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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3화

경주는 충격에 빠질 시간이 없었다.

왜냐하면 절벽이 무너지기 적전이었기 때문이다.

“소아야! 빨리!”

경주는 조급한 마음에 오랫동안 잊고 있던 이름을 외쳤다.

그러자 아람은 눈을 부릅뜨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 소리에 알 수 없는 힘이 솟구쳐, 순식간에 절벽을 기어올라 경주의 품으로 덮였다.

남자는 팔을 꽉 조여 온 힘을 다해 그녀를 끌어안았다.

우르릉-

무너지려는 순간, 경주는 몸으로 아람을 감싸고 반대 방향으로 빠르게 구르며 마침내 탈출했다.

“악…….”

등뼈가 바위에 세게 부딪히자 그는 고통스러운 신음 소리를 냈다.

충격이 가볍지 않아 아파서 얼굴에 흘리는 식은땀은 비와 빠르게 섞였다.

“다쳤어?”

품에 안긴 아람은 고개를 들어 급히 창백한 얼굴을 바라보았다.

“아니.”

경주는 통증을 참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아람은 기절할 듯이 놀라 그의 두근거리는 가슴 위에 늘어진 채 한숨을 쉬었다.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경주는 젖은 긴 속눈썹을 늘어뜨리며 그녀를 뚫어지게 쳐다보았고 쉰 목소리로 물었다.

“뭐?”

아람은 가슴이 떨려 그의 반짝이는 눈을 피했다.

“왜 나한테 말 안 했어? 우리 처음 만난 게 13년 전이잖아? 왜 네가 바로 내가 구해주었던 여자아이라고 얘기하지 않았어?”

경주는 내장이 모두 녹아내릴 듯한 씁쓸함을 느꼈고 숨을 헐떡이며 말을 내뱉었다.

아람의 지저분한 작은 얼굴이 너무 하얘져 투명해지기 직전이다.

‘갑자기 소아라고 부른 건…… 기억이 난 건가? 왜 하필 이때 기억해 낸 거야? 13년이나 늦었네…… 차라리 평생 기억하지 말지.’

“말해줘, 구아람……. 말해!”

경주는 격렬한 감정을 억제할 수 없었고, 손끝으로 아람의 턱을 꼬집어 눈을 마주하게 했다.

“내가 너와 결혼했을 때, 왜 내가 소아라고 하는지 기억나?”

아람은 그를 깊이 바라보며 가슴이 내려앉았다.

순간 경주의 안색이 변했고 그녀의 날카로운 지적에 가슴이 아팠다.

‘당연히 기억나지. 이름을 물었는데 말이 없어서 내가 아무렇지 않게 소아라고 불렀었지.’

하지만 경주는 농담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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