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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9화

금요일에 박연희는 접대가 잡혔는데 다름 아닌 황 사모님의 초대였다.

약속대로 저녁 7시에 도착한 그녀는 룸 입구에서 아는 사람을 보았다.

조은혁과 하서인.

1주일 동안 못 본 사이에 하서인은 많이 말랐고 조은혁의 옆에 얌전하게 앉아 세상 안쓰러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그리고 조은혁은 그녀의 의자 등받이에 손을 얹고 황 사모님과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황 사모님은 하서인을 보고 빙그레 웃으며 제수씨라고 불렀다.

그때, 마침 박연희가 룸 안으로 들어왔다.

그녀의 등장에 탁자 하나에 열 명 남짓의 사람들이 모두 잠자코 입을 다물었고 황 사모님도 남편의 팔꿈치를 툭툭 건드리며 다급히 말을 바꿨다.

“아니지. 이분이야말로 진정한 제수씨네.”

장면은 매우 미묘하고 끔찍했다.

박연희도 물러서지 않았고 황 사모님의 옆에 앉아 시원시원하게 입을 열었다.

“조 대표님과 저는 4년 전에 이혼했고 앞으로 결혼과 여자는 서로 상관없는 관계입니다.”

오늘 저녁은 조은혁이 마련한 자리이다.

하서인이 주씨 가문에 엮이는 바람에 현재 그녀의 처지는 예전의 임지혜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오늘 저녁 식사에는 쓸모가 있는 사람이 꽤 있으니 조은혁은 하서인을 그 사람에게 소개해주어야 한다.

그런데 뜻밖에도 황 사모님은 박연희를 대신하여 마음에 불평을 품어 그녀를 불러온 것이다.

사람이 많으면 수다스럽기 마련이기에 조은혁은 현재 상황을 설명하기 어려웠다.

게다가 그는 박연희가 질투하는 모습을 보는 것을 좋아한다.

그는 다른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눌 때도 늘씬한 손가락 사이에 하얀 담배를 낀 채 불을 붙이지 않고 박연희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감정을 전혀 숨기지 않았다...

이런 자리에서는 하서인도 감히 함부로 그를 오빠라고 부르지 못하고 잠자코 가만히 앉아 있었다.

다른 사람들도 조은혁이 정말 하서인의 사촌 오빠인 것을 모르고 있다.

처음부터 끝까지 박연희는 조은혁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황 사모님과 잡담을 나누었지만 조은혁의 검은 눈동자는 계속하여 노골적으로 박연희를 좇았다.

식사가 끝날 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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