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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5화

이런 상황에서 도와주지 않으면 친구도 아니다.

……

189센티미터의 키를 가진 경주가 쓰러졌다. 그를 방으로 옮기는 건 산을 옮기는 것과 비슷하다.

다행히도 이 별장에는 엘리베이터가 있다. 아람은 시체처럼 경주의 몸을 방으로 끌었다. 침대에 도착한 순간 두 사람의 땀이 섞여 치마가 흠뻑 젖었다.

“너무 무거워! 정말 토막 내고 싶어!”

아람은 피곤해서 헐떡거렸다. 그러나 쉬지 않고 서둘러 화장실로 달려가 수건을 찬물에 적셨다. 그리고 경주에게 가져다주며 체온을 물리적으로 식혀주었다.

바쁘게 일을 마친 아람은 침대에 앉았다. 너무 피곤해서 움직이고 싶지 않았다.

“어이없네, 열이 나면서 왜 돌아다니는 거야. 귀찮아 죽겠어.”

아람은 열이 나서 의식을 잃은 경주를 바라보았다. 말은 차갑게 하고 있지만 마음속으로 불편했다. 이 상황은 자기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았다.

“아람아…….”

경주는 눈을 꼭 감고 속눈썹을 떨었다. 꿈속에서까지 그녀에 대한 애정이 묻어났다.

“그만해, 귀신을 부르는 것 같아. 여기 있잖아.”

아람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불쾌한 표정으로 중얼거렸다.

“이렇게 귀찮을 줄 알았다면, 수해를 불렀었어. 너랑 엮기 긴 싫어. 가만히 쉬고 있어.”

말을 마친 후 아람은 집에 해열제가 있는지 알아보려고 일어나려 했다.

그러자 경주가 갑자기 벌겋게 된 눈을 뜨더니 그녀를 덥석 잡았다.

아람은 깜짝 놀랐다.

“언, 언제 깼어? 아니면…… 기절하지 않은 거야? 나한테 거짓말한 거지?”

“너에게 단 한 번도 거짓말 한 적 없어…….”

경주는 숨쉬기도 힘들었다. 하지만 손목을 움쳐 쥔 손은 도망칠까 봐 두려운 듯 마지막 힘을 다했다.

“꿈속에서…… 네가 떠나는 것 같아서 억지로 깨어났어. 가지 마…… 잠시만 나랑 있어줘. 잠깐이면 돼.”

항상 서리가 내린 것처럼 차가웠던 경주의 눈은 그녀를 보는 눈빛에만 깊고 애정 어린 따뜻함이 들어 있었다.

아람의 마음은 호수 한가운데 떠 있는 부표처럼 부드럽게 꿈틀거렸다. 그러나 여전히 차갑게 말하며 체면을 봐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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