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상대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람이었다. 다른 사람이면 목숨까지 위험했을 것이다. 구윤은 어두운 안색으로 소희를 노려보았다.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았지만 소희를 소름 돋게 하여 하진영의 품에 안겼다.초연서는 구만복의 팔을 풀고 재빨리 다가가 아람의 손을 꼭 잡았다.“아람아, 괜찮아? 안 다쳤어?”이 말을 듣자 이씨 모녀는 더욱 화가 났다.“괜찮아요, 이모. 괜찮아요.”아람은 초연서가 놀랄까 봐 다정하게 위로했다.“아람아, 네가 사람을 때렸다는 걸 난 믿지 않아. 넌 얼마나 당당한지 우린 잘 알아. 다른 사람이 안 믿어도 우린 믿어.”초연서는 고개를 돌려 차가운 시선으로 소희를 보았다. 구만복은 입술을 꼭 다물고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을 보는 눈빛은 다소 복잡했다. 아람이 사람을 때린 건 걱정되지 않는다. 그저 이 모순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 지 걱정되었다.‘이 일이 소문나면 아람을 어떻게 생각하겠어? 평판은 사소한 일이 아니야. 나중에 재단을 물려받으면 사회에서 공신력이 있어야 해. 옳바른 모습을 보여야 해. 아니면 약접을 잡고 위로 올라가는 것을 방해하는 사람이 있을 거야.’“어르신, 사모님. 아람이 사람을 때린 걸 봤어요? 증거가 있어야 해요.”청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공격적이지 않았지만 가볍게 생각하지 못했다. 사람들이 돌아서보니 유성이 사랑하는 아람을 향해 다가가고 있었다. 아람은 차가운 눈빛으로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 누구도 자신을 도와주지 않기를 바랐다. 그럴 필요도 없고, 도움이 필요해도 그 사람이 유성이 아니라 경주였으면 했다.“윤 도련님, 무슨 뜻이에요? 우리 소희가 구아람 씨를 모함한다는 거예요?”이상철은 어두운 안색으로 물었다.“그건 이소희 씨에게 물어야죠. 말 한마디로 자신을 망칠 수 있어요.”유성은 아람 앞에 다가갔다. 사람들의 시선을 신경 쓰지 않고 다정한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자 감탄이 자자했다.“윤씨 가문 도련님이 구아람 씨를 좋아하네, 전에 바자회 때부터 알아봤어!”“말할 필요 있어? 구아람을
하지만 유성은 단호했다.‘윤유성이 직접 봤어, 아니면 들었어? 왜 구아람을 지켜주는 거야?’“이소희 씨, 다시 한번 물어볼게요.”유성은 소희에게 다가갔다. 검은 눈동자는 차가운 빛을 반짝여 소희를 소름 돋게 했다.“아람이 정말 당신을 때렸어요?”“저.”소희는 울컥했다.“다 성인인데,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져야 해요. 사실이 드러나면 후회해도 소용이 없어요.”주위는 점점 조용해지며 소희의 대답을 기다렸다. 잛은 몇 초가 너무나도 길게 느껴졌다. 마침내 유성의 치명적인 압박감에 굴복했다. 아무런 이유없이 유성이가 두려웠다. 마치 칼이 목에 다은 것 같았다. 소희는 경주와 유희를 이정도로 무서워한 적도 없었다.“저, 구아람 씨와 기분이 상한 일이 있었어요. 제가 조심하지 않고 문에 부딪혀 넘어졌어요.”소희는 뺨을 때린 말을 차마 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이 말 한마디로 아람의 오해를 풀고 상상하게 했다.“와, 정말 스스로 때린 거야? 악독하네!”“아직도 모르겠어? 윤 도련님이 압박을 주자 견디지 못하고 말을 바꾸었어. 방금 얼마나 소리를 질렀는지 보지 못했어?”“쯧, 역시 여자 아이네. 바로 겁을 먹었네. 나라면 죽어도 인정하지 않아. 증거를 꺼내라고 해야지!”“이소희 편을 들어? 이건 모함이야. 구씨 가문이 가만 있지 않으면 이소희가 앞으로 얼굴을 내밀 수 있겠어?”유성은 식은 죽 먹기로 아람을 도와 해결했다.하지만 아람은 여전히 안색이 어두웠고 유성에게 고마운 마음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유성에게 고개를 끄덕이며 칭찬하는 웃음을 지었다. 구윤이 다가가 아람의 어깨를 안으며 여유있게 이상철에게 말했다.“어르신, 아직도 해명이 필요한 지 모르겠네요. 해명을 듣고 싶어도 좋아요. 경마 대회가 끝난 후 변호사를 데리고 경찰서에 가서 해결하시죠.”구만복은 눈을 가늘게 뜨며 마음속으로 기뻐했다. 이 말들은 구만복이 직접하기에는 애매했다. 하지만 젊은 구윤이 오빠로서 동생을 지키는 건 당연했다. 하진영은 당황하여 소
이씨 가문 큰 도련님. 유희와 소희의 아버지인 이준성은 구만복이 존경하는 후배이고, 사적으로 친분도 있다. 당시 이준성이 사고를 당하여 돌아갔을 때도 오랫동안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준성이 살아 있다면 이씨 가문은 더 번창해질 것이다. 신씨 그룹과 위아래를 다투는 상대는 윤씨 가문이 아니었을 것이고, 유희가 이씨 그룹에서의 처지도 지금처럼 난감하지 않을 것이다.“됐어요. 일년에 한 번 열리는 경마 대회인데, 즐겨야죠. 우리 구씨 가문도 흥을 깨고 싶지 않아요, 사적인 일 때문에 시선을 끌고 싶지 않아요.”구만복은 대인배 모습을 보였다.“어르신, 손녀가 우리 아람에게 사과하고 이 일을 넘기죠.”소희의 머리 속이 윙윙거리며 원망스러워 눈을 붉혔다. 아람에게 사과하는 건 칼로 찌르는 것보다 괴로웠다.“소희야, 빨리 구아람 씨에게 사과해!”이상철은 화를 내며 재촉했다. 소희는 이를 악물었다. 몸을 부들부들 떨며 온힘을 다해 입을 열었다.“죄송해요, 제가 잘못했어요.”아람의 입가에는 웃음꽃이 피어 너무 아름다웠다.“괜찮아, 잘못한 걸 알면 돼. 앞으로 다시는 이러지 말았으면 좋겠어. 제멋대로 한 행동이 다른 사람의 명예를 망칠 수 있어. 모든 사람이 이씨 그룹과 상대할 수 있는 건 아니야.”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아람의 병주고 약주는 방법은 너무 독했다. 이때, 실검 두 개가 조용히 올랐다.“자신의 뺨을 때린 이소희.”“구아람에게 사과한 이소희.”[하하하, 너무 웃겨, 자기 뺨을 때려? 이소희가 이렇게 대단해?][이건 무슨 미친 짓이야? 새로운 게임이야?][이소희가 정신병이 있어? 이씨 가문 사람이 이소희를 데리고 병원에 가봐야 할 것 같아. 젊을 때 빨리 치료해야지!]소희는 망신을 당했고 네티즌들은 너무 웃겨 배를 잡았다. 이씨 가문도 소희 따라 체면을 잃었다. 이상철은 화가 나서 소희를 노려보더니 화를 내며 가버렸다. 하진영은 소희를 껴안고 뒤를 따랐다. 이준상도 곁에 있었다.“준상아, 소희를 도와줘서 고마워.”하진영은 감격스러운
아람은 차갑게 유성의 다정함 속에 감춘 음흉한 얼굴을 쳐다보며 천천히 주먹을 쥐었다.“아가야, 네 마음을 알아. 아직 시간이 많아. 앞으로 아람과 만날 시간이 많고도 많아.”유성을 바라보는 구만복의 눈빛은 더없이 다정하고 의미심장한 말도 했다. 플래시는 이 순간을 기록하였다. 사람들의 감탄이 자자했다. 전설적인 인물이자 비즈니스 거물 구만복이 단 한 번도 후배에게 이렇게 다정한 적이 없었다. 사위를 대하는 태도라고 말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구 회장님께서 윤 도련님과 구아람 씨를 역기려는 느낌이지?”누군가가 소곤거렸다.“내가 보기에도 그래. 신 사장님한테는 늘 차가웠는데, 윤 도련님에게 가족처럼 따뜻하게 대하고 있어. 너무 뻔하잖아. 그리고 윤 회장님과 구 회장님이 친구라는 걸 모르는 사람이 없어. 구아람 씨가 주관적이고, 구 회장님도 애지중지 않으면 3년 전에 신 사장님께 시집가겠어? 진작에 윤 도련님과 혼인을 맺었겠지!”“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구아람이 신경주에게 미련이 있어. 두 사람이 함께 레드카펫도 걸었는데, 화해할 것 같아.”“풋, 무슨 소용이 있어? 귀족 가문 도련님, 아가씨들의 결혼을 자신이 결정할 수 없어. 구 회장님이 한번 봐주었는데, 또 봐주겠어?”“구씨 가문이 정말 윤씨 가문과 혼인관계를 맺으면 큰 이슈야. 성주 전체 상업계에 큰 변화를 가져다줄 거야.”아람은 그 말들을 듣자 안색이 어두워지며 빠르게 떠났다.“아람 씨!”유성을 홀로 따라오며 걱정했다.“왜요, 아직도 이소희 때문에 화나 있어요?”아람은 말 하지 않고 앞으로 걸어갔다.“아람 씨, 화가 풀리지 않으면 풀리게 할 방법이 많아요. 아람 씨만 행복하다면 난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어요.”갑자기 아람은 발걸음을 멈추었다.“정말 증거가 있어요? 이소희가 날 모함한 증거?”“없어요, 그냥 말만 한 거예요. 이소희가 찔리는 게 있는 걸 알았어요.”유성은 가볍게 웃으며 솔직하게 말했다.“제가 알기로 이소희는 신효린보다 휠씬 마음이 약해요. 이씨 가문 아가씨로서
“그저.”한무는 말을 잇지 못했다.“뭐?”경주는 가슴이 떨려 급히 물었다.“사모님을 도와준 사람이 윤유성이에요.”한무가 이 이름을 말하는 순간 이미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의 눈시울이 서서히 붉어지면서 우월한 턱선이 순간 날카로워졌다.“뿐만 아니라 인테넷에서 구 회장님과 윤유성의 다정한 사진이 돌고 있어요. 소식에 따르면 구씨 가문이 윤씨 가문과 혼인관계를 맺을 수도 있다네요, 사모님이 윤유성에게 시집갈 수도 있어요!”말을 하고 한무도 무서워 벌벌 떨었다. 경주의 마음이 얼마나 아픈지 알 수 있다. 애타게 아람을 만나러 가려고 할 때 M 국 J 그룹 회장님과 사장님 윌슨 부자가 스태프와 경호원의 호위를 받으며 호호탕탕하게 걸어들어왔다.“신 사장님, 윌슨이에요!”한무는 입을 벌리며 놀랐다.“세상에, 부자가 다 왔어요? 소식이 없었는데, 설마 갑자기 스케줄을 바꾼 거예요?”말을 하는 사이에 윌슨 부자는 경주 앞에 다가왔다.“신 사장님, 지난번 비즈니스에 대해 얘기하자고 했는데, 나타나지 않았어요. 전 사장님이 은퇴해서 다시는 못 볼 줄 알았어요.”회장님 안드레 윌신이 웃는 듯 마는 듯했다.“아버지, 이 분이 신씨 그룹 사장님이에요?”아들 프레드는 턱을 치켜들고 사람을 불쾌하게 하는 사악한 미소를 지었다.“아, 신씨 그룹 사장님은 신씨 가문 큰 도련님인 줄 알았어요.”경주는 차갑게 입술을 오물거렸다. 지난번 약속을 안 지켜 윌슨 부자를 건드린 것 같았다. J 그룹도 신씨 그룹과 수천 억 프로젝트를 협력하여 앞으로 수없이 만나야 할 수 있다. 지금 태도를 보니 신경석의 편을 들어 경주를 안중에 두지도 않는 것 같았다.“두 분에게 실망시켜드릴 것 같네요.”경주는 바로 마음을 다스리고 여유있는 미소를 지었다. 두 사람의 태도를 무시하고 대범하게 안드레에게 오른손을 내밀었다.“신씨 그룹 사장님은 우리 형 신경석이 아니고, 저도 은퇴하지 않았어요. 이 기회를 빌어 두 분과 다시 친분을 쌓는 건 어때요. 우리가 서로 승승장구했으면 좋겠어요.
소희는 고개를 숙이며 화가 나지만 말을 할 용기가 없었다. 효린은 방금 일어난 일을 알자 신이 났다. 겁이 없는 소희의 기가 죽은 모습을 보자 몰래 웃었다. 이준상은 시우너하게 웃었다.“아버지, 아니에요. 소희는 제 조카인데, 당연히 도와줘야죠. 그럼 남을 돕겠어요?”남을 돕는 다는 말에 이상철은 순간 유희가 생각났다.“할아버지, 엄마, 우리 왔어요.”경쾌한 목소리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고개를 들어보니 유희와 효정이 깍지를 끼고 걸어왔다. 다정한 모습은 마치 신혼 부부 같았다. 유희는 다정한 눈빛으로 부끄러워하는 효정을 바라보며 사람들을 부럽게 했다. 하지만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특히 이상철과 하진영은 이 커플에 대해 차갑고 미묘한 감정을 들어냈다.“설마 이 도련님과 신씨 가문 넷째 도련님이 사귀고 있어?”윤민주가 먼저 말했다.“와, 정말 잘 어울리는 한쌍의 커플이네요. 축하해요. 이 사모님과 신 회장님, 신 사모님도 너무 축하드려요.”신광구와 진주는 담담했지만 하진영의 얼굴이 너무나도 굳어졌다. 효린은 차갑게 효정을 바라보았다. 효정의 행위를 보자 효린을 눈을 부릅뜨고 원망스러워 찢어질 것만 같았다. 효정이 입은 블랙 리본이 달린 노란 드레스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디자이너 문별의 작품이었다. 드레스가 너무 예뻐 효린을 질투나게 했다. 문별이 제작한 드레스는 아무나 살 수 잇는 것이 아니다. 효린이 몇번이고 예약을 했지만 거절을 당했다. 같은 신씨 가문 아가씨인 효정이가 자신보다 먼저 문별의 드레스를 입었다. ‘소문이 나면 내가 신효정보다 못하다고 할 거잖아!’드레스는 유희가 준 선물이라는 걸 생각하지 않아도 알 수 있다. 이 생각을 하자 효린은 더욱 화가 나서 치마를 찢을 지경이었다.“내 기억이 맞다면 이 도련님과 신 사장님이 베프 아니야? 두 사람의 우정은 나와 만복과 못지 않아. 지금 신씨 가문 넷째 아가씨와 만나면 정말 좋은 일이네!”윤정용은 웃으며 이상철을 바라보았다.“어르신, 축하드려요. 제가 언제 손자의 국수를 먹
신이 난 소희도 틈을 타서 비아냥거렸다.“너무 빨리 결정하지 마. 앞으로 후회해서 아가씨를 지체할 수 있어. 효정은 중학교 동창이야. 내가 제일 잘 알아. 오빠가 만나던 이상한 여자들과 달라.”신광구의 안색이 점점 어두워졌다. 이 혼인에 대한 열정도 점점 식었다.“할아버지, 어머니, 아버님. 걱정하는 마음을 이해해요. 저도 예전에 너무 황당했어요. 아무리 봐도 믿음이 가는 사람이 아니에요.”유희는 심호흡을 하고 곁에 있는 효정을 바라보는 눈빛에는 사랑이 가득 했다. 점점 깊이 빠져들며 강렬한 감적을 억제하여 목소리까지 부들부들 떨었다.“전 정말 효정을 많이 사랑해요. 효정을 위해 무슨 짓이든 할 수 있어요. 제가 가진 모든 것을 줄 수 있어요.”‘이 여자에게 모든 것을 준다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해!’이상철은 이를 악물며 지팡이로 땅을 힘껏 짚었다. 신씨 가문 사람과 외부인이 있어 화를 내지 못하고 참고 있었다.“이번 생에 효정 아니면 결혼하지 않을 거예요.”유희는 마른침을 삼키며 엄숙하게 하진영을 바라보았다.“엄마, 내가 서두른다고 생각해? 아니야, 이건 내가 심사숙고하고도 마음이 변하지 않아서 내린 결정이야. 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하고 싶어. 엄마, 할아버지, 우리를 허락해 줘요.”사람들은 깜짝 놀랐다. 소문에서 유희는 놀기 좋아하는 바람둥이라고 해도 오버가 아니었다. 지금 보니 오버가 아니라 함축적인 것이었다. 성주 전체로 봐도 가족과 정면 승부를 보는 귀족집 도련님이 몇명 되지 않는다. 이 모습은 때마침 온 아람에게 보여 감동을 받아 눈물을 흘렸다. 원래 걱정을 했는데 이제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경주야, 우리가 모든 곤란을 이기고 손을 잡고 결혼의 전당에 들어갈 때 사람들의 축하를 받을 수 있겠지, 아니야, 너무 많이 생각했어.’아무리 비방하고 비웃음을 당해도 괜찮았다. 그들을 헤어지게 하는 방법은 오직 죽음밖에 없을 것이다....제때에 폭죽이 터지고 가지각색인 종이들이 휘날렸다. 성대한 축제와 하객들
윌신 가족의 방문이 분위기를 미묘하게 했다. 신광구와 이씨 가문은 윌슨 가족을 열정적으로 대했다. 비록 귀족 가문이어서 아부를 떨 필요는 없지만 다른 사람에 비해 정성스러웠다.유독 경주만이 준수한 조각상처럼 신광구 곁에 앉아 사랑이 담긴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고 있었다. 마침 구만복이 아람과 얘기를 하고 있었다. 아람은 엄숙한 표정으로 진지하게 들었다. 경주의 뜨거운 눈빛을 전혀 느끼지 못했다. 갑자기 경주의 안색이 차가워지자 찬 바람이 지나가는 것 같았다.유성이 샴페인을 들고 몸을 앞으로 기대며 경주의 시선을 가렸다. 그리고 천천히 고개를 돌려 경주를 보더니 비아냥거리는 눈빛으로 샴페인을 들었다. 경주는 피는 얼어붙은 것 같았고 안색이 어두워지며 손에 들고 있는 와인잔을 부쉴 지경이었다. 유성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천천히 술을 마셨다. 그 눈빛은 너무나도 도발적이었다.쨍그랑-경주는 숨이 막혀 잔을 손으로 부쉬었다. 잔은 바닥에 떨어졌고 안에 있던 샴페인은 경주의 옷에 쏟아졌다.“아, 오빠, 옷이 더러워졌어!”소희의 신경도 온통 경주에게 있었다. 그 상황을 보자 바로 일어나 경주에게 갔다. 그리고 무릎을 꿇고 손수건을 들고 경주의 바지를 닦아주었다. 사람들은 깜짝 놀랐다.‘헐, 너무 아부하는 거 아니야. 당당한 이씨 가문 아가씨가 어떻게 이럴 수 있어?’이상철과 하진영의 안색은 화가 나서 파랗게 되었다. 이준상은 소희가 웃음거리가 되자 창피하기는커녕 옆에서 구경을 하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그리고 이 웃음은 마치 유희에게 들켰다. 하지만 소희를 말릴 생각은 없었다.유희는 경주가 이 틈을 타서 소희를 망신당하게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옳바른 길로 가고 다른 남자를 엿보지 말았으면 했다.“유희 오빠.”효정은 유희의 옷을 잡으며 가볍게 불렀다.“응? 왜?”유희는 눈을 내리깔고 다정하게 물었다.“왠지 모르게 오빠의 삼촌을 보면, 좀 불편해.”솔직한 효정은 생각을 감추는 법을 몰라 생각나는 대로 이야기를 했다. 비록 나지막
“소연 씨, 오늘 밤 신 사장님과 함께 데리러 갈게요. 걱정하지 마세요. 절대 아무에게도 들키지 않을 거예요.”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맹새했다.[들키는 게 두렵지 않아요. 그제 그 시간에만 나갈 수 있어요.]만소연은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데리러 가는 건 소연 씨 안전을 생각해서예요.”경주는 엄숙한 말투로 나지막하게 말했다.“지금 윤씨 가문이 소연 씨의 일거일동을 감시하고 있을 수 있어요. 만약 갑자기 나가서 윤씨 가문 사람에게 들키면 위험해질 수 있어요.”만소연은 깜짝 놀랐다.[구, 구아람 씨, 이 분은.]“소연 씨, 두려워하지 마세요. 신 사장님이에요. 제 곁에 있어요.”아람은 눈웃음을 지으며 얼굴을 들고 경주의 얼굴을 살짝 쳤다. 경주는 바로 몸을 기울리고 여왕을 모시는 우아한 집사처럼 잘생긴 얼굴을 아람에게 들이대며 코끝을 맞댔다. 아람은 멍하니 눈을 깜빡거렸다. 경주는 이때 아람에게 키스를 했다. 혀는 천천히 움직이며 아람을 혼란스럽게 했다. 하지만 이때 경주는 아람의 입술을 떠났다.‘음, 이 나쁜 남자, 정말 나빠. 점점 나쁘네!’[신, 신 사장님? 정말 신 사장님이에요?]만소연의 눈빛이 순간 밝아지며 흥분한 목소리로 말했다.[신, 신 사장님. 존경합니다. 제 롤모델이에요!]경주는 누썹을 찌푸렸다. 한참 생각하더니 입을 열었다.“감사합니다.”[그냥, 잘생겼다고 생각했어요. 연예인보다도 잘생겼어요. 저 신 사장님을 엄청 좋아해요!]“저 이미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구아람 씨예요.”경주는 스님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담담하게 말하며 아람의 어깨를 끌어안았다.[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해하지 마세요!]만소연은 황급히 해명했다.[저는 그저 신 사장님의 능력과 외모를 존경하는 거예요. 다른 뜻은 없어요. 그리고 저는 구아람 씨와 신 사장님의 팬이예요. 정말 너무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쯧, 신 사장님은 전에 인터넷에서 평판이 엄청 안 좋았는데, 얼굴 빼고 아무것도 없어. 그런데 팬이 있네? 역시 지금 시
아람의 머리를 빗어주던 경주의 손도 순간 멈칫하며 핸드폰을 바라보았다.“아람아, 아는 번호야?”“몰라.”“받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아람은 낯선 번호를 받지 않는다. 모르는 번호로 걸려오는 전화도 적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대감으로 가득 찬 듯 막연하게 심장이 두근거렸다. 전화를 마치지 않으면 많은 것을 놓칠 것 같았다.“여보세요.”아람은 다정하게 전화를 받았다.[여, 여보세요.]전화 반대편에서 소심하고 낮고 부드러운 여자애 목소리가 들려왔다. 언뜻 들으면 아린과 비슷하게 들렸다. 아람과 경주는 서로를 쳐다보고는 즉시 스피커폰을 켰다.“죄송하지만, 누구세요?”[구, 구아람 씨 맞아요?]소녀는 나지막하게 말했다.“네, 구아람이에요.”[저, 저는 만소연이에요.]경주와 아람은 순간 긴장했다. 특히 아람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손에 식은땀이 났다. 경주는 숨을 죽이고 아람을 바라보았다. 아람의 손을 잡고 가슴에 대며 안전감을 주었다.“소연 씨, 드디어 전화가 오셨네요.”아람의 목소리는 다정한 목소리로 얘기했다. 친근하게 말하기 위해 성을 떼고 불렀다.“매일 소연 씨의 전화를 기다렸어요. 드디어 전화 오셨네요.”경주는 눈을 부릅뜨며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만소연의 전화를 기다렸다는 건, 만소연을 만나고 얘기를 했다는 건데, 아니면 왜 그렇게 말하겠어. 하지만 언제 만났지? 난 왜 몰랐지?’[매일, 기다렸어요?]만소연은 잠시 침묵하더니 나지막하게 말했다.[구아람 씨, 만약 제가 연락하지 않았다면.]“그래도 기다렸을 거예요. 연락하든 안 하든 선택권은 소연 씨에게 있어요. 기다리든 말든 제 선택이에요.”아람은 이글거리는 눈빛에 굳은 의지가 가득했다. 하지만 또 한 번의 긴 침묵이 흘렀다. 하지만 아람은 상대방에게 인내심을 가지고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렸다.경주는 아람의 친착함을 존경했다. 목표을 이루기 위해 억울해하며 참았고 굴욕도 견딜 수 있었다. 고귀한 출생으로 인해 우월감을 느끼지 않았고
윤씨 가문은 라이브 사건을 필사적으로 숨기고 싶었지만, 윤진수의 평판이 너무 않 좋았다. 사람들은 그저 웃음거리를 보고 싶었다. 게다가 윤진수를 지목하는 구씨 가문 아가씨 아린이 나타나 더욱 드라마틱해져 점점 뜨거웠다.열기가 갈아앉지 않으면 윤진수는 경찰의 목표로 될 것이다. 윤정용은 심지어 뻔번하게 경찰 총장에게 가서 사정했지만, 마침 최고의 재벌 구만복이 오랜만에 실검에 올랐다. 사무실의 TV에서 뉴스가 방송되었다. 새로운 프로젝트를 위한 리본 커팅 행사에 참석한 후 기자와 인터뷰하는 구만복의 모습이 보였다. 기자는 바로 물었다.“구만복 씨, 이틀 전 라이브에서 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성.”“따님이라고 주장한 여자?”구만복의 안색이 순간 차가워지며 반박했다.“어느 언론사 출신이에요? 이렇게 정보에 대한 감수성이 떨어지는데 기자를 해요?”사람들은 구만복의 압박감에 숨도 쉬지 못했다.“제 친딸이에요. 우리 구씨 가문의 막내 공주님. 제 셋째 부인 초연서의 딸이에요.”구만복의 표정은 유난히 차가웠지만, 아린을 언급하자 날카로운 눈빛에 보기 드물게 온기가 돌았다.“제 눈에 아람이든, 아린이든 모두 소중한 딸이에요. 아린을 공개하지 않은 건, 나이도 어리고 확교를 다니고 있고, 모녀가 겸손해서예요. 아이의 학교생활을 방해할까 봐 공개적인 자리에 데리고 다니지 않았어요.”“결국 모두 막내딸을 지키려고 한 거예요. 하지만 내 딸을 보호하는데, 윤진수 그 짐승에게 기회를 주었어요!”‘젠장, 구 회장님의 말이 정말 날카롭네. 구만복과 윤정용이 친하다는 것을 모른느 사람이 없잖아. 하지만 막내딸을 위해 윤씨 가문의 체면을 전혀 봐주지 않네!’“우리 딸은 큰 굴욕을 당했어요. 윤씨 그룹이 사적으로 가고 싶은데, 그럴 일은 없어요. 반드시 끝까지 조사할 거예요!”구만복의 눈시울이 붉히며 하마터면 카메라 앞에서 실례를 할 뻔했다. 겨우 화를 억누르며 카메라를 향해 이를 악물었다.“윤정용, 너 이 자식, 양심이 있으면 네 아들이 대가를 치르고 우리 딸에게
“아람아, 너, 너 왜 들어왔어, 언제 들어왔어.”경주는 여전히 멍했다. 습관적으로 아람의 허리를 잡고 위아래로 부드럽게 문질렀다. 아람은 가슴을 가리고 투덜거렸다.“깜짝이야. 방금 네 눈빛이 엄청 무서웠어. 날 잡아먹을 것 같았어.”“미안해, 아람아. 입대했을 때 생긴 고질병인 것 같아. 불치병 같은 반응이야.”그 말을 듣자 아람은 가슴이 아파 경주의 얼굴을 만졌다. 경주는 죄책감을 느꼈다. 아람의 손을 잡고 손등을 키스했다.“왜 몰래 들어왔어. 들키면 어떡해.”“몰래? 여긴 내 집이야. 왜 몰래 들어와. 난 당당하게 들어온 거야.”아람은 교활한 미소를 지으며 경주의 코끝을 가리켰다.“왜? 신 사장님이 좀 당황한 것 같지?”“정식으로 네 집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야. 아람아, 네 가족에게 좋은 이미지를 남겨주고 싶어.”경주는 미소를 지으며 나지막하게 말했다.“풋, 그거 때문이었어?”아람은 웃음을 떠뜨렸다. 장난스럽게 손가락으로 경주의 셔츠 단추를 풀었다.“우리 가족은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챙기기 힘들고 잘해주기도 어려운 사람이야. 아니면 윤유성 그 독뱀이 벌써 우리 집에 들어왔겠지. 안 그래?”“아람아.”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우리 가족은 널 천천히 받아드리고 있어. 그러니 걱정 마. 너 답게 행동해.”아람은 다정하게 말을 하며 경주의 셔츠 단추를 모두 풀었다.“또 나 몰래 밤새 일했어? 이렇게 앉아서 자면 허리디스크 터져. 잠옷을 갈아입고 편하게 누워.”“응, 알았어.”경주는 얌전히 말을 들었다. 잠옷을 갈아입을 때 기지개를 펴니 허리가 아팠다. ‘설마, 정말 나이가 들어서 그래?’“아람아, 빨리 방으로 가.”경주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아람은 귀여운 토끼처럼 재빨리 이불속으로 들어갔다.“너랑 같이 잘 거야.”“아람아, 말 들어. 이제 성주로 돌아가면.”“싫어. 지금 같이 잘 거야.”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잠고 놓지 않았다. 경주는 아랫입술을 깨물고 있는 아람의 매혹적인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욕망이 솟
구만복이 말하자 모두가 발걸음을 멈추고 갑자기 조용해졌다. 아람은 깜짝 놀라 눈을 부릅떴다. 입을 크게 벌리며 믿기지 않는 듯 구만복을 바라보았다.“방금, 뭐라고 하셨어요?”경주는 가슴이 떨리며 눈을 부릅뜨고 구만복의 잘생기고 위엄 있는 얼굴을 바라보았다. 순간 숨이 막히고 가슴이 두근거렸다.“지금 출발하면 새벽에 도착하잖아. 내일 아침 별일 없으면 오늘 여기서 자고 가.”구만복은 눈썹을 찌푸리며 기침을 두 번했다. 이번에는 똑똑히 들었다. 경주도 들었고, 아람도 들었고, 모든 사람이 들었다. 서프라이즈가 경주에게 다가오자 경주의 가슴이 두근거렸다. 맑은 눈에 감동적인 감정으로 가득 찼고 울컥하며 구만복을 향해 허리를 굽혀 인사했다.“고마워요, 구 회장님. 받아주셔서 고마워요.”받아준다는 말은 대단한 거물이자 성주 제1 재단의 도련님을 비참하게 했다. 아람은 가슴이 아팠다. 경주가 억울한 모습을 보지 못해 급히 다가가 경주를 부축했다.“뭐 하는 거야. 그냥 하룻밤인데, 이럴 필요는 없잖아.”“필요 있어. 아람아.”경주는 누시울을 붉혔다. 눈물을 글썽거리며 가슴 속 설렘이 휘몰아쳤다.“너무 기뻐. 지금까지 이룬 업적들을 모두 모아도 이 순간만큼 행복하지 않았을 거야.”다른 사람에게는 그저 단순한 하룻밤일 것이다. 그러나 경주에게는 희망이었다. 구만복은 경주를 의미심장하게 바라보며 먼저 별장으로 들어갔다.“수해 오빠, 아빠가 형부를 용서한 거야? 형부를 받아준 거야?”아린은 수해의 팔짱을 끼고 까치발을 들어 수해의 귀에 속삭였다.“받아주는 거였으면 좋겠어.”아린을 바라보는 수해의 눈빛은 한없이 다정했다. 손을 들어 아린의 머리카락을 정리해 주었다.“어제보다 오늘 조금만 더 발전하면 다 좋은 거야.”아람은 감동하여 경주의 얼굴을 잡고 아무도 없는 듯이 키스했다. 처음에 경주는 부끄러워 온몸이 굳어졌다. 하지만 저도 모르게 아람의 가느다란 허리를 끌어안고 키스했다. 구씨 가문의 어른들은 보기 부끄러워 모두 황급히 돌아서서 떠났
강소연은 누군가가 아린을 비난하자마자 즉시 키보드를 잡고 네티즌과 맞섰다. 뿐만 아니라 강지구에게도 연락해 라이브 방송 댓글창에 글을 남기도록 지시했다. 순식간에 백여 명이 댓글을 달기 시작하며 논쟁이 격화되었고, 결국 모두 금언 조치가 내려졌다.밖에서 아무리 큰 폭풍이 몰아쳐도 해정원에 들어오면 모든 것이 사라지는 것 같았다. 아람은 가족들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고 화목한 모습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며 말을 잇지 못했다.엄마가 돌아간 후, 아람은 해장원을 집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방황의 날이 쓰라리고 힘들어도 그저 탈출하고 싶었다. 하지만 이제 이곳은 점점 집 느낌이 있었다. 아람에게 안식처가 되는 곳은 단 두 곳이다. 해장원과 경주의 따뜻한 품이다.라이브 풍파가 지난 후, 구만복과 초연서는 수해에 대한 태도도 미세산 변화가 있었다. 그날 아린과 수해가 헤어지기 싫어하는 모습을 보자 구만복은 수해를 집에 있게 했다. 그저 각방을 썼을 뿐이다.절대 모두가 잠든 동안 소중한 딸 아린의 방에 몰래 들어가서 이상한 짓을 하면 안 된다고 했다. 시련과 곤난을 겪어온 수해와 아린에게 이것은 행복한 일이었다. 아린은 엄청 기뻐했다. 수해도 눈물을 흘릴 뻔할 정도로 흥분했지만 그저 묵묵히 구만복에게 인사를 했다.최선을 다해 아린을 챙겨주고 평생 행복을 주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맹세했다. 이 기회에 수해는 다시 구만복의 인정을 받았다. 옆에서 화기애애한 가족의 모습을 보고 있는 경주는 여전히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아람은 아린과 수해의 행복한 분위기에 감염되어 옆에 있는 안색이 어두워진 경주를 신경 쓰지 못했다. 경주는 가슴이 아파나며 씁쓸해졌다. 한참 후, 경주는 입꼬리를 올리며 체념을 하듯 씁쓸하게 웃었다.경주의 마음은 여전히 안 좋았지만 솔직하게 받아들였다. 구만복이 평생 경주를 인정하지 않더라도, 아람의 곁에 있고 지켜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죄인은 용서받을 자격이 없다. 이 곳에 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큰 은혜를
당황한 나머지 윤진수는 부축을 받아도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윤성우는 도현을 악의적으로 노려보았다. 입을 열려고 할 때, 계속 침묵하고 있던 유성이 적절한 타이밍에 말을 했다.“진수 형, 그냥 구 팀장님과 함께 가세요. 형은 당당하잖아요. 그냥 수사에 협조하는 거예요. 당황하지 마세요. 금방 끝날 거예요. 끝나면 우리가 데리러 갈게요.”윤성우는 유성을 노려보며 화를 냈다.‘젠장, 또 잘난 척할 기회를 줬네!’유성은 돌아서서 윤정용의 귀에 속삭였다.“아버지, 구도현의 말이 맞아요. 진수 형이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제 발이 찔리는 것 같아보여요. 구도현은 더 악랄한 수단으로 형을 상대할 거예요. 그때는 정말 곤란할 거예요.”윤정용은 마음이 흔들려 즉시 태도를 바꾸었다.“진수야, 가.”“아버지!”윤진수의 표정은 마치 절망에 빠진 듯했다. 윤정용은 손을 흔들었다. 원망함과 분노가 뒤섞여 말문이 막혔다. 결국 윤씨 가문 사람들은 두 경찰이 윤진수를 데려가는 것을 보고만 있고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도현이 떠나기 전 차갑게 윤유성을 노려보았다. 유성은 날카로운 시선에 움찔했다. 마치 범인을 심문하는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그 눈빛은 유성의 자존심을 건드렸고 마음이 불편했다.“구도현, 거기 서!”윤성우가 얼굴을 붉히며 다가갔다. 지금의 윤진수를 도와주기 보다 도현을 이기고 싶은 마음이 더 컸다. 도현은 발길을 멈추고 무심하게 바라보았다.“흥, 인정해. 네가 우리를 어떻게든 곤경에 빠뜨리려고 하는 것이잖아. 전혀 정의감에 비롯된 것이 아니야. 그저 개인적인 복수를 하려는 거지. 구아람과 구아린 대신 화풀이하고 싶은 거지?”도현은 날카로운 눈을 가늘게 뜨고 고개를 갸웃거리며 입을 움직였다.‘그게 왜?’소리없이 입모양만 보여주었지만 윤정용과 윤성우는 화가 나서 머리가 터질 듯했다. 달려가 도현을 때리고 싶었다. 도현이 떠난 직후 윤정용은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 윤성우와 유성의 부축에 소파에 앉아 뜨거운 차를 마시며 진정했다.“성우
“경찰서 커피가 맛이 없이 없도 건강에 해롭지 않아요. 윤씨 가문의 음식에 감히 입을 대지 못해요. 배가 썩을 수도 있잖아요. 건강을 다치고 마음을 다치면 너무 소해잖아요.”도현은 차갑게 비웃으며 윤성우의 비아냥거리는 말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구도현 도련님, 내 아들의 사건은 이미 끝났어요. 당신이 직접 풀었줬잖아요. 지금 와서 왜 또 이러는 거예요!”윤정용은 싸울 기분이 없어 눈시울을 붉히며 화를 냈다.“증거도 없이 진수를 그냥 데려갈 수는 없어요. 마음대로 하게 두지 않을 거예요. 우리 윤씨 가문은 구씨 가문의 손에 잡히는 멍청한 놈이 아니에요.”“두 가문이 오랫동안 친구로 지냈고, 구만복의 아들인 것을 봐서 체면을 봐주는 거예요. 선을 넘지 마세요!”‘구만복의 아들? 구 팀장님이 해문 갑무의 아들이야? 구아람의 오빠?’이 충격적인 소식에 두 경찰은 입을 가리며 크게 놀랐다. 수년 동안 경찰로 일하면서 도현은 항상 겸손하고 일에만 집중했다. 자신의 사생활과 가족사에 대하 한 마디도 한 적이 없었다. 전에 도현이 형사 팀장이 되었을 때, 어린 나이에 중요한 임무를 맡아 경찰서에서 소문이 자자했다. 도현은 낙하산이라고 했다. 하지만 유언비어는 순간 사라졌다. 단 3년 동안 도현은 큰 사건을 잇달아 해결하고 여러 차례 공로를 세우며 소문이 점차 사라졌다. 경찰들도 도현의 집안이 대단할 거라고 예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도현은 윤정용이 동료들 앞에서 구만복을 언급하는 건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전혀 흔들리지 않았고, 심지어 웃음이 터졌다.“법은 무고한 사람을 잘못 선고하지 않아요. 마찬가지로 단 한 명의 짐승을 놓치지 않을 거예요.”윤씨 가문 사람들의 안색은 10년 넘게 타다 남은 솥바닥처럼 어두웠다. “구도현, 너, 너, 누구보고 짐승이라고 하는 거야!”윤진수는 도현의 잘생긴 얼굴을 가리키며 화를 냈지만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윤진수 씨, 당신이 강간 미수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의심되니 우리와 함
“경, 결찰? 그 하찮은 놈들이 또 찾아왔어?”윤진수는 구치소에서 사람 같이 않은 삶은 보낸 날들을 생각하자 다시는 돌아가서 악취를 풍기던 그 쓰라린 삶을 살고 싶지 않아 겁에 질렸다.“아버지, 형, 꼭 막아주세요!”윤정용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마음이 급해 걸어다녔다.“진수야, 긴장하지 마.”윤유성이 다가가 진수의 떨고 있는 어깨를 토닥였다.“두 여자애를 면밀히 감시하고 있어. 아직 경찰에 연락하지 않았어. 그건 아직 증언할 의사가 없다는 거야. 경찰도 그냥 온 거야. 아니면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잖아. 일단 가 봐.”...윤씨 그룹 사람들이 아래층으로 내려왔다. 방문객을 보자마자 깜짝 놀랐다. 거실에 서 있는 도현과 두 경찰이 보였다. 카리스마 넘치는 표정과 훤칠한 키를 가진 도현은 마치 칼을 꽂은 것처럼 앞에 나타났다. 권위적이고 위압적이라 억압감이 느껴졌다.윤정용의 안색이 안좋았다. 심지어 마음속에서 질투까지 했다. 구만복의 자식들은 모두 예쁘고 잘생겼다. 능력도 좋고 그저 경찰인 첩의 막내아들 도현도 카리스마가 넘쳤다. 자기 자식이 제일 소중하다고 하지만, 윤민주와 윤진수가 한 짓을 생각할수록 화가 났다. 도현의 앞에 나서기 창패했고 체면이 깎인다고 생각했다. 비교해 보면 그나마 막내아들인 유성이 괜찮았다. 외모, 기질, 능력도 뛰어나 구씨 가문과 경쟁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윤정용은 제일 아이러니한 점을 잊었다. 유성은 한때 윤정용이 가장 싫어하고 경명했던 자식이었다. 심지어 유성 모자를 S국으로 보낸 후 윤씨 가문 전체 앞에서 죽은 사람 취급하라고 말하기도 했다. 어린 유성이 무릎을 꿇고 애원하고 나서야 마지못해 유성의 계좌로 매년 일정 생활비를 보내주기로 했다. 그외 가족 재산, 권력, 주식, 윤씨 가문의 모든 것은 유성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이 모든 것은 고상아가 윤정용을 배신해서 시작한 것이다. 고상하는 비천한 경호원과 몰래 만났고, 그 모습을 윤정용이 직접 목격했다. 간통한 경호원은 가혹한 처벌을 받고 외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