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상황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친구도 아니다.……189센티미터의 키를 가진 경주가 쓰러졌다. 그를 방으로 옮기는 건 산을 옮기는 것과 비슷하다.다행히도 이 별장에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아람은 시체처럼 경주의 몸을 방으로 끌었다. 침대에 도착한 순간 두 사람의 땀이 섞여 치마가 흠뻑 젖었다.“너무 무거워! 정말 토막 내고 싶어!”아람은 피곤해서 헐떡거렸다. 그러나 쉬지 않고 서둘러 화장실로 달려가 수건을 찬물에 적셨다. 그리고 경주에게 가져다주며 체온을 물리적으로 식혀주었다.바쁘게 일을 마친 아람은 침대에 앉았다. 너무 피곤해서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어이없네, 열이 나면서 왜 돌아다니는 거야. 귀찮아 죽겠어.”아람은 열이 나서 의식을 잃은 경주를 바라보았다. 말은 차갑게 하고 있지만 마음속으로 불편했다. 이 상황은 자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았다.“아람아…….”경주는 눈을 꼭 감고 속눈썹을 떨었다. 꿈속에서까지 그녀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그만해, 귀신을 부르는 것 같아. 여기 있잖아.”아람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불쾌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이렇게 귀찮을 줄 알았다면, 수해를 불렀었어. 너랑 엮기 긴 싫어. 가만히 쉬고 있어.”말을 마친 후 아람은 집에 해열제가 있는지 알아보려고 일어나려 했다. 그러자 경주가 갑자기 벌겋게 된 눈을 뜨더니 그녀를 덥석 잡았다.아람은 깜짝 놀랐다.“언, 언제 깼어? 아니면…… 기절하지 않은 거야? 나한테 거짓말한 거지?”“너에게 단 한 번도 거짓말 한 적 없어…….”경주는 숨쉬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손목을 움쳐 쥔 손은 도망칠까 봐 두려운 듯 마지막 힘을 다했다.“꿈속에서…… 네가 떠나는 것 같아서 억지로 깨어났어. 가지 마…… 잠시만 나랑 있어줘. 잠깐이면 돼.”항상 서리가 내린 것처럼 차가웠던 경주의 눈은 그녀를 보는 눈빛에만 깊고 애정 어린 따뜻함이 들어 있었다.아람의 마음은 호수 한가운데 떠 있는 부표처럼 부드럽게 꿈틀거렸다. 그러나 여전히 차갑게 말하며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
경주는 손으로 아람의 턱을 잡고 몸을 약간 숙여 키스를 했다. 그는 카리스마 넘치게 뜨겁게 키스를 나누었다.……이유희와 한무는 아래층에서 기다리기만 했다. 한무는 걱정스러워서 이리저리 걸어 다니며 때때로 위층을 쳐다보았다. 그러나 이유희는 침울한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있었다. 그는 눈을 아래로 깔고 핸드폰에 있는 CCTV 영상을 반복해서 보고 있었다.신효정이 이소희에게 괴롭힘을 당하는 장면을 변태적으로 반복해 보면서 화를 냈다.“도련님, 뭘 그렇게 진지하게 보는 겁니까?”한무는 호기심에 다가왔다. 그가 다가오자 이유희는 차갑게 눈을 들었다.“비켜, 집안에서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은 밖으로 드러내서는 안 돼.”한무는 매서운 눈빛에 겁을 먹어 뒤로 물러섰다.이유희는 다시 영상을 보았다.이소희가 신효정에게 다가오자 그녀는 겁을 먹어 몸을 웅크린 채 두 손으로 머리를 움켜쥐었다. 이 능숙한 동작을 보자 마음이 아팠다.‘잠깐!’이유희는 눈썹을 찌푸리고 신효정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했다.‘왜, PTSD가 있는 것 같지? 설마…… 집에서 자주 맞았나? 신효린이 계속 때려서, 이소희가 다가갔을 때 그런 반응을 보인 건가? 정말 그래?’“너희 둘은 언제 왔어? 왜 말도 하지 않았어.”아람은 계단을 내려와 거실에서 조용히 있는 두 남자를 보자 깜짝 놀랐다.그녀는 몰래 흐트러진 호흡을 조절했다.이유희는 급히 핸드폰을 치우고 아람을 향해 사악하게 웃었다.“싫어할까 봐 그랬지. 두 사람이 견우와 직녀처럼 한 번 만나기 얼마나 어려워, 시간 있을 때 다정하게 지내야지. 우리가 자리를 비켜줄게.”“다정하기는 무슨!”아람은 화가 나서 눈을 부릅떴다. 하이힐로 이유희의 장난기 가득한 미소를 때리고 싶었다.이유희는 다리를 꼬고 허리를 비틀더니 옆으로 다가와 턱을 괴고 그녀를 훑어보았다.아람의 촉촉한 앵두 같은 입술과 빨개진 얼굴을 보자, 경험이 많은 이유희는 신이 나서 눈썹을 치켜올렸다.‘친구야, 성공한 거지? 겉은 근엄한데 마음은 반대네. 대단해!’“
별장 밖.아람은 이유희의 리무진에 올랐다.“아람아, 어쩐 일로 나와 단둘이 시간을 보내자는 거야.”이유희의 눈빛은 언제나 매혹적인 유혹을 담고 있다. 그는 웃으며 옆에 있는 미녀를 바라보았다.“난 알지만, 우리가 여기서 단둘이 얘기하는 걸 경주가 알면 질투할까 봐 그래. 아직 환자잖아.”“효정이 아니었다면, 내가 너와 같은 곳이 있고 싶을 것 같아?”아람은 예쁜 다리를 꼬고 팔짱을 끼며 차갑게 말했다.“항상 사랑에 빠져 여자를 꼬시던 이 도련님께서, 그런 여자들이 질려서 우리 효정을 마음에 둔 거야?”신효정의 이름을 듣자 이유희는 마음이 설레서 온몸이 찌릿찌릿한 느낌이 들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아람아, 나와 효정 사이의 일을…… 알고 있었어?”“너와 효정 사이? 허, 이건 모르겠네.”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아냥거렸다.“이렇게 된 이상, 숨기고 싶지 않아.”가슴이 두근거리는 이유희는 심호흡을 하고 말을 했다.“나, 효정을 좋아해. 효정과 사귀고 싶어.”“이건 올해 바람둥이 도련님이 좋아한 몇 번째 여자야?”아람은 비아냥거리며 싫어하는 마음을 숨기지 않았다.“당연히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지!”“금사빠 한 여자들 중에서 제일 좋아하는 거야?”“아람아! 나 진심으로 효정을 좋아해!”마음이 급한 이유희는 얼굴이 빨개졌다. 그는 몸을 돌려 불타는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인정해. 나도 한때는 놀기 좋아하고, 여자도 꽤 많이 사귀었어. 하지만 그 여자들과는 각자 필요한 것들이 있어서 그래. 목적에 도달하면 헤어졌어. 그런 여자들에게 끌린 적이 한 번도 없어. 하지만 효정은 달라. 내 마음이 사로잡혔어. 아람아, 내 온몸의 DNA가 움직이고 있어!”“결국 절친의 동생을 건드리네. 역시 이 도련님. 자극적인 걸 좋아해.”아람은 그의 말이 우스꽝스럽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효정은 네가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스타일이라서 더욱 흥분되겠지. 남자들은 항상 어렵고 신선한 것에 도전하는 것을 좋아하잖아. 효정에게 정이 떨
“아니면, 이 도련님 눈에는 신씨 가문에서 가장 존재감이 없는 아가씨인 효정과 결혼한 다는 것은 가치가 없다는 거라고 생각해? 효정의 가장 큰 가치는 너의 숨은 애인으로 하는 건가?”“구아람, 너!”이유희의 가슴은 분노가 솟구쳤다. 그는 처음으로 아람에게 화를 냈다.‘경주가 왜 피를 토했는지 이해할 수 있겠네. 아람 때문에 화가 난 거네!’“됐어. 더 이상 말할 필요는 없어. 난 세상의 모든 진정한 사랑을 존중해. 하지만 효정이 너를 따라 고통을 겪게 하고 싶지 않아.”아람은 신씨 가문에서 많은 고통을 겪는 효정을 생각하자 눈시울을 붉혔다.“효정은 이미 충분히 힘들어. 더 힘들어지게 하지 싶지 않아. 이유희, 네 세상은 너무 복잡해. 단순한 효정에게는 견디기 힘들 거야. 내 말을 잘 생각해 봐.”……경주를 병원으로 보낸 후, 이유희는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왔다.그는 이제 신효정과 단둘이 있는 별장을 집이라고 부른다.어머니와 여동생이 있지만, 아버지가 돌아가신 이후 어머니는 우울증이 심해져 요양차 해외로 자주 나갔다. 동생도 유학 갔다. 큰 이씨 가문의 별장은 항상 싸늘하고 조용하며 활기찬 분위기가 없었다.신효정과 함께 보낸 며칠 동안, 그는 편안하고 안락하며 따뜻한 느낌을 받았다. 이런 날이 오랫동안 계속되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었다.“효정은 어때?”이유희는 정연을 보자마자 물었다.정연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한숨을 쉬었다.“제 방에 있어요. 재우려고 했는데, 너무 큰 충격을 받아 잠이 들지 않네요. 너무 마음이 아파요.”이 말을 듣자 이유희는 죄책감에 휩싸여 재빨리 위층으로 올라갔다.“내가 가서 있어줄게.”“도련님, 둘째 아가씨는…… 어떻게 할 겁니까?”정연은 망설였지만 그래도 물었다.“연아, 내가 너무 쓸모없는 사람 같지?”이유희는 그녀에게 등을 돌린 채 물었다.정연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10년 동안 이유희의 곁에 있었다. 이 남자는 항상 도도하고 고귀했다. 이렇게 자신감이 없고 낙담한 적이 없었다.“도련님, 제
“그럼…… 이제 잘까?”이유희는 건성대며 물었다. 묻자마자 후회하기 시작했다.‘젠장…… 머릿속에 자는 것만 생각하는 것 같잖아! 분명 그런 뜻이 아닌데!’“안 졸려요…….”신효정은 마침내 입을 열어 나지막하게 말했다.“잠시만 조용히 있고 싶어요.”“그럼 내가 같이 있어줄게.”이유희의 큰손이 그녀의 따뜻한 목덜미를 다정하게 만졌다. 눈빛에는 넘칠 것 같은 부드러움이 가득했다.“네가 안 자면 나도 안 잘 거야. 내가 짜증 나면 조용히 앉아서 있어줄게. 만약 배고프고 목마르면 어떡해. 옆에 대접할 가정부가 있어야 하지 않겠어?”“밤을 새우면 어쩌죠?”“그럼 밤새같이 있어줄게.”“그럴 필요 없어요…… 먼저 자세요.”신효정은 고개를 들지 않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그를 재촉했다.이유희는 가슴이 씁쓸하여 숨을 내쉬었다.“좋아, 싫다면 나갈게.”말을 마치자 이유희는 움직였다. 그러나 이때, 신효정은 갑자기 손을 뻗어 그의 팔을 잡아당겼다. 그녀는 손을 힘껏 움켜쥐었고 호흡이 점점 가빠졌다.“효정아?”이유희는 깜짝 놀랐다.“가…… 가지 마요. 오빠…… 가지 마세요!”신효정은 천천히 고개를 들고 입술을 떨었다. 도넛처럼 귀여운 얼굴에는 눈물로 범벅 되었다.“제가 거짓말을 했어요…… 잘못했어요. 곁에 있어줬으면 좋겠어요. 오빠, 곁에 있어줘요!”이유희는 순간 울컥했다. 그의 손끝은 다정하게 그녀의 눈물을 닦아주었다.“안 가. 갈 생각 없어. 장난친 거야.”신효정은 침대에 무릎을 꿇고 눈물을 흘리며 그를 바라보았다. 그 모습은 불쌍하고 귀여운 고양이 같았다.“유희 오빠…… 안아주세요.”이유희는 눈시울을 붉혔다. 곧 넘칠 사랑을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어 그녀의 부드러운 몸을 격렬하게 안았다.그는 심호흡을 하며 그녀를 꼭 껴안았다.“안았어.”“더 꽉…….”“그래.”이유희의 턱이 그녀의 목에 닿았다. 그는 얇은 입술로 그녀의 귀를 문질렀다.“더 꽉 안아줘요.”“알겠어.”이유희는 다시 팔을 모으고 큰 손으로 떨리는 그녀를 토닥거렸다
“음…… 당연히 좋아하죠.”“그런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의미를 말하는 거야.”이유희는 가볍게 기침을 하며 얼굴을 붉혔다.“둘째 오빠가 새언니를 좋아하는 그런 마음.”신효정의 눈이 반짝거렸다. 작은 손은 그의 검은 셔츠 옷깃에 달린 정교한 단추를 만지작거렸다.“모, 모르겠어요.”이유희는 몰래 한숨을 내쉬며 쓴웃음을 지었다.“알겠어. 그럼 빨리 자.”“하지만 전 오빠랑 있는 게 좋아요. 오빠가 나가면 걱정돼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요. 그저 오빠가 돌아오기만 기다려요. 함께 있으면 하루하루가 너무 짧게 느껴져요. 오빠를 보면 행복해져요.”신효정은 눈을 지그시 감고 부드럽게 속삭였다.이유희의 호흡이 가빠지고 어깨를 잡은 손바닥이 뜨겁고 땀이 났다.“어느 날 오빠가 늦게 돌아왔어요. 저를 보러 방에 들어왔었는데, 제가 자는 척했어요. 사실 자지 않았거든요.”이 말을 듣자 이유희는 움찔했다.그날 밤, 그는 정연과 함께 그룹에서 자신과 맞서고 있는 두 사람, 즉 둘째 삼촌 당기우를 해결하기 위해 나갔다.이유희가 신효정에게 남긴 것은 언제나 밝고 따뜻한 오빠의 모습이다. 그의 잔인하고 냉정하고 무자비한 모습은 절대 그녀에게 보여주지 않으려 했다.신효정은 입술을 오므렸다.“그날 오빠한테서 피 냄새가 심하게 났어요. 손에 상처도 있었어요. 제 이마를 만졌을 때…… 상처가 느껴졌어요.”말을 하면 그녀는 그의 손을 잡고 오른손에 끼고 있던 검은 가죽 장갑을 벗겼다.뼈와 손가락 끝의 상처는 딱지가 앉았지만 흉터는 그대로 남았다.“유희 오빠, 밖에서 위험한 일을 할까 봐 무서워요. 무슨 일이 생길까 봐 너무 무서워요…….”신효정은 마음이 아파났다. 그녀는 눈썹을 떨며 상처에 입을 맞추었다.“잘 모르겠어요. 이게…… 오빠가 말한 좋아하는 마음이에요?”이유희는 심장이 격렬하게 흔들렸다. 마침내 유혹을 견디기 힘들어 몸을 뒤집어 그녀를 몸 아래로 눌렀다.“음…….”신효정은 부드럽게 소리를 질렀지만 크게 놀라지는 않았다.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이유희가 화내는 모습은 이소희에게 심각한 트라우마를 남겼다.그녀의 앞에서 여비서와 윤범을 해결했다. 윤범은 오랫동안 이유희와 함께 있었는데도 혀가 잘렸다. 보아하니 며칠 살지 못할 것 같았다.‘신효정을 위해…… 그 바보를 위해 이렇게까지 해야 돼? 그럼 친동생인 나는 뭐야? 내가 웃음거리로 되었잖아.’별장을 떠난 이소희는 큰 원한을 품고 이씨 가문의 별장으로 돌아갔다. 어두운 안색은 귀신과 같았다.가는 길에서 예전에 자신을 편애하던 이유희를 떠올렸다. 생각할수록 화가 나서 이소희는 통곡을 했다.그리고 결단을 내렸다.‘무슨 수를 써서라도 이유희와 신효정을 헤어지게 만들겠어. 이런 어리석고 못된 여자가 절대 내 새언니로 될 수 없어!’“소희야! 드디어 돌아왔구나!”오랫동안 딸을 보지 못한 이씨 가문 사모님인 하진영은 눈물을 흘리며 바쁘게 다가가 딸을 안아주었다.“우리 예쁜 딸, 오래전에 도착하지 않았어? 왜 이제야 왔어, 엄마가 얼마나 걱정했는데!”“엄마…….”이소희는 억울함을 당한 것을 떠올리자 눈시울을 붉혔다.“딸, 왜 그래? 기분이 안 좋아? 누가 널 괴롭혔어?"하진영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오빠는? 널 데리러 갔어? 왜 같이 안 왔어?"이소희는 눈썹을 내리깔고 억울하게 고개를 저었다.“유희도 참! 예전에는 너를 애지중지했었는데, 지금은 신씨 가문의 그 여자애 때문에 Y 국까지 보내 버렸네. 오랜만에 돌아왔는데, 이렇게 늦었는데 동생을 데리러 가지도 않았어! 도대체 뭐 하자는 거야!”마음이 아픈 하진영은 딸의 차가운 뺨을 쓰다듬었다.“네 오빠가 요즘 집에 들어오지도 않았어! 평소 매우 바쁘고 제멋대로 하는 걸 알아. 하지만 예전에는 아무리 바빠도 연락은 했었어!”“나 알고 있어…… 오빠가 왜 집에 안 오는지.”“뭐? 알아?” 하진영은 깜짝 놀랐다.이소희는 주먹을 꽉 쥐고 우울한 목소리로 말했다.“엄마, 내가 할 말이 있어. 듣고 놀라지 마.”“대체 무슨 일이야, 소희야. 엄마를 겁주지 마!”“오빠가…… 진주
이소희는 화가 나서 눈시울을 붉히며 부들부들 떨었다.“오빠가 요즘 돌아오지 않은 건, 신효정과 동거했기 때문이야! 오빠가 집까지 마련해 주었어. 숨어서 만나고 있어!”하진영은 벼락을 맞은 듯 충격을 받았다.“진주 모녀가 너무 싫어! 신효정이 미래의 새언니가 되는 것도 싫어. 하지만 오빠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좋아해. 그 여자 때문에 나한테 화까지 냈어! 그리고, 그리고…….”이소희는 말을 머뭇거리며 답답하게 했다.“그리고 뭐!”“그리고…… 날 때렸어!”말을 하면서 그녀는 수도꼭지처럼 눈물을 끝없이 흘렸다.“때렸어? 어디 때렸어?”“뺨을 때렸어. 부하들과 신효정 그년의 앞에서 날 때렸어. 엄마……. 얼굴이 너무 아파!”이소희는 얼굴을 가리고 엄마의 품에 안겨 주체할 수없이 울었다.하진영은 마음이 너무 괴로웠다. 이소희는 그녀의 소중한 딸이고, 아픈 손가락이다.모든 희망을 걸었던 아들이, 늘 말만 잘 듣던 효자 아들이 여자를 위해 친동생을 때렸다. 그다음에는 엄마마저 버릴 것 같았다.“엄마! 오빠랑 신효정이 만나게 하면 안 돼! 만약 진짜 결혼했다면…… 이씨 가문은 망신을 당할 꺼야! 오빠가 이씨 그룹의 웃음거리가 될 거야!”이소희는 애타서 목까지 쉬었다.“그, 그건 무슨 말이야?”하진영은 어리둥절했다.“신효정은…… 저능아야!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자폐증 환자야!”이 말을 듣자 하진영은 눈앞이 캄캄해졌다.‘우리 유희가 얼마나 훌륭한 아들이야. 구씨 가문의 아가씨와 결혼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뛰어나는데, 어떻게 저능아를 아내로 맞이할 수 있어? 절대 안 돼!’“엄마! 신효정이 신씨 가문의 아가씨라고 해도, 오빠와 같이 있으면 태어날 손자도 저능아가 될까 봐 두렵지 않아? 유전할 수도 있잖아!”이소희의 말들은 하진영의 가슴을 찔렀다.“소희야, 네가 말해준 덕분에 엄마가 어떻게 해야 할지 알았어!”하진영의 부드러운 눈빛에는 약간의 냉기가 돌았다.“걱정 마. 엄마는 반드시 너희들을 지켜줄 거야. 내 아들이 그런 여자와 결혼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