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가 눈앞에서 피를 토하며 쓰러지자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다행히 병원이 바로 앞이었다. 이유희와 한무는 의사와 간호사를 도와 경주를 응급실로 데려가려고 허둥거렸다.임수해는 복도 반대편에 멍하니 서서 입술에 피가 묻고 안색이 창백한 경주가 저승문으로 들어가는 것을 보고 있었다.‘왜 갑자기 그러는 거지? 고육지책을 쓰는 건가? 기럭산에서 아가씨와 함께 올 때까지는 멀쩡했잖아. 이 훤칠한 남자가…… 왜 갑자기 쓰러졌지?’“이, 이 도련님. 신 사장님이 설마…….”주먹을 불끈 쥐고 이를 악문 한무는 눈물이 핑 돌았다.“아니야.”이유희는 응급실에 켜진 불빛을 보자 마음속이 공포감으로 가득 찼고 눈시울이 붉어졌다.“괜찮을 거야. 경주는 내가 본 남자 중에 제일 강하고 용감한 사람이야. 별일 없을 거야.”이때 구윤의 보디가드가 임수해에게 다가가 허리를 굽혀 인사를 했다.“임 비서님, 구 사장님께서 모셔오라고 하셨습니다.”“알겠어요.”마음이 우울한 임수해는 떠나려다가 갑자기 걸음을 멈추더니 보디가드를 향해 나지막하게 말했다.“신씨 그룹의 신 사장님이 응급실에서 응급조치를 받고 있어요. 의사 교수님 두 분에게 신 사장님을 치료해라고 연락해 주세요.”……이튿날 저녁까지 자고 나서야 아람은 충전된 듯이 눈을 거슴츠레하게 천천히 떴다.“음…… 여긴, 어디야?”뼈가 부서질 것 같은 느낌이 들어 온몸에 힘을 쓸 수 없었다.“아람아! 깼어? 셋째 오빠야!”백진은 흥분한 나머지 울부짖으며 침대 위로 뛰어올라 그녀를 껴안았다.그는 밤새 자지 않고 동생의 손을 꼭 잡고 있었다. 수없이 흘린 눈물에 눈이 빨갛게 부었다.“셋째 오빠? 정말 돌아온 거야? 오빠…….”아람의 눈은 휘둥그레져 서서히 눈물이 고이더니 코끝까지 빨개졌다.백진은 힘껏 머리를 끄덕이며 그녀의 이마에 키스를 했다.열이 내리자 이마는 다 이상 뜨겁지 않았다.어젯밤 의사 선생님은 제때에 병원으로 와서 다행이라고 했었다. 아니면 고열로 인해 폐병, 뇌막염, 심근염을 걸리면 큰일 났을 것
신경주의 강력한 부탁에 이유희와 한무는 그를 다른 병원으로 옮겨 주었다.병실에서 경주는 하얀 침대에 누워 링거를 맞고 있었다.하룻밤 사이 그는 매우 초췌해졌다. 하지만 준수한 얼굴은 여전히 아름다워 이유희를 질투하게 했다.“너 이 녀석. 살아 있을 땐 여자들의 마음을 홀리고, 죽은 후에 처녀귀신들을 홀리겠네. 쯧…… 죄가 많은 얼굴이야.”이유희는 반대로 의자에 앉아 팔을 의자 등받이에 올려놓고 장난기 어린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계속 그런…… 무책임한 말만 할 거야?”경주는 천천히 눈을 뜨더니 분노가 담긴 눈빛으로 그를 째려보았고 아파서 숨을 헐떡였다.“내가 그렇게 많은 피를 토했는데, 지금 내 외모를 따져? 난 항상 너보다 잘 생겼었어. 불만 있어?”“에이, 네가 심심할까 봐 웃겨주는 거잖아.”이유희는 경주의 건강을 걱정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무거운 얘기를 하기 싫었다. 상남자들이 징징대는 모습은 너무 오글거릴 것 같았다.“걱정 마. 넌 죽지 않을 거야. 내가 국내 최고의 내과 전문의를 찾았어. 2000만 원에 한 번인 폐 치료 기계도 썼어. 그래도 안 되면, 해외의 의사를 찾아볼게. 어차피 내가 돈이 많아. 돈만 있으면 뭐든 할 수 있는데, 저승사자 손에서 널 못 구해내겠어?”경주는 시끄럽다고 느껴 눈썹을 찌푸렸다.“전신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어도 괜찮아. 내가 곁에서 꼭 붙어 있을 게! 아내는 없어도 친구는 있잖아. 난 너를 절대 버리지 않을 게!”이유희는 의기양양하게 가슴을 두드렸다.‘아내가 없어? 곁에 꼭 붙어 있을 거라고? 전신 마비?’아무리 들어도 자신을 욕하고 저주하는 것 같아 경주는 입술을 부들부들 떨었다.“입만 닫으면 우리는 계속…… 친구 할 수 있어.”이유희는 무안한 듯 웃고 있지만 마음은 우울했다. 하지만 경주가 힘낼 수 있도록 격려를 해주었다.“경주야, 무조건 버텨. 네가 무슨 일이 생기면, 뒤를 이을 사람이 없다는 것보다 할아버지는 어떡해? 네 가족들은 너의 성과를 가로채고 할아버지까지 망칠 거야!”
“아람을 지켜주는 것은 내가 해야 할 일이야. 보상 같은 것을 바라지 않아.”눈을 천천히 감은 신경주는 가슴이 아파났다.“내가 빚진 거야. 지금은 지난 3년 동안 내가 저지른 실수를 보상하고 있을 뿐이야.”“목숨으로 보상하는 거야?”“그럼 돈으로 보상해? 구씨 가문의 집안 형편이 어떤지 몰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그러네, 내 목숨을 살 수 있을 정도로 돈이 많지.’이유희는 머리를 긁적였다.경주는 자기 품에 안겨 있던 피투성이가 된 아람의 얼굴을 떠올리자 가슴이 아파났다.‘깨어났을까? 열은 내렸나? 절벽에서 오랫동안 매달렸는데, 뼈가 부러지지 않았을까?’경주의 머릿속에는 온통 아람뿐이었다.그는 마음속의 욕망을 억누르는 듯 숨을 내쉬며 침대 시트를 꽉 움켜쥐었다.‘내가…… 구아람을 좋아해? 정말, 구아람이 좋아졌어?’경주는 마른침을 삼키며 가슴이 두근거려 숨이 가빠지더니 창백했던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어? 경주야, 왜 얼굴이 빨개졌어? 열이 나?”이유희는 황급히 손을 들어 경주의 이마를 만져보려고 했다. 그러나 경주는 짜증 난 듯 그의 손을 내리쳤다.“악! 아파!”이유희는 손을 털며 해맑게 웃었다.“힘이 좋은 것을 보니 컨디션이 괜찮네, 무술 실력이 사라지지 않았어.”이때 급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두 사람이 대답도 하기 전에 병실 문이 벌컥 열렸다.한무가 황급히 들어와서 인사하며 입을 열려 하자 청량하고 날카로운 목소리가 귀를 찔렀다.“신경주, 크게 다쳤으면서 병원에 가만히 있지 않고, 나 몰래 병원을 옮겨? 뭐 하자는 거야?”아람이 임수해의 부축으로 기세등등하게 들어온 모습이 엄청난 임팩트가 있었다.그녀는 샤워를 마치고 하늘색 원피스에 세련된 하얀 캐시미어 코트로 갈아입었다. 밝고 윤기가 있는 얼굴은 마치 샘물처럼 경주의 마음속으로 흘러들었다.살짝 치켜올린 아람의 얼굴에 병색이 전혀 드러나지 않았고, 날카로운 하이힐 소리는 그녀를 상징하는 듯했다.아람은 머리부터 발끝까지 빛났지만 경주를 바라보는 눈빛
구아람이 매서운 눈빛으로 바라보자 이유희는 곧바로 눈을 내리깔고 뒤로 물러섰다. 그 모습은 마치 황후 곁에 있는 내시와 같았다.한무가 황급히 다가갔다.“사, 사모님…….”“누가 사모님이야!”아람은 눈썹을 찌푸렸다.“구아람 씨, 구 사장님! 구 사장님께서 신 사장님이 아프다는 소식을 들으면 걱정하고 휴식에 영향을 끼칠까 봐 병원을 옮긴 거예요!”한무는 소심하게 중얼거렸다.지금의 아람은 신씨 가문에 있을 때의 온순하고 모습은 이미 사라졌고 위압적이고 카리스마가 넘쳤다. 그래서 한무가 매번 아가씨를 마주할 때마다 겁에 질려 가슴이 두근거렸다.“허, 신 사장님의 생각이 참 많으시네. 내가 왜 걱정해?”아람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피식 웃었다.“신, 신 사장님을 걱정 안 하신다면, 이렇게 빨리 찾아오지도 않…….”한무는 눈을 들고 용감하게 말대꾸했다.“너!”아람은 화가 나서 눈을 부릅떴다.침대에 기대고 있는 경주는 눈을 깜빡이며 저도 모르게 입꼬리가 올라갔다.‘한무 이 녀석, 평소에는 어리벙벙하며 일을 제대로 하지 못하더니, 말은 참 잘하네. 보너스를 챙겨줘야겠어.’“모두 나가 있어.”아람은 차갑게 명령을 했다.“아가씨…….”걱정스러운 임수해는 입을 열자마자 말이 끊였다.“수해야, 너도 나가.”여왕님이 명을 내리면 그 누구도 감히 거스를 수 없었다. 그래서 세 남자는 일렬로 줄을 서서 병실을 나갔다.문이 닫히자 아람은 경주에게 다가갔다. 그녀는 화가 나고 걱정되어 눈썹을 찌푸리고 있었다.“진료차트를 봤어. 심각한 타박상이던데. 조금만 더 늦었다면 장기에 출현이 심해 생명을 위협했을 거야.”“제때에 치료받았잖아. 죽지 않았어.”경주의 부드러운 목소리에는 약간 섹시한 콧소리를 지녔다. 아람을 바라보는 눈빛은 다정하고 깊었다. “구아람, 잊었어? 난 전쟁에 나갔던 사람이야. 온갖 고생을 겪어봤고 다치기도 했었어. 이런 상처는 별일 아니야.”경주의 이글거리는 눈빛을 보자 함께 L 국 전쟁에서 싸우고 의지했던 기억이 떠올랐다.겉으로
늘 오만하고 반골 기질이 있는 경주는 말을 잘 들었다. 그는 마치 프라이팬에 있는 물고기처럼 몸을 뒤집었다.그가 고분고분하자 아람은 살짝 넋을 잃고 붉은 입술을 꾹 다물었다.남자의 넓적한 등은 그녀 앞에 숨김없이 들어냈다.끔찍한 멍든 상처가 눈에 들어온 순간, 아람은 눈동자가 흔들렸다. 애써 감정을 억누르려 했지만 마음이 덜컹 내려앉았다.아람이가 잠자코 있자 경주는 그녀가 놀란 줄 알고 몸을 돌리려고 했지만, 그녀에게 힘껏 눌렸다.“움직이지 마. 자세히 볼 거야.”“의사가 몸조리를 잘하면 멍이 없어진다고 했어.”다친 사람은 경주지만, 아람을 부드럽게 위로했다.“말 안 해도 알아. 내가 보면 모를 것 같아?”아람은 퉁명스럽게 내뱉었다.경주는 말문이 막혀 어쩔 수 없었다.“내 곁에 있을 때는 성질이 강직하고 말을 독하게 하고 담이 이렇게 큰 줄은 몰랐네.”“예전에는 너한테 잘 보이려고 위장한 거야.”아람은 눈을 내리깔고 손끝으로 등의 상처를 검사하며 냉정하게 말했다.“모든 일에 결과가 있고 응답이 있는 것은 당연 한 줄 알았어. 너에게 다정하게 섬세하게 대해주면, 언젠간 너도 날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나중에 너의 무정한 마음을 알게 된 후, 당연히 물러서고 위장할 필요도 없어졌어. 그때 난 참 바보였어. 영원히 나를 사랑하지 않을 사람을 위해 나 자신을 너무 괴롭혔어. 정말 아무런 가치가 없네.”경주는 숨이 막히며 마음이 씁쓸해졌다.그 당시 경주는 다른 것에 눈이 멀어 가치가 없는 것에 고집스럽게 매달렸다.어려서부터 받은 억울과 불공평은 그를 일득일식에 끙끙 앓게 했다. 가진 것을 단단히 잡고 싶었고, 실패를 받아들일 수 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버려지는 것은 참을 수 없었다.김은주에게 끌렸다기보다는 오히려 트라우마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것 같았다.“구아람…….”“이쪽 다 봤어. 몸을 돌려 봐.”아람은 그의 어깨를 툭툭 쳤다.“의사가 이미 검사해 주셨어…….”“남을 못 믿겠어. 난 나만 믿어. 몸 돌려.”의사 뒷배를 들
큰 부상을 당해도 경주의 힘은 여전히 셌다. 눈동자가 깊어지며 팔을 확 잡아당기더니 아람의 몸은 경주의 품으로 덮였고, 뜨거운 몸이 꼭 붙어 있었다.그리고 경주는 링거를 맞고 있는 왼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싸 안고 꼭 껴안았다.“신…….”아람은 급한 마음에 눈에 눈물이 고였다. 말을 하려고 입을 열자 갑작스러운 키스가 그녀의 말을 전부 삼켜버렸다.경주의 촉촉한 입술은 그녀의 부드러운 입술에 맞추었다. 맛을 들인 짐승이 이성을 잃은 듯 강제로 그녀의 입을 열어 탐욕스럽게 호흡을 낚아챘다. 아람은 혼란스러운 키스에 머리가 어지러워지고 저도 모르게 끙끙거렸다.두 손으로 경주의 가슴을 움켜쥐자 그의 피부에 수치스러운 자국을 남겼다.남감함, 수치심, 억울함…… 아람의 예민한 마음들이 떠올랐다.순간 눈시울이 붉어지더니, 사납게 경주의 입술을 깨물었다.그러나 그는 눈썹 하나 찌푸리지 않은 채 내버려 두고 그녀를 꼭 껴안았다.서로의 향기가 입안에서 서서히 퍼졌다.경주는 그녀가 준 아픔을 묵묵히 견뎌내며 놓아주지 않았다.아람이 숨이 막히자 그는 아쉬워하며 입술을 떼었다.숨을 헐떡이는 두 사람은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혔다.그리고 경주의 아랫입술은 물려서 피범벅으로 되었다.“신경주, 날 구했다고…… 마음대로 해도 된다고 착각하지 마!”얼굴이 붉게 물든 아람은 숨을 거칠게 몰아쉬며 그를 향해 소리를 질렀다.“네가 말했었잖아.”경주는 그녀를 깊이 바라보며 입술의 피를 닦았다.“신세를 갚을 거라고 했잖아. 지나친 요구만 아니면 괜찮다고.”“이게 지나친 일이 아니야? 너무 하네!”말을 마치자 아람은 눈물을 뚝뚝 흘렸다.그녀는 자신이 우는 것도 모른 채 경주를 향해 화를 내기만 했다.“언제 날 놓아줄 거야? 우리는 이미 이혼했어! 네가 날 버렸잖아! 이 나쁜 놈아, 언제 날 놔줄 거야? 난 이미 널 사랑하지 않아. 너는 나를 건드릴 자격이 없어!”“후회돼.”경주는 울컥하며 이 말을 내뱉더니 눈가가 촉촉해졌다.다만 아람처럼 울고 싶으면 울고,
“우리 아빠가 말했었어. 아름다운 사랑은 처음부터 끝까지 순조롭다고. 우리가 3년 동안 부부로 인연을 맺은 것은, 모두 내가 자존심을 버리며 바꿔온 거잖아. 이런 산산조각 난 감정에 무슨 미련이 있겠어? 내가 왜…… 너랑 다시 시작하겠어?”아람의 날카로운 말들은 경주의 마음을 찔렀다.경주는 그녀를 잃기 싫어 다시 손을 잡으려고 했다. 하지만 그녀는 민첩하게 피하며 기회를 주지 않았다.“다시는 안 그럴게.”경주는 숨을 헐떡이며 울컥했다.“다시는 안 그럴게. 구아람, 이번에는 아무것도 할 필요 없어. 그냥 거기 있어. 내가 너에게…… 구애할게.”아람의 가슴은 거칠고 가파른 롤러코스터처럼 흔들렸다.손바닥에는 땀이 나며 호흡도 흐트러지더니 가슴이 쿵쾅거렸다.“구애? 전에 나를 염치없고 음흉한 여자라고 하지 않았어? 나는 김은주처럼 애교가 많은 여우가 아니야. 왜 날 좋아해?”아람은 코를 훌쩍이며 차갑게 입꼬리를 올렸다.“지금의 구아람은 더 이상 네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백소아가 아니야. 날 좋아해 주는 남자가 많고도 많아. 너처럼 블랙리스트에 오른 나쁜 남자가 내 흑기사들 사이에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구아람. 난 정말…….”“그만해, 듣기 싫어.”아람은 두 손으로 귀를 막고 돌아서서 도망치듯 빠른 걸음으로 문밖을 향해 걸어갔다.“오늘 한 말들은 네가 뇌진탕으로 헛소리를 한 거라고 생각할 게. 널 치료해 주는 것은 신세를 갚기 위해서야. 다 나으면 우리는 아무런 관계도 없어!”펑 하는 소리와 함께 병실 문이 다시 닫혔다.눈시울이 붉은 경주는 그녀를 잡으려던 손을 부들부들 떨며 내렸다.“나는 정말…… 네가 좋아졌어.”……병실에서 떠난 아람은 돌아가지 않고 한무에게 찾아갔다. 그녀는 병세를 알기 위해 검사 보고서와 진료기록부를 가져갔다.‘돌아가서 자세히 연구해 봐야겠어.’방금 신경주에게 전면적으로 예비 검사를 해보니 상태가 좋지 않았다. 가벼운 상처가 아니라 치료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고질병으로 될 수 있다.롤스로이스는 해문
순간 차 안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세 남자는 일제히 눈을 부릅떴다. 운전하고 있는 임수해조차 어리둥절해져 핸들을 못할 뻔했다.“아람아, 뭐, 뭐라고 했어?”항상 침착하던 구윤도 깜짝 놀랐다.“신경주가 이혼한 것을 후회한대. 기회를 한 번 더 달라더라고. 이번에는 신경주가 나에게 구애하겠대.”아람은 앙증맞은 얼굴을 치켜들고 어린아이처럼 맑은 눈으로 구윤을 바라보았다.“오빠. 이게 무슨 뜻이야? 고백하는 건가?”“당연하지!”백진과 임수해는 이구동성으로 말했다.“참, 뻔뻔하네!”구윤은 눈을 깜빡이며 눈썹을 찌푸렸다.“오빠, 믿겨? 우리의 미래를 직접 찢어버리던 남자가, 지금 나에게 구애하겠다고 하네. 마치 진짜처럼 맹세까지 했어.”아람은 입술을 벌리고 억지로 웃었다.예전의 아람이라면 기뻐서 눈물을 흘렸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은 마음만 혼란스러웠다.어린 시적 그토록 갖고 싶었던 인형을 갖지 못한 것 같았다. 커서 더 좋고 비싼 인형을 주어도 다시 사랑할 수 없었다.게다가 경주가 자신에게 구애하는 이유를 알 수 없었다.‘내가 그렇게 잘해줘도 무시했잖아. 지금은 계속 신경주와 맞서고 모욕감을 주는데. 왜…….’“뒤늦은 사랑은 아무것도 아니야, 신경주의 고백은 그보다 더 더러워!”백진은 이를 악물고 원망했다.“그니까요! 진작에 뭘 했는지!”임수해는 핸들을 꼭 잡고 나지막하게 맞장구를 쳤다.“아람아, 결혼해서 네가 정성을 다할 때, 신경주가 너를 어떻게 대했었는지 잊은 것은 아니지? 지금 부잣집 아가씨가 돼서 사랑을 받고, 인생 절정으로 돌아가서 많은 사람들이 너에게 잘 해주는 것을 보니 마음이 불편하고 달갑지 않는 거야! 그 당시 눈이 삐어서 널 버렸다고 생각하겠지. 그리고 널 되찾아서 자신의 허영심을 만족하려는 거야! 같은 남자로서, 내가 잘 알아!”“허영심은 아니야.”아람은 입을 삐죽거렸다.“하지만 셋째 오빠 말이 맞아. 내가 예전보다 매력이 있다고 생각해서 흥미가 생긴 거야. 내가 구씨 가문 아가씨로 돌아온 후 신경주가 나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