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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34화

조진범은 천천히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는 집 안에서 이미 밖의 외투를 벗은 지 오래되었고 바지 주머니에서 현금 봉투를 꺼내 조민희에게 건넸다.

“원래 너에게 주려고 준비한 건데 아이에게 주어야겠네.”

“고마워, 오빠.”

조민희는 현금 봉투를 건네받고 환하게 웃었다.

조진범의 눈빛은 아련했다.

하지만 그는 그녀가 이미 유부녀란 사실을 잊지 않았고 자신 또한 아내가 있는 남자라는 사실을 잊지 않았다.

그는 빠르게 자신의 눈빛을 거두고 소파에 앉아 한 잡지책을 평온하게 들여다보았다. 조우현과 조은희도 함께 내려왔다.

조은희는 아직 나이가 제일 어렵고 애교를 잘 부렸다.

그녀는 뒤에서 조진범의 눈을 감싸며 소리를 질렀다.

“나랑 우현의 용돈은?”

조진범은 바지에서 두 봉투를 꺼내 들어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그리고 퉁명한 듯한 목소리였지만 사실 사랑이 담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잊을 리가 있나.”

조은희는 용돈을 가지고 만족한 듯한 모습이었다.

“그럼, 잊으면 안 되지.”

조진범은 가볍게 고개를 젓다가 그제야 김설진을 발견한 듯 낮게 입을 열었다. “앉아요, 집에 돌아왔는데 긴장할 필요 없어요. 민희가 임신했는데 힘들게 하지 말고요.”

김설진은 낮게 웃었다.

그는 사실 매우 불편했지만 조민희는 조씨 사람이었기에 어쨌든 그와 가끔 마주칠 수밖에 없었다.

다행인 건 설이 지난 후 그들은 외국으로 나가서 살기에 1년에 한 번씩 만나면 되었다.

집사는 향기로운 차를 가져왔다.

저택은 분위기가 좋았다.

두 남자는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조은혁도 그 자리에 같이 참석했다.

모두 사업을 하는 사람들이었기에 나눌 이야기가 많았다.

어느샌가 그들은 다른 사람들을 잊어버렸다.

박연희는 그런 그들을 바라보며 안도의 한숨이 내쉬었다.

조은희는 조민희를 끌고 위층으로 올라갔다.

박연희는 진안영과 함께 주방에서 요리를 만들고 있었다.

박연희는 며느리에게 설을 준비하는 절차를 상세하게 이야기해 주었다.

조민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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