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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4화

“경주야!”

하지만 경주는 온 세상과 단절한 듯 혼란스러운 표정으로 이유희를 지나쳐 조용히 차에 올라탔다. 이유희는 더 걱정되었다. 리무진은 관해 정원으로 향했다.

“그 별장, 한무가 공식적으로 경매에 부쳐졌다고 했어. 꽤 많은 사람이 입찰에 뛰어들었대.”

이유희는 나지막하게 경주에게 알려주었다.

“별장의 물건들을 한무가 정리를 했대, 어머니의 사진은 관해 정원으로 가져갔대. 다른 건 모두 쓰레기장에 던졌어. 아무런 흔적도 없어. 경주야, 경주야, 내 말을 듣고 있어?”

“유희야, 관해 정원에 가지 않을 거야. 할아버지 보러 가고 싶어, 할아버지가 보고 싶어.”

경주는 쉰 목소리로 어렵게 말을 내뱉었다. 경주를 보자 이유희는 깜짝 놀랐다. 경주의 충혈된 눈은 눈물을 뚝뚝 흘렸고, 어깨가 세게 떨리고 있었다. 경주가 울었다. 20년 동안 서로를 알고 지냈다. 어머니의 장례식에서도 눈물을 한 방울을 흘리지 않았던 남자가 아람을 위해 대성통곡을 했다.

...

구윤은 성주의 해장원으로 돌아갔다. 원래 병원에 가서 아람 곁에 있고 싶었지만 자신의 부정적인 감정이 아람에게 들킬까 봐 두려웠다. 그래서 와인 저장고에 숨어 술을 들이마셨다.

“엄마.”

구윤은 가볍게 와인 잔을 흔들며 충혈된 눈에는 슬픔이 가득했다.

“미안해, 아람을 지켜주지 못했어. 다른 사람에게 괴롭힘을 당했어. 엄마, 알려줘. 내가 어떻게 하면 아람을 도와줄 수 있어? 어떻게 하면 진정한 행복을 누리게 할 수 있어?”

이때, 와인 저장고의 문이 천천히 열렸다. 구윤이 취한 눈으로 바라보자 당황하며 가슴이 두근거렸다. 유지운이 벽에 기대어 팔짱을 끼고 웃으며 바라보았다. 그 사람과 똑같았다. 구윤은 저도 모르게 마음속 깊이 묻어두던 이름을 부를 뻔했다.

“혼자 술을 마시면 재미없어요. 제가 같이 마셔줄까요, 사촌 형?”

유지운은 서서히 다가갔다. 구윤은 눈도 깜빡이지 않고 유지운을 바라보며 마른침을 삼켰다.

“이렇게 많이 마셨어요? 간이 나빠져요.”

유지운은 한숨을 쉬며 와인 잔을 들고 술을 따랐다.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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