직 서로밖에 보이지 않았고 마음속에는 4년 전의 아련한 아쉬움이 가득했다.

그때, 조은혁이 먼저 가볍게 입을 열었다.

“오랜만이야.”

말을 할 때, 조은혁은 저도 모르게 콧소리가 났다.

박연희도 덩달아 입술을 달싹거렸다.

조은혁은 다른 말은 하지 않았다. 그저 웅크리고 앉아 진범이를 가볍게 품에 안아 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매우 부드러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우리 진범이 많이 컸네. 아빠 보고 싶지 않았어?”

진범이는 어느새 일곱 살이 되었는데 큰 키에 마른 몸매까지 더해져 더욱 아름다운 미모를 자랑했다.

그는 조은혁의 몸에 기대어 솔직하게 말했다.

“보고 싶었어요.”

그러자 조은혁은 그의 작은 얼굴을 주무르고 뽀뽀까지 한 후 어렸을 때 그랬던 것처럼 아이를 안아 들고 식탁으로 향했다.

이제 제법 성장한 진범이는 조금 난처한 감이 있었지만 가만히 있었다.

조은혁은 두 아이를 한곳에 앉혔는데 진범이가 입을 열기도 전에 조민희가 귀여운 목소리로 그를 불렀다.

“진범 오빠.”

그녀는 참으로 작고 귀여웠다.

진범이는 결국 참지 못하고 조민희의 작은 머리를 쓰다듬으며 귀여움을 만끽했다.

그러자 조민희는 이내 작은 엉덩이를 조금씩 그에게로 옮기더니 포도같이 까만 눈으로 오빠를 바라보며 요구했다.

“오빠, 나 목말라요.”

조진범은 평소에 애교 많은 여자를 가장 싫어한다.

보기만 해도 머리가 아플 지경이었다.

그러나 조민희는 달랐다. 조민희는 그의 마음속으로 가장 사랑하는 여동생이다. 진범이는 물 대신 멜론 조각을 천천히 참을성 있게 그녀의 작은 입에 먹여주었다. 입안 가득 꽉 차 오물오물 씹고 나서 꿀꺽 삼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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