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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9화

소희를 보았을 때 경주의 눈빛은 얼음처럼 차가웠다. 그러나 아람을 보는 순간 그 얼음은 녹아내리고 봄빛처럼 눈부시게 빛났다. 어렸을 때만 해도 경주는 다정하면서도 온화했다.

경주의 마음속에서 아람이 얼마나 특별하고, 얼마나 소중하고 중요한 존재인지 알 수 있다. 소희는 치를 떨며 붉은 눈으로 경주가 사랑하는 아람에게 다가가는 모습을 보았다. 아람은 경주를 보지 못한 건 아니다. 큰 키에 존재감이 너무 강했고 걸어오는 순간 모든 사람의 시선을 끌었다.

“아람아, 저 자식이 널 찾으러 왔어.”

구윤은 아람의 귀에 속삭였다. 늘 엄숙하던 구윤의 말투는 장난기가 담겼다.

“신경 쓰지 마. 못 본 척하면 돼.”

아람은 삐진 듯 입을 삐죽거렸지만 가슴이 두근거렸다.

“분명 말했어. 오늘 각자 일을 한다고, 왜 이렇게 말을 안 들어! 전에 내 말은 다 듣겠다며 말하더니, 거짓말이었어, 이 거짓말쟁이!”

아람은 화가 나서 욕했다.

‘거짓말쟁이!’

차가운 구윤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 서로 사랑하니까 다툰 다는 말은 틀림없었다. 이때 구만복과 초연서도 팔짱을 끼고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레드카펫을 걸었다. 초연서의 드레스는 아람이 오래 전부터 초연서의 사이즈에 맞게 몰래 만들어준 것이다.

초연서의 드레스 색갈은 아람과 같았다. 잘 재단된 정장 튜브 스커트로 더 단아하게 다지인 되었으며, 모자는 몽환적인 얇은 명주 그물로 아름다운 얼굴을 반쯤 가려 우아한 스타일을 연출했다.

“세상에, 구만복이야! 역시 거물이네. 나이가 들어도 카리스마가 넘쳐. 40대 같아!”

“30년 전을 돌아가도 엄청난 미남이야, 신 사장님 보다 못하지 않아! 유전자가 너무 강해서 구씨 가문의 도련님과 아가씨들은 모두 구만복을 닮았어!”

“그러네!”

“초연서 너무 예쁘네, 정신을 못 차리겠어!”

“그 당시 진주보다 예뻐서 TVC 에이스가 되었어.”

“아쉬워, 너무 아쉬워. 젊은 사람들은 그 당시 초연서가 얼마나 핫한 지 모를 거야! 그 일 때문에 은퇴만 하지 않았 더라면 진주는 절대 핫해지지 못해! 흥, 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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