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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5화 각자의 사정

그녀가 갑자기 눈물을 흘리자 나는 너무 당황스러웠다. 사실 뭘 말한 것도 없는데 왜...

나는 얼른 휴지를 몇 장 뽑아 그녀에게 주었다. “왜 그래요. 제가 뭐 말실수라도 한 건가요?”

도혜선은 얼른 나에게 손을 저으며 아니라고 했다. 정교하게 화장된 그녀의 얼굴이 눈물범벅으로 되자 내 가슴이 쓰렸다. 그녀와 교류하는 동안 나는 도혜선은 침착하고 단아하며 우아한 사람에 스튜어디스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이었다. 모든 순간에 자기의 형상을 신경 쓰던 그녀는 왜 갑자기 내 앞에서 이렇게 우는 걸까?

그녀는 휴지를 받아쥐고는 얼굴을 막았고 그녀의 어깨는 심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그 순간 뼛속 깊이 박혀있던 정의감이 또다시 불타올랐다. 그리고 마음속으로 이 시각부터 도혜선과 나는 친구로, 아니 자매로 되기로 맹세했다.

나는 줄곧 그녀에 대해 감정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부정하진 않는다. 앞으로 어떤 친구로 되는지도 망설여지긴 하지만 그래도 마음이 복잡했다.

나는 그녀가 마음껏 울도록 아무런 상관도 안 하고 말도 걸지 않았다.

그녀는 잠시 후에 진정이 됐는지 휴지 몇 장을 더 뽑고는 눈물을 닦고 웃으며 말했다. “당신한테 웃음거리를 줬네요!”

“혜선 씨 무슨 소리예요? 매 사람은 다 각자의 사정이 있기 마련이에요. 그냥 어떤 사람은 그걸 입 밖으로 말하는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그냥 마음속에 혼자 간직하는 사람이 있어요. 제가 이혼했다는 거 서울 전체를 둘러봐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나요?” 나도 이번엔 속마음을 털어놓으며 말했다.

“저는 지금, 가정폭력에 불륜 때문에 버림받은 비천한 여자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어요. 근데 제가 뭐 어쩌겠어요. 앞으로의 나날들을 또 보내야되는데요... 혜선 씨가 저보다 조금 나이가 많죠? 혜선 씨가 싫어하지만 않는다면 우리 그냥 앞으로 자매 할까요? 제가 혜선 씨 친동생 할게요.”

도혜선은 내 말을 듣고는 멍해서는 나를 바라보았다.

“저도 그냥 서울에 떠돌아다니는 신세인데 앞으로 우리 도와줄 거 있으면 서로 도와주고! 앞으로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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