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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4화 죽을 때가 되면 착한 말을 한다

집에 돌아오자마자 예상대로 김향옥은 너무 기뻐했다. 김향옥도 우리가 차 씨 저택에 갔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처음 알게 된 날에는 우리 엄마에게 “지아는 정말 참된 아이예요. 신 씨 가문이 복이 없는 거죠.”라고 말했다고 한다.

우리 엄마는 그 당시에는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죽음을 앞둔 사람과 다툴 생각은 없어 그저 웃으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배현우는 아버지와 잠시 이야기를 나눈 뒤에야 몸을 일으켜 떠났다.

콩이를 재우고 난 뒤, 김향옥이 내 방문을 두드렸고 나는 다급하게 그녀를 안으로 들어오라고 했다.

그녀는 내 앞에서 다소 긴장한 듯한 모습이었고 나는 그녀의 마음을 알아채고 손을 뻗어 소파에 김향옥을 앉히며 말했다.

“무슨 일 있어요?”

“아니... 아무 일도 아니야. 그냥 너랑 좀 더 있고 싶어서.”

그녀의 조심스러운 모습에 나는 마음이 아려왔다. 나는 이런 약자를 보면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사람이라 마치 신 씨 가문에 있을 때처럼 그녀 곁에 앉았다.

신 씨 가문에 있을 때, 산후 조리시기 김향옥은 나를 최선을 다해 돌봐주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아마 자기 아들보다 더 나에게 진심이었을 것이다.

그때 신호연은 이미 신연아와 사실상 그렇고 그런 관계가 있었고, 시어머니만이 진심으로 나를 돌봐줬던 사람이었다.

“...어머니...”

나는 어색하게 말을 뱉었다. 나는 10년 넘게 이 호칭을 사용했었기에 익숙해진 상태였지만 단지 그들이 나에게 준 상처가 너무 깊었을 뿐이다.

내 부름에 김향옥은 갑자기 눈물을 흘렸고 입꼬리도 심하게 바들거렸다.

“...지아야, 나는 복이 없어! 너를 얻고도 다시 잃어버렸으니 말이야, 전생에 분명히 큰 죄를 지었을 거야. 그래서 이번 생에 이런 벌을 받는 거지.”

“어머니,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어쨌든 우린 10년 동안 한 가족이었잖아요. 그게 아니어도 어머니는 우리 콩이의 할머니인데, 저를 당신 딸처럼 대해도 돼요! 그 양심 없는 사람은 생각하지도 마세요, 그동안 짐승을 키웠다고 생각하고, 불쾌한 것들은 그만 잊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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