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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1화

푹우, 자갈, 진흙, 짙은 연기…….

구아람이 의식이 희미해지기 전 마지막으로 본 장면은 절망적이었다.

그러나 재난이 닥치기 전, 그녀는 마지막 힘을 다해 등산객을 밀어 올렸다.

희미한 희망이라도 그녀가 살아남길길 바랐다.

모든 위험에 맞설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보호팀 의상을 입을 자격도 없고, 이 자리에 나타날 자격도 없다고 생각했다.

아람은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았고, 만일 죽음이 가치 있는 것이라면, 이 시끌벅적한 인생이 헛되지 않을 것 같았다.

사실 전까지 그렇게 용감한 사람이 아니었다. 죽음은 물론이고, 아버지와 세 사모님이 아픈 아람을 데리고 주사를 놓으러 가도 온 하루 울며 떼를 쓰던 어린 아이였다.

열한 살 때 경주와 이곳에서 만난 후, 모든 것이 달라졌다.

그의 용기와 끈기는 깊은 바닷속의 등대처럼 반짝이는 길로 안내해 주었고, 우연한 만남이지만 그녀와 생사를 함께하는 정신에 큰 충격을 받았다.

아람에게 처음으로 가치 있는 삶을 살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 사람이었다.

나중에 그와 결혼했더라도, 자신에게 상처를 주었더라도 인정해야만 했다.

경주가 자신을 변화시키고, 자신의 삶을 바꾼 것이었다.

시간을 되돌릴 수 없고 많은 것이 변해 버렸지만, 아람은 그 모든 것을 감사히 받아들였다.

……

모든 것이 눈사태처럼 순식간에 일어났다.

잠시 혼수상태에 빠진 아람은 길고 이상한 꿈을 꿨다.

부모님 곁에서 행복하게 지내고, 어렸을 때 오빠들과 생일을 함께 보낸 꿈을 꾸었다.

큰오빠는 그녀를 안고 산더미 같은 선물 위에 올려놓았고, 둘째 오빠는 음 이탈한 생일 노래를 불렀으며, 셋째 오빠는 케이크를 들고 촛불을 불었고, 넷째 오빠는 그녀가 항상 꿈꿔왔던 장난감 총을 작은 손에 쥐여주었다.

그리고…… 경주도 있었다.

생사를 걸고 나란히 싸웠던 것이 떠올랐고, 할아버지 곁에서 그를 다시 만났을 때의 눈빛, 그리고 경주가 이혼 합의서를 내던지며 차갑게 떠나라고 했을 때의 모습도 떠올랐다.

갑자기 뼈를 찌르는 고통이 온몸으로 퍼졌다.

아람은 벌떡 깨어나 익사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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