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는 뻣뻣하게 입꼬리를 올렸고 눈빛은 슬퍼 보였다.“구아람 곁에 윤유성이 있잖아, 오빠들도 있고, 내가 갈 필요도 없는데 왜 가겠어. 내가 미쳤어?”경주는 가만히 있는데 오히려 한무가 엄청 급해났다.“사장님! 지금 사모님의 마음속에서 호감이 아예 없어요! 미친 짓을 하는 게 유일한 방법이에요! 그렇지 않으면 사모님을 되찾지 못할 거예요!”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경주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한무를 째려보았다.겁에 질린 그는 침에 사레가 들어 기침을 했다.“이미 이혼했어, 한번 헤어진 부부는 다시 맺어지기 어려워. 구아람을 다시 되찾을 생각도 없어.”경주는 가슴이 답답해났고 목소리는 무겁고 쉬어서 세상 모든 고생을 다 한 느낌이었다.“인연이었다면 날 떠나지 않았을 거고, 인연이 아니었다면 쫓아다녀도 소용없어. 구아람을 놓아준 걸 단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어…… 단 한 번도.”……진주는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 것을 참고 관해 정원으로 돌아갔다. 집에 들어서자마자 눈물을 터뜨리더니 서재로 가서 신광구를 끌어안고 울며불며 말했다.“오빠! 경주가 양심이 없어! 효린이가 친동생인데! 도와주기는커녕 면직해버려? 앞으로 효린이가 회사에서 어떻게 고개를 들고 다니겠어? 제 고집만 피우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은 듣지도 않아…… 그저 권력을 잡고 싶어 하잖아, 사장으로 된 후 점점 더 당신을 안중에 두지 않고 있어!”“해직 명력은 내가 내린 거야.”신광구는 짜증이 나서 그녀를 천천히 밀어냈다.“내가 경주를 시켜 효린이를 파면하라고 한 거야.”예전에는 진주의 눈물을 보면 마음이 약해져 아무것도 할 수 없었지만, 지금 그녀가 우는 것을 보면 온몸이 불편하고 혼자 조용히 있고 싶어졌다.그때마다 신광구는 저도 모르게 경주의 어머니가 떠올랐다. 그 뼛속까지 차갑고 고집 센 여자 말이다.그녀는 신광구를 위해 단 한 번도 눈물을 흘린 적이 없었고, 진주처럼 애정이 가득하고 애교를 부린 적도 없었다.지금까지 살면서 제일 아쉬운 건 진정한 의미에서 경주의 어머니를 정복
신씨 가문은 난장판이었다.그러나 구아람은 신나게 해장원 뒤 정원에서 그네 의자에 앉아 햇볕을 쬐고 있었다.이 그네는 평소 그녀 말고는 아무도 타지 않았다.이건 구만복이 아람의 어머니를 위해 직접 만든 것이기 때문이다. 어머니가 한가하면 그 위에 앉아 순진무구한 소녀처럼 맨발로 어슬렁거리거나 아예 엎질러진 채 나른하게 햇볕을 쬐며 잠을 잤었다.구만복은 매번 와서 어머니에게 직접 그네를 밀어주었었다. 햇빛에 비친 예쁜 두 그림자가 겹쳐지고 갈라지다 또 겹쳐진다.혹은 아내의 곁에 앉아 말없이 서로에게 기댄 채 풍경을 감상하기도 했다.그 후 어머니는 돌아가셨다.하지만 구만복은 매일 집사에게 그네를 깨끗이 닦으라고 명령한다.마치 아람의 어머니가 그냥 놀러 나간 것처럼, 지치면 집으로 돌아올 것 같았다.“아가씨, 안나 조 씨가 이미 저희 쪽으로 이적했어요, 연회에 초대해 다시 한번 진심으로 사과드리고 싶다고 하네요.”임수해는 아람에게 그네를 부드럽게 밀어주었다.“아가씨가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해서 저에게 연락했어요. 요 며칠 제 핸드폰이 터지는 줄 알았어요.”“아, 영어 말하기 연습도 할 겸 좋은 기회네.”아람은 사과를 아삭아삭 깨물었다.“또 저를 놀리시네요.”수해는 쓴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꿈틀거리는 붉은 입술을 바라보았다.통통하고 윤기 있고 부드러운 입술은 아람의 손에 있는 사과보다 더 유혹이 컸다.수해는 침을 마구 삼켰다.“예전의 구 사장은 호텔이 더 잘 되기 위해 진심을 굽히고 초대를 받았겠지.”아람은 사과를 씹으며 발끝으로 땅을 툭툭 쳤다.“하지만 난 지금 안나의 롤 모델이야, 난 알렉스잖아. 그 초대를 쉽게 받을 수 없어. 정체를 한 번만 들어내도 충분해. 아니면 신분이 가치가 없게 되잖아.”“그러네요. 전에 안나 조가 아가씨를 무례하게 대하셨는데, 이번에 한 수를 가르쳐 주셔야죠. 미움을 샀으면 대가를 치러야 해요.”“딱히 그런 건 아니야, 그냥 요즘 너무 피곤해서 가기 귀찮아.”아람은 하품을 하였다.“전에 ‘민트’
기락산 국가 삼림공원은 13년 전 구아람과 신경주가 처음 만났던 곳이다.바로 그곳에서 경주가 생명이 위태한 아람을 살려주었다.“오! 범 선생님의 제자예요? 선생님은 팀장을 안 하세요?”아람은 옛 친구의 얘기를 듣자 눈이 반짝거렸다.“네, 선생님께서 다음 달에 은퇴하시거든요. 이번 달에 마지막 순찰을 하고 저랑 업무를 인계하면 고향으로 돌아가실 겁니다.”하 팀장은 한숨을 내쉬었다.“선생님의 주소록에서 백소아 씨의 이름을 봐서 선생님에게 엄청 중요한 사람인 것 같았어요. 선생님께서는 담담하게 떠나고 싶어 해요. 하지만 이번 달에 시간을 내서 선생님을 뵙고 작별 인사를 할 수 있으면 좋겠어요. 선생님이 췌장암을 걸려서, 이번에 헤어지면 또 만날 수 있을지 모르겠어요.”“네? 선생님이…….”아람은 벌떡 일어서더니 심장이 쪼여났다.“검사를 할 때 이미 말기였어요. 아시다시피 췌장암은 빠르게 퍼져요.”하 팀장은 울컥했다.“알겠어요.”안색이 어두워진 아람은 나지막하게 말했다.“시간을 내서 선생님을 뵈러 갈게요.”“백소아 씨, 제가 얘기했다고 하지 마세요. 워낙 자존심이 강해서 약한 모습을 보여주기 싫어해요. 동정을 받기도 싫어하시고. 그러니…….”“알겠어요. 제가 선생님과 만난 지 13년이 지났어요. 성격을 잘 알고 있으니 걱정하지 마세요.”통화가 끝나자 아람은 멍하니 그네에 앉아있었다. 한참 지나니 붉어진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였다.“아가씨, 범 선생님은 누구예요? 왜…… 왜 그러시는데요?”수해는 급히 한쪽 무릎을 꿇고 품에서 하얀 손수건을 꺼내 그녀의 눈물을 가볍게 닦아주었다.“옛 친구야.”아람은 입술을 부들부들 떨더니 마음도 아파났다.“수해야, 성주와 해문에서 권위 있는 소화기내과 의사가 있는지 알아봐 줘, 최선을 다해서 친구를 도와주고 싶어.”“네, 오늘 바로 알아볼게요.”수해는 정색하며 대답했다. 아가씨가 주동적으로 말하지 않는 한 그녀의 사생활을 존중하기에 더 이상 묻지 않았다.전화가 끊긴 지 얼마 안 되어 또 전화 한
“결국 넌 적을 얕잡아 보고 김은주에게 당했잖아! 내가 빨리 대응해 주었기 망정이지. 아니면 지난번 영감 생일 때 네가 한 짓은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미움을 사기엔 충분했어!”“난 아빠가 제일 사랑하는 딸인데, 왜 날 미워하겠어?”신효린은 말이 듣기 불편해 목을 빼고 말대꾸를 했다.팍-진주는 화가 치밀어 손을 들어 뺨을 날렸다.“내가 어렸을 때부터 어떻게 가르쳤어? 말대꾸를 하지 말라고 했지!”맞아서 멍해진 신효린은 얼굴을 감싸고 웅크리고 있었고 눈에는 원망이 가득 찼다.“지금 소희와 같이 놀더니, 또 그 순진한 척하는 계집애에게 쩔쩔매고 있네! 네가 뭘 더 할 수 있겠어? 남자가 아니라서 다행이네, 아니면 큰 가업을 네 손으로 망쳤겠어!”진주는 신씨 부자에게 당한 울화통을 신효린에게 화풀이하고 있었다.“이소희처럼 똑똑하지 않으면 네 동생처럼 얌전하게 있어야지! 다시는 구아람을 추켜 세우지 마! 네 동생이 아프지만 않았다면 자질이 너보다 훨씬 높았을 거야! 선택할 여지가 없어서 그러지, 아니면 내가 너에게 희망을 주었겠어? 쓸모없는 놈!”‘이 말은, 내가 신효정 그 바보만도 못하다는 거야?’신효린은 원망스러워서 이를 악물었지만 감히 반박할 수 없어 치욕적인 눈물을 줄줄 흘렀다.……진주는 울고 있는 신효린을 끌고 살벌하게 이씨 가문의 별장으로 들어갔다.오가는 집사들이 혀를 내두르며 실검에서 이름을 알린 신씨 가문 셋째 아가씨를 이상하게 쳐다보았다.“신씨 가문 셋째 아가씨가 도대체 왜 우는 걸까요? 설마 우리 도련님이…… 괴롭혔나요?”“설마…… 임신하게 했나?”“그럴 리가 없어요! 도련님은 바람둥이지만 여자들이 집에까지 찾아와서 사모님과 아가씨의 생황을 방해하지 못하게 할 거예요!”“더군다나, 도련님은 눈이 높아서……. 셋째 아가씨를 좋아하지 않을 거예요. 밖에서 평판도 안 좋던데.”신효린은 의론하는 소리가 은은히 들려오자 화가 나 콧구멍에서 불이 뿜어져 나올 지경이었다.하지만 하필 이씨 가문의 집사들이어서 욕 한 마디도 할 수
이씨 가문의 가정부들은 숨을 들이쉬더니 놀라서 입을 막았다.‘진주가 신 회장님의 사랑을 믿고 이씨 가문에서 난리 치려는 건가?’동시에 모든 사람들이 깜짝 놀란 이소희와 눈을 부릅 뜬 이씨 사모님을 바라보았다.“딸…… 신 사모님 말씀이 사실이야?”이소희는 급히 억울한 척하며 얼굴을 찌푸리며 변명했다.“엄마, 난 그런 적이 없어! 처음부터 안나 조에게 가짜 주얼리를 선물하여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아이디어는 효린 언니가 생각한 거야!”이 계집애가 대놓고 사실을 왜곡하는 것을 보자 신효린은 화가 치밀어 올라 눈을 부릅뜨고 그녀를 째려보았다.“이소희! 함부로 말하지 마! 네가 안나 조를 끌어들여 구아람을 완전히 망쳐버리겠다고 했잖아, 그래서 알렉스 주얼리를 모조하자는 아이디어를 냈어!”“구…… 아람? 구씨 가문의 아가씨? 그 사람과 무슨 관련이 있어?”이씨 사모님은 의아한 듯 눈을 부릅뜨고 물었다.“전…….”말문이 막힌 이소희는 이미에 땀이 맺혔다.‘이 생각이 없는 신효린이 구아람까지 말해? 싸우려고 마음먹었네!’“신 사모님, 여기가 어디라고 소리를 지르는 겁니까?”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신효린은 가슴이 칼에 찔린 듯 움찔했다.안색이 어두운 이유희가 입꼬리를 올리고 냉소하며 문밖에서 성큼성큼 걸어들어오고 있었다.“창피한 줄 모르는 건 상관없는데, 우리 이씨 가문의 품격까지 깎아내리지 마시죠.”“도련님!”집사와 가정부들은 일제히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오빠!”이소희는 구세주를 만난 듯 눈물을 글썽이며 불쌍한 척했다.‘오빠가 예전부터 신효린을 싫어했고 어렸을 때부터 날 예뻐했으니 무작정 날 지켜줄 거야!’“이 도련님! 경주와 친형제처럼 정이 두텁고 두 가문도 친분이 있는데, 어떻게 어른인 저에게 이렇게 무례할 수 있어요?”진주는 화가 나서 혀를 내둘렀다.“저와 경주가 사이좋은 건 저희들 일인데, 사모님과 무슨 관계가 있나요? 경주를 낳고 키운 사람도 아닌데.”유희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웃었다.“평소엔 경주에게 잘해주지도 않으면
“네가 전에 Y 국에서 유학했었잖아, 너만이 이런 인맥과 조건이 있어! 그래도 모른 척하면 타일러라는 남자를 데려올게, 우리 직접 맞서서 얘기해!”“맞서서 얘기하자고?”이소희는 눈을 부릅뜨고 이를 악물며 대꾸했다.“이런 말을 할 수 있다는 건 이미 준비를 해놓았다는 거야, 그 남자를 이미 매수했을 수도 있잖아, 데려와서 날 모함하려는 거야!”일은 마치 라숑몽 효과에 빠진 듯, 두 사람은 격렬하게 싸우고 있었다.“이소희 씨, 일거양득의 계략을 참 잘 썼네요!”진주는 계속 싸워도 소용없다는 것을 알고 아예 아람에게 책임을 덮어씌웠다.“우리 딸을 구아람을 상대하는 무기로 삼고, 우리와 KS 호텔의 경쟁 관계를 이용하여 구아람을 덫에 걸리게 하려고 했잖아. 계획이 성공하면 네 뜻대로 되고 실패해도 넌 상관없지, 아예 효린이에게 책임을 돌리면 되니까! 하하…… 구아람 씨가 알렉스라서 다행이네, 남을 이용하여 사람을 해치는 음모가 하마터면 성공할 뻔했잖아!”이소희는 안절부절못하여 얼굴까지 붉어졌다.“사모님! 어른이셔서 예의를 차렸는데…… 어떻게 중상모략할 수 있어요?”“소희야, 구아람 씨를 모함한 사람이…… 정말 너야?”이씨 사모님은 대경실색했다.원래부터 몸이 안 좋았는데, 충격까지 받아 급히 계단 손잡이를 잡고서야 겨우 서 있을 수 있었다.“엄마! 오빠! 내가 구아람과 원한도 없는데, 왜 건드리겠어!”이소희는 갈팡질팡하며 어릴 때 유희에게 떼를 쓰는 것처럼 발을 굴렀다.예전에 이러면 그는 이소희를 어떻게 할 수가 없었다.아무리 큰 잘못을 했더라도, 한바탕 소란을 피우면 이유희는 결국 달래주며 대충대충 끝낼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가 이소희를 뚫어지게 쳐다보는 눈빛은 그녀를 소름 돋게 하고 허탈하게 했다.“원한이 없다고? 원한이 얼마나 큰데!”신효린은 아예 이소희의 더러운 속마음까지 다 털어놓았다.“네가 우리 둘째 오빠를 좋아하잖아, 그래서 구아람이 전처라고 질투했고! 오빠가 구아람에게 잘해주고 널 무시하니 온갖 방법으로 구아람을
신효린은 귀에 이명이 들려오더니 벼락에 맞은 듯 그 자리에 굳어 있었다.“엄마…… 살려줘! 엄마!”딸이 경찰에 붙잡혀 밖으로 끌려나가자 진주도 재벌 부인의 체면을 버리고 경찰 집행을 막았다.“우리 딸이 억울하게 모함을 당한 거예요! 경찰들이 일 처리를 어떻게 하는 겁니까? 죄 없는 사람을 마음대로 잡아가도 되는 거예요? 효린아!”이유희는 차가운 눈빛으로 관종 모녀를 바라보며 더 이상 귀를 더럽히고 싶지 않아 경찰들이 빨리 움직였으면 했다.“사모님, 손을 떼지 않으면 업무방해죄로 고소할 거예요!”진주에 대한 경찰의 태도는 냉혹했다.“형사님! 우리 딸은 모함당한 거예요! 이씨 가문의 둘째 아가씨 이소희에게 당한 거예요!”진주는 놀라고 화나서 사납게 이소희를 째려보았다.“저, 저랑 무슨 상관있어요? 제가 목걸이를 위조해도 권리침해로 배상하면 그만이에요. 하지만 상업 비밀 누설 따위는 참견한 적이 없거든요! 딸이 주제넘게 구아람과 싸우려 하니, 스스로 자초한 거죠!”말을 마치자 이소희는 움찔하더니 급히 입을 막았다.‘망했네, 망했어, 신효린과 선을 끊으려다가 목걸이 위조한 일을 털어버렸네!’순간, 안절부절못했고 아픈 시선이 그녀의 가슴을 찌르는 것 같았다.이소희가 천천히 고개를 돌려보니 유희의 만감이 교차한 눈빛과 마주쳤다. 그 눈에는 분노, 경악, 한심, 그리고 실망이 가득했다.“도련님이 생각한 것처럼 동생이 착하고 단순한 건 아니에요! 심보가 못되어 속이 시커멓거든요, 저 뿐만 아니라 도련님까지 속고 있어요!”신효린의 처녀귀신과 같은 처량한 울부짖음이 이씨 가문의 마당에 울려 퍼졌다.“이소희! 감히 날 이용해? 날 방패막으로 써? 딱 기다려!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소희야! 빨리, 엄마 곁으로 와.”이씨 사모님은 진주 모녀에 놀라 황급히 이소희를 불렀다.“엄마!”이소희는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고 어머니에게 달려가려다가 유희에게 팔목을 잡혔다.“오, 오빠…….”그녀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소희야, 왜 그랬어? 그냥
“아무리 잘해줘도 구아람의 마음속에는 오빠가 없어, 계속 아부 떨어도 아무것도 가지지 못할 거야!”“이소희!”화난 이유희는 눈시울을 붉혔고, 이름만 불렀는데도 그녀는 겁에 질려 어머니의 품으로 숨었다.“어떤 상황에서도, 구아람이 네 새언니로 되지 못하라도, 막연하게 모욕하고 상처를 줄 일은 없어야 해. 나는 구아람의 성품을 믿어. 비록 성질이 좋지 않고, 마음이 약하지 않으며 원한을 갚아야 하는 성향이긴 하지만, 구아람은 결코 누군가를 먼저 공격하거나 다치게 하지 않을 거야. 정말 네가 말한 대로라면, 그건 네가 구아람에게 적대감을 품고 먼저 시비를 걸었을 가능성이 커!”이소희는 화가 나서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그리고, 신경주에 대한 마음을 접어. 신경주는 구아람을 좋아해, 눈이 멀지 않은 한, 딱 봐도 알 수 있잖아. 신경주 빼고.”유희는 피식 웃었다.그들은 역시 베프였다. 눈이 멀었다고 욕하는 것도 돌려서 말했다.이소희는 얼굴이 돼지 간처럼 붉어졌고, 욕설이 이미 목구멍까지 올라왔다.“내일 나랑 구아람을 만나러 가자. 네가 직접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유희는 냉정하게 말하고는 돌아섰다.“이유희! 미쳤어? 내가 왜 구아람에게 사과해야 하는데! 안 할 거야!”이소희는 히스테릭하게 울부짖었다.“사과 안 하면 오늘 밤 널 Y 국으로 보내버릴 거야, 내 명령 없이 성주에 올 생각도 하지 마.”유희의 단호한 태도에 이씨 사모님도 깜짝 놀랐다.아들이 밖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확실히 들은 적은 있지만, 유일한 동생에게 단 한 번도 냉혹하고 몰인정하게 대한 적이 없었다.‘신경주의 전처인 구아람 때문에 이러는 거야?’“오빠…… 오빠, 이리 와!”이소희의 눈에 눈물이 가득 찼고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늘 그녀를 예뻐해 주는 유희는 돌아보지도 않았다.……새벽, ACE 클럽.유희는 답답한 마음에 홀로 룸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신효린이 이소희를 고발한 말을 떠올리면 가슴이 아파났고 독한 술이 몸에서 타오르는 것 같았다.이때
윤민주는 유성의 말에 자극을 받았다. 역시 술 취한 상태로 밤새 해문으로 달려갔다. 오늘 밤 구만복이 집에 있었다. 기 비서는 구만복에게 약을 먹이고 유민지는 곁에서 혈압을 재주었다. 구만복은 지난 며칠 동안 아람에게 너무 화가 나서 혈압이 올랐다. 하지만 당당한 KS 재단 회장님이고 비즈니스 거물이 아람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이제 며칠이 지났다. 구만복은 화가 났던 기분이 점차 가라앉아 그저 아람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구만복은 항상 구윤에게 아람의 소식을 캐물었지만, 형제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구윤과 신우는 잘 알고 있다. 구만복이 무어니 해도 모두 아람을 너무 사랑하여 그런 것이다. 지나치게 격렬한 반응과 행동은 아람이 너무 걱정되어 그러는 것이다. 그래서 구만복이 아람을 생각하고 걱정하게 하면 경주에 대한 원망은 조금이나마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다.“만복아, 장난이 아니라, 정말 이제 몸을 잘 관리해야 해.”유민지는 혈압계를 치우면서 눈썹을 찌푸렸다.“죽는다는 얘기를 매일 입에 달고 살아도 난 너를 잘 알아. 넌 누구보다 오래 살기를 바라고 있어. 누구보다도 자식들이 행복하길 바라고 있어.”“자식들이 결혼하여 가족이 생기며 4대가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해. 하지만 지금처럼 계속 건강을 챙기지 않는다면 그런 말을 보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구만복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삐딱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은 마치 어른에게 혼나는 남자 아이 같았다. 기 비서는 곁에서 씁쓸하게 웃었다. 집에 있는 여자들 중 구만복은 유독 유민지의 말만 들을 수 있다. 그건 아마 카리스마에 제압당하여 그럴 것이다.“몸은 날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어. 이게 다 아람이 그 계집애 덕분이야! 내가 화가 나서 죽으면 아람은 속 시원해하겠지! 신경주 그 자식과 맨날 붙어있고 아이를 막 낳겠어.”화가 나서 막말했다. 구만복은 순간 가슴이 내려앉으며 말문이 막혔다. 조용한 서재는 슬픔으로 가득 찼다.“만복아, 이런 말은 절대 아람이 앞에서 하지 마
구진의 손에는 상세하고 믿을 만한 증거가 있었다. 그래서 주성택이 검찰청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다시 나올 수 없었다. 윤민주는 평소 싸가지없고 오만하여 지금 이 순간 도와주는 사람이 없고 모두 피했다. 윤민주는 윤정용과 윤성우의 말대로 전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죄하고, 윤씨 그룹에게 이용당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렇게 창피한 일을 왜 딸을 시키는 거야! 난 친딸인데, 남자들은 중요한 시기에 나를 내세우고 모두 내 뒤에 숨어 있어? 이게 인간이야?’기자회견은 내일모레이다. 요즘 윤민주는 하루가 일 년 같다고 느낀다. 거식증, 불면증이 오며 화도 많고 매 순간 고통스러웠다. 오후 내내 윤민주는 와인 창고에서 술을 마셨다. 수년간 힘들게 만든 성과들이 무너진다는 것을 생각하자 사람이 없는 와인 창고에서 대성통곡했다.“여기서 우는 대신 왜 일이 이렇게 됐는지 좀 더 생각해 보는 건 어때?”윤민주는 순간 울음을 멈추었다. 유성이 놀리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윤민주를 향해 다가왔다.“왜, 왜지?”“그래, 도대체 왜일까?”유성은 여유롭게 윤민지의 맞은편에 앉아 와인잔을 내려놓고 와인 한 잔을 들이켰다.“넌 항상 주 의원님을 잘 지켜주었어. 주 의원님은 그동안 은밀하고 횡령하고 수뢰하며 다른 사람이 보내준 미녀를 즐기면서 보내왔어. 하지만 한 번도 들킨 적이 없고 늘 무사히 살아왔어. 왜 갑자기 모든 것이 폭로되었을까? 왜 하필 지금일까?”“그래, 왜일까?”윤민주는 술에 취해서 머리가 어질어질하여 아무 생각도 없었다.“요즘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어?”이 말이 윤민주를 깨닫게 했다. “구, 구씨 가문이야? 구씨 가문이 날 건드린 거야?”“아주 멍청한 건 아니네.”유성은 기분 좋게 술을 들이마셨다. “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막 놀아도 구씨 가문은 주씨 가문과 아무런 원한도 없어. 왜 굳이 주 의원님을 건드리겠어? 분명히 그들은 처음부터 주 의원님이 목표가 아니었어.”“구씨 가문의 목표가 나였어?”윤민주는 얼굴에는 공포가
“잘했어.”아람은 경주의 볼에 뽀뽀를 크게 해주었다. 보상을 받은 경주는 만족스러운 듯 눈을 가늘게 떴다.“한 가지 더 있어. 윤씨 가문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어? 그래?”아람은 순간 정신을 차렸다. “지난 연회장에서 일어난 일을 해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어.”“해명? 풋, 그냥 관계를 끊으려는 거 아니야?”아람은 가볍게 웃으며 경주의 가슴에 하트를 그렸다. “주성택이 무너졌어. 윤씨 그룹이 애써 키운 도구가 망가졌을 뿐만 아니라, 고위 임원들이 그들을 괴롭힐까 봐 두려워하고 있어.”경주의 눈빛에는 약간의 냉기가 감돌았다.“성의를 표시하기 위해서라도 윤씨 가문은 반드시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기자회견을 열어야 할 거야. 아마 요즘 진행할 것 같아.”“흥, 부패한 주성택을 용서할 수 없지만, 일이 터지니 바로 관계를 끊어버리는 윤씨 가문도 참 짜증이 나네.”“걱정 마, 아람아. 내가 말했잖아. 아린을 위해 복수해 줄 거라고.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야. 너와 네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상처를 주면 천배 만배로 갚게 할 거야.”경주는 사납게 이를 악물더니 미세한 소리가 들렸다. 아람은 경주의 힘찬 심장 박동 소리를 들으며 행복한 미소를 들었다. 경주를 사랑하는 또 다른 이유가 바로 강직하고 권력에 영합할 줄 모르며 겁이 없는 정의감이다. 그들의 세계관은 같았고 모두 정의감이 넘치고 동정심이 있는 사람이다. 경주는 아람의 부드러운 손을 만지자 마비된 새끼손가락이 만져졌다. 순간 가슴이 터질 듯한 통증으로 가득 채워졌고 살짝 울컥했다.“아람아, 새끼손가락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나한테 얘기해 줄 수 있어?”“괜찮아. 어렸을 때 나무에 올라갔다가 실수로 다쳤어. 별거 아니야.”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웃으려고 노력했다.“새끼손가락일 뿐이야. 생활과 일에 지장이 없어. 나도 이미 어른이야. 내 곁에서 계속 이것저것 걱정하지 말고 긴장 풀어. 아직 시간이 많잖아. 네가 계속 이렇게 긴장하면 나야말로 심장병에 걸리겠
달빛은 부드러웠고 방 안에는 은은한 향기가 가득했다. 경주의 좁은 허리에 복근은 팽팽했다. 눈에는 굵고 뜨거운 욕망이 굴러갔다. 위아래로 몸 위에 앉은 아람을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그 다정함은 이 조용한 밤을 산산조각 낼 만큼 강렬했다. 경주는 자신이 극도로 사랑하는 아람과 한 몸이 되어 떨어지기 싫어했다.“음, 해본 적이 없어. 잘 못 해도 실망하지 마.”아람의 고양이처럼 작은 손이 경주의 물결치는 가슴 사이를 누르며 부끄러움에 입술을 오물거렸다. 경주는 두 손으로 아람의 가늘고 부드러운 종아리를 잡았다. 감히 과도한 흥분을 드러내지 못하여 참느라 아람의 종아리를 빨갛게 달아오르게 했다.경주는 생각지도 못했다. 아람이 말한 보상은 자세를 바꾸는 것이었다. 비록 많은 사랑을 나누었지만, 매번 경주가 주동적으로 했다. 몸의 모든 힘을 사용하여 아람에게 완벽한 밤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항상 경주가 주동적으로 하며 아람은 즐기기만 했다. 이번에는 반대였다. 그러자 경주는 더욱더 흥분하고 기분이 좋았다.“이, 이게 맞아?”아람은 얼굴을 붉히며 부드럽게 물었다. 경주의 숨소리가 가라앉았다. 하지만 허리 근육의 떨림과 정열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 반응으로 이미 답을 해주었다.“아람아, 무리하지 않아도 돼.”경주의 목소리는 나지막하고 허스키하게 들렸다. 아람은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들었다.“평소와 다르게 바뀐 게 싫어?”“좋아, 그냥, 네가 힘들까 봐 그래.”아람은 목이 막히고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바보.”아람은 몸을 숙여 검지로 경주의 아름다운 얇은 입술에 대해 부드럽고 만졌다.“이 점에서 우린 비슷해. 내가 못하면 바로 말해주고 가르쳐줘.”...온밤 사랑을 나누자 아람은 목숨이 끊길 것 같았다. ‘너무 힘드네. 그냥 누워 있는 게 제일 편해!’점점 아람은 졸려서 눈을 뜰 수 없었다. 경주는 아람을 후에 계속 매달렸으며 아람의 몸까지 닦아주었다.‘무슨 기계야? 정말 힘도 좋고 혈기가 왕성하네.’다음날. 아람은 해가 중천에 뜰
윤정용은 눈썹을 찌푸리며 화가 나서 머리가 아팠다.“누가 이렇게 상세한 증거를 수집했지? 그 증거를 공개하기 위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누구지? 도대체 누가 이렇게 대단해?”“누구겠어요, 송씨 가문 사람이겠죠! 주성택은 송 시장의 라이벌이잖아요. 선거가 다가오니 죽도록 라이벌을 망가뜨리겠죠!”윤진수는 화를 내며 중얼거렸다.“아니, 송씨 가문 아니에요.”윤성우는 단호하게 말했다.“제가 알기로는 송씨 가문은 이런 짓을 할 능력이 없어요. 설사 증거가 있다고 해도 오늘 같은 중요한 연회에서 폭로하지 않았을 거예요.”“그러면 송씨 가문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거예요. 오히려 위에서 책임을 물을 수도 있어요.”순간 윤성우는 깨달은 듯 이를 악물었다.“이런 교묘하고 무자비한 수단이 왜 구아람의 수법과 비슷한 것 같지?”“구아람? 정말 그 계집애야?”윤정용은 깜짝 놀랐다.“형, 증거 있어요?”유성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설마 지난번 구씨 가문에서 윤진수의 일 때문에 아람과 싸운 거로 지금 여자아이에게 누명을 씌우는 거예요? 당당한 그룹 사장이 그것밖에 안 되요?”“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건 절대 근거가 없는 게 아니야. 지난번 진수의 일 때문에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과의 감정이 틀어졌어. 당시 구아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못 들었어? 그 계집애는 반드시 복수하는 성격이야. 우리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잖아. 봐, 그게 지금이야.”윤성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유성을 훑어보았다.“유성아,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구씨 가문의 사위가 되는 꿈을 꾸고 있지는 않겠지? 왜 그렇게 못났어? 지금 구씨 가문이 우리 머리 위로 기어올랐어.”“사람들을 데리고 주성택을 잡으러 온 사람이 구아람의 둘째 오빠 구진이야. 모든 것이 폭로된 순간 구진이 검찰을 데리고 왔어. 이게 우연이겠어?”유성은 순간 말문이 막혀 화가 나서 주먹을 쥐었다.“구아람이 손을 댄다고 해도 왜 주성택을 건드려?”이 말을 한 순간 윤진수는
“강철처럼 단단한 내 자제력이 네 앞에서 버려진 갑옷처럼 견딜 수 없어.”아람의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 따뜻한 숨결이 경주의 귓가에 맴돌며 부드럽고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내 남자가 너무 멋있어, 오늘 밤, 보답해줄게.”...성주에게 매우 중요했던 세미나가 놀랍고도 황당한 희극으로 끝났다. 주성택의 조잡한 공직 경력이 공개되면서 사회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고 매우 나쁜 영향을 미쳤다. 심지어 대통령도 놀란 나머지 주씨 가문과 주성택과 사적으로 거래한 모든 임원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공직자 모두가 위험에 처하여 모두 주성택을 원망했다.윤씨 가문도 영향을 받았다. 명성이 훼손되고 체면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고위층의 감시까지 받게 되었다. 윤정용이 집으로 도망을 칠 때 SNS를 보았다. 잃어버린 왼쪽 신발이 인터넷에 게시되며 웃음거리가 된 것을 보고 화가 나서 핸드폰을 버리고 리무진의 앞 유리까지 부수었다.겨우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윤정용은 잠이 안 와 모든 사람들을 거실에 불러 회의를 진행했다. 윤진수은 여전히 술에 취해 있었다. 고개를 흔들며 욕설을 퍼부으며 들어오자 윤정용에게 뺨을 맞았다. 유성은 담담하게 소파에 앉아 턱을 괴고 장난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불구경을 했다.“성택 문제는 누군가 귀에서 고의적으로 한 짓 같아. 도대체 누구야, 누가 감히 우리 윤씨 그룹을 건드려?”윤정용이 화를 내며 비싼 테이블을 부수었다. 수십 년 동안 위엄을 떨쳤던 윤정용은 이렇게 초라한 꼴을 당한 적이 없다. 체면도 잃었고 신발까지 잃었다. 윤정용의 성질로 사람을 몇 명 죽이지 않고는 분노를 진정시키기가 어려울 것이다.“아버지, 주성택이 체포되어 우리 윤씨 그룹에도 큰 영향을 미쳤어요.”윤성우는 생각을 하며 침울한 눈빛으로 말했다.“시급한 문제이니 바로 주성택과 모든 관계를 끊어야 해요. 이전에 주성택의 지위를 이용해 윤씨 그룹은 혜택을 얻었다는 증거도 가능한 빨리 없애야 해요. 대통령까지 알고 계셔요. 이러다가
주성택은 검찰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고 큰 곤경에 처했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그러자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모든 소셜 플랫폼, 뉴스 헤드라인은 동시에 주성택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으로 바뀌었다. 반응이 빠른 기자들은 윤정용을 향해 달려갔다.“윤 회장님, 사위가 체포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한 모든 일을 알고 있어요?”“주 의원님이 재임 동안 당신과 상호 이익을 얻었어요? 지위를 이용해 윤씨 그룹에 몰래 혜택을 준 건가요?”윤정용은 원망스러워 이를 악물며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윤성우가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 하이에나 같은 경찰들이 들이닥치잖아. 심지어 앞장서는 사람이 구씨 가문 둘째 아들 구진이야!’같은 위풍당당한 재벌인데, 구만복의 아들 구진은 당당하게 체포하러 왔고, 체포당한 사람은 자신의 사위 주성택이다. 그러자 윤정용은 체면이 떨어졌다고 느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여기에 있지 말았어야 했어. 혼란 속에서 빠져나가야 했어. 정말 큰 실수야!’“아버지, 빨리 가요.”윤성우가 서둘러 다가오며 윤정용을 부축하고 밖으로 나갔다. 기자들은 끈질기게 따라갔다. 윤정용은 윤성우의 경호 아래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결과 윤정용의 신발이 벗겨지고 말았다.“아, 내 신발!”윤정용은 어색하게 왼발을 들어 올렸다.“아버지, 이럴 때 무슨 신발을 찾아요! 빨리 가요!”윤성우는 이마에 식은땀이 날 정도로 급해하며 윤정용을 밖으로 끌어냈다. 그러자 윤정용은 맨발로 비참하게 연회장을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봐, 왜 신발이 바닥에 떨어져 있어?”“이게 윤정용의 신발이야? 너무 당황하며 도망쳐서 신발까지 잃어버렸어? 하하하!”기자들은 신발 사진을 찍으며 박장대소를 했다....주성택은 검찰에에 의해 연회장 밖으로 끌려 나올 때 겁에 질려서 두 다리가 소아마비에 걸린 사람처럼 질질 끌렸다. 길 건너편에서는 아람과
“앞으로 필요한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신 사장님!”주 비서는 경주야말로 자신의 주인인 것처럼 극도로 공손했다. 차 안의 온도는 서서히 높아졌다. 입술이 부딪치며 서로 얽혔다. 경주는 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입술을 떠나기를 아쉬워했다. 촉촉한 입술은 입꼬리를 올리며 만족감을 느꼈다.이 만족감이 주 비서에게 주는 대답인지 아람의 열정적인 반응에 대답하는지 모른다. 통화가 끝났을 때 아람의 이마에는 이미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왜 이렇게 인맥이 넓어? 어디든지 끼어들 수 있네. 송 시장님 곁에도 네 사람이 있어?”아람은 경주의 품에서 가볍게 숨을 헐떡였다. 눈빛이 부드럽고 애교가 들어있었다.“관직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여우야. 야망이 크고 욕심도 커. 특히 비서관 같은 직책에 있는 사람들은 고위 임원들 곁에 있는 제일 알기 어려운 사람이야. 네가 어떻게 매수했어?”경주는 아람의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눈썹을 치켜올렸다.“매수하는 건 네 남자 내가 돈이 많고 능력이 좋아서 그런 거야.”“칫, 뻔뻔하네.”아람은 손끝으로 경주의 뺨을 찔렀다.“주 비서는 송 시장님을 오랫동안 모셔 왔어. 하지만 내가 알기로 송 시장님은 성질이 사납고 부하들에게 매우 못되게 굴어. 송 시장님 밑에서 일하는 건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조심해야 해.”“게다가 수년 동안 주 비서는 수많은 일을 처리해 주었어. 분명 좋은 승진 기회가 많았는데, 송 시장님은 일부러 주 비서를 억압했어. 만약에 너라면 이런 여전히 이런 상사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어?”아람은 순간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관직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비즈니스로 전직하고 싶었던 거네. 그리고 네가 혜택을 준다는 것을 약속했지. 예를 들어 일을 도와주면 넌 신씨 그룹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거야? 맞아?”경주의 눈빛에서는 사랑이 가득 담겼고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아람아, 넌 정말 너무 예리하고 똑똑해.”“이 주 비서를 잘 키워 봐. 머리가 좋아. 양
구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저희는 명령을 받고 왔어요. 검찰이 주성택 의원님을 체포하여 조사하도록 허가했어요. 업무를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저희 측에서는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어요. 그저 관계자 외 진입 금지라는 것만 알아요. 절대 들어올 수 없어요!”경호원의 태도는 점점 강력했다. 구진은 비아냥거리며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바라보았다.“당신들 이미 법을 어긴 것을 알고 있어요?”경호원이 든든한 백이 있어 구진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허, 옷차림을 보니 연회장의 정식 경호원은 아닌 것 같네. 우리가 들어가서 사람을 체포하는 게 그렇게 두렵다면, 한가지 가능성만 있어요. 윤씨 그룹 사람이죠?”구진은 차갑게 웃었다. 경호원들은 깜짝 놀라며 당황한다. 그들을 막으러 오기 전에 윤성우는 경호원에게 명령했다. 상대방이 아무리 협박해도 윤씨 그룹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말라고 했다. 그저 시간만 끌어 윤씨 가문에게 움직일 시간을 벌어주면 되었다. 만약 주성택이 검찰에 잡혀가면 절대 판을 뒤집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경호원들은 고집을 부리며 부정할 수밖에 없었다.“아니요, 우린 윤씨 그룹의 사람이 아니에요. 송 시장님께서 현장 질서를 유지하라고 명령을 내렸어요.”“그래요? 송 시장님 사람이에요? 왜 난 한 명도 본 적이 없죠?”발소리와 함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사람들은 뒤돌아보았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송 시장 옆에 있는 비서실장이다. 뒤를 따른 사람도 모두 송씨 가문의 사람이다. 윤씨 그룹의 경호원들은 어쩔 줄 몰라 제 자리에서 안절부절못했다.“이 사람들이 정말 겁도 없네. 송 시장님의 코 앞에서 송씨 가문의 사람인 척해? 감히 우리 송 시장님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해?”비서관은 엄숙하게 말했지만 구진에게는 웃으며 공손하게 말했다.“구 검사님, 체포 영장을 더 발부받아야 할 것 같네요. 누구의 명령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모두 체포해서 자세히 심문하면 좋겠네요. 우리 송 사장님의 누명을 벗어야 할 것 같네요.”구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