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나 조의 결혼식은 극찬 속에 마무리를 했다.아람은 이번에 명성과 재산 모두 잡았으며, 1년도 채 되지 않아 KS WORLD를 다시 되살렸을 뿐만 아니라 날로 번성해졌다.반년 동안 그녀는 구만복이 내준 임무를 훌륭하게 완수했고, 심지어 초과 달성했다.그래서 가장 먼저 해문으로 돌아가 구회장의 보너스를 받으려 했다.‘헤헤!’그날 밤, 아람은 학교에 있는 동생 구아린을 데리러 가려고 최고급 에메랄드 롤스로이스를 몰고 해문으로 향했다.차 안에서 두 자매는 얼굴을 맞대고 농담을 하는 모습이 무척 행복해 보였다.“언니, 최고의 주얼리 디자이너 알렉스가 언니라고 상상도 못했어요!”구아린은 놀라서 얼굴을 붉히며 손뼉을 쳤다.“그만그만! 무슨 말을 할지 알아. 언니가 하늘만큼 땅만큼 자랑스럽다는 거지!”아람은 검은 머리카락을 휘날리며 코를 찡그렸다.“이런 아첨을 너무 많이 들었어. 그러니 넌 하지 마. 갖고 싶은 주얼리가 있으면 말만 해.”“어, 어떻게 그래요!”구아린은 얼굴이 살짝 붉어지며 고개를 연거푸 흔들었다.“알렉스가 디자인한 주얼리는 세계적인 셀럽만 할 수 있어요. 여섯째 언니에게 선물해 주면 되겠네요. 엄마 아빠가 형부가 곧 대통령 될 거라고 했어요. 대통령 부인이면 언니가 디자인한 주얼리를 가질 자격이 있잖아요.”“에이, 다른 사람들은 알렉스를 셀럽으로 엮이지만, 가족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야.”아람은 경건하게 눈썹을 올리며 동생의 가는 허리를 끌어안았다.“학교 가서 자랑해. 언니가 알렉스야. 알면 다들 너에게 아첨하고 잘 보이려고 하겠지.”구아린은 학교에서 퍼진 소문을 떠올리자 조희가 일부러 도발을 했던 것이 생각났다.그러자 저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졌지만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앵두 같은 입술을 오물거렸다.“그러고 보니, 여섯째 언니가 너무 보고 싶어요……”아람과 구아린은 서로 껴안고 눈시울을 붉혔다.“형부가 언니에게 잘하고 있는지 모르겠네. 여섯째 언니를 함부로 대하면 가서 혼내줄 거야!”“언니가 나설 필요도 없을 것
“아가씨, 오래만이네요!”임정운은 아내와 함께 정중하게 인사하러 다가갔다.“아저씨, 어릴 때처럼 그냥 아람이라고 부르세요.”아람의 부드러운 눈빛에는 귀족 가문 아가씨의 모습이 하나도 없었다.“어렸을 때는 어렸을 때예요. 지금은 그룹 경영을 맡고 있고 우리 수해의 상사니까 예전 같지 않아요.”임정운은 아람이가 유명해졌고 구만복이 후계자로 키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말을 조심스럽게 했다.임윤호는 마음속으로 아버지의 하찮은 모습에 굴욕감을 느낀다고 생각하며 콧방귀를 뀌었다.‘우리는 정말 구씨 가문 앞에서 평상 비천하게 살아야 해? 그 사람들은 정말 우리보다 고귀한 사람들이야?’임정운이 예의를 갖추자고 고집하는 것을 보자 아람은 그를 따라갔다.임씨 사모님은 옆에서 가만히 두 자매를 살피고 있었다.‘아람 씨가 너무 예쁘네. 어렸을 때는 인형 같았는데, 크니까 팔방미인으로 되었네. 한 번만 봐도 넋이 나가겠어. 그러니 수해가 상처를 받는 거구나. 마음이 아프네.’임씨 가문은 학자 가문이지만 해문 갑부인 구씨 집안과 신분의 격차가 너무 컸다.‘아들이 너무 큰 것을 바라고 있네.’임씨 사모님은 고개를 돌려 우아하고 얌전하게 서 있는 구아린에게 시선을 돌렸다.“사, 사모님, 안녕하세요!”구아린은 공손하게 인사를 했고, 좋아하는 사람의 어머니를 보자 가슴이 콩닥거렸고 얼굴이 빨개졌다.“안녕하세요. 아홉째 아가씨.”‘아들이 이런 생활을 원한다면, 구씨 가문의 막내딸도 괜찮네.’구아린의 예의 바르고 이해심이 많으며 온화한 모습이 수해와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유일한 단점은 첩의 딸이라는 것이다.그들은 모두 구만복의 혈육이지만 셋째 사모님 초연서와 구회장은 혼인 신고를 하지 않았다. 그리고 슬하에 연약한 딸밖에 없어 구씨 가문에서 큰 사랑을 받지 못할 것 같았다.‘수해와 아홉째 아가씨와 결혼한다면, 손해를 보는 것 같네.’구아린은 몰래 눈을 들어 좋아하는 사람을 바라보았다.그러자 사슴처럼 쿵쾅거리던 심장이 스톱 버튼을 누른 것
임윤호가 웃는 듯 마는 듯하며 말했다.“의뢰인이 저를 찾아주고 믿어주셨으니 당연히 소송에서 최선을 다해야죠.”“재밌네요.”구도현은 다리를 꼬고 범인을 심문하는 듯했다.“임 변호사에게 소송을 맡기는 사람은 부자 아니면 귀족이던데, 의뢰인이 되기 참 어렵네요.”“그렇지 않아요. 제가 로펌의 대표이지만 제 혼자만 있는 것이 아니에요. 주주 두 명과 나눠야 하고, 밑에 수십 명의 변호사도 있어요. 저도 세상 사람이니 어쩔 수 없죠.”임윤호는 난감하다는 듯 한숨을 내쉬었다.‘우웩!’구진과 구도현, 구아람은 이 위선자의 말을 듣고 토할 뻔했다.‘임윤호와 임수해는 모두 임 판사님의 아들인데, 어떻게 이렇게 큰 차이가 있지!’“형은 성주의 간판 변호사잖아. 전국적으로도 유명하고.”침묵을 지키던 수해는 마침내 차갑게 웃으며 말했다.“올해 소송에서 가장 적게 받은 수임료가 4억이고, 가장 높은 수임료가 30억이야. 이건 단지 형 혼자의 수입이야, 다른 변호사들이 준 수임료는 계산도 안 했어.”식당은 순간 조용해졌다.구만복과 임정운도 수다를 멈추고 아이들을 바라보았다.“수해야. 나와 로펌의 수입은 개인적인 일이잖아. 오늘 같은 자리에서 꺼내는 건 아닌 거 같은데?”임윤호는 숨긴 상처를 건드린 것 같아 입꼬리를 뻣뻣하게 올렸다.“내가 이 말을 하는 이유는, 임 변호사에게 돈이 부족하지 않다는 걸 말해주는 거야. 보통 사람들이 평생 쓸 수 없는 돈도 이미 오래전에 모았잖아.”수해는 눈시울을 붉히며 피식 웃었다.“그러니까 돈을 떠나서, 신씨 그룹과 아가씨가 맞서고 있는데도 사건을 맡아 아가씨를 상대하는 이유가 정확히 뭔지 모르겠어.”사람들은 깜짝 놀랐다.‘대박! 수해가 가족을 상대하는 거야? 많은 사람들 앞에서 임윤호의 본심을 털어놓네. 형제가 서로에게 등을 돌리는 거야?’아람은 오늘 밤 수해에게 눈길도 주지 않았다.하지만 이때 그녀는 고개를 들어 차가운 눈빛으로 수해를 쳐다보았다.자신을 위해 이러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이런 것을 원치
임윤호는 항상 이 못난 동생을 얕봤었다.내시처럼 매일 여자들에게 복종하여 야망이 없고 아무것도 할 줄 모른다고 생각했다.하지만 해문의 거물이자 최고의 재벌인 구만복이 임수해를 양아들로 생각한다는 말을 하는 것은 편을 들어주고 묵묵히 그를 응원하다는 것 같았다.더 혐오스러운 것은 모든 사람 앞에서 수해를 칭찬하고 있다는 것이다.‘이건 임수해를 빌려 날 비꼬는 거잖아!’이때, 구씨 가문 남매들의 표정이 달라졌고, 아람은 붉은 입술을 치켜 울리더니 웃음을 터뜨릴 지경이었다.‘역시, 구회장. 음흉하네. 임윤호는 오늘 밤이 자신을 위해 준비된 홍문연이라고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겠지?’“구, 구 회장님, 저희 아들을 너무 높이 칭찬하시네요!”임씨 부부는 흐뭇해했다. 임정운은 마음속으로 놀라움과 기쁨을 감추지 못했지만 손을 연거푸 흔들었다.“막내아들이 어떻게 구 회장님의 양아들로 되겠어요, 어울리지 않아요! 그냥 KS에서 정직하게 일하면 돼요. 다른 건 바라지도 않아요!”“우리가 오랫동안 서로 알고 지냈는데, 진심으로 하는 말이에요. 수해가 착한 아이가 아니라면 제가 인정하겠어요?”구만복은 수해를 칭찬하는 건 임윤호를 꾸짖는 것과 마찬가지였다.임윤호는 분노에 찬 눈빛으로 식탁 아래에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자리를 떠날 핑계를 찾으려 할 때 구만복은 갑자기 입을 열었다.“아람아, 나중에 큰오빠 만나면 대신 말해줘.”“뭔데요? 아빠!”아람은 두 손으로 턱을 괴고 애교를 부리며 말했다.“저번에 제출한 에버그린 캐피털 그룹 인수 계획서를 이미 통과됐어. 언제든 인수 계획을 시작할 수 있어.”임윤호는 벼락 맞은 듯 깜짝 놀랐다.에버그린 캐피털은 로펌의 최대 주주이다.‘구 회장님께서 에버그린을 인수하면 로펌도 장악하는 거잖아. 그렇구나!’임윤호는 이를 악물고 증오로 가득 찬 눈이 붉어졌다. 등줄기에서 식은땀이 흘러 양복을 적셨다.그는 고개를 들어 구만복과 아람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들의 시선은 자신을 해부할 듯 날카로운 것을 느꼈
아람은 화장실에 가서 몸을 씻고 치마를 갈아입은 후 밖으로 나가서 기분 전환하고 술을 깨려고 했다.많은 사람들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발에 묻은 술을 닦아주는 수해를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편해졌다.그는 항상 변함없이 배려해 주었다.하지만 그 깊고 뜨거운 포옹 이후, 더 이상 자신을 향한 수해의 배려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두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우정을 나누며 함께 자랐다.그녀는 수해를 이웃집 오빠로, 부하로만 대했다. 하지만 수해는 그녀를 소꿉친구이자 첫사랑으로 대하고 있다.‘어떻게 할 수가 없네.’아람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다가 갑자기 눈을 들어 멀리서 뻣뻣하게 서 있는 수해의 창백한 얼굴이 보였다.“아가씨.”수해는 다정하게 불렀다.“수해야? 왜 왔어?”아람은 살짝 당황했다.수해는 침을 삼키며 천천히 다가가갔다.“걱정돼서 왔어요.”“수해야…….”“벌써 일주일이 지났는데, 왜 아직도 곁으로 돌아가게 하지 못해요?”수해는 목소리가 작아진 채 그녀를 깊게 바라보았다.“네가 마음을 정리하기를 기다렸어.”아람은 발끝으로 땅을 짚고 빙글빙글 돌며 벽에 기대어 그의 온화하면서도 날카로운 눈빛을 바라보았다.“수해야. 일주일이 지났는데 결정은 했어?”“아가씨…… 제가 많이 좋아해요.”수해는 떨리는 목소리를 고백했다.“저를 미워하고 혐오할 수 있지만, 제 마음을 막을 수는 없어요. 제 마음을 받아주는 것을 바라지도 않았고, 꿈조차 꾸지 못해요…… 하지만 아가씨, 제가 잘못한 것은 아니잖아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게 잘못인가요?”아람은 눈을 부릅떴다.“그냥 좋아하는 것뿐이에요. 그 이상을 바라는 건 주제넘고 무례한 짓이라는 걸 알아요.”수해는 애써 환한 미소를 지었다.“수해야, 넌 잘못하지 않았어. 그냥 내가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 거야.”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씁쓸하게 웃었다.‘좋아하는 사람에게 거절당한 것이 잘못이라면, 신경주를 비참하게 사랑했지만 무자비하게 버림받은 나는 큰 죄를 저질렀겠네?’“내 마음속의 사
그리고 이 순간, 어두운 구석에서 우연히 이 장면을 본 구아린은 눈을 부릅뜨더니 가슴에 칼이 꽂힌 듯 아파났다.수해가 아람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마음속으로 받아들였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오늘 밤, 두 눈으로 직접 목격한 충격은 여전히 영혼을 강타했고, 뜨거운 눈물이 쏟아졌다.구아린은 그들을 방해하고 싶지 않아 두 손으로 떨고 있는 입술을 막고 어둠 속에서 사라졌다.그녀가 수해를 사랑하는 만큼 마음이 아파났다.사랑하는 사람에게 마음에 둔 여성이 있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보다 더 잔인한 일은 세상에 없었다.“참, 오늘 밤은 왜 그런 거야?”아람은 눈썹을 찌푸리며 참지 못하고 수해의 머리를 툭 쳤다.“마피아 게임하는 것도 아닌데, 갑자기 왜 그래? 임윤호는 네 친형이고 부모님도 있는데, 아무 생각 없이 내 편들어주면 어떡해? 네 입장이 있어야 해. 아니면 앞으로 집에 어떻게 있겠어?”수해는 눈을 반짝이며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아가씨의 입장이 바로 제 입장이죠.”“쯧, 역시 내 양오빠네, 양동생을 아낄 줄 알아!”아람은 팔짱을 끼고 눈을 가늘게 뜨며 장난쳤다.“아가씨! 아니에요!”수해는 구 회장님이 가족들 앞에서 한 말을 떠올리더니 당황한 듯 손을 흔들었다.“그, 그건 구 회장님께서 형을 제압하려고 장난치신 거예요! 제가 얼마나 대단하면 그것을 믿겠어요!”“그건 네가 우리 구회장을 잘 몰라서 그래. 구회장은 절대 장난을 치지 않을 거야. 말하면 말하는 대로야. 비록 교활한 심보가 가득하지만, 후배를 이용할 만큼 비겁하지는 않아. 더구나 네 형처럼 돈 만 밝히는 위선자는 구회장님이 손가락 하나로 그를 제압시킬 수 있어. 그냥 두 집안의 사이를 틀어지게 하지 않을 뿐이야.”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그의 어깨를 두드렸다.“됐어, 부담 갖지 마. 양아들이 사생아보다는 낫잖아.”“컥컥…….”수해는 사레에 걸릴 뻔했다.……구아린은 복도 반대편으로 비틀거리며 걸어갔다.오늘 밤 술을 많이 마신 데다가 기분이 안 좋아서 술기운과 눈물 때문에 앞이
“음…… 임수해가 아니잖아요, 놔주세요.”구아린은 남자에게 안겨본 적이 없어 부끄러워 얼굴을 붉히며 임윤호의 품에서 몸부림쳤다.다리에 힘이 들어오지 않았지만 두 손을 그의 가슴에 대고 밀어내려고 했다.“왜요? 수해만 안을 수 있어요? 설마 아가씨가…… 수해를 좋아해요?”임윤호는 어두운 눈빛으로 구아린의 꽃처럼 예쁜 얼굴을 쳐다보았다.땀에 젖은 이마와 붉은 볼은 순수하고 유혹적이었고 괴롭히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했다.구만복은 원래 유전자가 우월했고, 사모님들도 아름답지만, 연예인 출신인 셋째 사모님 초연서의 미모가 가장 눈에 띄었다.그리고 구아린도 어머니의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물려받아서 아기 피부처럼 부드러웠다.임윤호는 평범한 남자이기에 아름다운 여자를 보면 자연스럽게 마음이 설레었다.“아, 아니에요…….”구아린의 얼굴은 부끄러움에 더욱 붉어졌다.“그럼 제가 모셔드리겠습니다.”가느다란 허리를 감싼 손을 풀지 않았다.“아니에요, 임 변호사님. 혼자 갈 수 있어요.”“일어설 수도 없는데, 제가 도와줄게요.”임윤호는 몸을 살짝 기울여 키스할 뻔할 정도로 그녀의 얼굴에 바짝 다가갔다. 구아린이 그의 가슴에 손을 얹지 않았다면 엄청 가까웠을 것이다.“어렸을 때 수해뿐만 아니라 저도 아가씨를 본 적이 있어요. 그러니 편하게 하세요. 임윤호 오빠, 오빠라고 불러도…….”“아가씨!”초조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구아린은 순식간에 정신이 들었다.수해가 제때에 오지 않았다면 임윤호는 나쁜 마음을 먹고 키스를 할 뻔했다.‘매번 일을 망치네, 우리 동생!’임윤호는 신사인 척하며 구아린을 부축해 주더니 차가운 눈빛으로 수해를 바라보았다.“아가씨, 왜 우리 형이랑 같이 있어요?”수해는 떨리는 목소리로 물으며 눈에는 불안함이 가득 찼다.방금 그는 구아린이 임윤호의 품에 안겨 몸이 바짝 다가가는 것을 보았다. 그의 눈에는 마치 임윤호가 키스를 하려는 것 같았고 구아린도 저항하지 않는 것으로 보였다.그러자 가슴이 답답해나며 힘겹게 침을 삼켰다.구아린은
임윤호는 여자를 위해 체면을 깎이는 일은 절대 하지 않는다.임수해와 구아린의 잘 어울리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를 위해 싸웠던 수해의 붉은 눈을 떠올렸다.그는 문득 무언가를 깨닫고 입꼬리를 음흉하게 올렸다.“네가 구 회장님의 양아들이 될 수 있다면 난 왜 사위로 될 수 없겠어?”……수해는 구아린을 침실로 데려와 문을 힘껏 닫았다.“음…… 속, 속이 안 좋아요.”구아린은 소파에 등을 대고 가쁜 숨을 헐떡였다.어렵게 정신을 차렸지만, 뒤치락거려 술기운이 또다시 올라왔다.화가 난 수해는 그녀가 불편해하는 것을 보자 분노가 서서히 사라졌다.“술을 잘 마시지도 못하는데, 왜 그렇게 많이 마셨어요?”그는 한숨을 쉬며 고개를 저으며 테이블 위에 놓인 잔을 들어 물을 따르고, 몸을 숙여 구아린에게 주었다.“아가씨, 일어나서 물 좀 마셔요.”“아니요, 마시기 싫어요…….”구아린은 답답한 듯 몸을 뒤척이며 원망하는 듯한 목소리로 말했다.“나가세요, 쉬고 싶어요…….”“그럼 여기서 자지 마세요. 감기 걸려요.”“신경 쓰지 말고 언니나 챙겨줘요!”구아린은 몸을 움츠리며 화가 난 듯 소리를 질렀다.수해는 깜짝 놀라 가슴이 아팠다.그는 눈썹을 찌푸리더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바로 구아린을 안고 침실로 갔다.“음…… 오빠…… 내, 내려줘요!”구아린의 심장이 심하게 뛰었다.떨리는 다리 사이로 푹신한 슬리퍼가 모두 바닥에 떨어졌고, 부드럽고 귀여운 발이 드러났다.소리를 들은 수해는 무의식 적으로 시선을 옮겼다.구아린의 하얀 발을 보는 순간,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 눈을 감느라 바빴고, 왠지 모르게 목이 마르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수해는 구아린을 침대에 눕히고 이불을 덮어주었다.“푹 쉬세요. 잘 자요.”구아린의 술에 취한 눈은 흐리멍덩했고 정신이 혼란스러웠다. 갑자기 힘이 솟아나 수해의 손을 잡더니 발을 딛지 못해 그녀에게 덮였다.순식간에 가슴이 닿았고 코끝도 닿았다.그리고 그의 입술은 그녀의 따뜻하고 부드러운 입술에 키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