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현우는 진짜로 콩이를 데리고 서울로 돌아왔다.장영식이 회사에 없어 회사에 처리해야 할 일이 너무 많아 난 도저히 발을 뺄 수 없었다. 비록 그도 정신없이 바빴지만 아이와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밤새 제주도에 가 콩이와 하루 놀아준 후 저녁 비행기로 서울에 돌아왔다. 나와 김우연은 공항에 마중 갔다. 활주로에서 콩이가 즐거운 아가 새처럼 달려와 두 팔 벌려 날 안았다.“엄마! 보고 싶었어요.”난 앵두같이 작은 입에서 나온 달콤한 말에 취했다. 아무래도 납치된 일은 전부 잊은것 같았다. 콩이는 사교적인 태도로 나를 끌어당기며 말했다. “엄마, 내 언니를 소개해 줄게요. 제인이에요.”오늘 나는 콩이보다 두 살 큰 꼬마 아가씨를 처음 봤다. 예쁜 혼혈이었다. 서로 인사한 후 우리 일행은 하하 호호 골드 빌리지로 돌아왔다. 나는 얼른 왕 아주머니에게 방을 안배하도록 했는데 콩이는 제인과 같이 자려고 했다. 왕 아주머니는 긴장한 눈빛으로 날 봤다. 제인도 예의가 있었는데 교육을 잘 받은 걸 보아낼수 있었다. 나는 당연히 콩이의 요구를 반대하지 않았다. 배현우의 속도는 더 빨랐다. 얼른 사람을 시켜 콩이 방에 침대를 하나 더 놓았다. 비록 방이 조금 비좁아 보였지만 더 따뜻했다. 왕 아주머니는 불안한 듯 계속 말했다. “이걸 어쩌면 좋아요. 어떻게 큰아가씨랑 같은 방을 써요.”그 말투는 너무 비굴했다. 나는 진지하게 여기에는 가족만 있을 뿐 주인과 하인 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 제인이 곁에 있자 콩이는 진짜 납치당한 일을 잊었다. 그로 인해 나도 마음이 많이 놓였다. 집에는 왕 아주머니가 있어 엄마의 집안일도 조금 부담이 적어졌다. 엄마는 더 많은 시간을 아빠와 함께 보낼 수 있었고 생활이 다시 원래대로 회복됐다. 다만, 나와 배현우가 가까이 지낼 수 없었다. 심지어 우리 집에 머물지도 못했다. 이튿날, 나는 김향옥에게 전화했다. 콩이가 돌아왔다는 소식에 바로 기뻐서 어쩔 줄 몰라 하며 골드 빌리지에 왔다. 지금 콩이는 그녀의 유일
한 바퀴 둘러봤지만 이상한 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나는 다시 차를 타고 회사에 돌아갔다. 사무실에 도착해서 나는 바로 계획서를 꺼내 자세히 읽었다. 읽을수록 우리 회사를 위해 제작한 완벽한 계획인 것 같아 점점 흥분됐다. 나는 당장 도전하고 싶어졌다. 머릿속에 계획에 따라 많은 절차가 떠올랐고, 어쩔 수 없이 약간의 열정이 끓어올랐다. 어쩐지 많은 기업이 큰돈을 들여 경제 기획가를 요청해 정기적으로 기업의 맥을 짚고, 맞춤형 운영 계획을 조정하더라니, 앞으로 나아가는 발걸음을 정해주는 것과 같다. 이렇게 비교하니 우리 신흥의 기존 경영은 허점이 너무 많았다. 어쩐지 성적이 부진하더라니. 어느새 밤이 깊었다. 배현우가 사무실에 들어와서야 다들 퇴근했고 이해월만 나를 지키느라 사무실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나는 기쁘게 배현우 앞으로 달려가서 물었다. “왜 왔어요?”“내가 안 오면 밤새우려고 했죠?”그는 날 품에 안았다. “저녁도 안 먹고 이렇게 무아지경이에요?”난 그제야 이해월이 사 온 저녁이 테이블 위에 그대로 놓여있는 걸 발견했다. “가요. 밥 먹어요.”그리곤 나를 끌고 가려고 했다. “잠시만요. 조금만 더 보면 끝나요. 다 보고 가면 안 돼요? 그러면 내 계획이 완벽해져요.”“안 돼요. 일과 생활 밸런스를 잘 맞춰야죠. 이런 계획은 소화불량이에요. 가능성이 없어요.”그의 미간에서 차가운 분위기가 풍겨 나왔고 단호하게 내 요구를 거절했다. 나는 할 수 없이 그의 엄숙한 표정에 굴복했다. “일단 정리는 해야죠.”그는 그제야 내 손을 놓아줬다. 나는 계획서를 잘 정리하여 금고에 넣었다. 그리고 그를 따라 사무실을 나선 후에야 이해월이 문을 잠그고 퇴근했다. 빌딩을 나오자 허기짐이 느껴졌다. 역시 사람은 밥심이다. 배가 꼬르륵거려 조금 민망했다. 밥 먹을 때 그는 내일 나와 함께 프라이빗 파티에 갈 거라고 말했다. 나는 그에게 중요한 행사냐고 물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이며 반문했다. “약속 있어요?”“아니요. 그저 영식 오
나는 눈이 움츠러들었다. 정확히 말하면 이 사진은 나와 장영식을 찍은 건데 촬영 각도 때문에 내가 장영식의 품에 달려들어 키스를 요구하는 것 같은 장면이었다. 이게 바로 내가 장영식을 데려다줬을 때 감동적인 그의 말에 통제하지 못하고 그를 향해 달려갔다. 나는 그동안 오빠가 나에 대한 보살핌과 이해에 감사하는 의미에서 한 무의식적인 행동이었다. 그런데 찍힌 그 순간, 썸의 기운이 물씬 풍기고 보는 사람이 망상하도록 했다. 나는 또 밑으로 화면을 내렸는데 이미 인터넷에서 뜨겁게 퍼지고 있었다. 어쩐지 방금 내가 장영식을 언급했을 때 배현우 태도가 이상하더라니 이것 때문이었다. 이때, 내 휴대전화 메시지 알람음이 울렸다. 나는 실시간 검색어 창을 끄고 메시지를 확인했다. 카톡 오픈채팅방이었다. 나는 보내온 동영상 링크를 눌렀다. 이 동영상에 나는 더 충격받았다. 그 위치는 바로 이곳인 것 같았는데 화면 속의 한소연은 배현우의 허리를 끌어안고 품에 안긴 채 폭풍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화면을 두 번이나 자세히 봤는데 바로 이 레스토랑인 것 같았다. 나는 머리가 쭈뼛해 가방을 들고 몸을 일으켜 밖으로 걸어갔다. 이건 분명히 배현우가 계략에 걸려든 것이다. 아니면 어떻게 이렇게 우연히 전화를 받으러 갔을 뿐인데 이런 화면이 나올 수 있겠는가. 그리고 이 동영상이 이미 내 핸드폰에 전송되었다는 것은 의도가 분명했다. 나는 급히 밖으로 걸어 나가려다 웨이터에게 제지당했다. “혹시 한지아 씨인가요?”“맞아요.”나는 바로 가방을 열어 돈을 꺼내려 했다. “바로 결제할게요.”나는 웨이터가 결제하지 않고 도망갈까 봐 막은 줄 알았다. 그런데 그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한지아 씨, 절 따라오세요.”“어디로요?”나는 손을 멈추고 웨이터를 봤다. 그는 나에게 길을 인도했다. “가시지요.”나는 아리송한 상태로 그를 따라 복도를 걸어갔다. 한 룸에 도착하자 웨이터는 멈춰서 천천히 문을 열고 들어가라고 눈짓했다. 난 의혹을 안고 한걸음 들
이때, 한소연의 태도가 180도 변했다.“현우 씨, 이러지 마요. 내가 술 마시지 말았어야 했어요. 미안해요. 이러지 말고 우리 돌아가요. 화내지 말아요...”그녀는 배현우의 몸에 붙으면서 일부로 옷을 여미는 동작을 했다. 나는 무척이나 놀랐다. 지금 그녀가 표현하려는 것은 무엇인가? 배현우가 그를 추행했다고? 그... 지금 스튜디오에서 연기 중인데 스토리가 반전된 건가?이때, 배현우는 그제야 매서운 눈빛으로 얼음장같이 차가운 몇 글자를 내뱉었다. “이제 그만해요.”그리곤 자기 외투를 벗어 옆에 팽개쳤다. 나는 한소연이 몸이 굳은 것을 분명히 느꼈다. 플래시가 터지는 소리와 찰칵거리는 셔터음이 끊이지 않았는데 배현우는 지금 이 순간을 기다린 듯 담담히 전혀 피하지 않았다. 이때, 문밖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비켜!”고개를 돌리자 김우연이 젊은 남자를 들고 오는 것이 보였다. 손을 놓자 그 남자는 한소연 뒤의 바닥에 내팽개쳐졌다. 얼굴에는 당황스러움이 가득했다.김우연 뒤에는 한 무리의 경호원들이 도망가지 못하게 막고 있었다. 기자들을 포함해 누구도 나갈 수 없었다. 한소연이 아무리 몰입해서 연기했다고 하더라고 지금 자기 뒤가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고개를 휙 돌려 뒤를 쳐다봤다. 나와 눈이 마주친 순간, 그녀는 갑자기 멍해졌다. 고개를 돌려 얼른 자기 머리를 배현우 다리에 기댔다.“현우 씨, 내가 너무 많이 마셨다고 탓하지 말아요. 내가 한 말이 모두 사실이에요. 우리 집으로 돌아가요. 잊었어요? 우리 집에서...”배현우의 매력적인 목소리가 울렸다.“음주 측정기, 한소연 씨가 얼마나 많이 마셨는지 측정해 봐요.”그의 태연함에 현장의 모든 사람이 서로 얼굴만 쳐다볼 뿐 상황 파악이 안 되었다. 나는 배현우의 뜻을 바로 알아차렸다. 경호원 한 명이 얼른 음주 측정기를 가져와 한소연에게 불도록 했다. 한소연은 전혀 협조적이지 않고 마구 밀치면서 계속 취한 연기를 했다. 그런데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경호원은 그녀에게 계속 연기할 기회를
현장에 있던 모든 사람이 한소연을 쳐다보며 그녀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그 자리에 멈춰 서서 배현우의 음침한 얼굴을 바라보던 한소연은 자기도 모르게 입술이 떨리고 불안한 듯 눈을 들어 배현우의 곁에 있는 나를 바라보았다. 나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이 조금씩 차가워지더니 냉정함을 되찾은 것 같았다.그녀는 극도의 분노가 서린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며 갑자기 소리를 질렀다."아무도 저에게 지시하지 않았어요! 이게 제 마음이에요! 배현우 씨, 당신 옆에 있는 그 여자 좀 잘 보세요, 한지아는 변덕스러워서 전남편에게 망설임 없이 차인 거예요, 제가 그 여자보다 뭐가 부족한데요?"배현우는 차갑게 말했다."너는 그녀와 비교가 안 돼!" "저의 어디가 당신과 안 어울려요?“한소연은 미친 듯이 목을 뻣뻣하게 세우고 배현우를 바라보며 대답했다."몸매가 안 좋아요? 제가 한지아만큼 예쁘지 않나요? 아니면 내 신분이 한지아보다 못한 거예요? 한지아는 곳곳에서 남자를 꼬시는 것 외에 또 뭘 할 수 있어요? 하하하, 전남편이 남긴 딸도 있잖아요!"그녀는 갑자기 과격해져서 미친 듯이 소리쳤다. "한지아가 당신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다 줄 수 있고 한지아보다 더 잘할 수 있어요. 아직도 모르겠어요? 왜 재혼한 사람이랑 엮이는 거예요!""결혼한 적이 있어도 너보다 깨끗해!"배현우는 거리낌이 없었다."전 이해할 수 없어요. 왜 이렇게 한지아를 감싸요? 왜 한지아예요?" 한소연은 재빨리 배현우에게 다가가 그의 손을 잡으려고 했지만, 그녀의 손이 배현우의 손에 닿기도 전에 경호원이 한소연을 발로 걷어찼다. 그녀는 끙끙거리다가 다시 일어나 나를 가리키며 욕을 했다. "한지아, 넌 정말 대단해. 귀신처럼 모든 사람을 홀리는 재주가 있어. 한지아, 득의양양해하지 마! 넌 반드시 벌을 받을 거야! 내가 너를 쓰러뜨릴 수 없어도, 누군가가 너를 쓰러뜨릴 거야. 기다려!"나는 그녀의 추한 모습을 보면서 어이가 없었다."넌 남자 여러 명과 얽히고 있어! 자기 회사의 고위층뿐만
배현우는 내가 의심스러운 눈으로 그를 쳐다보는 걸 보고 아주 자상하게 몸을 굽혀 나에게 키스했다. 그리고는 오랫동안 나를 놓아주지 않았다. 놓아 준 후에도 손은 여전히 내 얼굴을 감싸고 있었다. 그는 정중하게 말했다. "시간을 줘요. 천천히 말해줄게요, 제가 왜 당신을 잃어버렸는지. 지금은 집에 가요."나는 내 마음속에 가득한 의문을 억눌렀다. 이렇게 좋은 순간에 우리 사이의 행복을 망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는 그가 나를 속이지 않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다.배현우는 나를 골드 빌리지로 데려다주었다. 그리고는 문 앞에서 작별인사를 했다. "먼저 들어가요. 푹 쉬고 내일 파티 있다는 거 잊지 말고요!" "들렀다 가지 않을래요? 콩이도 오늘 아직 못 만났잖아요."어두운 불빛에 비친 그의 얼굴에 아쉬움이 비쳤다."처리해야 할 일이 남았어요. 시간도 너무 늦었고 콩이도 잠들었을 거예요. 들어가진 않을게요."배현우는 다시 나를 품에 안고 내 이마에 키스했다. "일찍 자요. 착하죠? 내일은 또 새로운 하루예요!"아쉬웠지만 나는 그가 처리해야 할 일을 처리하도록 보내줄 수밖에 없었다. 배현우의 핑계인지 아닌지 모르겠지만 나는 그를 붙잡을 이유가 없었다.나는 어쩔 수 없이 계속 돌아서서 배현우를 바라보며 안으로 걸어 들어갔는데 마음속으로 베현우의 이상함을 느꼈다. 그는 줄곧 차 옆에 서서 내가 집 안으로 들어가는 것을 지켜보았다. 그리고 나는 배현우의 차가 빠르게 떠나는 소리를 들었다.나는 문을 열고 뛰쳐나와 차의 후광등이 나의 시야로 사라지는 것을 지켜보았다, 일종의 상실감이 마음속에서 피어올랐다. '오늘 일로 인해 나와 마음의 벽을 쌓은걸가? 한소연의 노골적인 욕설을 듣고도 누가 태연하게 대할 수 있을까. 더구나 그는 신과 같은 존재의 남자이니 절대 모독해서는 안되니까.'배현우가 떠나고 내 마음속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다.그날 밤 나는 뒤척이며 잠을 이루지 못했다.다음날, 회사에 도착하기도 전에 핸드폰이 터지는 것처럼 계속 울렸다.
엘리베이터 쪽을 보니 엘리베이터 문이 열린 곳에 우뚝 솟은 거대한 그림자가 나타났다. 그의 손에는 꽃다발을 들고 있었다. 준수한 얼굴에 깊고 입체적인 이목구비가 마치 정성스럽게 조각한 듯 완벽했다. 이전의 차갑고 도도한 표정이 아니라 오늘은 웃음기가 넘치는 표정이었다. 게다가 뒤에서 많은 사람이 따라오고 있었다. 배현우는 그 기세로 나에게 다가왔다.나는 이 갑작스러운 상황에 놀라서 입이 떡 벌어졌다. 이 모든 것이 너무 갑작스럽고 예측하기 어려워서 나는 전혀 진실하지 않다고 느꼈다.내 앞으로 다가와서 배현우는 입을 열었다."신흥 건축의 업그레이드 성공을 축하합니다! 한 사장님이 새로운 하루를 시작하는 걸 축하해요!”그의 눈빛은 깊고 사랑스러웠다. 나는 배현우가 이 일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나는 무뚝뚝하게 그의 손에 있는 꽃다발을 받았다. 그는 내 곁에 서서 여러 매체를 향해 말했다."천우 그룹이 오늘부터 신흥 건축과 성심성의껏 협력할 것을 선포합니다. 천우 그룹의 모든 건축과 부동산 등 개발 프로젝트는 신흥 건축에 맡기겠습니다. 천우 그룹 건축설계원은 신흥 건축의 모든 프로젝트 설계를 보조할 것입니다. 이제 계약을 체결할 것이니 그때를 기다려 주세요."그의 이번 발표는 갑작스럽게 울리는 천둥소리 못지않게 놀라웠다. 이 정도면 신흥 건축과 천우 그룹의 건축 프로젝트를 하나로 합친 것과 같았다. 이 스펙은 단번에 신흥 건축을 새로운 높이로 끌어올리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특히 천우 그룹의 건축설계원이 신흥 건축의 보조를 한다는 것은 놀라운 소식이었다.그의 목소리가 떨어지자 온 사무실이 들끓었다. 신흥 건축의 모든 사람은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당연히 알고 있었다.나는 감사하다는 말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멍하니 배현우를 바라보기만 했다. 이건 응원만이 아니라 그냥 평탄한 길을 선물로 준 것이었다. 나는 더 이상 생각할 엄두를 낼 수 없었다.배현우가 어떻게 신흥 건축을 떠났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내 귓가에 "부부 공동경영하기로 했잖아!”
갑작스러운 변화로 신흥 건축의 모든 사람은 나처럼 적응하지 못했는데 장영식은 이미 준비가 된 것처럼 차근차근 다음 일을 준비했다. 그는 마치 오랫동안 준비한 듯 계획적이었다. 아마도 이것이 그가 원하는 회사의 상태였을 것이었다. 이전의 신흥 그룹에서는 장영식의 재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었다.그는 분명히 엘리트 인재였고 해외 회사에서도 지위가 있었다. 애초에 선택의 여지도 없이 주저하지 않고 신흥에 들어왔으니 재능을 검증하기 위해 포부를 품어왔을 게 틀림없었다. 사실 장영식과 나의 느낌을 비롯한 어떤 것들은 확실히 말할 방법이 없었다. 그는 분명 사업에 대한 야망을 품고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신흥에 왔을 때 면접에서 나한테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나를 놓고 말해서는 정말 큰 이익이었다. 이런 사람이 힘을 다해 도울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내 팔자가 좋은 것이었다.하지만 이번에는 장영식이 방향을 잡고 내가 그를 따라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도 나는 장영식을 절대적으로 믿었다. 장영식의 초심은 나무랄 데 없었고 그는 나의 절대적 의지였고 그가 나에게 충실하지 않을 리는 더더욱 없었고 그는 사업상 최고의 파트너였다. 장영식은 무대가 필요했다. 손발이 묶이지 않는 무대가 필요했다. 그런 그에게 신흥 그룹이 바로 그 무대였다. 게다가 우리는 이 부분에서 호흡이 잘 맞았다. 다만 안타깝게도, 내가 그에게 줄 수 없는 단 한가지는 사랑이었다. 내 사랑의 방향은 고정되어 있었다.오후 4시에 배현우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 저녁에 있는 파티에 대해 알려주었고 나를 데리고 옷을 갈아입으러 왔다.저는 이 사적의 파티가 차홍기의 어머님의 생일잔치일 줄은 전혀 몰랐다. 이 파티는 작은 범위의 접대라고 했다.차홍기는 물론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아마 텔레비전에서 만난 사람이 대부분이었다. 그는 보통 인물이 아니었다. 명성이 자자한 요원이었다. 난 여태 그의 집이 강성에 있는 줄 몰랐다.작은 파티라고 했지만, 결코 작지 않다는 것을 나는 도착해서야 알게 되었다. 파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