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병원의 응급실이었다. 김은주는 이미 수혈을 했지만 생명의 위험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했다. 들리는바로 병원에 금방 들어왔을 때 은주의 얼굴은 거의 투명할 정도로 하얗게 질려있었고 손목의 칼날은 매우 깊이 박혀있었다고 한다. 복도에는 김 씨 부부가 있었고 신광구와 신효린도 있었다. 진정은 당연히 마음이 매우 아팠고 딸 애의 이름을 부르면서 얼마나 울었는지 모른다. “됐어, 됐어. 당신 나이가 몇인데 이렇게 울음을 참지 못한단 말이요? 다른 사람들이 비웃겠어요!” 김 회장은 옆에서 어두운 표정으로 위로했다. “비웃는다고? 지금 우리 딸의 생사도 알 수 없는데 아버지란 자가 어떻게 아직도 자기 체면만 생각하고 있어?! 도대체 정신이 있는 거야 없는 거야!” 진정은 남편의 옷깃을 잡아끌며 가슴이 찢어지게 울었다. “아들은 이미 없고 이제 고작 딸 하나만 남았는데 우리 은주가 만약 잘못되기라도 한다면 나도 못살아!” 김 회장의 안색은 말할 것도 없고 딸이 남자 하나 때문에 죽으려고 했다는 사실을 그의 아내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 원래 신광구에게 자격지심을 느끼던 김 회장은 자신이 자기 집안 여자들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다는 생각에 더욱 창피함을 느끼고 진정을 땅에 밀쳐버렸다. “그만 떠들어! 여기가 병원이지 시장이야?! 당신 좀 회장 부인의 면모를 좀 지켜!” “당신, 당신이 나를 밀어?!” 진정은 땅에 주저앉아 울음조차 그쳐버렸다. “두 분 그만들 싸우세요! 은주가 위험한 고비를 넘길 수 있는지가 가장 중요하잖아요!” 신효린은 얼른 앞으로 가 진정을 부축했지만 사실 마음속으로는 냉소하고 있었다.만약 아버지 신광구가 그를 필사적으로 끌고 오지 않았다면 그녀는 은주가 죽든 살든 상관하고 싶지도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기왕 온 이상 연극은 해야 했고 아무리 기뻐도 웃을 수 없었다. “사돈! 내 딸이 이렇게 되었으니 반드시 당신들은 우리에게 합당한 이유를 설명해주어야 할 겁니다.” 김 회장은 머리끝까지 치솟은 화를 씩씩거리며 신광구에게
“진정해?! 내 딸은 지금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모르고 이 자식 때문에 눈물도 피도 다 말라가는데 나더러 진정하라고?!” 진정은 신경주의 창백한 얼굴을 가리키며 말했다. “신경주! 넌 은주에게 진심도 아니면서 왜 결혼하려고 한 건데?! 결혼과 같은 대사를 어떻게 네 마음대로 이랬다 저랬다한단 말이냐?!” “내 딸은 너무 착해. 어릴 때 네가 자살시도를 해서 하마터면 목숨을 잃을 뻔했을 때 우리 딸이 제때에 발견해서 네가 산 거야.” “은주가 너에게 그렇게 잘해주는데 넌 대체 왜 그녀에게 상처만 주는데! 양심은 개나 줘버린 거니?” 순간 신경주는 갑자기 머리가 저려왔다. 어두운 어린 시절의 그림자에 뒤섞여 신경주는 경련을 일으키며 숨도 제대로 쉬지 못했다. 머릿속 깊은 곳에서 그가 잊으려고 애썼던 기억의 조각들이 잔인하게 신경주를 파고들었다. ……구아람은 윤유성에 의해 강제로 병원에 이송되어 응급 처지를 진행했다. 구아람은 동생이 상처를 보고 놀라 울지 않도록 임수해에게 따라오지 말고 구아린과 함께 있어주라고 했다. 그리고 온순하고 담도 작은 구아린은 내내 울면서 자신을 원망했고 그 모습을 보는 임수해도 마음이 괴로웠다. 그러므로 구아람은 절대로 그녀에게 더 부담을 줄 수 없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구아람은 칼을 맞을 당시 민첩하게 뒤로 피했기 때문에 근육과 뼈를 다치지 않았고 상처도 그리 깊지 않았다. 처치실에서 나왔을 때 구아람은 희고 가녀린 팔뚝에 이미 약을 바르고 거즈를 감았으며 파상풍 주사도 맞았다.그리고 올 때의 외투는 이미 지저분해져 전혀 입을 수 없었다. 이때의 구아람은 얇은 와인색의 원피스만 입고 있었는데 정교한 얼굴은 첫눈처럼 빛나고 있었고 여전히 놀라울 정도로 아름다웠다. 윤유성의 눈동자는 그녀의 곱슬곱슬하고 긴 속눈썹에 떨어졌다. 그리고 윤유성은 그가 입고 있던 양복 외투를 벗어 그녀의 어깨에 부드럽게 걸쳐주었다.“밖에 바람이 차니 입으세요.” “아닙니다. 안 추워요,” 구아람은 당황하여 얼른 옷을 돌려주
구아람은 놀라 몸을 천천히 돌렸다. 그리고 그녀의 눈빛은 마치 낯선 사람을 보는 것처럼 차가웠다. 몇 걸음 떨어진 곳에서 구아람과 윤유성이 함께 있는 것을 본 신경주는 우뚝 서 온몸을 떨고 있었으며 엄청난 무기력함을 느꼈다. 신경주는 입술을 깨물고 눈을 내리깔았다. 무의식 중에 구아람의 팔을 본 신경주는 심장이 쿵-하여 무의식적으로 그녀의 앞으로 다가갔다. “너 손?” 그러나 구아람은 마치 역병이라도 피하듯이 뒤로 물러나 윤유성의 뒤에 숨었다. 신경주는 침착한 얼굴로 윤유성과 눈을 마주하고 있었는데 공기 속에서 마치 스파크가 튀는 것 같았다. “다른 사람들은 같은 일은 세 번을 넘기지 않는다고 하던데 전 좀 특별해 두 번을 넘기지 않습니다.” 윤유성은 금테 안경을 가볍게 올리며 실눈을 뜨고 공격적인 말을 내뱉었다. “오늘 밤, 당신은 이미 나에게서 한 번 이 사람을 빼앗았습니다. 두 번째 기회도 있을 거라 생각합니까?” “당신은 대체 이 여자랑 무슨 사인데?” 신경주가 윤유성을 주시하는 눈빛은 차갑고 무서웠다. 전에 윤유성은 구아람의 오빠들에게 된통 당한 적이 있어 이 사람도 구만복이라는 얼굴이 알려지지 않은 구아람의 오빠일까 봐 매우 두려웠다. 하지만 구아람의 눈빛은 가족을 보는 눈빛은 아닌 것 같았다.“너보다 가깝고 너보다 소중한 사람이야.” 구아람은 이때 싸늘하게 입을 열었고 신경주의 허를 찔렀다. 윤유성은 구아람을 돌아보았는데 입가에는 만족스러운 미소가 흘렀다. “신경주, 기억이 틀리지 않았다면 난 이미 노래방 입구에서 말했을 텐데? 그 문제를 계속 따지는 게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정말 모르겠구나.” 신경주는 눈시울이 붉어졌다. “구아람, 너 진짜 미쳤어? 정체불명의 남자와 만취해 있으니 그 사람에게 당할까 봐 그러지.” 구아람은 눈살을 찌푸리고 혐오스럽다는 듯 말했다. “다른 사람의 걱정은 관심이겠지만 네 걱정은 역겨워.” “오늘 밤, 나는 이미 한번 토했어. 그러니 부탁이야, 더 이상 토 나오게 하지 마.” 한
구아람의 곁에는 이미 다른 사람이 있었다. 신경주는 무의식적으로 가슴을 눌렀는데 마치 심장이 통째로 파인 것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이 순간에 이르러서야 신경주는 그들이 정말 이혼했다는 사실을 실감했다. ……지하주차장에서 윤유성과 구아람이 오는 것을 보고 임수해가 가장 먼저 맞이했다. “아가씨, 상처는 좀 어때요?” “괜찮아. 그 범인은?” 구아람은 이 일에만 신경이 팔려있었다. “걱정 마세요. 이미 제가 사람을 보내 비밀리에 감금해 두었습니다. 그는 지금 우리의 검은 방에 있어 날개를 달아도 못 달아납니다.” 임수해는 구아람의 귓가에 속삭였다. “그래, 잘했어. 앞으로 며칠 동안 제대로 해보자고.” 구아람의 예쁜 눈을 가늘게 뜨고 임수해의 어깨를 다독였다. 임수해는 진지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항상 싸울 준비는 되어 있습니다!” “잠깐만 기다려. 저 사람한테 인사 좀 하고 올게.” 말하면서 구아람은 몸을 돌려 윤유성한테로 향했다. 우아한 이 남자는 벤틀리 옆에 서있는 것이 마치 정교한 조각상처럼 눈을 즐겁게 했다. “오늘 밤, 당신도 보았다시피 저와 심 사장의 관계는 좀 복잡합니다.” 구아람은 어여쁜 눈을 들고 남자를 쳐다보며 말투에는 약간 부끄러움을 띄었다. “정말 어쩔 수 없어서, 당신을 끌어들여 연기를 한 것뿐입니다.” “저와 신경주 사이에 당신을 말려들게 해서 정말 미안합니다.” “사과할 필요 없습니다. 당신에게 이용당할 수 있다니 영광인걸요.” 윤유성의 청아한 목소리는 아주 매혹적이었다. 구아람은 빨간 입술을 살짝 오므렸는데 윤유성의 그 말은 그녀를 더욱 난처하게 했다. “쓸모가 있다면 다음에도 환영합니다.”윤유성은 웃으며 덧붙였다. “또 농담이시군요.” 구아람은 쓴웃음을 지었다. “이런 일이 다음이 있기를 바라지 말아야죠.” “일주일 동안 상처에 물 묻히지 말고 일찍 들어가 쉬세요.” 윤유성의 눈에는 아쉬움이 가득했지만 적정선을 지키려 구아람과 작별하고 차에 올랐다. “잠깐만!” 구아람이 차
구아람이 별장으로 돌아왔을 때 이미 새벽이었다.구아린은 언니가 걱정되어 졸음을 꼭 참고 있었다. 충혈된 그녀의 두 눈은 너무 안쓰러워 보였다.“아린아, 자책하지 마, 언니 괜찮아. 내일 아침 수업이 있지 않아? 얼른 자.”구아람은 그녀의 곁에 앉아 손을 뻗어 안아주었다.“언니, 제가 많이 한심하죠? 어렸을 때 언니가 날 지켜 주었잖아요, 지금 제가 다 컸는데도 언니에게 해줄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어요.”구아린은 입을 삐죽 내밀며 눈물을 글썽거렸다.“바보야, 그게 무슨 말이야.”구아람은 가볍게 딱밤을 때렸다.“구씨 가문에 너랑 연서 이모가 있어서 집안 분위기가 좋아진 거야. 넌 우리가 가장 아끼는 막내이자 소중한 마스코트야. 정말 날 위해 무언가를 하고 싶다면 꿈을 향해 열심히 달려 봐. 네가 연예계에서 잘 되면 널 홍보대사로 초대할 거야. 좋은 일을 남에게 줄 수는 없잖아, 돈도 아낄 수 있고, 얼마나 좋아!”“언니, 저를 믿으세요, 꼭 성공할게요!”구아린은 손으로 눈물을 훔친 후 열심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녀는 간단히 세수만 하고 눕자마자 잠이 들었다.구아람은 동생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방에서 나왔다.임수해는 서재에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오늘 김은주가 입원한 것 같은데, 원인을 알아냈어?”구아람의 따뜻함은 이미 사라졌고, 싸늘하게 소파에 앉았다.“네, 알고 보니 김은주가 자살하려고 손목을 그었는데 제때에 구조되였기에 위험한 고비는 넘겼대요.”임수해는 잠시 머뭇거리더니 차갑게 말했다.“신경주가 계속 그녀의 곁에 있었대요.”“당연하지, 그년이 그를 위해 목숨까지 버렸는데 그가 시체가 되더라도 김은주 곁에 있어야지.”구아람은 비아냥거리며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아가씨, 이 일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해요?”“김은주가 자살하다니, 이건 올해에 가장 웃긴 농담이야.”구아람은 몸을 기울이고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으며 시큼한 관자놀이를 주물렀다.“그녀가 아직 신씨 그룹의 사모님도 되지 않았고, 날 죽이지도 못했는데 왜
“아가씨께서 이미 잠들었어요. 사장님, 그…….”“임수해, 담이 점점 커지는구나, 그녀와 함께 날 속이기로 했어?”구윤은 평소에 화를 잘 내지 않는다, 그러나 화를 내기만 하면 너무 무서웠다.“한 번 더 말할게, 전화받으라고 해, 아님 내일부터 넌 더 이상 아가씨의 비서가 아니야!”구아람은 너무 무서워서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녀는 급히 핸드폰을 귓가에 대고 애교를 부렸다.“오빠…….”구윤은 마치 감정을 억누르는 듯 깊게 숨을 쉬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아람아, 나와, 할 얘기가 있어.”구아람은 조마조마하게 별장을 나섰다.그윽하고 고요한 가로등 아래, 검정 애스턴마틴 앞에 서 있는 구윤은 안색이 어두웠다.등불 그늘은 회색 슈트를 입은 긴 다리의 절묘한 라인을 더 두드러지게 했다.그러나 이렇게 멋진 오빠를 만나는 구아람은 벌벌 떨며 마치 염라대왕을 만나는 느낌이 들었다.“오빠…….”그녀는 종종걸음으로 구윤에게 다가가 수줍게 입술을 오므렸다.“추워, 차에서 얘기하자.”구윤은 두말없이 자신의 외투를 벗어 구아람에게 걸쳐주며 그녀를 차에 태웠다.뒷줄에 앉자마자 구윤은 결국 참지 못하고 큰손으로 그녀의 어깨를 움켜쥐고 다급하게 물었다.“어디를 다쳤어?”“팔…….”구아람은 더 이상 거짓말을 할 용기가 없어 잘못을 저지른 아이처럼 고개를 숙였다.구윤은 얼굴이 하얗게 질려 숨이 가쁘게 그녀의 가녀린 팔을 더듬어 천천히 소매를 걷었다.새하얀 거즈가 보이자 남자는 순간 눈시울을 붉혔다.“오빠, 괜찮아, 근육과 뼈를 다치지 않았어, 그리고 이젠 아프지도 않아.”구아람은 큰오빠가 걱정할까 봐 서둘러 해명했다.구윤은 다시 소매를 내리고 그녀의 차가운 손을 잡았다.손은 힘에 의해 새빨갛게 물들었고 그녀는 조급하고 미안한 듯 고개를 숙였다.“미안해, 오빠에게 숨기지 말았어야 했어, 내가 혼자서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난 그냥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그랬어.”숨 막힐 듯한 침묵이 흐른 뒤에야 구윤은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했다.“감히 내 동
서류에 엄명준이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그의 자세한 개인 정보뿐만 아니라 성형 보고서까지 첨부해 있었다.이 남자는 얼굴 전체를 성형한 적이 있었다.구아람은 그의 성형 전 외모가 너무 익숙했다. 바로 전에 구진이가 인스타를 통해 알아낸 김은주의 M 국에서의 헬스 트레이너 연인이었다!“맞아맞아! 이 사람이야! 김은주의 손을 잡은 그 남자!”구아람은 잠시 흥분해서 오빠 앞에서 아무 말이나 막무가내로 찔렀다.김은주의 손을 만지는 사진이 너무 인상이 깊었다.구윤은 가볍게 기침을 하면서 눈살을 찌푸리더니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툭 터져 나왔다.“아람아, 말 조심해야지.”“내 추측이 맞았네.”구아람은 이를 악물고 냉소하였다.“허, 이건 너무 뻔하잖아, 김은주가 한 짓이네!”구윤의 눈빛이 차가워지며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예전에는 그 여자가 단지 질투해서 작은 수작만 부리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까지 악랄할 줄은 몰랐어, 내가 그녀를 너무 얕잡아 봤네.”“수상하네, 멀쩡한 남자가 왜 이 정도로 성형을 한 거지?”구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아냥거렸다.“김은주의 남자가 되더니 얼굴까지 버린 거야?”“다음 페이지를 넘겨 봐.”구윤은 애지중지하며 그녀를 일깨웠다.구아람이 서류를 뒤로 펼치더니 놀랍게도 카지노의 채무 계약서가 있었다.“허, 도박꾼이구나, 빚을 10억이나 졌네.”구윤은 침착하게 말했다.“그가 빚에 시달리고 있었어, 카지노, 은행, 사체업자들이 모두 그를 찾고 있어, 이것을 피하려고 성형을 한 거야.”구아람은 이 모든 일을 이어놓고 생각하더니 바로 깨달았다.“이 남자가 돈이 없고 앞길이 막막하니 김은주를 찾아 돈을 뜯으려고 했네, 지금의 김은주는 신씨 그룹 사장의 약혼녀잖아. 그러니 인간 ATM처럼 얼마든지 뽑을 수 있어.”“그리고, 김은주는 이 사람의 욕심을 이용해 조건을 제기했네.”구윤은 숨이 막혔다. 그는 긴 팔을 뻗어 동생을 안아 주더니 눈시울이 붉어졌다.“그 조건이 바로 널 해치는 거야.”“아마 이 연놈이 계획을
“왜 웃어? 내 말이 우스워?”“네.”“신경주! 이 건방진 놈!”신광구는 화가 나 눈시울을 붉히며 탁자를 내리쳤다.“차라리 그룹 이미지를 위해서 결혼하라고 말씀하시면 아버지를 속이 트인 사람이라고 생각하겠는데 인성 문제로 말한다면 할 말이 없어요. 그냥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 있는 겁니다.”신경주는 눈을 내리깔고 결국 선을 넘어버렸다.그저 씁쓸하게 비웃을 뿐이다. 아버지를 비웃는 건지 자신을 비웃는 건지 알 수가 없다.“뭐, 뭐라고 했어.”신광구는 멍해져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예전의 은주는 제가 결혼하고 싶었던 사람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제 자신을 설득하면서 그녀와 결혼할 수 없을 것 같아요.”신경주의 안색이 어두웠다.“그녀가 제 생명의 은인이잖아요, 그녀가 아니었더라면 전 이미 죽었을 거예요. 보답은 할 거니 그녀의 일을 모른 척하지 않을 거예요. 그녀가 회복되면 정식으로 헤어지자고 할 거예요.”“김은주와 헤어지겠다고?”신광구는 잘못 들은 줄 알고 다시 물었다.“네.”이번에는 망설임 없이 바로 대답했다.“김은주는 심한 우울증이 있어, 결혼을 미루는 것 때문에 자살까지 했어! 네가 헤어지자고 하는 것은 그녀를 죽이는 거잖아! 그녀가 환자인데 어떻게 이 자극을 견딜 수 있겠어?”신광구는 입이 닳도록 말했다.“그래서 당분간은 말하지 않을 겁니다. 그녀가 회복되면 정식으로 얘기할 거예요.”신경주는 이미 마음을 단단히 먹었다.신광구는 놀라서 눈을 부릅뜨고 천천히 소파에 앉더니 갑자기 그를 노려보았다.“구아람이 좋아져서 은주랑 헤어지려는 거야?”신경주는 찔려서 생각도 하지 않고 말했다.“안 좋아해요.”“허허, 넌 내 아들이야, 네가 어렸을 때 내 곁에서 자라지 않았지만 네 몸에는 내 피가 흐르고 있어. 아버지만큼 아들을 잘 아는 사람이 없어!”신광구는 날카롭게 눈을 가늘게 뜨고 냉소적으로 말했다.“그날 밤 할아버지의 생신 잔치가 끝난 후 구만복이 구아람을 데려갔을 때 너의 눈빛에 분명 아쉬움이 가득했어, 그리고 그녀를
구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저희는 명령을 받고 왔어요. 검찰이 주성택 의원님을 체포하여 조사하도록 허가했어요. 업무를 방해하지 말아 주세요!”“저희 측에서는 어떤 통보도 받지 못했어요. 그저 관계자 외 진입 금지라는 것만 알아요. 절대 들어올 수 없어요!”경호원의 태도는 점점 강력했다. 구진은 비아냥거리며 입꼬리를 올리며 차갑게 바라보았다.“당신들 이미 법을 어긴 것을 알고 있어요?”경호원이 든든한 백이 있어 구진을 안중에 두지도 않았다.“허, 옷차림을 보니 연회장의 정식 경호원은 아닌 것 같네. 우리가 들어가서 사람을 체포하는 게 그렇게 두렵다면, 한가지 가능성만 있어요. 윤씨 그룹 사람이죠?”구진은 차갑게 웃었다. 경호원들은 깜짝 놀라며 당황한다. 그들을 막으러 오기 전에 윤성우는 경호원에게 명령했다. 상대방이 아무리 협박해도 윤씨 그룹에 대해 한마디도 언급하지 말라고 했다. 그저 시간만 끌어 윤씨 가문에게 움직일 시간을 벌어주면 되었다. 만약 주성택이 검찰에 잡혀가면 절대 판을 뒤집을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경호원들은 고집을 부리며 부정할 수밖에 없었다.“아니요, 우린 윤씨 그룹의 사람이 아니에요. 송 시장님께서 현장 질서를 유지하라고 명령을 내렸어요.”“그래요? 송 시장님 사람이에요? 왜 난 한 명도 본 적이 없죠?”발소리와 함께 차분한 목소리가 들려오자 사람들은 뒤돌아보았다. 그 사람은 다름 아닌 송 시장 옆에 있는 비서실장이다. 뒤를 따른 사람도 모두 송씨 가문의 사람이다. 윤씨 그룹의 경호원들은 어쩔 줄 몰라 제 자리에서 안절부절못했다.“이 사람들이 정말 겁도 없네. 송 시장님의 코 앞에서 송씨 가문의 사람인 척해? 감히 우리 송 시장님에게 누명을 씌우려고 해?”비서관은 엄숙하게 말했지만 구진에게는 웃으며 공손하게 말했다.“구 검사님, 체포 영장을 더 발부받아야 할 것 같네요. 누구의 명령으로 공무집행을 방해하는 사람들을 모두 체포해서 자세히 심문하면 좋겠네요. 우리 송 사장님의 누명을 벗어야 할 것 같네요.”구진은
연회장은 혼란스러웠다.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경호원들이 배치되었다. 하지만 오늘 행사는 너무나도 성대했다. 수많은 언론 기자들이 초대되었고, 모든 기자들이 주성택을 향해 몰려들어 가운데에 고정시켜 움직일 수 없게 만들었다.기자들은 바로 이런 사람들이다. 기자들에게 스캔들이란 마치 피 냄새를 맡는 상어와 같다. 게다가 이것은 너무 충격적인 스캔들이다. 윤정용의 사위인 주성택은 현재 선거에서 가장 인기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사적으로 사리사욕을 채우고 여색을 좋아하는 쓰레기였다. 이런 헤드라인에 오를 수 있는 기사를 놓치고 싶어 하는 기자는 없다. 사람들은 주성택의 밑바닥까지 파고들고 싶었다.“송 시장님. 본부에 연락해서 사람을 더 보내달라고 할까요? 현장이 통제하기 어려워지고 있어요!”비서실장은 서둘러 송 시장에게 지시를 바랐다. 송 시장은 눈에 잘 띄지 않는 구석에 서서 넓은 무대를 라이벌에게 맡긴 채 미소를 지으며 그 광경을 지켜보았다.“우린 그냥 조용히 구경이나 하면 돼. 왜 일을 귀찮게 만들어? 하지만 나와 사모님을 잘 지켜. 이따가 더 큰 소동이 벌어지면 우리한테까지 튀게 하지 마.”...상황이 계속 악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윤씨 가문은 연회장의 앞문과 뒷문에 인력을 추가했다. 이때 검은색 리무진 세 대가 기세등등하게 문 앞에 차를 세웠다. 차 문이 열리자 슈트를 입고 경찰 증명서를 가슴에 찬 검사들이 신속히 내렸다.제일 앞에서 팀을 이끄는 구진의 눈은 반짝였다. 엄숙한 표정은 평소 가족들 앞에서 장난기 가득한 구진과는 다른 사람이었다. 카리스마가 너무 강해 사람들이 숨이 막혔고 똑바로 쳐다보지도 못했다. 검사가 위풍당당하게 다가오자 문 앞에 서 있던 경호원들은 서로를 바라보며 겁에 질렸다.“잠시 비켜주세요. 저희 업무를 방해하지 마세요.”구진은 차갑고 침착한 얼굴로 담담하게 말했다. 경호원들은 구진을 막을 용기가 없어 길을 비켜주었다. 홀에 들어서자마자 구진은 왼쪽 귀에 걸고 있던 블루투스 이어폰을 누르고 아람에게 연락했
“세상에, 누가 이런 짓을 한 거야. 정말 대단해!”“이렇게 많은 증거를 모아두고 이런 중요한 날을 선택하여 공개하는 건 주성택을 망치려는 거잖아!”“송 시장님인가? 어쨌든 두 사람은 이번 선거에서 라이벌이잖아!”“그럴 수도 있어. 하지만 송씨 가문은 이런 능력이 없을 거야. 배후에 더 힘 있는 사람이 있을 거야!”압도적인 플래시가 무대 위에서 멍해지고 부들부들 떠는 추악한 모습을 카메라에 완전히 담았다. 일부 기자들은 사진 찍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아 무대로 달려가 대포 카메라로 주성태를 가리켰다.“주 의원님, 화면에 나오는 게 사실이에요?”“뇌물을 받으셨어요? 사적인 거래를 했어요?”주성택은 저도 모르게 입술을 부들부들 떨었다. 두 다리에 힘이 빠져 뒤로 물러섰다.“저 아니에요. 모두 합성한 거예요. 누가 저를 해치려는 거예요!”“그럼 장부는요? 그건 어떻게 설명할 건가요?”“조작이에요. 다 조작이에요! 저는 돈을 받지 않았어요. 단 한 번도 그런 적이 없어요!”주성택은 땀을 뻘뻘 흘리며 당황하여 소리를 질렀다.“경호원은? 빨리 와서 질서를 유지해!”현장이 혼란스러워지고 사위가 기자에게 포위당하며 스캔들이 줄줄이 터져 나왔다. 그 모습을 본 윤정용은 화가 나서 안색이 어두워졌다.“빨리 조사해,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윤정용은 눈시울을 붉히며 숨이 막혔다.“분명 누군가가 우리 사위를 해치고 있어. 분명 우리 윤씨 가문을 겨냥하고 있는 거야! 누가 겁도 없이 이런 짓을 해? 감히 우리 윤씨 가문을 건드려?”“네, 아버지. 바로 확인해 보겠습니다!”윤성우는 현장 상황이 통제 불능이라는 것을 깨닫고 다급한 목소리로 말했다.“혼란한 틈을 타서 바로 아버지를 모셔가라고 할게요. 주성택은 아버지의 사위예요. 무슨 일이 생기면 아버지에게도 영향을 미칠 수 있어요!”“안 돼!”윤정용은 단호하게 거절했다.“이 상황에 우리가 떠나면 스캔들이 사실임을 인정하는 거잖아. 사람들은 우리 윤씨 가문이 감당할 수 없어서 도망친 거라고 생각할 거
중앙 홀의 가장 큰 회의장의 분위기는 너무 엄숙했다. 무대 아래에서는 성주는 물론 전국에서 온 고위 임원과 비즈니스 엘리트 대표들로 가득 찼다. 송 시장이 무대에 올라 교류회에 대해 연설하고 있었다.국회의원, 기업 대표 및 기타 주요 인사들이 앞자리에 앉았고, 윤민지와 같은 가족들은 뒷자리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윤씨 가문의 외동딸인 윤민주는 명문가 집안 아가씨들 중에서 꽤 명성이 높았다. 그러나 결국 공식 석상은 여전히 남성의 전쟁터이자 또 다른 세상이다. 윤민주는 그저 주성택의 아내일 뿐이다. 윤민주가 말할 자격은 없었다. 눈에 띄기 좋아하는 성격을 가진 윤민주는 자연스럽게 화가 났다.주성택이 오늘 이 자리까지 온 건 모두 윤민주가 한 걸음 한 걸음 도와준 것이다. 윤씨 그룹의 배경이 없고, 윤정용의 보살핌이 없고, 윤민주가 이미지를 만들어주지 않았더라면 눈에 띄지도 않는 주씨 가문 주성택은 순조롭게 높은 자리로 갈 수 없었을 것이다. 윤민주는 생각할수록 득의양양했다. 여러 내연녀 때문에 더러워졌던 기분도 좋아졌다. ‘언젠간 송 시장의 부인처럼 제일 앞에 앉을 거야!’이런 생각을 하자 윤민주는 거만하고 우쭐하게 앉아 콧구멍으로 사람들을 바라볼 기세였다. 주변 사람들이 윤민주를 보자 속삭였다.“저 위압적인 모습 좀 봐, 모르는 사람들은 저 여자 머리에 눈이 있다고 생각할 거야!”“맞아, 선거가 시작도 하지 않았는데 남편이 꼭 선거될 것처럼 행동하잖아. 무슨 자신감이야?”“윤민주는 자기가 아직도 윤씨 가문 아가씨인 줄 알아. 결혼한 여자는 가문에서 버려진 것과 같다는 거 몰라? 이 바닥에서 진작에 소문이 났어. 주 의원 선거를 도와주려고 쥐처럼 윤씨 가문에서 돈을 훔쳐 주씨 가문에 주었어. 윤씨 가문에서는 이미 윤민주를 싫어해. 하지만 윤민주는 자신만만해하네!”“나는 주 의원이 별로야. 딱 봐도 부패할 것 같아. 저 부부가 권력을 잡으면 성주 사람들은 큰 곤경에 처할 거야!”날카로운 유언비어들이 윤민주의 귀에 들어왔지만 아무렇지도 않은
이런 말들은 아람이 경주의 입에서 듣고 싶어도 꿈속에서만 들을 수 있었다. 이제 경주가 밤낮으로 붙어 다니고 주문을 외우는 것처럼 귀에 대고 중얼거려 점점 지치기도 하고 짜증이 났다.하지만 경주가 매번 다가오고 만지고 키스를 할 때, 마음속에서 불꽃놀이처럼 빛나고 감정을 통제할 수 없다. 그저 경주의 괴롭힘을 당하며 유혹에 넘어간다. 그래서 사랑하든 아니든 아람의 말을 들을 필요가 없다. 그저 아람의 반응을 보면 된다. 얼굴이 붉어지는지, 가슴이 설레는지, 몸이 이성을 잃고 행동하는지만 보면 된다.아람은 경주의 키스에 엉망이 된 숨을 가라앉히고 삐죽이면서 경주의 넥타이를 잡는다.“신경주, 너 예전에 꽤 괜찮았잖아. 지금 왜 이렇게 사랑에 굶은.”이런 비유가 좋은 것 같지 않아 아람은 급히 입을 다물었다. ‘정말 사람에 굶은 사람이라도 말로 하는 건 아닌 것 같네. 체면은 지켜주자.’예기치 않게 경주의 호흡이 점점 거칠어진다. 눈빛 아래는 짙은 사랑의 욕망이 숨겨져 있었다. 경주는 아람의 뒷목을 문지르며 이마를 대었다.“아람아, 난 네 노예야.”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름다운 얼굴이 붉어지며 손가락으로 경주의 튼튼한 가슴을 찔렀다.“그만해. 널 욕하면 나까지 욕하는 거 같잖아.”경주는 마른침을 삼키며 아람의 붉은 입술을 깨물었다.“오늘 벤을 타서 자리가 넓어. 충분히 커. 우리가 놀기에 충분해.”“우린 복수하러 온 거지, 야한 짓을 하러 온 건 아니야!”아람은 부끄러워 얼굴이 빨개졌다. 경주의 이마를 힘껏 때리며 급히 화제를 돌렸다.“참, 오늘 왜 이씨 가문 사람들이 보이지 않아? 이유희가 이제 사장님인데, 이런 장소에 끼지도 않아? 윤씨 가문이 잘난 척하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 있어?”“이씨 가문은 이소희가 남긴 구멍을 메우고 있어. 계속 여론의 끝에 있어서 지금 나오면 논란을 일으킬 수도 있어.”“허, 자각이 대단하네.”경주는 머리를 기울이고 가까이 다가가 코끝으로 아람의 뺨을 문지르며 간지럽혔다.“유희가 말했어. 이
“내가 네 와이프야, 왜 보면 안 돼?”윤민주는 의원 아내의 이미지를 신경 쓰지도 않고 주성택의 멱살을 잡고 미친 듯이 흔들며 히스테리로 소리를 질렀다.“내가 너한테 이렇게 잘하는데, 어떻게 나한테 이럴 수 있어? 양심 없는 놈아!”말을 하며 주성택의 뺨을 때리려고 했지만, 주성택은 윤민주의 손목을 붙잡고 격렬하게 뒤로 밀쳐냈다.“아!”윤민주의 몸이 흔들리더니 문 패널에 부딪혔다. 아픈 윤민주는 숨을 들이쉬며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너 감히 나를 때려? 난 윤씨 그룹 아가씨야. 어떻게 나한테 손댈 수 있어? 내가 아빠랑 오빠한데 말할 수도 있어. 네가 날 괴롭힌다고!”“말해, 마음대로 해! 이제 나도 너 같은 년이 지쳤어!”주성택은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윤민주의 멍한 얼굴을 가리켰다.“곧 선거가 다가오잖아. 망치고 싶으면 망쳐. 수년간의 비즈니스를 망치고 싶으면 그렇게 해. 알려주는데, 이제 우리는 한 사람이 부귀해지면 모두 부귀해지고, 한 사람이 망하면 같이 망하는 거야. 내가 망하면 너도 끝장이야!”윤민주의 얼굴이 창백해지면서 멍해졌다. 윤민주는 힘들게 키운 남자가 자신을 무너뜨리는 치명적인 무기가 될 것이라고 전혀 생각도 하지 못했다.“그동안 네가 아가씨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나를 억압하고 모욕했어. 하지만 난 다 참았어. 사람들 앞에서 다정하고 사랑하는 척해달라고 해서 나도 모두 만족해 주었어. 앞으로 내 일을 상관하지 마. 의원의 아내가 해야 할 일이나 잘해. 그래야 우리 모두 행복하게 살 수 있어. 그렇지 않으면, 우린 헤어지는 거야!”그 말은 주성택이 이제 대단한 사람이니 신경 쓰지 말고 건드리지 말라는 뜻이다. 주성택은 윤민주에게 잡혀 엉망이 된 옷깃을 정리했다. 더 이상 윤민주를 보기 싫어 문을 쾅 닫고 나갔다. 윤민주는 바닥에 멍하니 앉아 비참하게 눈물을 흘렸다. 한참 후, 윤민주는 일어나서 악의적으로 눈물을 닦고 거울에 기괴할 정도로 뻣뻣한 미소를 억지로 드러냈다.“그래, 그래! 그년들은 아무것도 아니야. 난
윤진수가 구치소에서 나오자마자 가장 먼저 한 것이 앞니를 치료하며, 윤씨 그룹의 보호에서 자유롭게 지냈다. 타박상과 부은 얼굴이어도 윤씨 가문 저택에서 여전히 파티를 했다. 예쁜 모델들을 찾아 술을 마시며 즐거움을 추구했다. 하지만 보기만 하고 행동하지 못했다. 저번에 아린에게 성추행할 때 발기가 되지 않아 자신이 없었다. 그러자 윤진수는 정력제를 10캡슐이나 먹었다. 결국 약물 중독으로 눈의 흰자위를 까뒤집으며 흰 거품을 물고 경련을 일으켰다. 밤새 위 세척을 하느라 병원에 있었다.이 일을 알고 윤정용은 화가 나며 불안해하지만 윤진수를 참을 수밖에 없었다. 사적으로 아들에게 치료하는 방법을 계속 찾았다. 구씨 가문이 소송을 취하한 것에 대해 윤정용은 다행이라고 생각한다.이 시점에서 윤정용이 복수를 하고 싶어도 먼저 시간을 두고 당분간 여론을 피해 다녀야 했다. 하지만 임윤호는 더 나쁜 상황에 처했다. 그날 밤, 죽도록 맞았고, 강지구는 하면 한다는 사람이다. 정말 부하들에게 임윤호의 입에 똥을 싸라고 명령했다. 그 결과 임윤호는 며칠 동안 밥을 한 입도 먹지 못했고, 먹는 모든 음식이 똥 맛이 났다. 또한 계속 구역질을 하며 담즙을 거의 다 토해냈다. 심지어 답답해서 고열까지 났다.‘이런 굴욕을 당할 바에는 차라리 날 죽여!’임윤호는 아무리 생각해도 몰랐다. 도대체 누가 이런 비겁한 짓을 하며 똥을 먹였는지 몰랐다. 마침내 어느 날 밤, 자고 있던 임윤호는 갑자기 벌떡 일어났다. 순간 생각이 났다. 당시 맞고 있을 때 깡패 중 한 명의 옷깃에 브로치가 꽂혀 있었던 것이 어렴풋이 떠올랐다. ‘무슨 빨간 새였던 거 같은데? 주, 주학? 성주 제 1 파벌, 남성?’“아!”임윤호는 크게 소리를 질렀다. 순간 겁에 질려 머리를 움켜쥐고 입술을 벌벌 떨며 식은땀을 흘렸다....오늘 다섯 개 1선 도시 대표단과 최고 지도자들이 성주에 모여 시장과 시의원들을 만나기로 했다. 한마디로 중요한 자리였다. 시의원의 아내인 윤민주는 일주일 전부터 드레스
“꺽, 젠장, 진주의 사건이 망하지 않았더라면, 신성한 제1 변호사인 내가 이런 더러운 술자리에 참석할 것 같아?”임윤호는 화를 내며 넥타이를 잡아당기며 바닥에 침을 뱉었다.“두고 봐, 진주의 사건이 재판에 회부되면 내가 멋지게 승소할 거야. 그때가 되면 네가 무릎을 꿇고 빌게 될 거야. 난 널 안중에 두지도 않을 거야!”임윤호가 눈을 가늘게 뜨고 핸드폰을 찾아 대리를 부르려는 순간, 어두운 곳에서 화려한 와이셔츠와 슈트를 입은 청년 네 명이 손에 막대기를 들고 웃으며 임윤호를 중앙에 에워쌌다.“너희들, 뭐 하는 거야?”임윤호는 순간 술이 깨며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모르겠어? 널 때리려고.”말을 마치기도 전에 임윤호의 등을 향해 막대기를 휘둘렀다. 그러자 임윤호는 바닥에 쓰러졌다.“켁, 너희들, 내가 누군지 몰라?”임윤호는 척추가 부러질 정도로 너무 아팠다. 겁에 질려 바닥에 주저앉아 부들부들 떨었지만 체면 때문에 고집을 부리며 소리를 질렀다.“난 유명한 변호사야! 난 신씨 그룹의 법률 고문이야! 윤씨 그룹 사장님도 나랑 사이가 좋아! 감히 날 때려? 성주에서 더 이상 지낼 수 없게 만들 거야! 평생 감옥에 가둬버릴 거야!”“하하하, 누구한테 허풍을 떠는 거야? 우리가 정의를 위해 하는 거야. 죽도록 때려!”임윤호는 두 팔로 머리를 감싸고 웅크린 채 네 남자에게 주먹과 발길질을 당했다. 임윤호는 마치 야구공처럼 막대기에 맞았다.“아아아! 잘못했어요, 잘못했어요! 제발 살려주세요!”불과 몇 분 만에 임윤호의 몸에는 이미 뼈가 여러 개 부러졌고 머리에는 피가 흘린 채 무릎을 꿇고 빌었다. 그리고 멀지 않은 곳에 리무진이 조용히 주차되었다. 강지구는 차 창가에 엎드려 영상을 찍으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리고 강소연에게 미션 결과를 보냈다.[아가씨, 어때요? 뭐 좀 더 추가할까요? 예를 들어, 입에 똥을 싸버릴까요?]문자를 보내며 강지구는 하트를 하고 있는 곰돌이 이모티콘까지 보냈다. 남성 보스의 신분과 전혀 어울리지 않았다.
다음 날, 고급스러운 나이트클럽의 최고급 룸에서 퇴폐적이고 음탕한 생활이 시작되었다. 임윤화는 아름다운 여성들과 와인을 즐기고 있었다. 지금 이보다 더 만족스럽고 자유로울 수 없는 것 같았다. 임윤호의 맞은편에 앉은 남자는 다름이 아닌 현재 윤씨 그룹의 후계자인 윤성우였다. 윤성우에게 초대를 받아 오늘 밤 술자리에 참석할 수 있다는 것은 윤성우의 인정을 받았고, 윤씨 그룹의 라인에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으로 신씨 가문과 윤씨 가문의 줄을 타서 일을 해결할 수 있는데, 구씨 가문을 두려워할 필요가 있어?”“윤 사장님. 전 그저 사소하게 도와주었을 뿐인데, 정말 너무 친절하시네요.”임윤호는 미녀를 품에 안고 활기찬 표정을 지었다.“와인 몇 잔일 뿐인데, 별거 아니에요.”윤성우는 와인 잔을 흔들며 웃는 듯 마는 듯 눈썹을 치켜올렸다.“임 변호사의 박력만하겠어요? 고의 상해죄를 친동생에게 씌워주고. 제 동생 진수를 위해 화풀이해 주셨어요. 진수가 겪은 고통에 대해 책임을 질 사람이 필요하잖아요. 그리고 임수해와 아린 아가씨의 관계를 방해할 수도 있어요.”“당신 어머니는 자식을 끔찍하게 사랑해요. 죽어도 자기 아들이 구씨 가문 첩의 딸과 결혼하게 하지 않겠죠? 일석이조 방법이 참 좋네요.”‘당분간 신경주와 구아람을 건드리지 못한다면, 주변 사람들부터 처리해야겠어. 진수가 가지지 못하는 여자를 임수해가 원해? 꿈 깨!’“하하하, 그건 윤 사장님께서 관대하셔서 그런 거예요.”주색에 임윤호의 깔끔하고 훌륭한 위장이 벗겨졌다. 눈빛에서는 배신적이고 탐욕스러운 빛이 반짝였다.“제 동생을 처리하는데 가격을 크게 제시했잖아요. 저야 당연히 사장님의 원대한 계획에 전적으로 협조해야죠.”“임수해는 어렸을 때부터 함께 자란 친동생인데, 마음이 안 아파요?”윤성우는 웃으며 물었다.“허, 임수해는 제 동생이 아니에요.”임윤호는 이를 악물며 악독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그저 구아람이 키운 개예요.”“윤 사장님, 저 임윤호가 법조계와 정치계에서 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