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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9화

조진범은 고개를 숙인 채 고급 패션 가방을 가지고 놀며 이리저리 손가락 장난을 했다.

잠시 후, 그는 다시 가방을 내려놓고 마음의 안정을 되찾기 위해 두 눈을 지그시 감았다.

전화를 끊은 후, 그는 아내와의 몇 안 되는 데이트를 떠올렸다. 비록 전부 진심이었다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는 진안영과 어울리는 것을 싫어하지는 않았다. 오히려 그녀에게는 특유의 우아한 기질이 있어 함께 지내면 편안함이 느껴질 정도다.

진안영이 유산한 후에도 그는 짬짬이 시간을 내서 그녀와 함께 보내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그녀는 그의 노력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 것이 분명하다.

침대에서 키스할 때마다 진안영은 분명 그 순간의 스킨쉽을 전부 건성으로 대했고 어느 날 만약 정말로 그녀와 관계를 맺게 되면 그의 몸 아래에서 잠들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자신의 마음이 딴 데 있다는 것을 굳이 숨기려고 노력하지도 않았다.

이런 결혼은 정말 냉담하고 무미건조한 결혼임이 틀림없다.

...

저녁 6시, 조진범은 정시에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갔다.

검은색 롤스로이스 팬텀이 메인 저택 앞에 멈춰서고 조진범은 긴 다리로 운전석 도어를 열고 차체를 넘어서 늠름한 자태를 뽐내며 옷매무새를 정리했다. 검은 머리카락 끝은 석양 아래서 거무스름하게 빛나며 순수한 남성의 기운을 더해주었다.

현관을 지날 때, 고용인은 자연스럽게 그의 외투를 받아 그에게 보고했다.

“아까 사돈께서 사모님을 찾아오셨는데 사모님께서 계시지 않아 다시 돌아가셨습니다.”

진철수는 분명 그들에게 사정하러 온 것이 틀림없다.

하여 그는 말을 아끼고 화제를 돌려 고용인에게 말을 건넸다.

“그나저나 부인은요? 오늘 저녁 식사하러 왔을 텐데.”

고용인은 잠깐 생각해보더니 두 손을 마주치며 입을 열었다.

“아, 사모님께서는 학생 집에 가신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에 조진범은 알았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집에 들어와 손을 씻은 후 식당에 앉아 신문을 읽기 시작했다. 잠시 후 고용인은 저녁 요리를 만들기 시작했고 저녁 식사는 모두 여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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