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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5화

유이준은 거의 주저하지 않고 말했다.

“감사합니다, 아줌마.”

진은영은 그의 뻔뻔함에 속으로 혀를 찼지만, 그는 그녀에게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안 돼요? 아줌마께서 친히 초대해 주셨는데... 맞죠?”

하연은 자세한 상황을 몰랐지만, 딸과 박준식의 결혼이 깨진 것은 짐작할 수 있었다. 게다가 유이준의 태도가 이렇게 적극적이니 어머니로서 딸이 좋은 남자와 맺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당연하지.”

말을 마친 하연은 딸을 흘끗 쳐다보며 덧붙였다.

“이준이도 널 데려다주느라 고생했잖니.”

효녀인 진은영은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식사실에 들어가서는 유이준과 거리를 두고 앉아 말도 걸지 않고 그저 티슈로 옷에 묻은 물방울만 닦아냈다.

유이준은 진은영을 뚫어지게 바라보았다. 마치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진은영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이준 씨, 여자를 처음 봐요?”

그러자 그는 능글맞게 웃으며 대답했다.

“네. 처음 봐요. 특히 옷을 입지 않은 모습은.”

그가 염치없어도 진은영은 체면이 있었다.

진은영은 그를 꾸짖으려 했지만 이미 늦었다. 하연이가 삼계탕을 들고 들어왔던 것이다. 그녀는 들어오자마자 그 민망한 대화를 듣고 말았다. 여자를 본 적이 없다느니, 옷을 입지 않았다느니.

예전에 귀부인이었던 하연은 늘 품위 있는 곳에만 드나들었기에 저런 노골적인 말은 들어본 적도 없었다.

그녀는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나갈 수도 없어서 애써 태연한 척 삼계탕을 들고 들어와 유이준에게 권했다.

“비 오는 날은 습하니까 따뜻한 걸 좀 먹어줘야 해.”

유이준은 여전히 진은영을 바라보았고 그녀는 어색하게 가볍게 기침을 했다. 그제야 유이준은 시선을 거두고 하연에게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진작에 삼계탕이 먹고 싶었는데 일이 너무 바빠서 외식만 하느라 집밥을 먹을 기회가 거의 없었어요... 아줌마의 삼계탕 한번 먹어봐야겠네요.”

하연은 그와 살갑게 대화하며 얼른 두 그릇을 떠서 각각 앞에 놓아주었다.

진은영은 말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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