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잘해줘도 구아람의 마음속에는 오빠가 없어, 계속 아부 떨어도 아무것도 가지지 못할 거야!”“이소희!”화난 이유희는 눈시울을 붉혔고, 이름만 불렀는데도 그녀는 겁에 질려 어머니의 품으로 숨었다.“어떤 상황에서도, 구아람이 네 새언니로 되지 못하라도, 막연하게 모욕하고 상처를 줄 일은 없어야 해. 나는 구아람의 성품을 믿어. 비록 성질이 좋지 않고, 마음이 약하지 않으며 원한을 갚아야 하는 성향이긴 하지만, 구아람은 결코 누군가를 먼저 공격하거나 다치게 하지 않을 거야. 정말 네가 말한 대로라면, 그건 네가 구아람에게 적대감을 품고 먼저 시비를 걸었을 가능성이 커!”이소희는 화가 나서 피를 토할 지경이었다.“그리고, 신경주에 대한 마음을 접어. 신경주는 구아람을 좋아해, 눈이 멀지 않은 한, 딱 봐도 알 수 있잖아. 신경주 빼고.”유희는 피식 웃었다.그들은 역시 베프였다. 눈이 멀었다고 욕하는 것도 돌려서 말했다.이소희는 얼굴이 돼지 간처럼 붉어졌고, 욕설이 이미 목구멍까지 올라왔다.“내일 나랑 구아람을 만나러 가자. 네가 직접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유희는 냉정하게 말하고는 돌아섰다.“이유희! 미쳤어? 내가 왜 구아람에게 사과해야 하는데! 안 할 거야!”이소희는 히스테릭하게 울부짖었다.“사과 안 하면 오늘 밤 널 Y 국으로 보내버릴 거야, 내 명령 없이 성주에 올 생각도 하지 마.”유희의 단호한 태도에 이씨 사모님도 깜짝 놀랐다.아들이 밖에서 무슨 일을 하는지 확실히 들은 적은 있지만, 유일한 동생에게 단 한 번도 냉혹하고 몰인정하게 대한 적이 없었다.‘신경주의 전처인 구아람 때문에 이러는 거야?’“오빠…… 오빠, 이리 와!”이소희의 눈에 눈물이 가득 찼고 목이 터져라 소리를 질렀다.하지만 늘 그녀를 예뻐해 주는 유희는 돌아보지도 않았다.……새벽, ACE 클럽.유희는 답답한 마음에 홀로 룸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신효린이 이소희를 고발한 말을 떠올리면 가슴이 아파났고 독한 술이 몸에서 타오르는 것 같았다.이때
하필이면 폭언을 퍼붓은 사람이 피로 연결된 혈육이자 가장 사랑하는 동생이었다. 아무리 화가 나도 어쩔 수 없었고, 심지어 차마 이소희가 벌받는 것을 볼 수 없었다.이런 갈등이 이유희를 울먹거리게 했다.“갱년기야? 왜 계속 화내는 거야.”신경주는 갸름한 손가락으로 담뱃재를 털더니 안색이 어두워졌다.“이상하네, 도대체 왜 그래?”유희는 한숨을 깊이 내쉬었다.“신효린이 안나 조에게 준 목걸이 모조품은 소희가 사람 찾아 만든 거야.”경주는 약간 움찔하더니 말을 하지 않았다.“왜 놀라지도 않아?”“대충 짐작했었어.”이 말을 들은 유희는 마음이 더욱 괴로웠다.“경주야, 우리 동생이…….”“얘기가 나왔으니, 하나 더 알려줄게.”경주는 눈을 내리깔았다. 내뱉은 담배 연기 속에서 싸늘함이 느껴졌다.“지난번 바자회에서 기자를 찾아 구아람을 집중 공격한 사람도 네 동생이야.”유희는 한 방 맞은 것처럼 놀라서 눈을 부릅 떴고 늪에 빠진 것처럼 가슴도 내려앉았다.한참 지난 후에야 창백한 입술을 부들부들 떨며 말을 내뱉었다.“경주야, 미안해.”“사과해야 할 사람이 네가 아니라 네 동생이야, 사과를 받아야 할 사람도 내 전처이고.”전처라는 말을 내뱉자 스스로 가슴에 칼을 꼿은 것처럼 아파났다.“소희는 스물두 살이야, 나이가 어려서 철없다는 핑계를 대는 건 너무 한다는 것도 알아…….”유희는 씁쓸하게 침을 삼켰다.“너도 소희를 어렸을 때부터 봐왔잖아. 무지막지하고 제멋대로여서 때론 결과를 따지지도 않고 막 나갈 때도 있어…… 하지만 마음씨가 나쁜 건 아니야, 그냥 신효린에게 잠시 나쁜 물이 들었어. 오빠로서 평소 눈감아 주고 잘 가르치지 못한 내 잘못도 있어.”경주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그래서, 동생이 저지른 잘못은 어떻게 해결할 거야? 구아람을 어떻게 보상해 줄 건데?”유희는 숨이 막혔다.이 남자는 늘 이런 식이었다. 마치 포청천의 호두찰처럼 가차없고 옳고 그름이 분명했다.이소희가 그의 동생일지라도, 주변 사람들에게
구아람은 집에서 3일째 편히 쉬고 있었다. 매일 돼지우리에서 꽥꽥거리며 먹이를 기다리는 새끼 돼지처럼 먹고 자고만 했다.세 명의 새엄마들은 그녀를 극진히 보살폈다. 초연서는 진수성찬을 직접 먹여주기도 했다.3일 후 몸무게를 재보니, 무려 3근이나 졌다.“또 먹으면 난 돼지야!”아람은 답답해서 머리를 쳐들고 울부짖었다.“알았어, 이것까지 먹어!”초연서와 강소연은 달래주면서 억지로 아람을 식당으로 끌고 갔다.구만복과 구윤은 외지에 중요한 행사를 참석하러 가서, 오늘 점심은 세 사모님과 같이 먹게 되었다.“아가씨! 좋은 소식이 있어요!”임수해는 부랴부랴 들어오면서 상쾌하게 웃었다.“신효린은 상업 범죄 혐의로 경찰에 통재되었어요! 지금 진주도 애를 먹고 있고 신 회장님께서도 딸을 구하느라 엄청 바빠요!”“어휴, 사흘 만에 신효린을 처리했네. 성주 경찰의 업무 효율이 우리 해문의 경찰들보다 훨씬 못하네.”아람은 놀라지 않고 냅킨을 우아하게 들고 입술을 닦았다.“재벌 집 아가씨이니 경찰도 섣불리 나서지 못했나 봐요.”유민지는 아람에게 디저트를 집어주었다.“자, 하나 더 먹어. 성주로 돌아가면 연서 이모가 만든 음식을 먹지 못하잖아.”“음…… 저, 저 진짜 너무 배불러요! 꾹!”아람은 고개를 흔들며 입을 막고 트림을 하자 세 사모님은 배를 잡고 웃기 시작했다.수해도 아가씨의 어수룩하고 귀여운 모습을 보더니 설레서 입꼬리를 올렸다. 그리고 옆에서 그녀의 등을 가볍게 두드려주며 사레가 들까 봐 걱정했다.“아가씨, 천천히 드세요, 체하지 마시고.”이 장면은 마침 세심한 유민지에게 포착되어 수해가 아람에 대한 마음을 눈여겨보았다.그녀는 그저 눈썹을 살짝 찌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신씨 가문 그 계집애가 보통내기가 아니야, 몇 번이나 우리 아람이를 건드리는 데 큰 벌을 줘야 해. 그래도 정말 잡혀야 할 사람은 진주라고 생각해! 머릿속의 나쁜 생각들을 싹 없애버려야 해! 진주가 무조건 그 계집애를 지시했어! 그 독한 마음은 참…… 독쥐보
강소연은 두 손가락으로 귀를 막았다.“안 들어, 안 들을 거야!”아람은 말문이 막혀 안색이 어두워졌다.“연서가 확실히 진주와 원한이 있어. 그 여자만 아니었다면 사업의 중요한 상승기에 연예계를 은퇴하지 않았을 거야.”유민지의 싸늘한 목소리가 갑자기 들려오자 두 사람은 놀라서 비명을 질렀다.“언니! 뭐야! 인기척도 없네, 귀신이야?”강소아는 놀란 심장을 움켜쥐었다.구만복 앞에서 애교를 부리지 않더니, 유민지에게는 끈적끈적한 말투로 애교를 부리기 시작했다.“민지 이모, 언제 온 거예요? 아예 몰랐어요.”아람은 숨을 돌렸고, 찾아온 사람이 초연서가 아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얘기를 시작할 때부터 있었어, 엄청 큰 소리로 얘기했잖아, 그게 귓속말이야?”유민지는 밖을 내다보더니 문을 꼭 닫고 그녀들 앞으로 다가갔다.“얘기가 나왔으니 더 이상 숨길 필요도 없어. 아람이도 이미 컸잖아, 이런 일들을 알 권리도 있어.”아람은 급히 다가가 그녀의 차가운 손을 잡더니 말하기를 조용히 기다렸다.“그때 진주가 연서의 재능과 인기를 질투해서 여러 번 트집을 잡고 수작을 부렸어. 연서가 가장 화려할 때 방송국에서 왕따를 당하게 했어. 결국 약까지 타서 큰 행사에서 망신을 당하게 했어.”유민지는 숨을 깊이 들이쉬고 나서야 이 무서운 과거를 담담하게 털어놓을 수 있었다.강소연도 한숨을 내쉬었다. 늘 호들갑을 떨던 그녀는 지금 감히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약을 탔다고요?”아람은 목이 잠긴 것처럼 숨쉬기 어려워서 나지막하게 물었다.“설마 연서 이모가 다른 사람에게…….”“그런 약이 아니야.”유민지는 울컥했다.“먹으면 사람의 신경에 영향을 미치는 금지약물이야. 지금 D 국에서 이미 살아졌어. 하지만 그 당시 연예계에서 인기가 많았어. 사람의 건강을 심하게 해칠 수 있는 연성 마약이라고 할 수 있어.”아람과 강소연은 놀라서 눈시울이 순식간에 붉어졌다.유민지는 유씨 가문의 아가씨이고 또한 유씨 가문은 의약 명문이며 현재 국내 10대 의약 그룹 중 1
분명 이틀 전까지만 해도 기분이 좋았던 아람은 해문에서 성주로 돌아가는 길에서 한 마디도 하지 않았고 청아한 얼굴은 몹시 어두웠다.호텔로 돌아오자 임수해보고 자신을 방해하지 말라고 말한 뒤, 사무실에 틀어박혀 초연서 사건에 관한 자료를 찾았다.“그 축제는 연서의 인생에서 가장 어두운 순간이었어, 그 사고로 인해 만복과 인연을 맺게 되었어.”“그 당시 인터넷이 지금처럼 발달하지 않았어, 그래서 사람들이 연예계 소식을 접할 수 있는 통로가 잡지나 신문이었어. 만복이가 소식을 막으려고 전국에서 이 일을 보도하는 신문들을 다 사들여 폐기했었어. 이 일 폭로한 모든 기자들을 체포하여 엄격하게 처벌까지 했었어. 그런데 그 자리에 외국 기자들이 있었대, 누군가가 현장에서 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렸어. 나중에 사람을 시켜 지우긴 했지만, 깨끗이 삭제되지 못했어. 아직도 찾을 수 있다던데.”아람은 숨을 깊이 내쉬고는 날카로운 시선으로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열 손가락으로 키보드를 탁탁 두드렸다.곧 아람은 외국 사이트에서 20년 동안 케케묵고, 지금은 화질까지 희미해 보이는 축제 영상을 찾았다.영상 속 초연서는 얼굴이 하얗게 질린 채 반쯤 주저앉아 떨고 있었다.멘붕이 온 상태이고 곧 무너질 것 같았다.스포트라이트가 그녀의 머리 위를 비추며 절망을 무한히 증폭했다. 무대 아래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놀람과 웃음소리는 마치 연약한 사람을 휩쓸고 갈아버릴 것만 같았다.바로 이때, 웅장한 그림자가 갑자기 무대 위로 돌진하더니 의연하게 초연서에게 다가갔다.뒷모습만 봐도, 아람은 구회장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구만복이 아무 말 없이 양복 외투를 벗고 한쪽 무릎을 꿇고 외투를 초서연의 허리에 둘러주었다.현장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그 후, 영상이 끝났다.아람은 멍하니 화면을 바라보며 어깨를 내리더니 천천히 의자 등받이에 기대었다.‘구회장이 이 일 때문에 연서 이모의 마음을 사로잡은 건가?’“이 어르신이…… 여자를 꼬시는 법을 가르쳐 주는 교수를 해도 되겠어!”이
구아람은 냉정하게 입꼬리를 올리더니 감정 기복이 전혀 없었고, 심지어 짜증 나기 시작했다.그러나 이 말을 들은 이소희는 화가 나서 눈시울을 붉혔고 마치 입적할 것 같았다.경주가 전처에 대한 노골적인 편애는 그녀를 그 자리에서 잔인하게 처형하는 것과 마찬가지이다.‘왜? 왜 이런 예쁘고 재능 있고 집안이 좋은 여자아이를 놔두고 자신을 버린 전처를 찾는 거야? 더군다나, 구아람 곁에 남자도 많잖아. 우리 오빠뿐만 아니라 유명하지 않는 기생오라비 같은 윤유성도 있고. 이렇게 많은 남자를 만났는데 더럽지도 않아?’“이 도련님께서 특별히 이소희 씨를 데리고 사죄하러 왔다고 들었어. 바쁜 와중에 시간을 내서 온 거야. 알다시피, 난 구씨 가문의 아가씨일 뿐만 아니라 유명한 주얼리 디자이너 알렉스야. 날 만나고 싶어서 매일 줄을 서며 비서에게 전화치는 사람이 많고도 많아. 정말 지루한 사람과 일을 상대할 여유가 없거든.”아람은 검은 머리칼을 가볍게 찰랑거리더니 팔짱을 끼고 느른하면서 우아하게 소파에 앉았다.“신 사장님도 따라올 줄 알으면 난 오지 않았어.”“왜?”경주는 마음이 움찔하여 나지막하게 물었다.“이유희는 만나주면서 난 보기도 싫은 거야?”유희는 눈을 부릅 뜨더니 마음속으로 욕설을 퍼부었다.‘참…… 말을 참 더럽게 하네! 아람이 마음속에서 내가 너보다 훨씬 호감이 높거든! 왜 날 끌어내리는 거야!’“내가 사람을 만나는 조건은 오직 두 가지야. 공적인 일 때문이거나 사적인 일 때문이야.”아람은 가느다란 손가락 두 개를 세우고 경주를 향해 흔들었다.“신 사장과 나는 공적인 일도 없고 사적인 감정도 없어, 내가 왜 낯선 사람도 아닌 사람을 만나야 해?”‘낯선 사람도 아니다…….’경주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고 목구멍이 타는 듯한 아픔이 마음까지 갔다.유희는 입을 삐쭉거렸다.‘괜찮네, 사람 취급은 해주잖아. 그건 충분히 체면을 살려준 거야.’“이 도련님, 할 말 있으면 빨리해, 이따가 회의가 있어서 여기서 시간 낭비할 새가 없거든.”아람은
신경주는 가슴이 찔린 듯해 한숨을 내쉬었다.“타일러는 Y 국 사람이지만, 스승을 존중할 줄 알아요. 눈앞의 이익을 위해 배신을 하는 혐오스러운 행동은 내 사람에게 일어날 수가 없거든요.”아람은 냉소를 하며 입꼬리를 올렸다.“처음부터 꿍꿍이를 잘못 꾸었어요. 이소희 씨가 잘못한 건 소인의 마음으로 군자의 마음을 가늠한 거예요.”누가 군자고 누가 소인인지 말을 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경주는 몰래 입꼬리를 올렸지만 안색은 여전히 어두웠다.하지만 베프인 유희는 입꼬리를 축 늘어뜨리고 표정이 굳어졌다.‘아람이가 말을 독하게 하는 것을 알고 오기 전에 이미 마음의 준비를 했었는데, 이 정도로 가슴을 찌를 줄은 몰랐네!’“구아람 씨! 참 음흉하고 비열하네요!”이소희는 화가 나서 그녀의 웃는 얼굴을 가리키며 자신의 행위가 점점 창피해났다.“처음부터 내가 타일러에게 부탁했다는 걸 알면서도 모르는 척했네요. 그럼 효린 언니가 그 목걸이를 안나 조에게 선물해 주었다는 것도 집작했겠네요. 꾹 참고 바자회까지 기다린 건 더 비참하게 만들려고 그랬던 거예요? 구아람 씨…… 왜 이렇게 독해요? 이익을 건드리는 사람들은 모두 죽여야 하는 거예요?”이소희는 말을 하면서 마치 자신이 피해자인 것처럼 눈물을 터뜨렸다.“당연하죠, 왜 가만두어야 하는데요?”그녀의 울음소리에 짜증이 난 아람은 눈을 뒤집었다.“구아람!”이소희는 화가 나서 말도 못 했다.‘참 오만방자하네! 오빠와 둘째 오빠도 있는데, 여기서 쓸데없는 말을 해? 이 세상에 신경 쓰이는 남자가 없는 거야?’“이소희, 사과하러 온 거지 비난하러 온 건 아니잖아. 잘못을 인정하는 게 그렇게 어려워?”경주는 긴 속눈썹을 늘어뜨리고 눈을 들어 아람을 바라보았다.“구 사장님이 신효린을 가만둔다 해도, 내가 해결했을 거야. 네 오빠가 널 데려오지 않았으면 내가 데려왔을 거고. 결과는 똑같아. 아직도 불만이 있어?”아람은 눈을 부릅뜨고 복잡한 눈빛으로 그를 힐끗 봤다.‘신경주가 이소희에게 정말 가차없네. 쯧,
구아람은 재빨리 돌아서서 문밖으로 걸어나갔다.“모든 배상금을 성주 희망 공학 재단에 기부할 거야, 난 한 푼도 가지지 않아.”이유희는 갑자기 멍해지더니 씁쓸하게 웃었다.‘여신처럼 아름다운 아람이가 성격도 신들처럼 차갑네, 모 아니면 도고 평범한 생각을 하지 않는구먼!’……아람은 사무실로 돌아왔고 임수해는 유희를 데리고 배상금을 정산하러 갔다.변호사를 겸임하고 있는 임 비서는 일찌감치 리스트를 작성해 놓았다. 어마어마한 금액은 보통 사람들에겐 천문학적 액수였다.하지만 이것이 알렉스의 디자인을 모방한 대가이다.유희는 배상 계약서를 보며 한숨을 내쉬었고 목구멍이 쓰려났다.이 돈을 지불할 능력이 없는 것이 아니라 창피한 마음이 더 컸다.그는 진심으로 아람을 좋아했었다. 연인이 될 인연이 없다고 해도 친구가 되기 원했고, 상처를 줄 생각은 전혀 없었다.하지만 지금, 친구라는 단어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는 것 같았다.주차장으로 가는 내내 이소희는 마치 큰 억울함을 당한 것처럼 계속 울고 있었다.“피해자도 울지 않는데, 가해자가 무슨 자격으로 우는 거야?”안색이 어두운 유희는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가 이소희는 따라갈 수 없었다.“오빠…… 구아람은 피도 눈물도 없어? 감히 배상금을 200억이나 요구하다니! 차라리 은행을 털지!”이소희는 그 200억이 바로 아람의 호주머니에 들어갔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파났다.“오빠, 28년을 살면서 언제 이 정도로 억울한 적이 있어? 이럴 줄 알았으면 죽어도 사과하지 않았어!”“구아람 씨는 널 충분히 봐줬어.”유희는 더 이상 들을 수 없어 발걸음을 멈추었다. “내가 널 데리고 가지 않았다면, 네가 사과할 곳은 그 방이 아니라 모두가 지켜보는 기자회견이었어.”이소희는 이 말을 듣고 소름이 돋았다.“집에 가면, 내 허락 없이 밖에 나가지 마. 집에서 얌전하게 반성해!”유희는 힘껏 숨을 몰아쉬고 냉정하게 말을 내뱉은 뒤, 뒤도 돌아보지 않고 차에 올라탔다.“오빠, 날 가둬놓지 마, 오빠!”하지만 이소희가
윤민주는 유성의 말에 자극을 받았다. 역시 술 취한 상태로 밤새 해문으로 달려갔다. 오늘 밤 구만복이 집에 있었다. 기 비서는 구만복에게 약을 먹이고 유민지는 곁에서 혈압을 재주었다. 구만복은 지난 며칠 동안 아람에게 너무 화가 나서 혈압이 올랐다. 하지만 당당한 KS 재단 회장님이고 비즈니스 거물이 아람의 행방을 찾을 수 없었다. 이제 며칠이 지났다. 구만복은 화가 났던 기분이 점차 가라앉아 그저 아람의 안위가 걱정되었다. 구만복은 항상 구윤에게 아람의 소식을 캐물었지만, 형제들은 입을 꾹 다물었다.구윤과 신우는 잘 알고 있다. 구만복이 무어니 해도 모두 아람을 너무 사랑하여 그런 것이다. 지나치게 격렬한 반응과 행동은 아람이 너무 걱정되어 그러는 것이다. 그래서 구만복이 아람을 생각하고 걱정하게 하면 경주에 대한 원망은 조금이나마 바뀔 수 있다고 생각했다.“만복아, 장난이 아니라, 정말 이제 몸을 잘 관리해야 해.”유민지는 혈압계를 치우면서 눈썹을 찌푸렸다.“죽는다는 얘기를 매일 입에 달고 살아도 난 너를 잘 알아. 넌 누구보다 오래 살기를 바라고 있어. 누구보다도 자식들이 행복하길 바라고 있어.”“자식들이 결혼하여 가족이 생기며 4대가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해. 하지만 지금처럼 계속 건강을 챙기지 않는다면 그런 말을 보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아.”구만복은 입술을 삐죽 내밀며 삐딱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은 마치 어른에게 혼나는 남자 아이 같았다. 기 비서는 곁에서 씁쓸하게 웃었다. 집에 있는 여자들 중 구만복은 유독 유민지의 말만 들을 수 있다. 그건 아마 카리스마에 제압당하여 그럴 것이다.“몸은 날이 갈수록 안 좋아지고 있어. 이게 다 아람이 그 계집애 덕분이야! 내가 화가 나서 죽으면 아람은 속 시원해하겠지! 신경주 그 자식과 맨날 붙어있고 아이를 막 낳겠어.”화가 나서 막말했다. 구만복은 순간 가슴이 내려앉으며 말문이 막혔다. 조용한 서재는 슬픔으로 가득 찼다.“만복아, 이런 말은 절대 아람이 앞에서 하지 마
구진의 손에는 상세하고 믿을 만한 증거가 있었다. 그래서 주성택이 검찰청 문을 들어서는 순간부터 다시 나올 수 없었다. 윤민주는 평소 싸가지없고 오만하여 지금 이 순간 도와주는 사람이 없고 모두 피했다. 윤민주는 윤정용과 윤성우의 말대로 전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사죄하고, 윤씨 그룹에게 이용당하는 것 외에는 방법이 없다. ‘이렇게 창피한 일을 왜 딸을 시키는 거야! 난 친딸인데, 남자들은 중요한 시기에 나를 내세우고 모두 내 뒤에 숨어 있어? 이게 인간이야?’기자회견은 내일모레이다. 요즘 윤민주는 하루가 일 년 같다고 느낀다. 거식증, 불면증이 오며 화도 많고 매 순간 고통스러웠다. 오후 내내 윤민주는 와인 창고에서 술을 마셨다. 수년간 힘들게 만든 성과들이 무너진다는 것을 생각하자 사람이 없는 와인 창고에서 대성통곡했다.“여기서 우는 대신 왜 일이 이렇게 됐는지 좀 더 생각해 보는 건 어때?”윤민주는 순간 울음을 멈추었다. 유성이 놀리는 듯이 미소를 지으며 윤민주를 향해 다가왔다.“왜, 왜지?”“그래, 도대체 왜일까?”유성은 여유롭게 윤민지의 맞은편에 앉아 와인잔을 내려놓고 와인 한 잔을 들이켰다.“넌 항상 주 의원님을 잘 지켜주었어. 주 의원님은 그동안 은밀하고 횡령하고 수뢰하며 다른 사람이 보내준 미녀를 즐기면서 보내왔어. 하지만 한 번도 들킨 적이 없고 늘 무사히 살아왔어. 왜 갑자기 모든 것이 폭로되었을까? 왜 하필 지금일까?”“그래, 왜일까?”윤민주는 술에 취해서 머리가 어질어질하여 아무 생각도 없었다.“요즘 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모르겠어?”이 말이 윤민주를 깨닫게 했다. “구, 구씨 가문이야? 구씨 가문이 날 건드린 거야?”“아주 멍청한 건 아니네.”유성은 기분 좋게 술을 들이마셨다. “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막 놀아도 구씨 가문은 주씨 가문과 아무런 원한도 없어. 왜 굳이 주 의원님을 건드리겠어? 분명히 그들은 처음부터 주 의원님이 목표가 아니었어.”“구씨 가문의 목표가 나였어?”윤민주는 얼굴에는 공포가
“잘했어.”아람은 경주의 볼에 뽀뽀를 크게 해주었다. 보상을 받은 경주는 만족스러운 듯 눈을 가늘게 떴다.“한 가지 더 있어. 윤씨 가문이 움직이기 시작했어.”“어? 그래?”아람은 순간 정신을 차렸다. “지난 연회장에서 일어난 일을 해명하기 위해 기자회견을 준비하고 있어.”“해명? 풋, 그냥 관계를 끊으려는 거 아니야?”아람은 가볍게 웃으며 경주의 가슴에 하트를 그렸다. “주성택이 무너졌어. 윤씨 그룹이 애써 키운 도구가 망가졌을 뿐만 아니라, 고위 임원들이 그들을 괴롭힐까 봐 두려워하고 있어.”경주의 눈빛에는 약간의 냉기가 감돌았다.“성의를 표시하기 위해서라도 윤씨 가문은 반드시 가장 빠른 시일 내에 기자회견을 열어야 할 거야. 아마 요즘 진행할 것 같아.”“흥, 부패한 주성택을 용서할 수 없지만, 일이 터지니 바로 관계를 끊어버리는 윤씨 가문도 참 짜증이 나네.”“걱정 마, 아람아. 내가 말했잖아. 아린을 위해 복수해 줄 거라고. 절대 가만있지 않을 거야. 너와 네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상처를 주면 천배 만배로 갚게 할 거야.”경주는 사납게 이를 악물더니 미세한 소리가 들렸다. 아람은 경주의 힘찬 심장 박동 소리를 들으며 행복한 미소를 들었다. 경주를 사랑하는 또 다른 이유가 바로 강직하고 권력에 영합할 줄 모르며 겁이 없는 정의감이다. 그들의 세계관은 같았고 모두 정의감이 넘치고 동정심이 있는 사람이다. 경주는 아람의 부드러운 손을 만지자 마비된 새끼손가락이 만져졌다. 순간 가슴이 터질 듯한 통증으로 가득 채워졌고 살짝 울컥했다.“아람아, 새끼손가락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 나한테 얘기해 줄 수 있어?”“괜찮아. 어렸을 때 나무에 올라갔다가 실수로 다쳤어. 별거 아니야.”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웃으려고 노력했다.“새끼손가락일 뿐이야. 생활과 일에 지장이 없어. 나도 이미 어른이야. 내 곁에서 계속 이것저것 걱정하지 말고 긴장 풀어. 아직 시간이 많잖아. 네가 계속 이렇게 긴장하면 나야말로 심장병에 걸리겠
달빛은 부드러웠고 방 안에는 은은한 향기가 가득했다. 경주의 좁은 허리에 복근은 팽팽했다. 눈에는 굵고 뜨거운 욕망이 굴러갔다. 위아래로 몸 위에 앉은 아람을 다정하게 바라보았다. 그 다정함은 이 조용한 밤을 산산조각 낼 만큼 강렬했다. 경주는 자신이 극도로 사랑하는 아람과 한 몸이 되어 떨어지기 싫어했다.“음, 해본 적이 없어. 잘 못 해도 실망하지 마.”아람의 고양이처럼 작은 손이 경주의 물결치는 가슴 사이를 누르며 부끄러움에 입술을 오물거렸다. 경주는 두 손으로 아람의 가늘고 부드러운 종아리를 잡았다. 감히 과도한 흥분을 드러내지 못하여 참느라 아람의 종아리를 빨갛게 달아오르게 했다.경주는 생각지도 못했다. 아람이 말한 보상은 자세를 바꾸는 것이었다. 비록 많은 사랑을 나누었지만, 매번 경주가 주동적으로 했다. 몸의 모든 힘을 사용하여 아람에게 완벽한 밤을 선물해 주고 싶었다. 항상 경주가 주동적으로 하며 아람은 즐기기만 했다. 이번에는 반대였다. 그러자 경주는 더욱더 흥분하고 기분이 좋았다.“이, 이게 맞아?”아람은 얼굴을 붉히며 부드럽게 물었다. 경주의 숨소리가 가라앉았다. 하지만 허리 근육의 떨림과 정열로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 반응으로 이미 답을 해주었다.“아람아, 무리하지 않아도 돼.”경주의 목소리는 나지막하고 허스키하게 들렸다. 아람은 눈을 감고 고개를 흔들었다.“평소와 다르게 바뀐 게 싫어?”“좋아, 그냥, 네가 힘들까 봐 그래.”아람은 목이 막히고 목소리가 약간 떨렸다.“바보.”아람은 몸을 숙여 검지로 경주의 아름다운 얇은 입술에 대해 부드럽고 만졌다.“이 점에서 우린 비슷해. 내가 못하면 바로 말해주고 가르쳐줘.”...온밤 사랑을 나누자 아람은 목숨이 끊길 것 같았다. ‘너무 힘드네. 그냥 누워 있는 게 제일 편해!’점점 아람은 졸려서 눈을 뜰 수 없었다. 경주는 아람을 후에 계속 매달렸으며 아람의 몸까지 닦아주었다.‘무슨 기계야? 정말 힘도 좋고 혈기가 왕성하네.’다음날. 아람은 해가 중천에 뜰
윤정용은 눈썹을 찌푸리며 화가 나서 머리가 아팠다.“누가 이렇게 상세한 증거를 수집했지? 그 증거를 공개하기 위해 사람들의 시선을 피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사람이 누구지? 도대체 누가 이렇게 대단해?”“누구겠어요, 송씨 가문 사람이겠죠! 주성택은 송 시장의 라이벌이잖아요. 선거가 다가오니 죽도록 라이벌을 망가뜨리겠죠!”윤진수는 화를 내며 중얼거렸다.“아니, 송씨 가문 아니에요.”윤성우는 단호하게 말했다.“제가 알기로는 송씨 가문은 이런 짓을 할 능력이 없어요. 설사 증거가 있다고 해도 오늘 같은 중요한 연회에서 폭로하지 않았을 거예요.”“그러면 송씨 가문에게도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거예요. 오히려 위에서 책임을 물을 수도 있어요.”순간 윤성우는 깨달은 듯 이를 악물었다.“이런 교묘하고 무자비한 수단이 왜 구아람의 수법과 비슷한 것 같지?”“구아람? 정말 그 계집애야?”윤정용은 깜짝 놀랐다.“형, 증거 있어요?”유성의 안색이 순간 어두워졌다.“설마 지난번 구씨 가문에서 윤진수의 일 때문에 아람과 싸운 거로 지금 여자아이에게 누명을 씌우는 거예요? 당당한 그룹 사장이 그것밖에 안 되요?”“내가 이렇게 생각하는 건 절대 근거가 없는 게 아니야. 지난번 진수의 일 때문에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과의 감정이 틀어졌어. 당시 구아람이 무슨 말을 했는지 못 들었어? 그 계집애는 반드시 복수하는 성격이야. 우리를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잖아. 봐, 그게 지금이야.”윤성우는 눈을 가늘게 뜨고 차갑게 유성을 훑어보았다.“유성아,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구씨 가문의 사위가 되는 꿈을 꾸고 있지는 않겠지? 왜 그렇게 못났어? 지금 구씨 가문이 우리 머리 위로 기어올랐어.”“사람들을 데리고 주성택을 잡으러 온 사람이 구아람의 둘째 오빠 구진이야. 모든 것이 폭로된 순간 구진이 검찰을 데리고 왔어. 이게 우연이겠어?”유성은 순간 말문이 막혀 화가 나서 주먹을 쥐었다.“구아람이 손을 댄다고 해도 왜 주성택을 건드려?”이 말을 한 순간 윤진수는
“강철처럼 단단한 내 자제력이 네 앞에서 버려진 갑옷처럼 견딜 수 없어.”아람의 눈시울이 살짝 붉어졌다. 따뜻한 숨결이 경주의 귓가에 맴돌며 부드럽고 온화한 목소리로 말했다.“내 남자가 너무 멋있어, 오늘 밤, 보답해줄게.”...성주에게 매우 중요했던 세미나가 놀랍고도 황당한 희극으로 끝났다. 주성택의 조잡한 공직 경력이 공개되면서 사회로부터 강한 비난을 받고 매우 나쁜 영향을 미쳤다. 심지어 대통령도 놀란 나머지 주씨 가문과 주성택과 사적으로 거래한 모든 임원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하라고 지시했다. 공직자 모두가 위험에 처하여 모두 주성택을 원망했다.윤씨 가문도 영향을 받았다. 명성이 훼손되고 체면을 잃었을 뿐만 아니라 고위층의 감시까지 받게 되었다. 윤정용이 집으로 도망을 칠 때 SNS를 보았다. 잃어버린 왼쪽 신발이 인터넷에 게시되며 웃음거리가 된 것을 보고 화가 나서 핸드폰을 버리고 리무진의 앞 유리까지 부수었다.겨우 집에 도착했을 때 이미 늦은 시간이었다. 윤정용은 잠이 안 와 모든 사람들을 거실에 불러 회의를 진행했다. 윤진수은 여전히 술에 취해 있었다. 고개를 흔들며 욕설을 퍼부으며 들어오자 윤정용에게 뺨을 맞았다. 유성은 담담하게 소파에 앉아 턱을 괴고 장난기가 가득한 눈빛으로 불구경을 했다.“성택 문제는 누군가 귀에서 고의적으로 한 짓 같아. 도대체 누구야, 누가 감히 우리 윤씨 그룹을 건드려?”윤정용이 화를 내며 비싼 테이블을 부수었다. 수십 년 동안 위엄을 떨쳤던 윤정용은 이렇게 초라한 꼴을 당한 적이 없다. 체면도 잃었고 신발까지 잃었다. 윤정용의 성질로 사람을 몇 명 죽이지 않고는 분노를 진정시키기가 어려울 것이다.“아버지, 주성택이 체포되어 우리 윤씨 그룹에도 큰 영향을 미쳤어요.”윤성우는 생각을 하며 침울한 눈빛으로 말했다.“시급한 문제이니 바로 주성택과 모든 관계를 끊어야 해요. 이전에 주성택의 지위를 이용해 윤씨 그룹은 혜택을 얻었다는 증거도 가능한 빨리 없애야 해요. 대통령까지 알고 계셔요. 이러다가
주성택은 검찰이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보고 큰 곤경에 처했다는 것을 깊이 깨달았다. 그러자 순간 다리에 힘이 풀려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바닥에 주저앉았다. 모든 소셜 플랫폼, 뉴스 헤드라인은 동시에 주성택이 체포되었다는 소식으로 바뀌었다. 반응이 빠른 기자들은 윤정용을 향해 달려갔다.“윤 회장님, 사위가 체포된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주 의원님이 사적으로 한 모든 일을 알고 있어요?”“주 의원님이 재임 동안 당신과 상호 이익을 얻었어요? 지위를 이용해 윤씨 그룹에 몰래 혜택을 준 건가요?”윤정용은 원망스러워 이를 악물며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윤성우가 이 문제를 제대로 해결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결국 이 하이에나 같은 경찰들이 들이닥치잖아. 심지어 앞장서는 사람이 구씨 가문 둘째 아들 구진이야!’같은 위풍당당한 재벌인데, 구만복의 아들 구진은 당당하게 체포하러 왔고, 체포당한 사람은 자신의 사위 주성택이다. 그러자 윤정용은 체면이 떨어졌다고 느꼈다. ‘이럴 줄 알았더라면 여기에 있지 말았어야 했어. 혼란 속에서 빠져나가야 했어. 정말 큰 실수야!’“아버지, 빨리 가요.”윤성우가 서둘러 다가오며 윤정용을 부축하고 밖으로 나갔다. 기자들은 끈질기게 따라갔다. 윤정용은 윤성우의 경호 아래서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그 결과 윤정용의 신발이 벗겨지고 말았다.“아, 내 신발!”윤정용은 어색하게 왼발을 들어 올렸다.“아버지, 이럴 때 무슨 신발을 찾아요! 빨리 가요!”윤성우는 이마에 식은땀이 날 정도로 급해하며 윤정용을 밖으로 끌어냈다. 그러자 윤정용은 맨발로 비참하게 연회장을 빠져나갈 수밖에 없었다.“봐, 왜 신발이 바닥에 떨어져 있어?”“이게 윤정용의 신발이야? 너무 당황하며 도망쳐서 신발까지 잃어버렸어? 하하하!”기자들은 신발 사진을 찍으며 박장대소를 했다....주성택은 검찰에에 의해 연회장 밖으로 끌려 나올 때 겁에 질려서 두 다리가 소아마비에 걸린 사람처럼 질질 끌렸다. 길 건너편에서는 아람과
“앞으로 필요한 일이 있으시면, 언제든지 말씀하세요, 신 사장님!”주 비서는 경주야말로 자신의 주인인 것처럼 극도로 공손했다. 차 안의 온도는 서서히 높아졌다. 입술이 부딪치며 서로 얽혔다. 경주는 이 따뜻하고 부드러운 입술을 떠나기를 아쉬워했다. 촉촉한 입술은 입꼬리를 올리며 만족감을 느꼈다.이 만족감이 주 비서에게 주는 대답인지 아람의 열정적인 반응에 대답하는지 모른다. 통화가 끝났을 때 아람의 이마에는 이미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었다.“왜 이렇게 인맥이 넓어? 어디든지 끼어들 수 있네. 송 시장님 곁에도 네 사람이 있어?”아람은 경주의 품에서 가볍게 숨을 헐떡였다. 눈빛이 부드럽고 애교가 들어있었다.“관직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여우야. 야망이 크고 욕심도 커. 특히 비서관 같은 직책에 있는 사람들은 고위 임원들 곁에 있는 제일 알기 어려운 사람이야. 네가 어떻게 매수했어?”경주는 아람의 땀에 젖은 머리카락을 가볍게 쓰다듬으며 눈썹을 치켜올렸다.“매수하는 건 네 남자 내가 돈이 많고 능력이 좋아서 그런 거야.”“칫, 뻔뻔하네.”아람은 손끝으로 경주의 뺨을 찔렀다.“주 비서는 송 시장님을 오랫동안 모셔 왔어. 하지만 내가 알기로 송 시장님은 성질이 사납고 부하들에게 매우 못되게 굴어. 송 시장님 밑에서 일하는 건 살얼음판을 걷는 것처럼 조심해야 해.”“게다가 수년 동안 주 비서는 수많은 일을 처리해 주었어. 분명 좋은 승진 기회가 많았는데, 송 시장님은 일부러 주 비서를 억압했어. 만약에 너라면 이런 여전히 이런 상사에게 최선을 다할 수 있어?”아람은 순간 깨닫고 고개를 끄덕였다.“그래서 관직에서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비즈니스로 전직하고 싶었던 거네. 그리고 네가 혜택을 준다는 것을 약속했지. 예를 들어 일을 도와주면 넌 신씨 그룹에 들어갈 수 있도록 하는 거야? 맞아?”경주의 눈빛에서는 사랑이 가득 담겼고 입꼬리를 올리며 웃었다.“아람아, 넌 정말 너무 예리하고 똑똑해.”“이 주 비서를 잘 키워 봐. 머리가 좋아. 양
구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저희는 명령을 받고 왔어요. 검찰이 주성택 의원님을 체포하여 조사하도록 허가했어요. 업무를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저희 측에서는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어요. 그저 관계자 외 진입 금지라는 것만 알아요. 절대 들어올 수 없어요!”경호원의 태도는 점점 강력했다. 구진은 비아냥거리며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바라보았다.“당신들 이미 법을 어긴 것을 알고 있어요?”경호원이 든든한 백이 있어 구진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허, 옷차림을 보니 연회장의 정식 경호원은 아닌 것 같네. 우리가 들어가서 사람을 체포하는 게 그렇게 두렵다면, 한가지 가능성만 있어요. 윤씨 그룹 사람이죠?”구진은 차갑게 웃었다. 경호원들은 깜짝 놀라며 당황한다. 그들을 막으러 오기 전에 윤성우는 경호원에게 명령했다. 상대방이 아무리 협박해도 윤씨 그룹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말라고 했다. 그저 시간만 끌어 윤씨 가문에게 움직일 시간을 벌어주면 되었다. 만약 주성택이 검찰에 잡혀가면 절대 판을 뒤집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경호원들은 고집을 부리며 부정할 수밖에 없었다.“아니요, 우린 윤씨 그룹의 사람이 아니에요. 송 시장님께서 현장 질서를 유지하라고 명령을 내렸어요.”“그래요? 송 시장님 사람이에요? 왜 난 한 명도 본 적이 없죠?”발소리와 함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사람들은 뒤돌아보았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송 시장 옆에 있는 비서실장이다. 뒤를 따른 사람도 모두 송씨 가문의 사람이다. 윤씨 그룹의 경호원들은 어쩔 줄 몰라 제 자리에서 안절부절못했다.“이 사람들이 정말 겁도 없네. 송 시장님의 코 앞에서 송씨 가문의 사람인 척해? 감히 우리 송 시장님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해?”비서관은 엄숙하게 말했지만 구진에게는 웃으며 공손하게 말했다.“구 검사님, 체포 영장을 더 발부받아야 할 것 같네요. 누구의 명령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모두 체포해서 자세히 심문하면 좋겠네요. 우리 송 사장님의 누명을 벗어야 할 것 같네요.”구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