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아린 아가씨. 오늘은 더 함께 할 수 없겠습니다.” 임수해는 미안한 듯 한숨을 쉬었다. “그럼 저는 먼저 가보겠습니다. 그러나 아가씨, 무슨 일이 있으면 얼른 연락 주세요. 곧바로 달려오겠습니다!” “그래 알겠어. 뭘 더 꾸물거려, 얼른 가 봐.” 구아람은 말하면서 그를 쫓아내 듯했고 임수해는 아쉬운 듯 그녀를 바라보며 한 걸음씩 뒤로 물러났다.구아린은 두 사람을 바라보며 입술을 살짝 깨물었고 마음은 살짝 시큰거려 왔다.그러나 그녀는 조금도 언니를 질투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구아린의 눈에 구아람은 가장 완벽한 사람이었기에 임수해가 언니를 좋아한대도 당연한 일이라 생각했다.하지만 자신은 이렇듯 나약하고 평범하기 그지없기에 임수해 오빠가 전혀 좋아할 리 없다고 생각했다. ‘왜 전 형부는 언니와 이혼하려 한 걸까?’ ‘아마 무슨 불치병에라도 걸려 언니와 남은 인생을 함께 하기 힘든 거였겠지.’ 구아람은 노래방의 고급 룸 문을 예약했다. 두 자매가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맞은편 룸에서 가슴이 찢어져라 울부짖는 소리를 들려왔다. “윽, 좀 무서워요.” 구아린은 언니의 팔을 꼭 잡고 어깨를 움츠렸다. “이것도 노래면 당나귀도 가수로 데뷔하겠어.” 구아람은 재빨리 구아린을 끌고 룸으로 들어가 맞은편 정신병자와 멀어지려고 했다. 두 사람은 시원한 맥주와 과일 그리고 스낵 등 여러 가지로 테이블을 가득 채웠다. 노래를 부르는 것은 그들 전문이었다. 오페라부터 희곡, 인기 걸그룹 댄스곡까지 두 사람은 서로 질세라 연달아 불렀다. 두 사람은 끊임없이 노래도 부르고 춤도 추고 술도 마셨다. 그리고 평소 그런대로 주량이 괜찮던 구아람도 프로젝트를 성사시켜 기뻤는지 이때 약간 취한 듯했다. “나 잠깐 화장실 다녀올 테니까 너 어디 가지 말고 여기서 기다려!” 구아람은 술에 취해 발음도 살짝 꼬이기 시작했지만 자신의 여동생에게 당부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언니 취한 거 아니에요? 저랑 같이 가요.” 구아람의 뽀얀 얼굴에 선명한 홍조가
“읍, 넌 역시 멍청이가 맞았어!” 구아람은 하얀 얼굴을 붉히며 환하게 웃었다. 남자는 얇은 입술에 옅은 미소를 머금었고 차갑던 기세도 순식간에 사라졌다. 왼팔은 여전히 그녀의 가녀린 허리를 감싸고 있었고 오른쪽 긴 손가락으로 안경을 밀었다. 이 별명은 참 오랜만이었다! 그의 아버지조차도 그를 그렇게 부르지 않는데 뜻밖에도 구아람은 어릴 때와 똑같이 조금의 거리낌도 없이 그를 부른 것이었다. “15년 만에 만났는데도 넌 여전히 예쁘구나.” “헤헤, 너도 꽤 멋져!” 구아람은 실눈을 뜨고 아무런 거리낌도 없이 손으로 남자의 뺨을 만졌는데 남자는 전혀 반감을 가지지 않았다. 만약 분수에 맞고 언제나 정해진 규칙에 따라 행동한다면 그녀는 그 마음속의 구아람이 아니었다. 구아람은 작은 입을 열고 딸꾹질을 하며 비틀거렸는데 똑바로 서지 못했다. 남자는 입꼬리를 치켜세우고 그녀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녀를 업었다. “읍, 놔줘!” 구아람은 불그스레한 얼굴로 남자의 품속에서 몸부림쳤는데 마치 얌전하지 못한 고양이처럼 보였다. 그리고 주홍색 원피스 아래로 드리운 몸부림치는 가늘고 하얀 종아리는 마치 옥처럼 빛나고 있었다. 남자는 눈이 반짝하더니 순간 놀리고 싶은 마음이 들어 말했다. “내 이름 제대로 말해 봐. 그럼 놔줄게.” “너, 너의 이름은 윤, 윤.” 구아람은 너무 취해 자신이 무슨 말을 하는지조차 몰랐으며 남자의 이름을 떠올리는 것은 말할 것도 없었다. “난 윤유성이야, 멍청이라고 불러도 돼.” 남자는 긴 속눈썹을 휘날리며 그녀의 귓가에 중저음 목소리로 한 글자 한 글자 말해주었다. “하지만 그건 너만 가능한 거야.” 하지만 아쉽게도 이미 만취한 구아람은 그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다. 윤유성은 그녀의 가녀린 몸을 소파 위에 조심스럽게 올려놓았는데 모든 행동들은 아주 부드러웠다. 그때 핸드폰이 울렸고 비서에게서 전화가 왔다. “윤 대표님, 사람들이 모두 도착했습니다.” “그들에게 돌아가라 해라.” 윤유성은 입가에 웃음이
“신, 신 사장님, 말씀드릴 텐데 절대 흥분하지 말고 화내지 마세요.” “쓸데없는 소리 하긴!” 한무는 한참 망설이다가 말했다. “방금 사모님이 한 룸 문을 열었는데 안경을 쓴 남자에게 안겨 들어갔습니다.” 순간 신경주의 머리는 번개라도 맞은 듯 멍해졌다. “어느 룸이야? 안내해!” …… 비서는 숙취 해소제를 곧바로 사왔다. 윤유성은 비서에게서 약병을 건네받은 후 구아린에게 먹이고 또 자상하게 따뜻한 물로 입가심까지 해주었다.옆에 있던 비서는 이 장면을 보고 멍해졌다. ‘윤 대표는 평소 매우 차갑고 웃음 속에도 칼을 품고 있으며 여러 해동안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았는데 이 아가씨는 무슨 연유로 보스가 직접 시중을 들게 한단 말인가?’ ‘설마 윤 대표님께서 그녀에게 반하기라도 한 건가?’ ‘쯧쯧 과연 영웅도 미인계는 못 당한다더니, 사장님도 넘어간 것 같구나.’ “좀 괜찮아?” 윤유성은 구아람 볼의 홍조가 좀 가라앉은 것을 보고 따뜻한 목소리로 물었다. 구아람은 손을 뻗어 가슴을 부여잡고 시선은 초점을 맞추려 했지만 속은 이미 난리가 났고 당장이라도 토하고 싶었다. “술을 많이 마시면 몸이 상하니 앞으로는 좀 적게 마셔.” 윤유성은 컵을 들고 그녀에게 물을 먹이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구아람은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했지만 눈앞의 남자가 그녀에게 악의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잘생겼다! 우아하고 고상한 풍채는 아주 멋스러우며 금테 안경은 정교한 보조개와 어우러져 청아함을 더했다. “당신, 낯이 익네요.” 구아람은 관자놀이를 비비며 말했다. 윤유성은 눈을 가늘게 떴고 과연 구아람은 그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큰소리와 함께 룸의 문이 갑자기 열렸다.신경주는 매우 날라로운 눈빛을 쏘고 씩씩대며 룸 안으로 들어갔다. 윤유성은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고 순간 서늘한 기운이 눈에 비쳤다.“윤 대표님, 신 씨 그룹 신 사장님입니다!” 비서가 옆에서 경악한 표정을 하고 낮은 목소리로 알려주었다. “그
윤유성은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구아람은 홍조를 띠었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분노한 눈빛으로 신경주에게 말했다. “신경주! 넌 어떻게 이렇게 파렴치하고 당당한 건데? 날 놔줘. 네가 뭐라 하든 너와 함께 가지 않을 거야!” 하지만 신경주는 그녀가 발버둥을 치든 욕을 하든 마치 그녀를 데려가는 것 외에는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구아람이 낯선 남자와 한 방에, 그것도 만취상태로 있는 것을 본 신경주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신경주! 놔, 이 나쁜 놈. 악!” 이 행동력 강한 남자는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엎드려 구아람을 어깨에 멨다. 그리고 건장한 팔뚝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싼 채 굳은 얼굴로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놔줘, 읍, 토할 것 같아!” 구아람은 신경주의 등을 사정없이 두드렸는데 너무 메스꺼워 금방이라도 토할 것 같았다. “토해, 마음대로 토해.” 신경주는 눈빛에 흐트러짐 없었고 조금의 연민도 없었다. ‘벌주는 셈치고 토해버릴 가?’ ‘이 양심도 없는 사기꾼!’ 그들이 룸에서 사라지는 것을 본 윤유성은 붉은 입술을 오므렸고 눈동자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과연 체면이 서지 않는 사생아로군, 행동이 비열하고 거친걸 보니.” “윤 대표님, 어떻게 할까요? 쫓아가 볼가요?” 비서가 조마조마하며 물었다.“사람을 보내 따라가게 해라.” 윤유성의 청아한 목소리는 다소 나른해졌다. 그의 손에는 여전히 구아린이 마셨던 물컵이 들려져 있었고 컵에 묻은 립스틱 자국을 매만지며 말했다. “정말 뜻밖이군, 구아람이 결혼을 했다니!” 윤유성은 믿을 수 없었다. “언제 일이지? 어찌 아무 소식도 없을 수가 있어?” “가서 알아봐.” 윤유성은 손에 들려있는 물컵의 물을 우아하게 마시며 느릿느릿하게 말했는데 금테 안경 뒤의 서늘한 눈동자의 한기는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신경주가 요 몇 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지금 그들이 도대체 무슨 관계인지 알아보거라.” ……신경주는 구아람을 자신의 룸으로 데려가고
“있어!” 신경주는 눈시울을 붉히며 자존심도 버린 채 말을 내뱉었다.“있다고? 허허, 내가 보긴에 큰 병이 있는 것 같아!” 구아람은 신경주와 한창 실랑이를 벌였는데 취기에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을 더욱 매혹적으로 보였다. “넌 옛사랑도 있는데 난 새 애인이 있으면 안 되는 거야? 넌 되고 난 안될 건 뭔데? 넌 뭔데 이렇게 당당해?!” 정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정곡을 찔렀다. 신경주는 방금 구아람과 윤유성이 가까이 있을 때, 그 안경남의 눈에 온통 그윽한 유혹의 눈빛으로 가득 차 있던 장면을 떠올렸다.그 순간, 신경주는 모든 감각은 닫혔다. 그리고 오직 소유욕, 미친 소유욕만이 그의 온몸을 감쌌다. “허, 구 씨네 아가씨 사생활은 과연 풍부하고 다채롭네요.” 신경주는 가슴에 분노와 질투가 뒤섞여 형용할 수 없는 격렬한 감정이 치솟았다. “남녀가 그렇게 큰 룸을 다 쓰다니, 왜? 제대로 놀지 못할 가봐?” 분명 말로 구아람을 공격한 것은 신경주이나 고통스러운 것은 되려 신경주 자신이었다. “쳇, 하하하.” 구아람은 붉은 입술을 반짝이며 웃기 시작했다. “당연한 거 아니야? 내가 여전히 네가 알던 무뚝뚝하고 재미없던 백소아로 보여? 네가 생각하지 못한 것만 있을 뿐, 내가 할 수 없는 건 없어!” “구아람!” 신경주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난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널 데려갈 것이다! 내가 있는 한 새 애인을 찾을 생각은 하지 마!” 바로 이때, 마침 순찰차 한 대가 달려왔다. 구아람은 순간 방금까지도 짐승처럼 사납게 굴던 모습은 거두고 불쌍한 척 큰소리로 외쳤다. “변태야! 강간하려고 합니다! 살려주세요!” “너!” 신경주는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순찰 중이던 두 명의 경찰은 차에서 뛰어내려 쏜살같이 신경주 쪽으로 달려오며 외쳤다. “꼼짝 마! 그 여자 놓아주고!” 신경주가 정신이 팔린 틈을 타 구아람은 족쇄와 같은 그의 손을 뿌리치고 놀란 척 눈물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제가 실수로 이 분 몸에
구아람은 노래방으로 돌아왔다. 비록 술은 거의 다 깼지만 기뻤던 마음도 깨끗이 사라졌다. 모처럼 여동생과 데이트 나왔는데 그 개자식을 만난 것이었다. 구아람은 시간 될 때 다시는 저런 불길한 사람을 만나지 않도록 절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때 따뜻하고 작은 손이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 구아람은 침울했던 표정을 버린 채 힘껏 웃음을 짜냈다. “동생, 난 괜찮아.” “언니, 아까 그 귀찮게 굴던 남자, 혹시 전 형부예요?” 구아린은 구아람의 허리를 껴안고 그녀를 부축하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맞아.” 구아람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와, 완전 잘생겼어요!” 구아린은 두 눈이 초롱초롱해져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탄을 했다. “전 큰오빠, 둘째 오빠, 셋째 오빠, 넷째 오빠가 이미 충분히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전 형부도 완전 더 잘생겼어요!” “저 사람이 정말 사장입니까? 저 외모는 완전 연예인이잖아요!” 구아람은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연예인은 개뿔, 그는 아무것도 아니야.” “어쩐지 그날 어머니가 전 형부가 여명보다 더 멋지다고 하시더라고요. 여명은 어머니가 반평생 사랑해 온 사람이라고요! 오늘 보고 나니 정말 여명보다 더 잘생겼는걸요!” 구아린은 끊임없이 말했고 말하면 말할수록 더욱 흥분했다. “잘생긴 게 뭔 소용이야. 그래봤자 겉만 번지르르한 거지.” 구아람은 실눈을 뜨고 볼이 발그레한 구아린을 보며 말했다. “너 또다시 저 개자식이 잘생겼다고 하면 집에 가서 아빠한테 연서 이모의 첫사랑이 여명이라고 다 말할 거야!” 시간이 너무 늦어 친구들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구아린은 구아람을 따라 그녀의 별장에서 하룻밤 묵고 내일 아침 다시 돌아가려고 했다. 구아린은 주량이 제법 좋은 언니가 오늘 좀 취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구아람은 차창에 기대어 관자놀이를 계속 누르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언니, 제가 주물러 줄게요.” 구아린은 그녀의 관자놀이에 손을 살짝 대고 부드럽게 마사지를 해주었다. 구아람은 동생
구아린은 눈을 뗼 수 없었는데 이것은 액션영화를 보는 것보다 더 재밌었다! “언니 파이팅!”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구아람은 남자의 난폭한 공격을 피하며 지금 구아린이 힘내라고 응원이나 할 때인지 마음속으로 정말 어이가 없었다! “아린아! 얼른 경찰에 신고해!” “아!” 구아린은 정신을 차리고 허둥지둥 핸드폰을 꺼냈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가냘파 보이는 여자가 뜻밖에도 이런 솜씨를 가지고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구아람을 바로 제압할 수 없다는 것을 눈치챈 남자는 구아린에게로 목표를 바꾸고 그녀를 향해 돌진했다! 구아린은 핸드폰을 바닥에 떨어뜨렸고 놀란 나머지 제자리에 굳어 눈을 꼭 감았다. “어!” 구아린은 순간 눈을 떴고 구아람이 자신의 몸을 날려 팔로 칼을 막아내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양복 외투에는 긴 상처와 함께 검붉은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언니!” 구아린은 울부짖으며 눈물을 흘렸다. 구아린은 숨을 헐떡이며 피가 흐르는 팔을 감쌌는데 두피가 저려오고 등골이 서늘해졌다. 이 남자는 단순한 강도가 아니었다. 방금 남자는 그녀를 아예 죽이려고 한 것이다! 그리고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다시 칼을 들고 구아람을 찌르려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그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구아람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눈을 부릅뜨고 그 남자의 손에 있던 흉기를 걷어찼다. “읍!” 곧이어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고통스러운 듯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구아람은 검은 옷을 입는 남자가 뒤의 사람의 공격을 당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순간 구아람의 마음은 매우 통쾌했다! “너였어?!” 구아람은 놀란 표정으로 눈앞에서 검은 남자를 짓밟고 있는 눈매가 점잖고 우아한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또 만났네.” 윤유성은 가볍게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윤유성은 그의 고급 수제 구두로 검은 옷을 입는 남자를 힘껏 차자 그 남자는 고통스러운 나머지 그는 주먹으로 땅을 연신 쳐댔다. “아가씨!” 임수해가
성주 병원의 응급실이었다. 김은주는 이미 수혈을 했지만 생명의 위험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들리는바로 병원에 금방 들어왔을 때 은주의 얼굴은 거의 투명할 정도로 하얗게 질려있었고 손목의 칼날은 매우 깊이 박혀있었다고 한다. 복도에는 김 씨 부부가 있었고 신광구와 신효린도 있었다. 진정은 당연히 마음이 매우 아팠고 딸 애의 이름을 부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됐어, 됐어. 당신 나이가 몇인데 이렇게 울음을 참지 못한단 말이요? 다른 사람들이 비웃겠어요!” 김 회장은 옆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위로했다. “비웃는다고? 지금 우리 딸의 생사도 알 수 없는데 아버지란 자가 어떻게 아직도 자기 체면만 생각하고 있어?! 도대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진정은 남편의 옷깃을 잡아끌며 가슴이 찢어지게 울었다. “아들은 이미 없고 이제 고작 딸 하나만 남았는데 우리 은주가 만약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나도 못살아!” 김 회장의 안색은 말할 것도 없고 딸이 남자 하나 때문에 죽으려고 했다는 사실을 그의 아내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원래 신광구에게 자격지심을 느끼던 김 회장은 자신이 자기 집안 여자들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더욱 창피함을 느끼고 진정을 땅에 밀쳐버렸다. “그만 떠들어! 여기가 병원이지 시장이야?! 당신 좀 회장 부인의 면모를 좀 지켜!” “당신, 당신이 나를 밀어?!” 진정은 땅에 주저앉아 울음조차 그쳐버렸다. “두 분 그만들 싸우세요! 은주가 위험한 고비를 넘길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잖아요!” 신효린은 얼른 앞으로 가 진정을 부축했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냉소하고 있었다.만약 아버지 신광구가 그를 필사적으로 끌고 오지 않았다면 그녀는 은주가 죽든 살든 상관하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기왕 온 이상 연극은 해야 했고 아무리 기뻐도 웃을 수 없었다. “사돈! 내 딸이 이렇게 되었으니 반드시 당신들은 우리에게 합당한 이유를 설명해주어야 할 겁니다.” 김 회장은 머리끝까지 치솟은 화를 씩씩거리며 신광구에게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