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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61화

윤유성은 그들을 등지고 차가운 손가락만 똑딱거렸다. 서현은 입술을 다물고 봉투를 우 시서에게 건넸고, 우 비서가 유성에게 전달했다. 예전에 서현은 아람을 제외하고 유성의 곁에 다가가갈 수 있는 유일한 여자였다. 연인처럼 무릎에 앉아 플러팅을 할 수 있고, 무해한 농담을 해도 유성은 화를 내지 않았다.

유성을 따르는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유성이 서현을 좋아하고 아껴준다고 생각했다. 오직 서현만이 자신은 아무것도 아니고, 아람의 신발을 들어줄 자격도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유성은 그저 서현을 가장 저렴한 대타로 쓰고 있다. 기분이 좋으면 농담을 하며 자신의 욕망을 충족시키고, 기분이 나쁘면 학대를 했다. 손가락만 움직여도 죽일 수 있었다.

우 비서는 두 손으로 유성에게 봉투를 건넸다. 유성은 술잔을 내려놓고 봉투를 받아 조심스럽게 열었다. 갑자기 유성이 소파에서 벌떡 일어나며 순식간에 업악감이 폭풍처럼 밀려왔다. 겁을 먹은 우 비서와 서현은 뒷걸음 치며 부들부들 떨었다.

순간, 큰 소리가 들려왔다. 유성은 눈시울을 붉히며 테이블을 찼다. 수십 억이 되는 와인과 골동품 크리스탈 잔이 산산조각 나며 엉망진창이 되었다.

“젠장, 나쁜 자식!”

유성은 손을 들어 사진을 버렸다. 시뻘건 눈시울은 어둠 속에서 사나운 맹수처럼 보였다. 우 비서와 서현이 사진을 집어들고 보자 깜짝 놀랐다. 꽁꽁 입어도 한눈에 알아보았다. 포옹하며 키스하는 두 선남선녀가 바로 경주와 아람이었다.

“어떻게, 어떻게 이럴 수 있어?”

유성은 부들부들 떨며 가슴을 막았다. 가슴에 엄처난 파괴력이 있는 폭탄이 있는 것 같아고 무너지는 것 같았다.

“왜, 아람이 경주를 엄청 미워했어. 심지어 내 앞에서, 왜 사귀는 거야? 왜?”

“윤, 윤 사장님, 진정하세요!”

우 비서는 위로했다.

“아마 사진때문에 그렇게 보일 수도 있어요. 우리 사람이 잘못 볼 수도 있어요. 그들은.”

“아람을 잘 알아.”

유성은 화가 나서 뜨거워진 이마를 잡고 소파에 주저앉았다.

“싫어하면 접촉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쳐다보지도 않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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