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는 효린의 손을 잡고 칭찬을 했다.“역시 효린이 너가 제일 착하고 일을 제일 잘해! 이런 일을 너무 잘해. 엄마가 정말 제대로 감사하고 싶어!”“엄마, 나한테 약속한 건 기억하지?”효린은 차갑게 물었다. 진주는 어둠 속에서 잠시 침묵을 하더니 일어나 침대 옆 탁자로 걸어가 서랍을 열고 파일 봉투를 꺼내 효린에게 던졌다. 효린은 바로 집어 들고 보물이라도 되는 듯 품에 안았다.“엄마, 이게 뭐야?”“이따 가서 혼자 봐.”1분도 기다릴 수 없었다. 효린은 바로 일어나 아무 말도 없이 문으로 향했다.“잠깐만.”진주가 갑자기 불렀다.“엄마, 또 무슨 일이 있어?”“정말 모르겠어. 네 동생의 결혼식을 망치면 너한테 무슨 좋은 점이 있어?”진주는 차갑게 바라보며 경멸하고 혼란스러워했다.“단지 이유희가 널 좋아하지 않는 이유로 화풀이하고 싶어, 둘이 헤어진다고 해도 이유희가 널 좋아하지 않아. 넌 이씨 가문에 들어갈 수 없어.”“허, 엄마 말이 맞아. 화풀이하려고 그래!”효린은 파일 봉투를 꼭 잡고 입술을 떨었다.“다 이런 이유로 살아가는 거야. 내가 무슨 잘못이 있어?”‘잘못한 건 신효정과 이유희야!’...방에 돌아온 효린은 바로 파일 봉튜의 내용물을 꺼냈다. 놀랍게도 자폐증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효정의 진단서였다.“하하, 하하하!”효린의 눈에는 사악한 빛이 번쩍이며 큰 소리로 웃었다. 이 진단서는 신씨 가문에게 일급 비밀이다. 가족의 스캔들은 외부로 퍼질 수 없었다. 그 누구도 자식이 정신적 문제가 있다는 걸 외부에 알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귀족 가문의 늘 체면을 중요시한다.‘만약 이 진단서가 이씨 가문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신효정과 이유희가 절대 결혼할 수 없을 거야! 이씨 어르신의 손자는 이유희 단 한명이야. 인정하는 후계자이고 이씨 그룹의 미래인데, 손자며느리가 바보라는 걸 참을 수 있겠어?’효린은 흥분하여 손이 떨렸다. 바로 소희에게 전화를 했다.[또 왜?]소희는 나른한 말투로 말했다. 입을 열지 못하는 듯해
연례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매년 경마 대회에 전국의 재력가 및 권력가들은 물론이고, 방송사에서 행사를 생중계한다. 심지어 친한 국가의 왕족까지 참석하는 등 전례 없는 행사라고 할 수 있다. 경마 대회가 열리는 장소는 매년 다른 유력 가문이 주최한다.올해는 윤씨 가문의 차례였다. 경마 대회가 열린 곳은 완공된 지 반년도 안 된 윤씨 가문 경마장이다. 공식하기 전 이런 큰 행사를 맡을 수 있어 윤정용은 너무나도 좋아했다. ‘이것보다 더 좋은 게 있어? 이것보다 더 좋은 홍보가 있어? 일석이조이잖아!’신씨 그룹측에는 신남준이 나이가 많아 은퇴하여 이런 행사를 참석하지 않는다. 올해는 신광구가 부인인 진주와 함께 가고 경주가 홀로 갔다. 출발하기전 효린은 그제야 힐을 신고 섹시하고 티이트한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서둘러 나섰다. 신광구는 차갑게 효린을 바라보았다. 너무 과한 옷차림을 보자 고개를 흔들었다.“경마장은 야외인데 이렇게 짧은 치마를 입어? 바람이 불면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보자!”말을 하며 신광구는 먼저 차에 탔고 진주와 효린을 신경 쓰지 않았다. 효린은 마음속으로 원망했지만 티를 내지 못했다. 결국 어렵게 온 기회이다. 더 이상 신광구를 건드릴 수 없었다. 진주가 차에 타려고 하자 효린은 진주를 잡고 속삭였다.“엄마, 그거 입었어?”“응.”진주의 표정은 난감했다. 기저귀를 입기전에 얼마나 많은 마음의 준비를 했는지 모른다. 생리대처럼 입어도 너무 수치스러운 것 같았다.‘난 신씨 그룹 사모님이야. 이 나이에 이런 걸 입다니, 너무 창피해!’“엄마, 더 가져왔어? 소변이 심하게 새는데 한개로 되겠어?”효린은 걱정했다.“어떻게 챙겨? 그 큰 것을 어디에 놓겠어? 자기 일 아니라고 그러는 거야?”진주는 얼굴을 붉히며 이를 악물었다.“입작하는 사모님들은 그저 가방만 들어. 내가 큰 가방을 들면 비웃음을 당할 거야. 한장이면 충분해, 물을 안 마시면 돼! 게다가 오늘만 지나면 다시는 이런 것을 안 써!”진주는 화를 내며 차에 탔다.
“가족 배경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야. 구아람 씨가 밟는 흙보다도 못해!”“능력이 있으면 뭐 어때? 이혼한 중고품이고 신씨 가문이 버린 여자잖아.”귀족 가문 아가씨 중 한 명이 신랄하게 조롱했다. 수다를 떨던 두 아가씨는 일제히 째려보았다.“구아람 씨는 구 회장님의 본처의 유일한 딸이야. 진정한 귀족 가문 아가씨야. 어떤 사람들은 정말 질투밖에 할 줄 모르네.”“지금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이혼한 여자가 중고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 돈이 있고 권력이 있는 여자에게는 결혼은 짐이 될 뿐이야!”“맞아, 그리고 인터뷰를 못 봤어? 신경주가 바람 피웠다고 직접 인정했어. 그런 남자를 왜 남겨? 구아람 씨가 찼겠지!”말을 하던 아가씨는 화를 참으며 말을 하지 못했다. 많은 일이 발생한 후, 성주에서 아람의 팬이 점점 많아졌다. 다재다능하고 친절하고 착하고 의리있을 뿐만 아니라 예쁘고 고귀한 여자를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 호스트인 윤씨 가문이 가장 먼저 입장했다. 두번째로 신씨 가문이 입장했다. 신광구와 진주는 팔짱을 끼고 기자들 앞에 나타났다. 오랜만의 모습은 이혼 소문을 깨뜨렸다. 효린은 그들의 뒤를 따르며 당당하게 걸었다. 카메라가 많은 곳은 자신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다. 잘난 척을 하며 연예인이 레드카펫을 걷는 것처럼 걸었다. 아쉽게도 효린을 찍는 카메라가 없었다.언론들은 신광구와 진주에게 집중했다. 아무리 힘을 써도 효린은 진주보다 잘나가지 못했다. 악으로 핫해진 것도 핫한 것에 속한다. 좋은 평판도 없고 진주만큼 나쁘지도 않아 효린은 실패하였다.“뭐야, 신 사장님은 안 왔어, 괜히 기다렸어!”한 여성 기자가 불평했다.“왜 안 오겠어? 좀만 기다려!”“오늘 4대 가문이 다 참석하네, 와, 그럼 아수라장이 되지 않아?”기자들은 흥분하며 카메라를 조절했다. 그 어떤 이슈를 놓치지 않을 준비를 했다.“구아람이 반드시 나타날 거야. 이소희도 나타날 거야. 두 여자가 싸우면 신 사장님은 어떡해? 한 명은 전처고 한 명은 스캔들 상대인데.
“사람? 누구?”이상철은 눈썹을 찌푸렸다.“누구겠어요. 진주의 둘째 딸, 신씨 가문의 넷째 아가씨 신효정이죠.”소희는 무심코 말을 하는 척했다.“요즘 오빠가 집에 오지도 않아요. 밖에서 신씨 가문 넷째 아가씨와 작은 집을 마련했어요. 둘이 매일 붙어있어요. 저번에 엄마가 몸이 좋지 않을 때 제가 병원에 같이 가줬어요. 아이고, 결혼하면 어머니를 잊는다더니, 오빠가 아직 결혼도 하지 않았는데도 나와 엄마를 잊었어요!”“소희야, 말 그만 해.”하진영은 나지막하게 말했다. 효정의 편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이상철이 유희에게 불만이 있을까 봐 걱정했다. 이준상은 웃었다.“신씨 가문 넷째 아가씨가 미인이겠네. 난 유희를 잘 알아. 그 어느 여자한테도 진지한 적이 없어. 신씨 가문 아가씨가 유희의 마음을 단단히 잡았네.”“진주의 딸이 내 손자의 마음을 잡아? 꿈이나 꿔!”이상철은 눈썹을 찌푸리며 지팡이를 무겁게 내리쳤다.“결혼하기 전에 동거를 해? 이게 귀족 가문 아가씨야? 진주도 악명이 높으니, 역시 딸을 잘 교육하지 못하네!”“아버지, 손자를 너무 걱정하지 마요.”이상철은 몰래 웃으며 말했다.“우리 유희는 남자라 손해를 보지 않아요.”하진영은 이 말을 듣자 위로를 받았다. 소희의 눈빛도 음흉해졌다. ‘이유희가 신효정을 사랑하고 결혼하고 싶어도, 진주의 딸이면 절대 이씨 가문에 들어올 수 없어!’이때, 기자들이 소리를 질렀다.“신 사장님이 오셨어!”“정말 신경주야. 신경주가 왔어!”수만은 사람들이 주목하고 셔터 소리가 커졌다. 소희도 흥분하여 기대를 하며 레드카펫 쪽을 바라보았다. 경주가 검은 슈트를 입었고, 준수한 얼굴은 눈처럼 차웠다. 행동거지에 권력자 다운 카리스마가 넘쳤다. 이것이 바로 사람들을 거부하는 냉정함이고 많은 여자들을 열광하게 했다. 소희도 마찬가지이다.“소희야, 가자, 뭐해?”하진영은 딸을 잡고 나지막하게 재촉했다.“엄마, 너무 잘생겼어.”소희는 경주를 뚫어지게 쳐다보며 침을 흘릴 지경이었다.“오빠, 오빠가
소희는 꿍꿍이가 많았다. 경주와 함께 있는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는다. 만약 경주와 나란히 입장하면 언론은 물론 모든 여성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을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경주의 파트너로 오해를 받을 수 있다. 경주는 어떤 행사에 참석하든 항상 혼자였고, 절대 여성 파트너를 데려오지 않는다. 아람과 결혼한 3년 동안에도 아내와 함께 얼굴을 드러낸 적이 없다. 만약 소희가 이 기회를 잡으면 모든 사람에게 경주의 마음속에서 소희가 중요한 존재라는 걸 증명하는 것이다.남자에게 중요한 건 말이 아니라 행동이다. 일단 오해를 불러일으키면 아람와 틈이 생길 수밖에 없고, 그 틈을 타고 들기 쉬워질 것이다. 소희는 수작을 부리며 경주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았다. 가슴이 두근거리며 얼굴이 붉어졌다.“오빠.”그러나 경주는 여느 때와 다름없이 무표정이었고, 잘생긴 눈썹은 사람을 오싹하게 했다. 소희를 보는 것 같지만, 사실 경주의 시선은 소희 위, 더 먼 곳을 바라보았다. 경주는 소희를 공기 취급했다. 소희가 이를 악물며 화가 나서 치마 자락을 들고 경주를 향해 다가갔다. 갑자기 누군가가 소리를 질렀다.“구씨 가문이 도착했어요!”경주는 순간 살아난 것처럼 즉시 뒤를 돌아보며 눈에 빛이 났다. 최고급 럭셔리 링컨이 레드카펫 중앙에 멈추었다. 문이 열리자 슈트를 입은 구윤이 먼저 내렸다. 그리고 신사적으로 아람의 손을 잡고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이 장면은 참석한 모든 여성들이 그들이 남매라는 것을 알고 있어도 비명을 질렀다. 선남선녀를 대충 찍어도 레전드 사진이 된다. 경주는 마치 모든 것이 텅 빈 것처럼 세상이 조용한 것 같았다. 경주의 뜨거운 시선에는 오직 아람 밖에 없었다. 그들을 바라볼 때 경주는 마음이 씁쓸했다. 못난 경주는 구윤을 질투했다. ‘나도 언제 당당하게 아람의 손을 잡고 세상 사람들에게 우리의 사랑을 보여줄 수 있을까?’오늘 아람의 패션은 사람의 눈이 빛나게 했다. 평소 항상 카리스마가 넘치는 정장을 입고 있었다. 하지만 오
백소아는 테이블 위에 놓인 합의이혼서를 바라보았다. 서류엔 이미 남자의 이름이 사인되어 있었다. 그녀는 다시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젖은 눈동자 속에 비친, 신경주는 자신에게서 시선을 거두곤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는, 차갑고 아무런 감정도 느낄 수 없는 사람처럼 보였다. 그 뒷모습은 마치 어서 빨리 합의서에 사인하라고 재촉하고 압박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제가 사인을 끝냈으니 당신도 어서 하세요. 은주가 돌아오기 전에, 저는 당신과의 모든 법적 절차를 끝내고 싶어요.”신경주는 양손을 등 뒤에 짊어진 후, 고개도 돌리지 않고 말했다.“결혼 전에 이미 재산 공증을 했기 때문에 재산 분할을 할 필요는 없지만, 소아 씨 당신한테는 그간 정이 있으니 40억 상당의 서부의 별장 한 채를 더 넘겨줄게요. 어쨌든 당신이, 이 집을 나가야 하니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전 할아버지를 뵐 면목이 없을 것 같아서요.”그의 말에 백소아는 벼락이라도 맞은 듯이 눈앞이 번쩍였다. “할아버지께서는 당신이 저랑 이혼하려는 건 아세요?”“모르면 뭐 어때요. 그게 제 결정에 영향을 미칠 꺼라 생각해요?”그녀는 여윈 몸으로 서 있지도 못하고 책상에 겨우 몸을 지탱한 채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경주 씨……, 우리 꼭 이렇게까지 이혼을 해야 해요?”그 말에 마침내 신경주는 돌아서서 짜증 섞인 시선으로 그녀를 보았다.그녀를 쳐다보는 남자의 뚜렷한 이목구비는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그녀의 가슴 떨리게 했다.“왜요? 이 결혼이 행복하다고 생각해요??”“왜냐하면……, 전 여전히 경주 씨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백소아의 눈시울이 붉어지고, 어느새 눈물이 그렁그렁했다. “사랑한다구요, 경주 씨. 전 경주 씨의 아내로 그냥 있고 싶어요. 당신이 저한테 아무런 감정이 없더라도 그냥 옆에만 있게 해주세요…….”“전 이제 지긋지긋해요. 사랑도 없는 이 결혼생활 저에게 일분일초가 지옥 같아요.”신경주는 손사래를 쳤다. 그는 그녀의 말을 계속 들어줄 인내심조차 없었다.
저녁 식사 시간, 김은주는 신씨 가문의 사람들과 화기애애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화목한 분위기 속, 신경주 한 사람만은 굳은 표정으로 음식을 입에도 대지 않았다.백소아는 구윤의 차를 타고 그 사람과 함께 떠났다. 모든 것을 깨끗이 정리하고 말이다. 40억 원에 달하는 별장을 포함한 어떤 것도 가져가지 않았다.“소아는? 왜 아직도 밥 먹으러 안 오는 거니?”신 회장이 의아한 듯 물었다.“저희는 이미 이혼하기로 결정했고, 합의서에 이미 사인했습니다.”신경주가 담담하게 말했다.“곧 법원에 서류를 제출할 예정입니다.”“뭐? 이혼? 왜?”신 회장이 말했다.“아이고, 여보. 제가 진작에 말했잖아요. 우리 경주랑 소아는 전혀 어울리지 않아요. 두 사람은 어르신께서 억지로 결혼시키신 거잖아요.”진주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그 아이는 3년이나 힘들게 참으면서 지냈어요. 이제야 소아가 경주와 이별을 하게 되었는데…… 사실 어찌 보면, 두 사람 모두에게 좋을 수도 있어요. 당신도 알다시피, 경주가 사랑하는 사람은 은주잖아요.”“경주야, 결혼은 장난이 아니야. 하물며 그 아이는 말이야…….”“아버지, 이미 이혼 합의서도 다 썼고, 그 사람도 이곳을 떠났어요.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고 맨몸으로 집을 나갔어요.”신경주는 답답한 듯 얼굴을 찡그렸다.“허, 그렇게 안 봤는데 꽤 고집 있네?”신효린이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일부러 그러는 거 아니야? 바깥에 가서 우리 신씨 가문이 자신을 푸대접했다고 함부로 말하면 어떡해요?”신경주는 이 말을 듣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얼굴에는 짜증난 기색이 역력했다.“경주야, 이번에는 네가 경솔하게 행동한 듯하구나. 할아버지는 아직 입원 중이셔. 이 일을 할아버지께 어떻게 설명할 거야?”신회장은 이 일로 어르신의 노여움을 살까 봐 초조함을 드러내지 않을 수 없었다.“다음 달에 결혼 소식을 알리고, 은주를 정식으로 제 아내로 맞이할 거예요.”김은주는 잘생긴 그의 옆모습을 바라보며 감동 어린 눈빛을 하고 있었다.“헛소
해문 구가네 집, 해장원.고급스러운 저택 마당 앞. 롤스로이스 한 대가 레드카펫 중앙에 자리를 잡고 멈추자, 구가네 둘째인 구진이 직접 마중 나와 여동생을 위해 문을 열어줬다.“우리 집 공주의 귀환을 환영합니다.”구아람의 얼굴은 화려한 등불에 비쳐 너무 아름다웠다. 그녀는 차에서 운동화를 벗고 높은 하이힐로 갈아 신은 뒤, 마치 여왕처럼 도도하게 차에서 내렸다.“오빠, 다들 별일 없었지?”“그럼, 네가 돌아와서 다들 너무 기뻐하고 있어. 불꽃놀이 예쁘지? 내 생일 선물이 도시 전체 시민의 관심을 끌어서…… 글쎄 인터넷 실검에 올랐지 뭐야?”구진의 수려하고 잘생긴 얼굴은 아람에게 칭찬받고 싶어하는 표정이었다. “응. 봤어. 엄청 아름다웠어.”그녀는 환하게 웃으며 박수를 쳤다.구진은 코를 훌쩍이며 감격하여 그녀를 품에 안았다. “아람아, 이제 어디 안 가지?”“안 가. 쫓겨난 마당에 가긴 어딜 가?”구아람은 더는 묻지 말라는 표정으로 그의 등을 살짝 때렸다.“아이참, 얼굴을 들고 다닐 수가 없네. 3년 안에 남자 마음을 얻는 데 실패했으니…….”그녀는 마음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몇 번이나 눈물을 흘리고 싶을 정도로 고통스러웠지만 꾹 참았다.그녀는 신씨 가문을 나서면서 다시는 신경주 때문에 눈물을 흘리지 않겠다고 맹세했다. 더 이상 그에겐 그럴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신경주, 이 빌어먹을 놈. 감히 내 여동생을 차다니. 내가 내일부터 그놈 뒷조사를 철저하게 할 테니, 내일 넷째 형님한테 시간을 내라고 해야지…… 쥐도 새도 모르게 죽여버리게…….”그러자 구아람의 표정이 한껏 어두워졌다.“아멘. 오빠, 장난치지 마.”구윤이 말했다.“맞아요. 사랑과 평화를 중요시해야죠.”그러자 구진은 씩씩거리며 버럭 소리쳤다.“어쨌든, 난 절대 그냥 못 넘어가. 내 여동생을 괴롭힌 것들은 내가 똑같이 배로 되돌려 줄거야.”구아람은 팔짱을 끼고 오른손으로 구진을 잡아당겼다. 그렇게 세 남매는 웃으면서 오랜만에 함께 집으로 들어갔다. 한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