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신 사장님, 말씀드릴 텐데 절대 흥분하지 말고 화내지 마세요.” “쓸데없는 소리 하긴!” 한무는 한참 망설이다가 말했다. “방금 사모님이 한 룸 문을 열었는데 안경을 쓴 남자에게 안겨 들어갔습니다.” 순간 신경주의 머리는 번개라도 맞은 듯 멍해졌다. “어느 룸이야? 안내해!” …… 비서는 숙취 해소제를 곧바로 사왔다. 윤유성은 비서에게서 약병을 건네받은 후 구아린에게 먹이고 또 자상하게 따뜻한 물로 입가심까지 해주었다.옆에 있던 비서는 이 장면을 보고 멍해졌다. ‘윤 대표는 평소 매우 차갑고 웃음 속에도 칼을 품고 있으며 여러 해동안 여자를 가까이하지 않았는데 이 아가씨는 무슨 연유로 보스가 직접 시중을 들게 한단 말인가?’ ‘설마 윤 대표님께서 그녀에게 반하기라도 한 건가?’ ‘쯧쯧 과연 영웅도 미인계는 못 당한다더니, 사장님도 넘어간 것 같구나.’ “좀 괜찮아?” 윤유성은 구아람 볼의 홍조가 좀 가라앉은 것을 보고 따뜻한 목소리로 물었다. 구아람은 손을 뻗어 가슴을 부여잡고 시선은 초점을 맞추려 했지만 속은 이미 난리가 났고 당장이라도 토하고 싶었다. “술을 많이 마시면 몸이 상하니 앞으로는 좀 적게 마셔.” 윤유성은 컵을 들고 그녀에게 물을 먹이며 걱정스럽게 말했다. 구아람은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기억하지 못했지만 눈앞의 남자가 그녀에게 악의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잘생겼다! 우아하고 고상한 풍채는 아주 멋스러우며 금테 안경은 정교한 보조개와 어우러져 청아함을 더했다. “당신, 낯이 익네요.” 구아람은 관자놀이를 비비며 말했다. 윤유성은 눈을 가늘게 떴고 과연 구아람은 그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때 큰소리와 함께 룸의 문이 갑자기 열렸다.신경주는 매우 날라로운 눈빛을 쏘고 씩씩대며 룸 안으로 들어갔다. 윤유성은 순간 안색이 어두워졌고 순간 서늘한 기운이 눈에 비쳤다.“윤 대표님, 신 씨 그룹 신 사장님입니다!” 비서가 옆에서 경악한 표정을 하고 낮은 목소리로 알려주었다. “그
윤유성은 순간 가슴이 철렁했다.구아람은 홍조를 띠었던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분노한 눈빛으로 신경주에게 말했다. “신경주! 넌 어떻게 이렇게 파렴치하고 당당한 건데? 날 놔줘. 네가 뭐라 하든 너와 함께 가지 않을 거야!” 하지만 신경주는 그녀가 발버둥을 치든 욕을 하든 마치 그녀를 데려가는 것 외에는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는 것 같았다. 구아람이 낯선 남자와 한 방에, 그것도 만취상태로 있는 것을 본 신경주는 분노를 참을 수 없었다! “신경주! 놔, 이 나쁜 놈. 악!” 이 행동력 강한 남자는 더 이상 쓸데없는 말을 하지 않고 엎드려 구아람을 어깨에 멨다. 그리고 건장한 팔뚝으로 그녀의 허리를 감싼 채 굳은 얼굴로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갔다. “놔줘, 읍, 토할 것 같아!” 구아람은 신경주의 등을 사정없이 두드렸는데 너무 메스꺼워 금방이라도 토할 것 같았다. “토해, 마음대로 토해.” 신경주는 눈빛에 흐트러짐 없었고 조금의 연민도 없었다. ‘벌주는 셈치고 토해버릴 가?’ ‘이 양심도 없는 사기꾼!’ 그들이 룸에서 사라지는 것을 본 윤유성은 붉은 입술을 오므렸고 눈동자에는 분노가 가득했다. “과연 체면이 서지 않는 사생아로군, 행동이 비열하고 거친걸 보니.” “윤 대표님, 어떻게 할까요? 쫓아가 볼가요?” 비서가 조마조마하며 물었다.“사람을 보내 따라가게 해라.” 윤유성의 청아한 목소리는 다소 나른해졌다. 그의 손에는 여전히 구아린이 마셨던 물컵이 들려져 있었고 컵에 묻은 립스틱 자국을 매만지며 말했다. “정말 뜻밖이군, 구아람이 결혼을 했다니!” 윤유성은 믿을 수 없었다. “언제 일이지? 어찌 아무 소식도 없을 수가 있어?” “가서 알아봐.” 윤유성은 손에 들려있는 물컵의 물을 우아하게 마시며 느릿느릿하게 말했는데 금테 안경 뒤의 서늘한 눈동자의 한기는 뼛속까지 스며들었다. “신경주가 요 몇 년 동안 무엇을 했는지, 그리고 지금 그들이 도대체 무슨 관계인지 알아보거라.” ……신경주는 구아람을 자신의 룸으로 데려가고
“있어!” 신경주는 눈시울을 붉히며 자존심도 버린 채 말을 내뱉었다.“있다고? 허허, 내가 보긴에 큰 병이 있는 것 같아!” 구아람은 신경주와 한창 실랑이를 벌였는데 취기에 아름다운 그녀의 얼굴을 더욱 매혹적으로 보였다. “넌 옛사랑도 있는데 난 새 애인이 있으면 안 되는 거야? 넌 되고 난 안될 건 뭔데? 넌 뭔데 이렇게 당당해?!” 정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정곡을 찔렀다. 신경주는 방금 구아람과 윤유성이 가까이 있을 때, 그 안경남의 눈에 온통 그윽한 유혹의 눈빛으로 가득 차 있던 장면을 떠올렸다.그 순간, 신경주는 모든 감각은 닫혔다. 그리고 오직 소유욕, 미친 소유욕만이 그의 온몸을 감쌌다. “허, 구 씨네 아가씨 사생활은 과연 풍부하고 다채롭네요.” 신경주는 가슴에 분노와 질투가 뒤섞여 형용할 수 없는 격렬한 감정이 치솟았다. “남녀가 그렇게 큰 룸을 다 쓰다니, 왜? 제대로 놀지 못할 가봐?” 분명 말로 구아람을 공격한 것은 신경주이나 고통스러운 것은 되려 신경주 자신이었다. “쳇, 하하하.” 구아람은 붉은 입술을 반짝이며 웃기 시작했다. “당연한 거 아니야? 내가 여전히 네가 알던 무뚝뚝하고 재미없던 백소아로 보여? 네가 생각하지 못한 것만 있을 뿐, 내가 할 수 없는 건 없어!” “구아람!” 신경주는 더 이상 견딜 수 없었다. “난 오늘 무슨 일이 있어도 널 데려갈 것이다! 내가 있는 한 새 애인을 찾을 생각은 하지 마!” 바로 이때, 마침 순찰차 한 대가 달려왔다. 구아람은 순간 방금까지도 짐승처럼 사납게 굴던 모습은 거두고 불쌍한 척 큰소리로 외쳤다. “변태야! 강간하려고 합니다! 살려주세요!” “너!” 신경주는 갑자기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순찰 중이던 두 명의 경찰은 차에서 뛰어내려 쏜살같이 신경주 쪽으로 달려오며 외쳤다. “꼼짝 마! 그 여자 놓아주고!” 신경주가 정신이 팔린 틈을 타 구아람은 족쇄와 같은 그의 손을 뿌리치고 놀란 척 눈물을 흘리며 입을 열었다. “제가 실수로 이 분 몸에
구아람은 노래방으로 돌아왔다. 비록 술은 거의 다 깼지만 기뻤던 마음도 깨끗이 사라졌다. 모처럼 여동생과 데이트 나왔는데 그 개자식을 만난 것이었다. 구아람은 시간 될 때 다시는 저런 불길한 사람을 만나지 않도록 절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이때 따뜻하고 작은 손이 그녀의 팔을 잡아당겼다. 구아람은 침울했던 표정을 버린 채 힘껏 웃음을 짜냈다. “동생, 난 괜찮아.” “언니, 아까 그 귀찮게 굴던 남자, 혹시 전 형부예요?” 구아린은 구아람의 허리를 껴안고 그녀를 부축하며 걱정스럽게 물었다. “맞아.” 구아람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대답했다. “와, 완전 잘생겼어요!” 구아린은 두 눈이 초롱초롱해져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감탄을 했다. “전 큰오빠, 둘째 오빠, 셋째 오빠, 넷째 오빠가 이미 충분히 멋있다고 생각했는데 전 형부도 완전 더 잘생겼어요!” “저 사람이 정말 사장입니까? 저 외모는 완전 연예인이잖아요!” 구아람은 이마를 짚으며 말했다. “연예인은 개뿔, 그는 아무것도 아니야.” “어쩐지 그날 어머니가 전 형부가 여명보다 더 멋지다고 하시더라고요. 여명은 어머니가 반평생 사랑해 온 사람이라고요! 오늘 보고 나니 정말 여명보다 더 잘생겼는걸요!” 구아린은 끊임없이 말했고 말하면 말할수록 더욱 흥분했다. “잘생긴 게 뭔 소용이야. 그래봤자 겉만 번지르르한 거지.” 구아람은 실눈을 뜨고 볼이 발그레한 구아린을 보며 말했다. “너 또다시 저 개자식이 잘생겼다고 하면 집에 가서 아빠한테 연서 이모의 첫사랑이 여명이라고 다 말할 거야!” 시간이 너무 늦어 친구들의 휴식을 방해하지 않기 위해 구아린은 구아람을 따라 그녀의 별장에서 하룻밤 묵고 내일 아침 다시 돌아가려고 했다. 구아린은 주량이 제법 좋은 언니가 오늘 좀 취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구아람은 차창에 기대어 관자놀이를 계속 누르며 숨을 헐떡이고 있었다. “언니, 제가 주물러 줄게요.” 구아린은 그녀의 관자놀이에 손을 살짝 대고 부드럽게 마사지를 해주었다. 구아람은 동생
구아린은 눈을 뗼 수 없었는데 이것은 액션영화를 보는 것보다 더 재밌었다! “언니 파이팅!”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질렀다. 구아람은 남자의 난폭한 공격을 피하며 지금 구아린이 힘내라고 응원이나 할 때인지 마음속으로 정말 어이가 없었다! “아린아! 얼른 경찰에 신고해!” “아!” 구아린은 정신을 차리고 허둥지둥 핸드폰을 꺼냈다. 검은 옷을 입은 남자는 가냘파 보이는 여자가 뜻밖에도 이런 솜씨를 가지고 있을 줄은 전혀 생각지도 못했다. 구아람을 바로 제압할 수 없다는 것을 눈치챈 남자는 구아린에게로 목표를 바꾸고 그녀를 향해 돌진했다! 구아린은 핸드폰을 바닥에 떨어뜨렸고 놀란 나머지 제자리에 굳어 눈을 꼭 감았다. “어!” 구아린은 순간 눈을 떴고 구아람이 자신의 몸을 날려 팔로 칼을 막아내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그녀의 양복 외투에는 긴 상처와 함께 검붉은 피가 흐르기 시작했다. “언니!” 구아린은 울부짖으며 눈물을 흘렸다. 구아린은 숨을 헐떡이며 피가 흐르는 팔을 감쌌는데 두피가 저려오고 등골이 서늘해졌다. 이 남자는 단순한 강도가 아니었다. 방금 남자는 그녀를 아예 죽이려고 한 것이다! 그리고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다시 칼을 들고 구아람을 찌르려는 순간,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 그의 옷깃을 잡아당겼다. 구아람은 기회를 놓치지 않고 눈을 부릅뜨고 그 남자의 손에 있던 흉기를 걷어찼다. “읍!” 곧이어 검은 옷을 입은 남자가 고통스러운 듯 비명을 질렀다. 그리고 구아람은 검은 옷을 입는 남자가 뒤의 사람의 공격을 당하는 것을 지켜보았다. 순간 구아람의 마음은 매우 통쾌했다! “너였어?!” 구아람은 놀란 표정으로 눈앞에서 검은 남자를 짓밟고 있는 눈매가 점잖고 우아한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또 만났네.” 윤유성은 가볍게 입꼬리를 올리며 미소를 지었다. 윤유성은 그의 고급 수제 구두로 검은 옷을 입는 남자를 힘껏 차자 그 남자는 고통스러운 나머지 그는 주먹으로 땅을 연신 쳐댔다. “아가씨!” 임수해가
성주 병원의 응급실이었다. 김은주는 이미 수혈을 했지만 생명의 위험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들리는바로 병원에 금방 들어왔을 때 은주의 얼굴은 거의 투명할 정도로 하얗게 질려있었고 손목의 칼날은 매우 깊이 박혀있었다고 한다. 복도에는 김 씨 부부가 있었고 신광구와 신효린도 있었다. 진정은 당연히 마음이 매우 아팠고 딸 애의 이름을 부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됐어, 됐어. 당신 나이가 몇인데 이렇게 울음을 참지 못한단 말이요? 다른 사람들이 비웃겠어요!” 김 회장은 옆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위로했다. “비웃는다고? 지금 우리 딸의 생사도 알 수 없는데 아버지란 자가 어떻게 아직도 자기 체면만 생각하고 있어?! 도대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진정은 남편의 옷깃을 잡아끌며 가슴이 찢어지게 울었다. “아들은 이미 없고 이제 고작 딸 하나만 남았는데 우리 은주가 만약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나도 못살아!” 김 회장의 안색은 말할 것도 없고 딸이 남자 하나 때문에 죽으려고 했다는 사실을 그의 아내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원래 신광구에게 자격지심을 느끼던 김 회장은 자신이 자기 집안 여자들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더욱 창피함을 느끼고 진정을 땅에 밀쳐버렸다. “그만 떠들어! 여기가 병원이지 시장이야?! 당신 좀 회장 부인의 면모를 좀 지켜!” “당신, 당신이 나를 밀어?!” 진정은 땅에 주저앉아 울음조차 그쳐버렸다. “두 분 그만들 싸우세요! 은주가 위험한 고비를 넘길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잖아요!” 신효린은 얼른 앞으로 가 진정을 부축했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냉소하고 있었다.만약 아버지 신광구가 그를 필사적으로 끌고 오지 않았다면 그녀는 은주가 죽든 살든 상관하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기왕 온 이상 연극은 해야 했고 아무리 기뻐도 웃을 수 없었다. “사돈! 내 딸이 이렇게 되었으니 반드시 당신들은 우리에게 합당한 이유를 설명해주어야 할 겁니다.” 김 회장은 머리끝까지 치솟은 화를 씩씩거리며 신광구에게
“진정해?! 내 딸은 지금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고 이 자식 때문에 눈물도 피도 다 말라가는데 나더러 진정하라고?!” 진정은 신경주의 창백한 얼굴을 가리키며 말했다. “신경주! 넌 은주에게 진심도 아니면서 왜 결혼하려고 한 건데?! 결혼과 같은 대사를 어떻게 네 마음대로 이랬다 저랬다한단 말이냐?!” “내 딸은 너무 착해. 어릴 때 네가 자살시도를 해서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을 때 우리 딸이 제때에 발견해서 네가 산 거야.” “은주가 너에게 그렇게 잘해주는데 넌 대체 왜 그녀에게 상처만 주는데! 양심은 개나 줘버린 거니?” 순간 신경주는 갑자기 머리가 저려왔다. 어두운 어린 시절의 그림자에 뒤섞여 신경주는 경련을 일으키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머릿속 깊은 곳에서 그가 잊으려고 애썼던 기억의 조각들이 잔인하게 신경주를 파고들었다. ……구아람은 윤유성에 의해 강제로 병원에 이송되어 응급 처지를 진행했다. 구아람은 동생이 상처를 보고 놀라 울지 않도록 임수해에게 따라오지 말고 구아린과 함께 있어주라고 했다. 그리고 온순하고 담도 작은 구아린은 내내 울면서 자신을 원망했고 그 모습을 보는 임수해도 마음이 괴로웠다. 그러므로 구아람은 절대로 그녀에게 더 부담을 줄 수 없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구아람은 칼을 맞을 당시 민첩하게 뒤로 피했기 때문에 근육과 뼈를 다치지 않았고 상처도 그리 깊지 않았다. 처치실에서 나왔을 때 구아람은 희고 가녀린 팔뚝에 이미 약을 바르고 거즈를 감았으며 파상풍 주사도 맞았다.그리고 올 때의 외투는 이미 지저분해져 전혀 입을 수 없었다. 이때의 구아람은 얇은 와인색의 원피스만 입고 있었는데 정교한 얼굴은 첫눈처럼 빛나고 있었고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윤유성의 눈동자는 그녀의 곱슬곱슬하고 긴 속눈썹에 떨어졌다. 그리고 윤유성은 그가 입고 있던 양복 외투를 벗어 그녀의 어깨에 부드럽게 걸쳐주었다.“밖에 바람이 차니 입으세요.” “아닙니다. 안 추워요,” 구아람은 당황하여 얼른 옷을 돌려주
구아람은 놀라 몸을 천천히 돌렸다. 그리고 그녀의 눈빛은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것처럼 차가웠다.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구아람과 윤유성이 함께 있는 것을 본 신경주는 우뚝 서 온몸을 떨고 있었으며 엄청난 무기력함을 느꼈다. 신경주는 입술을 깨물고 눈을 내리깔았다. 무의식 중에 구아람의 팔을 본 신경주는 심장이 쿵-하여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앞으로 다가갔다. “너 손?” 그러나 구아람은 마치 역병이라도 피하듯이 뒤로 물러나 윤유성의 뒤에 숨었다. 신경주는 침착한 얼굴로 윤유성과 눈을 마주하고 있었는데 공기 속에서 마치 스파크가 튀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은 같은 일은 세 번을 넘기지 않는다고 하던데 전 좀 특별해 두 번을 넘기지 않습니다.” 윤유성은 금테 안경을 가볍게 올리며 실눈을 뜨고 공격적인 말을 내뱉었다. “오늘 밤, 당신은 이미 나에게서 한 번 이 사람을 빼앗았습니다. 두 번째 기회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까?” “당신은 대체 이 여자랑 무슨 사인데?” 신경주가 윤유성을 주시하는 눈빛은 차갑고 무서웠다. 전에 윤유성은 구아람의 오빠들에게 된통 당한 적이 있어 이 사람도 구만복이라는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구아람의 오빠일까 봐 매우 두려웠다. 하지만 구아람의 눈빛은 가족을 보는 눈빛은 아닌 것 같았다.“너보다 가깝고 너보다 소중한 사람이야.” 구아람은 이때 싸늘하게 입을 열었고 신경주의 허를 찔렀다. 윤유성은 구아람을 돌아보았는데 입가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흘렀다. “신경주,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난 이미 노래방 입구에서 말했을 텐데? 그 문제를 계속 따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정말 모르겠구나.” 신경주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구아람, 너 진짜 미쳤어? 정체불명의 남자와 만취해 있으니 그 사람에게 당할까 봐 그러지.” 구아람은 눈살을 찌푸리고 혐오스럽다는 듯 말했다. “다른 사람의 걱정은 관심이겠지만 네 걱정은 역겨워.” “오늘 밤, 나는 이미 한번 토했어. 그러니 부탁이야, 더 이상 토 나오게 하지 마.” 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