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만복은 이 일을 세 사모님께 알려주자 모두 깜짝 놀랐다. 함께 아람을 보러 가자고 했지만 구만복이 말렸다. 그녀들을 설득하고 해문으로 모셔가라고 명령했다. 구만복은 기 비서와 보디가든을 따라 공항에 나서자 윤유성이 공손하게 리무진 곁에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아저씨, 안녕하세요.”윤유성은 다정한 미소를 지으며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 구만복은 잠시 생각하더니 윤유성의 차에 타고 보디가든과 비서는 뒤 차를 탔다. 윤유성은 아람에 대한 말을 한다고 했다. 원래 이런 후배가 구만복과 같은 거물을 만나고 싶으면 아무리 윤정용의 아들이라도 예약을 해야 했다. 하지만 아람과 관련 있다고 하여 가만있을 수 없었다.리무진은 병원을 향해 달려갔다.“아저씨, 그동안 아람 곁에 있었어요. 매우 불안정하고 기분이 좋지 않아요.”윤유성의 눈에는 고통이 가득했다.“오랫동안 알고 지냈지만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본 것은 처음이에요. 아저씨가 보시면 가슴이 찢어질 거예요. 아저씨가 아람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알고 있어요.”구만복은 가슴이 찔린 것처럼 아팠다. 자식들 중 구만복은 아람을 제일 아끼고 사랑했다. 그 누구와도 비교할 수 없다. 아람이 괴롭힘을 당했다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아파나며 고통스러웠다. 그리고 윤유성은 바로 이것을 잘 파악했다. 구만복의 치명적인 약점이 아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유성아, 아저씨한테 말해. 아저씨가 없는 동안 무슨 일이 생겼어?”구만복은 윤유성을 걱정스럽게 바라보았다.“아람이 무슨 일을 당했어? 누가 우리 소중한 딸을 이렇게 만들어놨어?”“아저씨, 아람처럼 강한 아이를 슬프게 하는 사람이 누가 있을 것 같아요?”윤유성은 몰라 주먹을 쥐며 눈빛이 차가워졌다.“누가 그 당시 아람에게 상처를 주며 버렸고, 나중에 또다시 집착하며 아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겠어요.”“신경주?”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렸다.“신경주 외에는 아무도 없어요.”“그럼 아람이 교통사고를 당한 것도 그 자식과 관련 있어?”윤유성은 안경을 밀며 안색이 좋
구만복은 침묵을 지키며 윤유성의 얘기를 들었다. 내내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유독 원망이 들어있는 숨소리가 차에서 들렸다.“아저씨, 화내지 마세요. 몸조심해야죠.”윤유성은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바라보았다.“신씨 가문 그 자식이, 우리 딸을 어디까지 괴롭힐 거야!”구만복은 아픈 가슴을 움켜쥐었다. 가슴에서 피가 뚝뚝 떨어지는 것 같았다.“아람에게 좋지 않은 일이 있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에요. 이제 제가 아람을 잘 지켜줄게요.”윤유성은 구만복을 바라보았다.“약속할게요. 제 사랑은 모두 아람의 것이고,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가 되게 해줄게요. 아저씨, 제가 아람을 사랑하는 건 아저씨의 딸이라는 것과 상관없고, 윤씨 그룹, 구씨 그룹과 상관없어요. 전 그저 아람이라는 사람을 사랑해요. 어렸을 때부터 그 누구도 아람의 자리를 대신할 수 없었어요.”구만복은 깜짝 놀라 윤유성의 반짝이는 눈을 바라보았다. 전에는 윤유성 뿐만 아니라 윤씨 가문 전체에 의견이 있었다. 정략결혼을 겪어본 사람으로서 아람이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해 고통스럽게 살아가는 걸 볼 수 없었다. 그러나 윤유성은 진심인 것 같았다. 구만복도 사랑을 해본 사람이라 윤유성의 사랑이 가짜가 아니라는 것이 보였다.‘어쩌면 더 이상 아람을 내버려두면 안 될 것 같네. 항상 행복을 찾는다더니, 어떤 자식을 찾은 거야? 자신의 하반신조차 통제하지 못하는 쓰레기를 찾았잖아!’“유성아.”구만복이 윤유성을 다정하게 부르는 건 드문 일이다. 하지만 바라보는 눈빛은 엄숙했다.“우리 딸의 상황을 잘 알잖아. 한때 신경주를 지극히 사랑했고 모든 것을 그 자식에게 바쳤어. 앞으로 오랫동안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지 못할 것이고, 네 마음을 받아들이지 못할 수 있어. 네가 진지하고 뜨겁게 사랑해도 네가 안 보일 수 있어. 내 딸이라 성격을 잘 알아. 네가 1년, 2년은 버틸 수 있어도, 10년, 20년은? 그런 아람을 참을 수 있어? 후회하지 않아?”“알아요, 마음속에 신경주가 있다는 거. 하지만 상관
“해결할 수 있다고? 허, 너희들이 해결할 수 있다면 지금 아림이 여기 누워서 고생하고 있지 않겠지.”구만복은 차갑게 웃었다.구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항상 말을 잘하던 구진도 할 말이 없어 입을 다물었다.“윤아, 나와. 얘기 좀 해.”구만복은 뻣뻣한 허리를 일으켜 세웠다. 너무 오래 앉아 허리가 아팠다.“네, 아버지.”구윤은 앞으로 다가가 구만복을 부축하고 병실을 떠났다....라운지에서.“네?”구윤은 깜짝 놀랐다.“아람과 윤유성을 엮어주시겠다고요? 왜요?”“지금 생각해 보니 아람이 신경주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게 좋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어야 해.”구만복의 눈빛은 이미 마음을 정한 것 같았다.“지금 윤 도련님이 아람을 많이 좋아해. 집안끼리도 잘 맞아. 둘이 만나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 아람의 상처를 치료해 줄 수 있을지도 몰라. 아람을 이대로 두면 안 돼. 반드시 새로운 시작이 있어요 해.”“잘 알아요? 정말 윤유성을 잘 안다고 생각해요?”마음이 급한 구윤은 말투가 심각했다.“윤유성은 S 국에서 수년간 더러운 일을 해왔어요. 사업도 들어낼 수 없어요. 정말 마음 놓고 아람을 맡길 수 있어요?”“그건 S 국에서 한 짓이지 국내에서 한 건 아니잖아. 아람에게 진심이고, 만날 가능성이 있다면 윤유성을 도와줄 수 있어.”“아버지!”구윤은 가슴이 답답했다.“왜 갑자기 그러세요? 아람이 행복하지 않을 거예요!”“내가 이렇게 안 하면, 아람은 행복해?”구만복은 일어서서 충혈된 눈으로 구윤을 바라보며 화를 냈다.“국경 없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언제 참견했어? 자유롭게 생활하라고 했는데, 아람이 행복해? 형편없는 결혼을 하고 상처도 받고 사람도 잃었어. 상처투성이가 되었는데, 아직까지도 신경주의 괴롭힘을 당하고 있어. 나 구만복의 딸이 그렇게 비천해? 신경주와 이혼하면 평생 혼자 살고, 아무도 아람을 원하지 않게 돼?”구윤은 눈을 부릅뜨고 충격을 받았다. 구만
늦은 밤, 관해 정원.신효린은 샤워를 하고 성형수술로 얼굴에 난 상처에 약을 바르고 와인을 마실 준비를 했다.“영아, 영아!”신효린이 크게 외치자 가정부 영이는 서둘러 달려왔다.“저 왔어요, 아가씨.”아람이 영이에게 스파이 미션을 준 후, 오랫동안 진주와 신효린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진주는 원래 의심이 많고 누구도 믿지 않는 성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신효린의 속셈은 진주보다 덜 하여 다가가기 쉬웠다. 그래서 신효린에게 아부를 떨며 압박과 착취를 당하여 곁에서 모실 기회가 있었다. 아니면 영이처럼 신효정을 모시던 가정부는 신효린에게 관해 정원에 쫓겨갈 수 있다. 그럼 아람이 준 미션을 하지 못할 것이다.“와인 창고에 가서 좋은 술을 가져와.”순효린은 여전히 팩을 붙이며 나른한 말투로 얘기했다.“눈이 안 좋아서 싼 술을 가져오면, 이번 달 월급을 깎아버릴 거야.”“네, 아가씨.”영이는 대답을 하며 돌아서서 신효린에게 와인을 가져다주었다. 요즘 신효린은 사소한 일로 항상 영이에게 시비를 건드렸다. 영이가 신효정을 모셨던 사람이라 신효린이 자신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마음속에 믿음이 있어 이를 악물고 모든 것을 참을 수 있다. 영이는 선과 악은 결국 보상을 받을 것이고 언젠간 아람이 이 악독한 모녀를 처리할 거라고 믿었다.신효린은 갑자기 3층 영화관에 핸드폰을 두고 왔다는 걸 깨닫고 미친 듯이 발을 구르며 영이에게 시켰다. 신효린은 핸드폰 없이 단 1분도 살 수 없는 사람이다. 영이가 와인 창고로 갔기 때문에 직접 일어나서 핸드폰을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 신효린은 팩을 하며 방을 나갔다. 한참을 걷다가 갑자기 어두운 그림자가 지나가는 걸 봤다.“아!”신효린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얼굴에 있던 팩이 떨어질 뻔했다. 불과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안색이 창백하고 머리가 엉클어진 여자가 귀신처럼 어두운 복도에 서있어 공포감이 상승했다. 신효린이 자세히 보자
“오늘 밤 의료 미용 치료를 받으러 갔어. 장 선생이 주사를 놔주었어. 맞으면 몸이 홀가분해지고 전에 약보다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어.”진주는 두 손으로 머리를 잡고 불안한 눈빛으로 말했다.“주사를 맞고 나니 몸이 붕 뜨고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더니 잠들었어. 그 후 깨어나 보니 장 선생님이 나한테 정서연이 누군가 물어봤어!”신효린은 숨을 들이쉬며 소름이 돋았다.“엄마, 무, 무슨 말을 했어? 장 선생은 누구야? 어떻게...”그 당시 정서연의 사인은 신효린도 잘 알고 있다. 진주가 정서연을 자살하게 만든 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진주는 정서연을 보살피던 가정부를 매수하고, 매일 먹던 우울증 치료 약을 바꿔 먹이고, 김은주와 신효린이 아이들의 입을 통해 소문을 퍼뜨리게 했다. 그래서 정서연의 병이 악화되고 육체적, 정신적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투신 자실을 했다. 진주는 두 손에 피를 묻히지 않았지만 연적을 죽였다. 이 일은 진주의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워하던 업적이다. 그저 평생 남에게 자랑할 수 없을 뿐이다.“몰라, 어디까지 얘기했는지 모르겠어. 뭘 말했는지도 모르겠어.”진주는 지금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하지만 장 선생님이 약속했어. 들은 모든 것을 비밀로 하고 절대 말하지 않겠다고 했어.”“엄마, 바보야? 장 선생이 엄마 아들도 아닌데, 만약 그걸 폭로하면 어떡해? 그걸로 협박하면 어떡해?”신효린은 깜짝 놀랐다. 더 충격적인 것은 진주가 복용하고 있던 약이다.‘이건 대체 무슨 약이야? 진실을 말하는 약이야? 어떻게 의식을 잃었을 때 비밀을 말할 수 있지?’이때 신효린은 어렴풋이 소리를 들었다. 깜짝 놀라 침실 쪽으로 힐끗 쳐다본 뒤 조심스럽게 침실로 다가갔다. 문에 다다르자 신효린은 문을 벌떡 열었다. 하지만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신효린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땀을 흘렸다.진주와 나눈 대화가 너무 심각하여 들키면 모녀는 끝장날 것이다.“아니야, 내 사람이야. 날 배신하지 않을 거야!”진주는 고개를 흔
방영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옷장에 웅크리고 앉아 와인 한 병을 안고 있었다. 큰 충격으로 얼굴이 창백해졌고, 눈은 방금 울었던 것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어떡해, 어떡하지, 이 충격적인 비밀을 누구에게 먼저 말해야 해? 신 사장님, 아니면 구아람 씨?’...효린은 진주를 달래고 방으로 돌아왔다. 진주의 옷을 갈아입혀줄 때 팔에 있던 바늘구멍들을 생각하자 소름이 돋았다. 이제 신광구와 진주는 더 이상 같은 방을 쓰지 않는다. 초연서의 사건 이후, 부부의 불화는 이전보다 더욱 깊어졌다. 같은 침대에 누워 진주의 바늘 자국들을 보면 신광구가 어떤 기분이 들지 정말 알 수 없다. 방 문으로 걸어가던 효린은 방영이 와인 한 병을 들고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안색이 좋지 않았다.“아가씨, 술을 가져왔어요, 디캔딩 해드릴까요?”방영은 조심스럽게 물었다.“아니, 줘. 여기 지킬 필요 없어.”효린은 술을 집어 들고 곧장 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았다. 방영은 문 앞에 멍하니 서 있었고, 옷은 땀에 푹 젖었다. 방으로 돌아간 효린은 술을 마실 기분이 없었다. 진주가 말한 장현중을 생각할수록 두려웠다. 시간을 내서 몰래 정체를 조사해야 할 것 같았다. 효린은 말라버린 팩을 떼고 세수를 한 후 샤워 가운을 벗고 옷장을 열어 잠옷으로 갈아입을 준비를 했다. 갑자기 얼굴이 굳어지고 가슴이 조여왔다. 평소에 데면데면해도 개인 소지품에 대해서는 정말 수호신처럼 미세한 문제도 바로 발견할 수 있다. 분명히 옷장을 건드린 사람이 있을 것이고, 답답한 기운이 느껴졌다. 효린은 진주와 이야기할 때 방 안에서 소리가 났다는 것이 생각났다. 즉시 휴대폰을 꺼내 CCTV 앱을 켰다. 늘 멍청하던 여자가 자기 방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사실 오래전에 설치한 것이다. 효린도 진주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에 대한 불신이 있다. 집에 없는 사이에 가정부들이 물건을 건드릴 것 같았다. 효린은 이를 악물고 CCTV를 보았다. 방에서 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방영이 와인을 들고 방으로 왔
효린은 마음이 급했다. 전화기 반대편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조용했다.“엄마, 엄마! 듣고 있어? 이제 어떡해?”“그 가정부, 살려두면 안 되겠어.”한참 지나자 진주는 음흉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무 일 없다는 듯이 행동해, 서두르지 마. 사람을 붙여. 타이밍이 좋을 때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해!”...아람은 회복을 마치고 퇴원했다. 퇴원하던 날, 구만복을 만나기 싫은 백신우를 제외하고는 구씨 가문 식구들이 모두 왔다. 세 사모님마저 해문에서 달려왔다. 가족의 사랑둥이가 마르고 생기가 없는 것을 보자 사모님들은 눈물을 흘렸다.“아가야, 고생했어.”초연서는 제일 감성적인 사람이다. 눈물을 흘려 눈은 복숭아처럼 부었고 아람에게 다가가 안아주었다.“우리 탓이야, 널 지켜주지 못했어. 미안해, 아가야.”“연서 이모, 사과할 사람은 저예요.”아람은 초연서를 껴안았다. 마음도 씁쓸해졌다.“기분이 많이 좋아졌어요? 아빠가 백을 사줬어요? 옷은? 주얼리는? 와, 아빠가 그렇게 인색해요? 아무것도 사주지 않았어요?”“쯧, 셋째 언니는 이런 걸 좋아하지 않아. 하지만 귀한 식재료와 특산물을 꽤 많이 가져왔어. 한 달 동안 너한테 맛있는 걸 해주며 몸보신해주겠대.”강소연은 유민지의 허리를 안고 웃었다.“네? 제가 산후조리도 아니고, 뼈도 다치지 않았는데, 그럴 필요 없어요!”아람은 연신 손을 흔들었다. 비록 초연서가 한 요리를 먹고 싶었지만 살찔까 봐 두려웠다.‘카약을 몇 바퀴 돌아야 살을 뺄 수 있어!”이때, 길 건너편에서 경주는 쌀쌀한 숲속에 홀서 서서 아람을 쳐다보고 있다. 아람의 웃는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깊은 눈빛을 떼어낼 수 없다. 오늘 아람이 퇴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중요한 회의를 캔슬하고 달려왔다. 하지만 투명 인간처럼 묵묵히 서서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한 침대에서 자는 부부지만, 지금은 멀리 바라볼 수밖에 없는 꿈이 되었다. 경주는 오랜만에 아람이 예쁘게 웃는 얼굴을 보았다. 아람이 히스테리 하게 소리치고, 심지어 때리던
윤유성이 구만복의 차에서 내리는 순간 구씨 가문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아람은 눈썹을 찌푸렸다.‘아빠는 눈이 높고 거만한 노인인데.’자식들 외에 그 어느 후배도 구만복의 차에 탄 적이 없다. 성주의 후배 중 지위가 제일 높고 제일 영향력이 있는 신경주마저 구만복의 눈에서 차를 같이 탈 자격이 없다. 하지만 이제 윤유성이 구만복 곁에 있으니 깜짝 놀라는 건 당연하다.‘아빠가 윤유성을 차갑게 대했었는데, 이제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됐어?’“아람 씨, 안색이 좋아 보여요. 정말 다행이에요.”윤유성은 다정하게 웃었다. 손에 분홍색 꽃다발을 들고 아람에게 다가가 꽃을 주었다.“퇴원을 축하해요, 아람 씨.”아람은 눈앞에 섬세하게 피어난 다마스크 장미를 바라보며 눈을 깜빡거렸다.“고마워요, 유성 씨.”“아람 씨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에요. 오늘 아침에 특별히 꽃밭에 가서 꺾어 왔어요.”윤유성의 눈은 다이아몬드 같은 정성이 반짝였다.구씨 가문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분위기가 미묘했다.“고마워요, 이럴 필요는 없어요.”아람은 장미를 들고 입을 열었고 다소 흐릿한 눈빛으로 말했다.“아람 씨를 위해 뭐든 할 수 있어요.”윤유성은 아람을 깊이 바라보며 다정함을 숨기지 못했다. 아람은 입을 오물거리며 머뭇거렸다. 노골적인 고백은 손에 든 장미보다 더 열정적이었다.경주는 아람과 윤유성을 바라보며 마른 목구멍에 날카로운 가시가 꽂힌 듯 쓰라리고 아파 피 맛이 느껴졌다. 순간 숨이 막혔다. 구만복이 롤스로이스에서 내려 윤유성과 나란히 서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부자 같았다. 윤유성은 구만복을 향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구씨 가문에 완벽하게 어울려졌다. 구만복은 웃으며 윤유성의 어깨를 토닥였다.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두 사람의 사이는 질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았다.‘짜증 나, 짜증 나. 하지만 내가 가서 뭐해, 구시 가문의 미움을 받아? 아람에게 상처를 줘? 더 이상 상처를 주면 안 돼, 정말.’“풋, 신 사장님이 얼마나 대단한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