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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8화

진은영은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그녀는 성인이었으니 일시적인 감정과 평생의 약속이 다르다는 걸 알고 있었다. 유이준에게 호감이 있는 건 사실이지만, 과거의 불쾌한 기억은 단순히 '재결합'이라는 세 글자로 끝낼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진안영에게 솔직하게 말했다.

“나도 잘 모르겠어. 이준 씨가 좋은 결혼 상대인지! 오늘은 나한테 잘해 주지만 며칠 지나면 내가 그의 덕을 보려고 접근했다고 생각할까 봐 두려워. 이준 씨는 내 모든 걸 쥐락펴락할 수 있는 사람이고 우리 사이엔 아직 풀지 못한 문제들이 많아! 안영아, 난 한 번도 열등감을 느껴본 적 없는데 그의 앞에서는 그런 감정이 들어. 난 그가 나를 무시할까 봐 두려워. 그리고 전에...”

그녀는 조진범을 좋아했었다.

그래서 그 뒷말은 차마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다. 생각만 해도 얼굴이 화끈거렸던 것이다.

진안영은 그녀를 가볍게 안아 주었다. 그녀도 언니가 이렇게 속상해하는 모습은 본 적이 없었다. 아마도 언니는 유이준을 정말 좋아하는 것 같았다.

좋아하기 때문에 앞뒤를 재고, 좋아하기 때문에 얻고 잃는 것을 걱정하는 게 아니겠는가.

진은영은 보지 못했지만, 유이준은 화장실 문 앞에 서서 그녀가 자신의 마음을 분석하는 것을 조용히 듣고 있었다. 그녀는 많은 말을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분명 자신을 좋아하고 있었다.

환한 불빛 아래 유이준의 얼굴에는 복잡한 감정이 스쳤다.

그는 후회했다. 그녀를 좀 더 일찍 사랑하지 않은 것, 다른 남자처럼 아이 달래듯 그녀를 달래주지 않은 것, 늘 그녀를 상업적 인물인 진은영으로만 여겼던 것 그리고 그녀도 사실은 사랑을 갈망하는 소녀라는 것을 간과했던 것에 대한 후회였다.

진안영은 그를 보았다.

유이준은 진안영에게 살짝 미소 지으며 말하지 말라는 신호를 보내고는 조용히 떠났다.

진안영은 처음에는 놀랐지만 이내 옅은 미소를 지으며 생각했다.

‘이준 씨도 이제 사랑하는 법을 배운 것 같네.’

...

깊은 밤, 그녀는 조진범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부부는 오랜만에 오붓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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