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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2화

진안영이 떨리는 목소리로 애써 침착하게 말을 꺼냈다.

“나 유산했어요.”

그러나 비바람이 몰아치고 가녀린 그녀의 목소리는 소음 속에 파묻혀 휴대폰 너머로 조진범에게는 전혀 들리지 않았다.

그는 휴대폰을 쥔 채, 비즈니스 클럽의 유리창 앞에 서 있었다.

통유리를 사이에 두고 비바람이 불어 헤치고 천둥번개가 기세를 부리고 있었고 이에 회의실 전기가 모두 끊기는 바람에 지금 예비전원을 만들고 있다... 더군다나 조금 전에 그는 또 진은영을 만났다.

게다가 신임 홍보 매니저는 조진범의 금기를 모르고 실수로 지난번 그와 키스한 여자 스타를 접대 자리에 부른 것이다. 그 여자도 아마 인맥을 회복하고 참석한 것 같은데 무서운 줄 모르고 무턱대고 술을 마시러 찾아오다니...

조진범 역시 지금 상황에 대해서는 뭐라 말하기 어려웠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 상황에서 진은영을 만난 것이다. 물론 그들의 비즈니스 파티를 우연히 만났습니다.

하여 조진범은 진안영이 전화를 한 것은 별다른 용건이 아니라 여자 연예인을 만나는 것 때문에 기분이 나빠 그저 감시하기 위함이라 여겼다. 사실 평소 같으면 잘 설명해주며 좋게 풀었을 테지만 지금은 아내의 말이 들리지 않는 데다 협상이 잘 풀리지 않으니 기분이 좋지 않은 상태였다.

“진은영이 당신한테 말한 거야? 그 여자 연예인은 정말 그냥 사고였어. 그러니까 허구한 날 남 의심하는 버릇 좀 고쳐. 난 이 결혼을 배반할 의사가 없으니까.”

게다가 화가 풀리지 않은 조진범은 눈살까지 찌푸리며 말을 덧붙였다.

“나 일 때문에 충분히 지쳤어. 그러니까 진안영, 제발 철 좀 들어주면 안 돼?”

그러나 하늘 땅을 뒤흔들어놓는 천둥소리는 그의 대부분 말을 삼켜버렸다.

그나마 알아들은 말귀를 이어본 결과.

“허구한 날 남 의심하는 버릇.”

“이미 충분히 지쳤어.”

“제발 철 좀 들어.”

...

진안영은 세면대를 잡은 채 쓰러지지 않기 위해 애써 몸을 지탱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랫배가 점점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고 이대로 가다간 정말 아이를 잃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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