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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2화

상처난 슈트는 경주가 항상 소중히 간직하고 아무도 건드리게 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람에게 새로운 슈트를 받고 싶었다. 새롭고 좋은 시작을 의미하는 슈트를 받고 싶었다.

“내가 만든 옷을 좋아해?”

아람은 눈을 깜빡이며 경주의 턱을 간지럽혔다.

“만들어도 돼. 하지만 네 취향도 아닌데 억지로 입는 거 아니야? 나 때문에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옷 한 벌이라고 해도.”

경주는 순간 울컥했다. 잠시 침묵하더니 감정을 억제하며 나지막하게 말했다.

“사실 너무 좋았어. 하지만 그때의 내가 너무 멍청하고 고집이 세서 인정하지 않았어. 표현할 줄을 몰랐어. 아람아, 내가 욕심이 많은 걸 알아. 하지만 후회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좋겠어.”

“아니야, 그저 옷일 뿐인데.”

아람의 말투가 가벼워졌다. 예전에 받던 상처에 집착하기 싫었다.

“이번에 일을 마치면 만들어줄게.”

경주는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 말을 하고 싶지만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저 아람의 몸 위로 올라타 부드러운 입술에 키스를 하며 손을 꼭 잡았다.

...

다음날 아침, 구윤은 차를 보내 아람을 해문으로 데려갔다. 경주가 직접 데려주고 싶었지만 아람은 듣지 않았다. 그저 경주보고 집에서 푹 쉬고 기다려라고 했다. 경주는 마지못해 롤스로이스가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며 한참 서있었다.

아람이 간지 몇 분만 지났는데 사랑앓이를 멈출 수 없었다.

“아,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멀리서 큰 돌이 문 앞에 서 있어 깜짝 놀랐어요.”

오정숙은 손에 있는 먼지를 털며 말했다. 경주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의아하며 물었다.

“무슨 돌이요? 어디에 있어요?”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망부석이요!”

경주는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

...

아람이 해장원에 도착했을 때 구만복은 집에 없었다. 밤에야 집에 돌아온다. 세 사모님도 없었다. 그래서 심심한 아람은 방에 가서 잠을 잤다. 오후까지 자고 일어나자 장현중의 전화를 받았다.

“구아람 씨, 역시 진주에게서 연락이 왔어요.”

장현중의 말투는 흥분했다.

“지난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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