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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44화

그러나 진안영은 얼굴을 홱 돌리고 조진범을 등져 누웠다.

그녀는 지금 그를 보고 싶지 않았다. 목소리도 듣고 싶지 않았다. 사실 이번의 사고가 아니었더라도 아이는 살릴 수 없었을 것이다. 진안영은 누구보다 이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조진범이 한 말은 그녀의 마음에, 그리고 사랑이 없는 그들의 혼인에 너무 깊은 상처를 남겨버렸다.

그렇다. 사랑이 없는 혼인.

그때, 조진범은 금목걸이를 선물하고 그녀와 부부간의 사랑을 속삭였다. 그 뒤로, 진안영은 한때 정말로 두 사람이 서로 사랑하는 줄 알았다.

참으로 순진한 아이였다.

조진범에게는 6년 동안 정을 나누고 죽마고우였던 진정한 인연이 있었다. 원래 그들은 애초에 이익의 결합이었다. 그런데 진안영은 글쎄 그들에게도 감정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순진할 뿐만 아니라 욕심도 많았었다.

하지만 이젠 그러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영원히 그러지 않을 것이다.

한편, 조진범은 진안영의 옆에 쪼그리고 앉아 그녀의 손바닥을 가볍게 맞잡았다. 유산으로 인해 그녀의 손바닥은 차갑게 식어버렸다...

그러나 진안영은 남편의 스킨쉽을 피해버렸다.

원래는 손을 떼고 싶었지만 남자가 살짝 힘을 주며 그녀를 넓은 남성의 손바닥에 가두어버렸다.

“안영아, 정말 미안해.”

그러나 진안영은 여전히 묵묵히 눈물만 흘리고 있다.

한참 후에야 그녀는 다 쉬어버린 목소리로 애써 답했다.

“조진범 씨, 아이가 유산된 건 당신 잘못이 아니에요. 설령 당신이 서둘러 돌아온다고 해도 이 아이는 여전히 지킬 수 없을 거예요... 그러니 할 일 있으면 어서 가서 일 보세요. 저는 잘 지내고 있으니까 며칠만 쉬면 다 나을 거예요.”

말을 마친 진안영은 가슴이 아파 나는 것을 주체할 수 없었다.

아이를 잃었다. 하지만 그녀는 진심으로 조진범을 원망하지 않았다.

그녀가 유일하게 원망하는 것은 좋아하지도 않았으면서 왜 연기를 했냐는 것이다. 왜 희망을 주고 또다시 꺼뜨리냔 말이다... 그녀에게도 감정이 있고 그녀도 아픔을 느낄 줄 아는데...

진안영은 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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