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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8화

큰비가 온종일 내렸다.

저녁 무렵, 하늘에는 노을이 졌는데 매우 아름다웠다.

조은서는 숄을 쓰고 테라스에 서서 조용히 밖을 내다보았다.

그녀는 유선우와의 결혼생활을 되새겨보았다. 그리고 전에 테라스에서 그를 위해 적어두었던 일기장과 웨딩사진을 태웠던 일을 떠올렸다. 추억들이 그녀의 마음속 깊이 새겨져 아마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

침실에 있던 전화가 계속 울렸다.

조은서는 숄을 올리고 하늘을 한 번 더 올려다보고는 침실로 돌아가 전화를 받았다.

박연준에게서 걸려온 전화였다.

그는 조은서에게 나쁜 소식을 전했다.

“사모님, 조은혁 씨 재판 상황이 좋지 않습니다. 소식에 따르면 새로운 증거를 찾아 재판일이 앞당겨진다더군요. 만약 재판이 엄하게 진행된다면 적어도 5년은 선고받을 것 같습니다. 먼저 급해하시지 마시고... 제가 알아보았는데 이번 재판을 새로 맡은 분이 유씨 집안과 인연이 꽤 깊던데 유 대표님께서 나서시면 일이 잘 해결될 것 같습니다.”

폰을 쥐고 있는 조은서의 손가락이 떨렸다.

이럴 수가, 갑자기 5년이라니...

박연준도 미안해했다.

“죄송합니다, 사모님. 지금 도울 수 있는 사람은 유 대표님 뿐입니다. 부부 사이 관계를 막론하고 이번에는 유 대표님의 도움을 청하셔야 합니다.”

조은서가 말하려고 할 때 바깥 정원에서 차 경적소리가 들려왔다.

유선우가 돌아온 건가?

조은서는 배를 잡고 테라스로 걸어갔는데 마침 유선우가 차에서 내려오는 걸 보았다. 그리고 백정수가 그의 뒤를 따라 차에서 내렸다.

백정수는 초췌한 얼굴을 하고 있었는데 매우 슬퍼보였다. 그는 옆에 어색하게 서서 함부로 움직이지 못했다.

바로 이때, 유선우 고개를 들자마자 조은서와 눈이 마주쳤다.

그녀를 보고 있는 그의 눈빛이 차갑고 낯설었다. 마치 그날 밤 필름을 깨부순 그녀의 따귀를 내리칠 때처럼 말이다. 조은서는 마음이 아파났지만 이를 상관할 겨를이 없었다.

그녀의 눈에는 눈물이 맻혀 있었다.

유선우는 한참 그녀를 쳐다보다가 차문을 닫았다.

그는 이층으로 올라가 서재 문을 열고 서랍 안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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