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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5화

조진범은 아내를 바라보며 꽁치를 한 젓가락 집어 그녀의 그릇에 담아두며 부드럽게 말했다.

“많이 먹어요.”

진안영은 낮게 웃었다.

조은혁이 웃으며 말했다.

“그래 이놈아, 원래 이렇게 했어야지.”

그렇게 설날 밤은 북적북적하게 지나갔다.

9시쯤 되자 하늘은 눈이 나부끼기 시작했고 부드럽게 하늘을 수놓았다.

조진범은 그들이 함께했었던 6년이라는 시간이 떠올랐다.

조민희는 김설진과 함께 차에 올랐고 조은혁은 걱정된다는 듯이 말했다.

“집에서 하룻밤 묵어. 내일 집에서 밥 먹고 오전에 가도 되잖아. 집의 방은 많아. 그리고 민희의 침실은 항상 청소해 주는 사람이 있어.”

김설진은 운전대에 앉아 핸들을 꼭 쥐고 창밖을 바라보며 부드럽게 웃었다. “조심스럽게 운전할게요, 아버님. 걱정하지 마세요.”

조은혁은 더 이상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뒤로 한 발자국 물러나 김설진이 운전할 수 있게 자리를 내두었다.

밤하늘 아래서 눈이 차 위에 내려졌고 불빛을 내며 차는 천천히 시야에서 사라졌다. 조은혁은 눈 속에서 그 모습을 한참이나 바라보며 마음이 씁쓸했다.

다행히 조민희는 좋은 사람에게 시집갔다.

옆에서 조진범이 조용히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었다.

흩날리는 눈이 그의 시야를 흐트렸다.

그는 자신이 사랑했었던 여자가 떠나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이미 남자와 새로운 가정을 꾸렸고 그녀는 아주 행복해 보였다.

조은혁은 그의 마음을 알기라도 하듯 어깨를 툭툭 다독였다.

“지나갔어. 네 아내랑 앞으로 잘 살아. 안영도 좋은 사람이야. 잘 대해줘야 해.”

조진범은 담담히 웃었다.

겨울밤 눈이 펑펑 쏟아졌다.

차 안은 밖과 달리 너무 따뜻했다.

조민희는 좌석에 기대어 아무 말도 없이 밖에서 내리는 눈을 바라보았다.

옆에 앉은 김설진은 빨간 불이 되었을 때 그녀의 손을 붙잡으며 부드럽게 물었다. “지금 뭘 생각해요?”

조민희는 몸을 돌려 아련한 눈빛으로 남편을 바라보았다.

“내일 뭘 먹을지 생각해요.”

김설진은 웃음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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