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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3화

유이준이 멍하니 서 있자 진은영은 힘겨워하며 입을 열었다.

“내가 박준식 씨를 처음 만나는 그날 주차장에서 임하민 씨랑 당신이 같이 있는 걸 봤어요. 임하민 씨가 우니까 당신이 엄청 안쓰러워하며 안아주더라고요.”

진은영의 말에 잊고 있던 일을 떠올리던 유이준은 별이 분유를 사러 가던 날 주차장에서 우는 임하민을 마주친 걸 기억해냈다.

그날은 그저 지인이니까 그냥 지나칠 수도 없고 해서 위로해준 것인데 그걸 진은영이 봤을 줄은 생각도 못 했었다.

하지만 유이준은 제 생각을 그녀에게 똑똑히 전해야만 했기에 아까 했던 말을 반복했다.

“나 걔한테 아무 감정도 없어요.”

그 말에 씁쓸한 웃음을 지어 보이던 진은영은 내일 아침에 진별이를 데려간다는 말만 남기고는 유이준의 만류에도 호텔 방을 나가버렸다.

진은영이 나가고 한참 동안 가만히 서 있던 유이준은 셔츠를 벗어서 쓰레기통에 던져버렸다.

진은영은 자신이 바람을 피운다고 의심하고 있었고 유이준은 그녀가 작은 일로 성급히 헤어지길 결정하는 것에 화가 났지만 그보다 더 그를 열 받게 했던 건 화장실에서 스타킹을 꺼내오는 임하민이었다.

그 생각만 하면 당장이라도 임하민을 죽여버리고 싶었기에 유이준은 거의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다.

...

이튿날 아침, 유이준이 아직 깨어나지 않았을 때 진은영은 진별이를 데리러 왔다.

유이준은 사실 공적인 일은 다 마무리한 상태여서 진은영과 함께 B 시로 갈 수 있었지만 C 시에서 시간을 더 보내며 사이를 회복하고 싶었지만 진은영은 단호하게 거절했다.

“안돼요.”

진은영은 진별이에게 옷을 입혀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요즘 회사도 바쁘고 엄마도 퇴원해야 해서 시간 없어요.”

가운만 입고 있었던 유이준은 그대로 가운을 벗어 던지고 검은색 슬랙스를 입고는 듬직한 어깨를 드러내자 진별이는 바로 작은 손으로 눈을 가리며 말했다.

“아빠, 변태예요? 왜 옷을 안 입어요!”

어젯밤부터 자신을 무시하며 밤에 자다 깨서도 유이준이 타준 분유는 먹지도 않던 진별이가 드디어 입을 열자 유이준은 기뻐하며 쭈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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