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서는 빛에 적응하고 갑자기 놀란 눈으로 쳐다보았다.밝은 스포트라이트 아래에서 마네킹이 검은색과 빨간색의 화려한 드레스 세트를 입고 있었다. 불빛 아래에 비추어진 치마는 너무 아름다워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다.“너, 너무 예뻐…….”멍해진 초연서는 감탄을 했다.“연서야, 이건 아람이 세계 최고의 디자이너인 샤론에게 부탁하여 만든 드레스야!”유민지는 다정하게 초연서의 어깨를 잡고 눈을 부릅떴다.“세상에…… 패션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어. 샤론이 디자인한 드레스를 직접 눈으로 보니 감탄이 절로 나오네, 너무 예뻐!”샤론이라는 신분이 등장한 이후 세상에서 너무 많은 칭찬을 들어 지쳤었다. 하지만 그 모든 칭찬들을 합쳐도 가족들의 칭찬을 듣는 것만큼 행복하지 않았다.아람은 뿌듯한 마음에 몰래 웃었다.“샤론! 세상에…… 아람아, 이건 너무 귀한 옷이야!”초연서는 아람의 손을 잡고 부끄러워서 얼굴이 빨개졌다.“아람아, 샤론을 초대하느라 돈도 많이 들이고 노력도 많이 했겠지? 이렇게까지 할 필요 없어, 너무 고생하잖아!”“고생은 무슨! 전 구씨 가문의 아가씨예요! 제 신분이 있는데, 샤론이 감히 옷을 만들어 주지 않겠어요? 흥흥!”아람은 허리를 잡고 장난기 가득한 표정을 지었다.“와, 그럼 내 옷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해 줘! 나 바이커 슈트 갖고 싶어! 가죽 재킷!”강소연은 눈썹을 지켜올리며 흥분했다.“요즘 바이커에 푹 빠졌어. 해문의 바이커 클럽까지 가입했어, 매달 이벤트까지 있어! 그런데 멋진 바이커 슈트가 없어서 고민 중이었어. 디자인 좀 부탁해 봐, 내가 보답할게!”사람들은 말문이 막혔다.강소연은 분위기가 좋지 않다고 느껴 기침을 했다.“켁, 그, 샤론이 이 부분을 담당하지 않은 건가? 그럼 취소! 하하!”‘참, 곧 40대가 되는데, 도대체 언제 철이 들까!’“민지 이모, 소연 이모, 걱정 마세요. 생일이 되면 샤론에게 옷을 만들어 달라고 부탁할게요.”아람은 좌우로 포옹하며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모든 사람을 챙겼다.“샤
반지는 햇빛에 비추어진 바다처럼 단아했다. 보는 순간 마음이 설렜고 빠져들게 했다.초연서는 눈가가 촉촉해졌다.“아람아…… 고마워. 너무 마음에 들어. 고마워…….”“너무 비싼 주얼리를 사용하지 않았어요. 구회장의 체면을 생각한 것도 있고, 이런 연한 하늘색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았어요.”아람은 흐뭇하면서도 자신 있게 말했다.“주얼리 디자인을 할 때 착용자의 개성과 기질에 맞는 메인 스톤을 선택하기 좋아해요. 제가 알렉스이기에 디자인의 가치는 이미 주얼리 자체의 가치를 뛰어 넘었어요.”그 후 유민지와 강소연도 초연서를 끌고 준비한 생일 선물을 보러 갔다. 방안의 여자들은 재잘거리며 활기차게 떠들썩했다.이때, 아람의 바지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진동했다.그녀는 잠시 시간을 내어 핸드폰을 꺼내서 살펴본 다음, 방을 나와 복도 끝으로 갔다.“여보세요.”그녀는 눈을 깜빡거리며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아람아. 내 상태가 많이 좋아졌어. 특별히 알려드리러 왔어.”달빛 아래서 경주의 목소리는 유난히 부드럽고 매력적이며 섹시했다.“앞으로 내 상태를 알고 싶으면 직접 전화해. 한무에게 개인적으로 연락할 필요 없어.”아람은 가슴이 떨려 입술을 오물거렸다.“아니면 내가 전화해도 돼. 그럼 더 좋아.”경주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그녀의 귓가를 스쳤다. 평소와 다르게 너무 적극적이었다.“그럴 필요 없어. 난 너의 주치의가 아니야. 24시간 내내 몸 상태를 체크할 시간이 없어.”아람은 냉정하게 말했다.“괜찮으니 다해이네. 앞으로 각자의 길을 가고 각자의 행복을 찾자.”“지난번에 챙겨줘서 고마워. 네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열이 그렇게 빨리 떨어지지 않았을 거야.”경주는 가볍게 웃었다. 낮은 목소리는 그녀의 귀를 부드럽게 울렸다.“네가 약보다 효과 있어.”“신경주! 죽고 싶어?”아람은 침대 위에서 그에게 눌려 강제로 키스를 당한 것을 떠올렸다. 그러자 얼굴에 열기가 치솟고 주먹으로 유리창을 세차게 두드렸다.“다시 한번 그런 짓을 하면, 반드시 후회하게
주말.귀족 가문의 두 사모님의 생일 파티가 다가왔다.진주는 전날 밤 너무 흥분한 나무지 잠을 이루지 못했다. 다음날 파티에서 사람들을 압도하고 화려하게 등장할 장면을 상상하며 킥킥 웃었다.뿐만 아니라 그녀는 배우로 활동하던 시절의 영상을 편집해 달라고 부탁했다. TS에서 데뷔할 때의 아름다운 사진들을 포토샵으로 편집했다. 그것들을 생일 파티에서 반복 재생해서 모든 하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으려 했다.그 결과 다음날 진주의 얼굴은 노랗게 질렸고 눈에 충혈까지 되었다. 두 다크서클을 가리지 않으면 홍콩 영화의 귀신과 같았다.그녀는 거의 쉰 살이 되었고 많이 늙었다. 예전에는 사흘 밤낮을 연달아 촬영해도 피부가 뽀얗고 빛이 났었다. 하지만 지금은 단 하룻밤도 자지 않으면 안색이 엉망진창으로 된다.“이봐! 빨리 미용사를 불러와! 빨리!”진주는 마음이 급해서 방 안을 빙글빙글 돌았다. 그리고 조증 환자처럼 분노를 참지 못하고 값비싼 컵을 깨뜨렸다.그 거만하고 괴팍한 모습은 신광구에게 보여주지 않았다.문밖에서 기다리던 가정부는 겁이 나서 즉시 사람을 부르러 갔다.진주는 거울을 좌우로 바라보며 가슴에 화가 치밀어 올랐다.오늘은 초연서와 같은 날에 생일을 쇠고 맞서는 날이다.그녀는 오랜 세월 동안 초연서를 보지 못했다. 신광구의 본처이기에 지위는 첩인 초연서를 훨씬 뛰어넘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당시 초연서는 TS의 간판 배우이다. 전국 남성들의 이상형인 그녀를 이기지 못할까 봐 마음속으로 두려워했다.“엄마, 엄마!”신효린은 급히 달려왔다. 진주의 귀신같은 모습을 보자 깜짝 놀랐다.“왜 귀신처럼 소리를 지르는 거야!”진주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방, 방금 할아버지께 전화해서 확인했어. 오늘 밤 엄마의 생일 파티에 참석하지 않겠다고 하셨어…….”“그게 놀랄만한 일이야? 처음부터 그 노인이 올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어. 오든 말든 상관없어. 온다고 해도 내가 싫거든!”진주는 차갑게 피식 웃었다. 딸의 앞에서 신남준에 대한 증오를 숨기지 않았다.
진주를 대하는 태도는 그저 전처럼 뜨겁지 않았고 담담하고 냉정했다.신씨 가문의 두 자매는 부모님 맞은편에 앉았다. 신효정은 여전히 움츠린 채 구아람이 준 곰돌이 인형을 안으며 위안을 받았다.신효린은 값비싼 최신 정장을 입었다. 화려한 옷은 곁에 앉아 있는 신효정을 단정한 가정부처럼 보이게 했다.“우리 동생, 오늘은 엄마의 생일인데, 왜 제대로 차려입지도 않고 나왔어?”신효린은 가식적인 미소를 지으며 손을 들어 흑단처럼 미끄러운 신효정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그녀는 신광구의 앞에서 정이 깊은 자매인 척했다.“꾸밀 줄 몰라? 언니한테 말하지 그래? 언니가 도와줄 수 있는데.”신효정은 등골이 오싹해지며 입술을 꽉 다물었다.“전에 언니가 해준 헤어스타일이 얼마나 예뻐. 오늘도 해줄 걸 그랬어.”신효린은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갑자기 짝하고 소리 났다. 신효정은 손을 번쩍 들어 신효린의 손을 때렸다.신씨 부부는 막내딸이 화를 내는 건 처음 본다는 생각에 모두 깜짝 놀랐다.“효정아! 언니가 너무 아파. 뭐 하는 거야?”신효린은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억울한 척했다.“저…… 단 한 번도 언니에게 부탁한 적 없어요. 매번 언니가 강요한 거예요.”신효정은 곰돌이를 안고 눈시울을 붉혔다. 갑자기 용기가 생겨서 그녀에게 말대꾸를 했다.이 말을 듣자 신광구는 의아한 눈빛으로 신효린을 바라보았다.“뭐, 뭐라고?”신효린은 동공이 지진이 난 듯 멍한 표정이었다.“그래고 저는 프리지아 머리를 싫어해요. 죽도록 싫어요. 앞으로는 그 머리를 해라고 강요하지 마세요. 네?”신효정은 이를 악물고 신효린에 대한 원망을 말했다.“효린아,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신광구는 정색하며 물었다.“아빠! 효정은 평범한 아이가 아니에요. 아시잖아요. 갑자기 헛소리할 때도 있어요. 그런 말이 나와서 저도 혼란스럽고 억울해요!”신효린은 애교 부리며 모르는 척했다.“오빠, 오늘 경주가…… 정말 구씨 가문의 파티에 참석해? 정말 안 온다고?”진주는 말을 돌리며 남편의 팔짱을
신효린은 화가 나서 옆에서 부들부들 떨었다. 그녀는 이를 악물며 신효정을 갈기갈기 찢어버리고 싶었다.‘나쁜 년, 이유희가 네 뒤를 봐준다고 대단한 것 같아? 최대한 빨리 죽게 해줄게!’……진주의 생일 파티는 조촐하게 치러졌지만 여전히 소식을 언론에 공개했다.‘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인데, 관심을 받지 않으면 안 되지.’소식을 들은 기자들은 호텔 주변을 돌아다니며 기다렸다.신씨 가문의 사람들은 경호원들에게 둘러싸여 연회장으로 들어갔다. 진주가 빛나는 주얼리로 치장한 모습은 정말 귀족 가문 사모님의 모습 같았다.“신 사모님!”“진주 씨!”기자들이 우르르 달려와 신씨 가문의 일가의 사진을 찍었다.신광구는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동요하지 않고 아내 진주와 함께 당당하게 언론과 마주했다.“회장님, 오늘 밤 부인의 생일 연회에 가족들이 모였는데, 왜 신 사장님이 없어요?”정곡을 찌르는 질문을 하지 않으면 기자도 아니다.“경주가 바빠서 참석하지 못했어요.”신광구는 담담하게 웃더니 대충 말했다.“오늘은 KS 그룹 구만복 회장의 셋째 부인 초연서 씨의 생일입니다. 진주 씨 생일은 수요일인데 일요일로 옮겼네요. 일부로 초연서와 같은 날로 했습니까? 아시다시피, 두 분은 당시 같은 방송국의 배우였습니다. 그때부터 라이벌이고 사이가 좋지 않았다는 소문이 있었습니다.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도 두 사람은 아직 원한을 풀지 못했습니까?”“아! 오늘 초연서 언니의 생일이었어요? 말하지 않으면 몰랐네요.”진주는 놀란 척하며 커다란 다이아몬드 반지를 낀 손으로 입을 가렸다.“제가 실수했네요. 언니에게 생일 축하 인사를 해야 했어요. 가족과 손님들이 수요일에 시간을 내기에는 너무 바빠서 오늘을 선택했어요.”그녀는 즐거운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이번엔 손님도 많이 초대했어요. 다들 시간 내서 오실 수 있도록 배려한 겁니다.”“손님이요? 두 분이 그렇게 많은 손님을 초대하셨어요?”기자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서로를 쳐다보았다.“2시간 전
연회장에는 손님이 몇 명밖에 없었다. 정말 싸늘하고 비참해 보였다.그리고 기본적으로 모두 남자들이었다. 그들은 신광구의 비즈니스 파트너였다.웨이터와 피아노 연주자를 제외하고는 여성 손님이 한 명도 없었다. 평소 진주와 겉으로 보이기에는 사이좋았던 귀족 가문 사모님들, 그리고 신씨 가문의 세력 때문에 억지로 아첨하던 귀부인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아무도 오지 않았다.‘젠장…….’뒤에서 지켜보는 수많은 언론 기자들이 아니었다면, 진주는 그 자리에서 욕설을 퍼부었을 것이다.신광구는 눈썹을 찌푸렸지만 여전히 너무 많은 감정을 알 수 없었다.신효린은 깜짝 놀랐다. 자신의 어머니가 평판이 좋지 않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빨리, 빨리 찍어! 실검에 오를 수 있는 헤드라인이야!”기자들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황량한 연회장을 정신없이 찍었다.“제목은 ‘신씨 그룹 회장 부인의 생일 연회에 성을 비우는 전술을 썼다. 점점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가.’라고 해.”“방금 많은 사람들을 초대했다고 말했잖아. 바로 망신을 당하네, 너무 웃겨!”진주는 화가 나서 화려한 치마 밑의 두 다리가 떨고 있었다. 그녀는 신효린을 째려보며 대신 말해라고 눈치를 주었다.신효린은 기자들을 향해 미소를 지었다.“기자 여러분, 어머니의 생일 연회가 곧 시작됩니다. 손님들을 맞이하러 들어갈 테니 모두 천천히 가세요. 나중에 문 앞에서 보너스를 드릴게요.”경호원들은 기자들을 서둘러 밖으로 내보냈다.보너스를 받은 일부 기자들은 비판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우리가 눈을 무릅쓰고 여기까지 오게 해놓고, 이제 와서 창피해서 숨으려 하네!”“손님들을 맞이해? 어디 손님이 있어? 귀신들을 맞이하는 거 아니야? 하하하!”……생일 파티가 막 시작되었지만 우울한 분위기는 곧 끝날 것 같았다.진주는 마음속으로 얼마나 화가 났는지는 말할 것도 없다. 섬세한 메이크업은 그녀의 굳은 표정과 화난 얼굴을 감출 수 없다.참석한 손님들은 모두 신광구의 친구이다. 그래서 간단한 축복
신효정의 얼굴에는 바로 눈에 띄는 붉은 자국이 나타났다.“구아람 그년 때문에 엄마가 억울을 당했어! 딸로서 가만있어도 상관없어. 그런데 구아람의 편을 들어줘? 엄마가 널 괜히 키웠어!”“새언니를 욕하지 마!”말을 할수록 신효정은 점점 화가 나서 눈시울을 붉히며 말대꾸했다.“욕할 건데, 왜!”신효린은 목을 쭉 뻗어 소리를 질렀다. 그 소리를 듣자 몇몇 손님들은 옆으로 쳐다보았다.“욕하지 마!”신효정은 분노 버튼이 눌린 듯 벌떡 일어나더니 눈을 부릅뜨고 신효린의 당황한 눈빛을 노려보았다.자신을 때리고 욕하는 건 참을 수 있다. 하지만 가장 좋아하는 구아람을 모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었다.“이년이, 감히 나에게 소리를 질러? 이유희가 네 편이라고 해서 내가 널 무서워하는 줄 알아?”항상 발밑에 있던 신효정이 말대꾸를 하자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손을 들어 그녀의 팔을 꼬집으려 했다.바로 이때, 조용하던 연회장 문이 갑자기 열렸다.사람들은 차분하고 안정된 걸음걸이로 들어오는 남자를 바라보았다.“유, 유희 오빠…….”신효정은 이유희를 보자 눈에는 기쁨의 물안개가 가득 찼다.그리고 이 순간 매의 눈처럼 반짝이는 이유희의 눈빛도 그녀를 깊이 바라보고 있었고 한시도 떼어내지 않았다.신효정이 항상 평범하고 눈에 띄지 않는 옷을 입어도, 항상 고개를 숙이고 존재감이 없어도 이유희는 한눈에 그녀를 찾을 수 있었다.“이, 이 도련님!”진주와 신효린은 어안이 벙벙했다.손님과 이야기를 나우던 신광구는 버건디 벨벳 고급 정장을 입을 이유희가 신랑 들러리처럼 걸어 들어오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신효린은 폭력을 휘두르려던 손을 재빨리 거두었다. 이유희를 바라보는 기분은 만감이 교차했다.이유희가 신효린을 미워해도 그녀는 고통을 바로 잊을 수 있는 연애에 올인하는 사람이다. 이유희의 얼굴을 보자 신효린은 넋이 나갔다. 차라리 그에게 학대를 당하고 싶었다.하지만 이유희가 자신을 싫어한 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 앞에서 알몸으로 서있어도 소용이 없을
“아! 아파!”신효린의 어깨에서 날카로운 통증이 느껴졌다. 그녀는 두 걸음 뒤로 비틀거리며 넘어질 뻔했다.“효정아.”이유희는 신효정 앞에 서서 그녀의 붉어진 얼굴을 깊이 바라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오늘 너무 예쁘다.”“네?”신효정의 가슴이 두근거렸다.“여긴 너무 지루해. 오빠랑 같이 갈까?”이유희는 다정한 눈빛으로 그녀에게 손을 내밀었다.“어, 어디요?”“마음대로. 네가 가고 싶은 곳을 가자.”그의 눈빛은 엄청 진지했다.신효정은 왠지 모르게 울컥하여 눈시울을 붉혔다.어렸을 때부터 그녀는 가족 중 가장 멍청한 아이였고 가장 얌전한 아이였다.사랑을 받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경험해 본 적이 없었다. 이번이 처음이었다.“새언니한테 가고 싶어요. 둘째 오빠한테 가고 싶어요.”울컥한 신효정은 가볍게 말했다.“좋아, 내가 데려다줄게.”말을 마치자 이유희는 주동적으로 그녀의 작은 손을 잡고 돌아서서 나갔다.현장은 고요했다.문 앞까지 걸어가던 이유희는 갑자기 무언가를 떠올리며 발걸음을 멈추었다. 신효정은 하마터면 그의 엉덩이에 부딪힐 뻔했다.그는 몸을 살짝 돌려 신광구를 향해 얕게 허리를 숙이고 떠났다.신광구는 깜짝 놀랐다.이유희가 막내딸을 데려가는 것에 불만이 있었다. 하지만 가기전에 어른인 그에게 예의를 갖추기 위해 충분히 노력했다.‘미워할 수 없게 만드네!’“엄마! 어떡해…… 어떡해!”신효린은 울먹거리며 진주의 손을 잡아당겼다.“이유희가 이렇게 데려갔어? 이게 무슨 일이야? 일부러 일을 망치려는 거 아니야? 효정을 보내면 안 돼! 엄마가 꼭 데려와야 해!”“내가 왜 데려와야 하는데?”진주는 힘껏 손을 뿌리치며 경멸의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이 눈빛은 그녀가 항상 신효정을 보는 눈빛이었다.“생일 파티가 이미 망했는데, 동생이 돌아오든 말든 무슨 소용이 있어? 게다가 내가 왜 데려와야 하는데? 모르겠어? 지금 그들의 사이가 좋아. 이유희가 효정을 보는 눈빛을 못 봤어? 예전에 네 아버지가 날 바라보는 눈빛보다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