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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8화

소희는 꿍꿍이가 많았다. 경주와 함께 있는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 만약 경주와 나란히 입장하면 언론은 물론 모든 여성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을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경주의 파트너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경주는 어떤 행사에 참석하든 항상 혼자였고, 절대 여성 파트너를 데려오지 않는다. 아람과 결혼한 3년 동안에도 아내와 함께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다. 만약 소희가 이 기회를 잡으면 모든 사람에게 경주의 마음속에서 소희가 중요한 존재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다.

남자에게 중요한 건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일단 오해를 불러일으키면 아람와 틈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 틈을 타고 들기 쉬워질 것이다. 소희는 수작을 부리며 경주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가슴이 두근거리며 얼굴이 붉어졌다.

“오빠.”

그러나 경주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무표정이었고, 잘생긴 눈썹은 사람을 오싹하게 했다. 소희를 보는 것 같지만, 사실 경주의 시선은 소희 위, 더 먼 곳을 바라보았다. 경주는 소희를 공기 취급했다.

소희가 이를 악물며 화가 나서 치마 자락을 들고 경주를 향해 다가갔다. 갑자기 누군가가 소리를 질렀다.

“구씨 가문이 도착했어요!”

경주는 순간 살아난 것처럼 즉시 뒤를 돌아보며 눈에 빛이 났다. 최고급 럭셔리 링컨이 레드카펫 중앙에 멈추었다. 문이 열리자 슈트를 입은 구윤이 먼저 내렸다. 그리고 신사적으로 아람의 손을 잡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 장면은 참석한 모든 여성들이 그들이 남매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비명을 질렀다. 선남선녀를 대충 찍어도 레전드 사진이 된다.

경주는 마치 모든 것이 텅 빈 것처럼 세상이 조용한 것 같았다. 경주의 뜨거운 시선에는 오직 아람 밖에 없었다. 그들을 바라볼 때 경주는 마음이 씁쓸했다. 못난 경주는 구윤을 질투했다.

‘나도 언제 당당하게 아람의 손을 잡고 세상 사람들에게 우리의 사랑을 보여줄 수 있을까?’

오늘 아람의 패션은 사람의 눈이 빛나게 했다. 평소 항상 카리스마가 넘치는 정장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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