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76화

심경서의 아내...

박연희는 잠깐 멈칫하더니 이내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건넸다.

“들어오라고 해주세요.”

이윽고 입구로부터 하이힐 소리가 또각또각 들려왔다.

김이서는 두 명의 여비서를 데리고 들어오며 결코 약하지 않은 기세를 드러냈다. 박연희의 머리를 누르려고 마음을 먹은 모양이다. 박연희 역시 그녀의 마음을 꿰뚫고 있기에 손에 들고 있던 펜을 조민희에게 건네주며 부드럽게 말했다.

“민희 혼자 그리고 있어. 엄마는 잠깐 얘기 좀 나누고 올게.”

그러자 조민희는 고개를 끄덕이며 얌전하게 답했다.

“착하게 있을게요.”

사랑스러운 조민희의 모습에 박연희는 웃음을 금치 못했다.

조민희가 정말 진심으로 사랑스러웠던 박연희는 저도 모르게 아이에게 뽀뽀를 해주었다.

이 평화롭고 아름다운 장면에 김이서는 마음이 쓰라려 왔다. 그녀는 원래 남편의 혼을 빼앗아간 여인이라면 분명 남편과 내통하리라 생각했었다. 하지만 오늘 마주한 박연희의 눈에서는 심경서를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그녀는 오직 조은혁의 딸을 보며 온유한 표정을 짓고 있다.

김이서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녀는 비서에게 먼저 나가라고 당부한 뒤, 사무실에 아무도 없게 되자 박연희에게 먼저 말을 건넸다.

“저도 경서 씨와 딸이 하나 있는데 이제 세 살이에요... 저 아이보다 조금 어리겠네요.”

박연희는 커피 머신으로 걸어가 커피를 끓였다.

그녀는 김이서의 취향을 묻지도 않고 아메리카노 한 잔을 끓였다. 커피 머신이 돌아가는 작은 소리와 박연희가 가볍게 말했다.

“당신이 경서 씨와 결혼할 때, 전 줄곧 외국에서 지내고 있었죠. 인제 보니 축의금을 내지 못했네요.”

그녀는 어른다운 모습을 하고 여전히 담담한 모습을 하고 있었지만 박연희와는 달리 김이서는 이성을 유지할 수가 없었다. 그녀는 조금 추태를 부리며 박연희에게 따져 물었다.

“경서 씨가 당신을 좋아하는 걸 알면서 왜 능청스럽게 모른 척하시는 거죠?”

그러자 박연희는 눈을 흘기며 반박했다.

“그럼 당신이 경서 씨와 얘기해야죠. 전 당신들의 결혼생활을 위해 외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