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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1화

아람은 화장실에 가서 몸을 씻고 치마를 갈아입은 후 밖으로 나가서 기분 전환하고 술을 깨려고 했다.

많은 사람들 앞에서 한쪽 무릎을 꿇고 발에 묻은 술을 닦아주는 수해를 생각하니 왠지 모르게 마음이 불편해졌다.

그는 항상 변함없이 배려해 주었다.

하지만 그 깊고 뜨거운 포옹 이후, 더 이상 자신을 향한 수해의 배려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두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우정을 나누며 함께 자랐다.

그녀는 수해를 이웃집 오빠로, 부하로만 대했다. 하지만 수해는 그녀를 소꿉친구이자 첫사랑으로 대하고 있다.

‘어떻게 할 수가 없네.’

아람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다가 갑자기 눈을 들어 멀리서 뻣뻣하게 서 있는 수해의 창백한 얼굴이 보였다.

“아가씨.”

수해는 다정하게 불렀다.

“수해야? 왜 왔어?”

아람은 살짝 당황했다.

수해는 침을 삼키며 천천히 다가가갔다.

“걱정돼서 왔어요.”

“수해야…….”

“벌써 일주일이 지났는데, 왜 아직도 곁으로 돌아가게 하지 못해요?”

수해는 목소리가 작아진 채 그녀를 깊게 바라보았다.

“네가 마음을 정리하기를 기다렸어.”

아람은 발끝으로 땅을 짚고 빙글빙글 돌며 벽에 기대어 그의 온화하면서도 날카로운 눈빛을 바라보았다.

“수해야. 일주일이 지났는데 결정은 했어?”

“아가씨…… 제가 많이 좋아해요.”

수해는 떨리는 목소리를 고백했다.

“저를 미워하고 혐오할 수 있지만, 제 마음을 막을 수는 없어요. 제 마음을 받아주는 것을 바라지도 않았고, 꿈조차 꾸지 못해요…… 하지만 아가씨, 제가 잘못한 것은 아니잖아요. 누군가를 좋아하는 게 잘못인가요?”

아람은 눈을 부릅떴다.

“그냥 좋아하는 것뿐이에요. 그 이상을 바라는 건 주제넘고 무례한 짓이라는 걸 알아요.”

수해는 애써 환한 미소를 지었다.

“수해야, 넌 잘못하지 않았어. 그냥 내가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는 거야.”

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더니 씁쓸하게 웃었다.

‘좋아하는 사람에게 거절당한 것이 잘못이라면, 신경주를 비참하게 사랑했지만 무자비하게 버림받은 나는 큰 죄를 저질렀겠네?’

“내 마음속의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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