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할 수 있다고? 허, 너희들이 해결할 수 있다면 지금 아림이 여기 누워서 고생하고 있지 않겠지.”구만복은 차갑게 웃었다.구윤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항상 말을 잘하던 구진도 할 말이 없어 입을 다물었다.“윤아, 나와. 얘기 좀 해.”구만복은 뻣뻣한 허리를 일으켜 세웠다. 너무 오래 앉아 허리가 아팠다.“네, 아버지.”구윤은 앞으로 다가가 구만복을 부축하고 병실을 떠났다....라운지에서.“네?”구윤은 깜짝 놀랐다.“아람과 윤유성을 엮어주시겠다고요? 왜요?”“지금 생각해 보니 아람이 신경주의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면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는 게 좋아. 진정으로 사랑하는 사람을 곁에 두어야 해.”구만복의 눈빛은 이미 마음을 정한 것 같았다.“지금 윤 도련님이 아람을 많이 좋아해. 집안끼리도 잘 맞아. 둘이 만나보는 것도 좋은 것 같아. 아람의 상처를 치료해 줄 수 있을지도 몰라. 아람을 이대로 두면 안 돼. 반드시 새로운 시작이 있어요 해.”“잘 알아요? 정말 윤유성을 잘 안다고 생각해요?”마음이 급한 구윤은 말투가 심각했다.“윤유성은 S 국에서 수년간 더러운 일을 해왔어요. 사업도 들어낼 수 없어요. 정말 마음 놓고 아람을 맡길 수 있어요?”“그건 S 국에서 한 짓이지 국내에서 한 건 아니잖아. 아람에게 진심이고, 만날 가능성이 있다면 윤유성을 도와줄 수 있어.”“아버지!”구윤은 가슴이 답답했다.“왜 갑자기 그러세요? 아람이 행복하지 않을 거예요!”“내가 이렇게 안 하면, 아람은 행복해?”구만복은 일어서서 충혈된 눈으로 구윤을 바라보며 화를 냈다.“국경 없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내가 언제 참견했어? 자유롭게 생활하라고 했는데, 아람이 행복해? 형편없는 결혼을 하고 상처도 받고 사람도 잃었어. 상처투성이가 되었는데, 아직까지도 신경주의 괴롭힘을 당하고 있어. 나 구만복의 딸이 그렇게 비천해? 신경주와 이혼하면 평생 혼자 살고, 아무도 아람을 원하지 않게 돼?”구윤은 눈을 부릅뜨고 충격을 받았다. 구만
늦은 밤, 관해 정원.신효린은 샤워를 하고 성형수술로 얼굴에 난 상처에 약을 바르고 와인을 마실 준비를 했다.“영아, 영아!”신효린이 크게 외치자 가정부 영이는 서둘러 달려왔다.“저 왔어요, 아가씨.”아람이 영이에게 스파이 미션을 준 후, 오랫동안 진주와 신효린에게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신뢰를 얻기 위해 노력해 왔다. 진주는 원래 의심이 많고 누구도 믿지 않는 성격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신효린의 속셈은 진주보다 덜 하여 다가가기 쉬웠다. 그래서 신효린에게 아부를 떨며 압박과 착취를 당하여 곁에서 모실 기회가 있었다. 아니면 영이처럼 신효정을 모시던 가정부는 신효린에게 관해 정원에 쫓겨갈 수 있다. 그럼 아람이 준 미션을 하지 못할 것이다.“와인 창고에 가서 좋은 술을 가져와.”순효린은 여전히 팩을 붙이며 나른한 말투로 얘기했다.“눈이 안 좋아서 싼 술을 가져오면, 이번 달 월급을 깎아버릴 거야.”“네, 아가씨.”영이는 대답을 하며 돌아서서 신효린에게 와인을 가져다주었다. 요즘 신효린은 사소한 일로 항상 영이에게 시비를 건드렸다. 영이가 신효정을 모셨던 사람이라 신효린이 자신에게 화풀이를 하고 있다는 것도 알고 있다. 하지만 상관없었다. 마음속에 믿음이 있어 이를 악물고 모든 것을 참을 수 있다. 영이는 선과 악은 결국 보상을 받을 것이고 언젠간 아람이 이 악독한 모녀를 처리할 거라고 믿었다.신효린은 갑자기 3층 영화관에 핸드폰을 두고 왔다는 걸 깨닫고 미친 듯이 발을 구르며 영이에게 시켰다. 신효린은 핸드폰 없이 단 1분도 살 수 없는 사람이다. 영이가 와인 창고로 갔기 때문에 직접 일어나서 핸드폰을 가져올 수밖에 없었다. 신효린은 팩을 하며 방을 나갔다. 한참을 걷다가 갑자기 어두운 그림자가 지나가는 걸 봤다.“아!”신효린은 깜짝 놀라 소리를 질렀다. 얼굴에 있던 팩이 떨어질 뻔했다. 불과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안색이 창백하고 머리가 엉클어진 여자가 귀신처럼 어두운 복도에 서있어 공포감이 상승했다. 신효린이 자세히 보자
“오늘 밤 의료 미용 치료를 받으러 갔어. 장 선생이 주사를 놔주었어. 맞으면 몸이 홀가분해지고 전에 약보다 더 효과적일 것이라고 했어.”진주는 두 손으로 머리를 잡고 불안한 눈빛으로 말했다.“주사를 맞고 나니 몸이 붕 뜨고 편안해지는 느낌이 들더니 잠들었어. 그 후 깨어나 보니 장 선생님이 나한테 정서연이 누군가 물어봤어!”신효린은 숨을 들이쉬며 소름이 돋았다.“엄마, 무, 무슨 말을 했어? 장 선생은 누구야? 어떻게...”그 당시 정서연의 사인은 신효린도 잘 알고 있다. 진주가 정서연을 자살하게 만든 범인이라고 할 수 있다. 당시 진주는 정서연을 보살피던 가정부를 매수하고, 매일 먹던 우울증 치료 약을 바꿔 먹이고, 김은주와 신효린이 아이들의 입을 통해 소문을 퍼뜨리게 했다. 그래서 정서연의 병이 악화되고 육체적, 정신적 고문을 견디지 못하고 투신 자실을 했다. 진주는 두 손에 피를 묻히지 않았지만 연적을 죽였다. 이 일은 진주의 인생에서 가장 자랑스러워하던 업적이다. 그저 평생 남에게 자랑할 수 없을 뿐이다.“몰라, 어디까지 얘기했는지 모르겠어. 뭘 말했는지도 모르겠어.”진주는 지금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하지만 장 선생님이 약속했어. 들은 모든 것을 비밀로 하고 절대 말하지 않겠다고 했어.”“엄마, 바보야? 장 선생이 엄마 아들도 아닌데, 만약 그걸 폭로하면 어떡해? 그걸로 협박하면 어떡해?”신효린은 깜짝 놀랐다. 더 충격적인 것은 진주가 복용하고 있던 약이다.‘이건 대체 무슨 약이야? 진실을 말하는 약이야? 어떻게 의식을 잃었을 때 비밀을 말할 수 있지?’이때 신효린은 어렴풋이 소리를 들었다. 깜짝 놀라 침실 쪽으로 힐끗 쳐다본 뒤 조심스럽게 침실로 다가갔다. 문에 다다르자 신효린은 문을 벌떡 열었다. 하지만 방에는 아무도 없었다. 신효린은 안도의 숨을 내쉬며 땀을 흘렸다.진주와 나눈 대화가 너무 심각하여 들키면 모녀는 끝장날 것이다.“아니야, 내 사람이야. 날 배신하지 않을 거야!”진주는 고개를 흔
방영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옷장에 웅크리고 앉아 와인 한 병을 안고 있었다. 큰 충격으로 얼굴이 창백해졌고, 눈은 방금 울었던 것처럼 빨갛게 달아올랐다.‘어떡해, 어떡하지, 이 충격적인 비밀을 누구에게 먼저 말해야 해? 신 사장님, 아니면 구아람 씨?’...효린은 진주를 달래고 방으로 돌아왔다. 진주의 옷을 갈아입혀줄 때 팔에 있던 바늘구멍들을 생각하자 소름이 돋았다. 이제 신광구와 진주는 더 이상 같은 방을 쓰지 않는다. 초연서의 사건 이후, 부부의 불화는 이전보다 더욱 깊어졌다. 같은 침대에 누워 진주의 바늘 자국들을 보면 신광구가 어떤 기분이 들지 정말 알 수 없다. 방 문으로 걸어가던 효린은 방영이 와인 한 병을 들고 멍하니 서 있는 것을 보았다. 안색이 좋지 않았다.“아가씨, 술을 가져왔어요, 디캔딩 해드릴까요?”방영은 조심스럽게 물었다.“아니, 줘. 여기 지킬 필요 없어.”효린은 술을 집어 들고 곧장 방으로 들어가 문을 쾅 닫았다. 방영은 문 앞에 멍하니 서 있었고, 옷은 땀에 푹 젖었다. 방으로 돌아간 효린은 술을 마실 기분이 없었다. 진주가 말한 장현중을 생각할수록 두려웠다. 시간을 내서 몰래 정체를 조사해야 할 것 같았다. 효린은 말라버린 팩을 떼고 세수를 한 후 샤워 가운을 벗고 옷장을 열어 잠옷으로 갈아입을 준비를 했다. 갑자기 얼굴이 굳어지고 가슴이 조여왔다. 평소에 데면데면해도 개인 소지품에 대해서는 정말 수호신처럼 미세한 문제도 바로 발견할 수 있다. 분명히 옷장을 건드린 사람이 있을 것이고, 답답한 기운이 느껴졌다. 효린은 진주와 이야기할 때 방 안에서 소리가 났다는 것이 생각났다. 즉시 휴대폰을 꺼내 CCTV 앱을 켰다. 늘 멍청하던 여자가 자기 방에 몰래카메라를 설치했다. 사실 오래전에 설치한 것이다. 효린도 진주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에 대한 불신이 있다. 집에 없는 사이에 가정부들이 물건을 건드릴 것 같았다. 효린은 이를 악물고 CCTV를 보았다. 방에서 나간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방영이 와인을 들고 방으로 왔
효린은 마음이 급했다. 전화기 반대편에서는 놀라울 정도로 조용했다.“엄마, 엄마! 듣고 있어? 이제 어떡해?”“그 가정부, 살려두면 안 되겠어.”한참 지나자 진주는 음흉한 목소리로 말했다.“아무 일 없다는 듯이 행동해, 서두르지 마. 사람을 붙여. 타이밍이 좋을 때 이 세상에서 사라지게 해!”...아람은 회복을 마치고 퇴원했다. 퇴원하던 날, 구만복을 만나기 싫은 백신우를 제외하고는 구씨 가문 식구들이 모두 왔다. 세 사모님마저 해문에서 달려왔다. 가족의 사랑둥이가 마르고 생기가 없는 것을 보자 사모님들은 눈물을 흘렸다.“아가야, 고생했어.”초연서는 제일 감성적인 사람이다. 눈물을 흘려 눈은 복숭아처럼 부었고 아람에게 다가가 안아주었다.“우리 탓이야, 널 지켜주지 못했어. 미안해, 아가야.”“연서 이모, 사과할 사람은 저예요.”아람은 초연서를 껴안았다. 마음도 씁쓸해졌다.“기분이 많이 좋아졌어요? 아빠가 백을 사줬어요? 옷은? 주얼리는? 와, 아빠가 그렇게 인색해요? 아무것도 사주지 않았어요?”“쯧, 셋째 언니는 이런 걸 좋아하지 않아. 하지만 귀한 식재료와 특산물을 꽤 많이 가져왔어. 한 달 동안 너한테 맛있는 걸 해주며 몸보신해주겠대.”강소연은 유민지의 허리를 안고 웃었다.“네? 제가 산후조리도 아니고, 뼈도 다치지 않았는데, 그럴 필요 없어요!”아람은 연신 손을 흔들었다. 비록 초연서가 한 요리를 먹고 싶었지만 살찔까 봐 두려웠다.‘카약을 몇 바퀴 돌아야 살을 뺄 수 있어!”이때, 길 건너편에서 경주는 쌀쌀한 숲속에 홀서 서서 아람을 쳐다보고 있다. 아람의 웃는 얼굴을 바라보고 있는 깊은 눈빛을 떼어낼 수 없다. 오늘 아람이 퇴원한다는 소식을 듣고 중요한 회의를 캔슬하고 달려왔다. 하지만 투명 인간처럼 묵묵히 서서 멍하니 바라볼 수밖에 없다. 예전에는 한 침대에서 자는 부부지만, 지금은 멀리 바라볼 수밖에 없는 꿈이 되었다. 경주는 오랜만에 아람이 예쁘게 웃는 얼굴을 보았다. 아람이 히스테리 하게 소리치고, 심지어 때리던
윤유성이 구만복의 차에서 내리는 순간 구씨 가문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아람은 눈썹을 찌푸렸다.‘아빠는 눈이 높고 거만한 노인인데.’자식들 외에 그 어느 후배도 구만복의 차에 탄 적이 없다. 성주의 후배 중 지위가 제일 높고 제일 영향력이 있는 신경주마저 구만복의 눈에서 차를 같이 탈 자격이 없다. 하지만 이제 윤유성이 구만복 곁에 있으니 깜짝 놀라는 건 당연하다.‘아빠가 윤유성을 차갑게 대했었는데, 이제 며칠밖에 되지 않았는데 왜 이렇게 됐어?’“아람 씨, 안색이 좋아 보여요. 정말 다행이에요.”윤유성은 다정하게 웃었다. 손에 분홍색 꽃다발을 들고 아람에게 다가가 꽃을 주었다.“퇴원을 축하해요, 아람 씨.”아람은 눈앞에 섬세하게 피어난 다마스크 장미를 바라보며 눈을 깜빡거렸다.“고마워요, 유성 씨.”“아람 씨가 제일 좋아하는 꽃이에요. 오늘 아침에 특별히 꽃밭에 가서 꺾어 왔어요.”윤유성의 눈은 다이아몬드 같은 정성이 반짝였다.구씨 가문 사람들은 서로를 바라보았다. 분위기가 미묘했다.“고마워요, 이럴 필요는 없어요.”아람은 장미를 들고 입을 열었고 다소 흐릿한 눈빛으로 말했다.“아람 씨를 위해 뭐든 할 수 있어요.”윤유성은 아람을 깊이 바라보며 다정함을 숨기지 못했다. 아람은 입을 오물거리며 머뭇거렸다. 노골적인 고백은 손에 든 장미보다 더 열정적이었다.경주는 아람과 윤유성을 바라보며 마른 목구멍에 날카로운 가시가 꽂힌 듯 쓰라리고 아파 피 맛이 느껴졌다. 순간 숨이 막혔다. 구만복이 롤스로이스에서 내려 윤유성과 나란히 서 있었다. 그 모습은 마치 부자 같았다. 윤유성은 구만복을 향해 따뜻한 미소를 지으며 구씨 가문에 완벽하게 어울려졌다. 구만복은 웃으며 윤유성의 어깨를 토닥였다.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두 사람의 사이는 질적인 변화가 있었던 것 같았다.‘짜증 나, 짜증 나. 하지만 내가 가서 뭐해, 구시 가문의 미움을 받아? 아람에게 상처를 줘? 더 이상 상처를 주면 안 돼, 정말.’“풋, 신 사장님이 얼마나 대단한
연적이 약탈혼을 하는 건 봤어도 친오빠가 약탈혼 하는 건 처음 본다. 하지만 백신우는 뼛속까지 미친놈이니 무슨 짓을 해도 이상하지 않다.“이봐, 나쁜 남자.”백신우는 경주를 보았다.“만약, 만약이야. 윤유성이 정말 우리 동생이랑 결혼하면, 약탈혼 할 거야?”경주는 가슴이 찔린 듯 통증이 온몸으로 퍼졌다.‘윤유성과 아람의 결혼, 생각도 하기 싫어.’“젠장, 됐어. 너와 윤유성, 둘 다 내 동생을 가질 수 없어! 그럴 가격이 없어!”백신우는 욕을 하며 정말 이상한 질문을 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아람이 행복했으면 좋겠어요. 행복하다면 뭐든 해줄 수 있어요.”경주는 울컥하며 말했다.“그럼 날 도와서 윤유성과 아람을 떨어지게 할 수 있어? 너무 눈에 거슬려!”백신우는 이를 악물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경주는 깜짝 놀랐다.“이상한 생각 하지 마. 너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람을 위해서야. 옆 사람들이야말로 잘 볼 수 있어. 그래서 내가 잘 알아. 저 윤유성이 꿍꿍이를 품고 있어. 아람이 저런 사람과 있으면 당할까 봐 두려워.”백신우는 아람 때문에 걱정이 많다. 경주는 중얼거렸다.‘저도 무서워요.’“힘을 합쳐서 그들을 떨어지게 하자.”백신우는 손가락 마디를 꺾었다. “만약 정말 윤유성과 만나고 싶다면요?”경주가 이 말을 뱉자 가슴이 아팠다.“내가 아는 바에 따르면 당분간은 그럴 것 같지 않아. 아람이 좋아하는 사람 앞에서 어떤 모습인지, 우리 형제들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이 없어.”말을 하며 백신우는 피식 웃었다. 경주는 마른침을 삼키며 얼굴이 뜨거워나고 죄책감이 들었다. 경주도 아람이 사랑에 빠진 모습을 잘 알고 있다. 한때 불타는 마음을 모두 경주에게 주었다. 경주는 아낌없는 사랑을 받았지만 눈이 멀어 그 사랑을 놓쳤다.“그래서 빨리 움직여야 해. 아람이 윤유성에게 마음이 없을 때 잘라내야 해.”백신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이를 악물었다.“이렇게 놔두면 안 돼, 윤유성의 열정적인 고백에 넘어가면 그땐 늦었어. 잘 생각해 봐. 하지만
강소연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의아했다.“이상한 건 만복의 태도야. 전에 윤씨 가문 막내아들이 마음 들지 않는다고 했잖아, 왜 갑자기 생각이 바꾼 거지?”유민지는 눈썹을 찌푸렸다.‘윤씨 가문 도련님이 계략을 정말 잘 꾸미는 것 같네.’...한편, 아람은 계속 창밖을 바라보며 윤유성과 이야기를 나눌 기분이 아니었다. 하지만 곁에 있는 것만으로 윤유성은 행복했다.“유성 씨, 입원하는 동안 챙겨줘서 고생했어요.”아람은 윤유성을 보지 않았지만 말투는 다정했다.“피곤한데 돌아가서 푹 쉬어요. 당분간 나한테 오지 마세요.”“아람 씨, 제가 보기 싫어요?”윤유성은 눈썹을 찌푸리며 움찔했다.“유성 씨, 아빠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모르겠지만, 저와 친구 사이를 유지하고 싶다면 모든 것을 멈췄으면 했어요.”아람은 차가운 눈빛으로 윤유성을 바라보았다.“저와 신경주도 가능성이 없지만, 유성 씨와도 마찬가지예요.”“아람 씨, 오해예요. 아저씨와 아무 말도 하지 않았어요.”아람은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들었다.“날 아직 어린 시절의 모습으로 기억하고 있어서 그래요. 15년이나 지났어요. 더 이상 유성 씨가 생각하는 그런 사람이 아니에요. 나도 해줄 것이 없어요. 유성 씨. 어린 시절의 인연으로 다시 만나게 되었는데, 이 인연을 망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내 말을 듣지 않는다면, 전 유성 씨를 만나지 않는 것밖에 할 수 없어요.”완곡한 거절이지만, 아람은 최대한 좋게 말했다. 하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는 차가운 칼날처럼 윤유성의 가슴을 찔렀다. 윤유성은 힘겹게 숨을 내쉬며 안색이 창백해졌고 몰래 주먹을 쥐었다.‘구아람, 내가 널 이렇게 사랑하는데, 넌 나에게 상처만 주네! 어떻게, 어떻게 그렇게 잔인할 수 있어?’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아람의 핸드폰이 울렸다. 화면을 보자 방영의 이름이었다. 떨리는 마음에 급히 받았다.“무슨 일이에요?”옆에 사람이 있어 아람은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오늘 밤 시간 있으세요? 만나고 싶어요!”방영의 말은 급했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