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등지고 서 있을 뿐이다. 마음이 복잡하여 집에 들어가려는 순간 문이 열렸다.“민지 이모.”유민지가 나오자 아람은 깜짝 놀랐다. 유민지는 다정하게 웃더니 어두운 안색으로 유성을 바라보았다.“윤 도련님, 제 남편이 뵙자고 하네요, 들어오세요.”“네? 아빠가 만나자고 해요?”아람은 눈을 부릅뜨고 나지막하게 물었다.“아픈 데 뭐 하자는 거예요!”유민지도 어쩔 수 없었다.“네 아빠의 뜻이야, 나도 어쩔 수 없어.”“맞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모님.”유성은 금테 안결을 밀며 눈에는 희미한 빛이 번쩍이며 몰래 입꼬리를 올렸다....유성이 해장원에 들어간 후 유민지를 따로 서재에 가서 구만복을 만났다. 구씨 가문에 손님이 오면 보통 다실이나 응접실로 갔었다. 결국 남자에게 서재와 침실은 사적인 공간이었다.그 동안 윤정용 외에 서재에 들어온 외부인은 거의 없었다. 유성은 두번째이다. 구만복이 유성을 중요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소파에 앉은 아람은 안색이 좋지 않았다.“아람아, 요즘 네 아빠가 윤 도련님과 엄청 가까이 지내. 내가 알기로는 윤 회장님과 사석에서 자주 만났었어.”유민지는 아람의 차가운 손을 잡았다.“네 아빠가 마음을 먹은 것 같아.”“뭐가요?”“윤씨 가문과 혼인하는 거.”“허, 꿈이나 꿔요.”아람은 주먹을 쥐며 화가 났다.“살 때는 절대 가능성이 없어요. 저승 혼사를 고려해 보라고 해요!”“아람아, 그렇게 재수 없는 말을 하지 마!”유민지는 눈썹을 찌푸리며 진지하게 말했다.“알아, 네가 윤 도련님에게 시집을 가지 않을 거라고, 네가 싫다는 건 나, 그리고 연서 이모, 소연 이모가 아빠를 설득할 수 있어. 절대 사랑하지 않는 사람에게 시집을 가게 하지 않을 거야. 불행한 결혼 생활을 보내게 하지 않을 거야.”“구회장에게 결혼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나와 신경주를 헤어지게 하려는 거예요”아람은 답답한 듯 눈을 감고 한숨을 쉬었다.“나와 신경주가 만나는 걸 막을 수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할
[아람아, 아직 안 잤어?]경주의 목소리는 다정하여 귀를 간질일 정도로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든든했다.“안 졸려.”아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발코니로 걸어가 선선한 저녁바람을 맞으며 고개를 들고 달을 보았다.[날 떠나서 안고 잘 사람이 없어서 잠을 설쳤어?]경주는 가볍게 웃었다.“쳇, 아니거든! 남자가 내 모든 것이 아니야!”아람은 얼굴이 뜨거워졌지만 고집을 부렸다.[하지만 아람아, 넌 나의 전부야.]경주의 갑작스러운 고백은 가슴을 설레게 했다. 온몸이 뜨거워지며 끓는 것 같았다. 아람도 경주가 너무 보고 싶었다. 전화를 안 하면 괜찮지만, 목소리를 듣자 더 보고 싶어졌다.“오늘 뭐 했어?”아람은 화제를 돌렸다.[숨 쉬는 거 빼고, 너 생각했어.]“신경주, 달콤한 말은 좋지만, 많이 들으면 곱창을 가득 먹는 것처럼 느끼해.”아람은 어깨를 으쓱하며 소름이 돋았다. 경주는 얌전하게 말했다.[너한테 하지 않은 말이 있어. 오늘 R성에 보낸 사람이 소식을 전해왔어.]“R 성, 진주의 지시를 듣고 네 엄마의 우울증 약을 바꾼 가정부를 찾았어?”아람은 바로 눈치챘다.[응, 그 사람을 계속 찾고 있었어. 하지만 매우 교활하고 조심해. R성에 있지 않고 이름도 바꿨어. 운영하던 식당도 반년 전에 문을 닫았어. 남편이 도박을 하여 빚을 져서 갚기 위해 식당을 빼앗겼다고 들었어. 내 사람이 R성 전체를 찾았었어. 결국 마을에서 가정부를 찾았어. 지금 가난하게 살고 있고, 가정 폭력을 당하고 있어. 아들도 어린 나이에 사회에 들어서 도둑질로 인해 이미 2년 동안 감옥에 있었어. 인생이 참 비참하다고 할 수 있어.]“흥, 꼴좋네, 하느님이 벌을 주고 있는 거야!”아람은 화를 내며 이를 악물었다.“비참하게 살고 있다고 해도 자신이 지은 죄를 없앨 수 없어! 이익에 대한 욕망 때문에 사람을 죽였는데, 목숨으로 갚아야 해!”[하지만 그 전에 잡아서 통제해야겠어.]일이 이렇게 되자 경주는 오히려 침착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갔다.
아람은 가족들 곁에 있으며 구만복을 병원으로 데려가며 다음 계획을 몰래 세웠다. 구만복의 병을 가볍게 여기면 안 된다. 아람은 세 사모님과 고민한 끝에 구윤과 구진에게 소식을 정하기로 결정했다. 결국 집안의 장남과 차남이었고 책임을 질 자격이 있었다.그리고 유민지도 지운을 불러 구만복을 진단했다. 외과 분야에서는 아람이 최고이지만, 뇌 의학 분야에서는 지운이 전문가였다. 일련의 검사 후, 지운은 CT를 가져와 그들에게 설명해주었다. 구씨 가문 사람들을 지운을 둘러싸고 귀담아 들었다.오직 구윤만 가장 바깥쪽에 서 있었다. 큰 키로 흰 가운을 입고 엄숙하고 환자 가족에게 설명하는 지운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깊은 눈동자는 부드러운 빛이 깜빡거렸고 입꼬리는 아름다운 달처럼 올라갔다.지운은 또박또박 말을 했다. 갑자기 눈을 치켜들더니 구윤의 방향을 정확하게 바라보았다. 두 사람의 시선은 순식간에 서로 얽혔다. 구윤은 숨이 막혀 바로 시선을 돌렸다. 티 나지는 않았지만 가슴이 두근거렸다.지운은 몰래 가볍게 웃었고는 말했다.“여러분, 긴장하지 마세요. 구 회장님의 상태는 지난 2년보다 조금 더 심각하지만 생각만큼 심각하지는 않아요. 매달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고, 아플 때 옆에 사람이 없으면 안 되요. 제 시간에 약을 드시면 병을 잘 통제할 수 있어요. 식단은 담백하게 드셔야 하고, 기름진 것, 짠 것, 매운 것, 달달한 것 모두 적게 드셔야 해요. 혈액이 진하면 병 걸릴 위험이 높아져요.”이 말을 듣자 요리담당인 초연서는 끝임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조용히 마음속으로 새로운 레시피를 구성했다.“맙소사, 다 우리 아버지가 제일 좋아하는 거네.”구진은 어쩔 수 없다는 듯 웃었다.“아버지가 들으시면 어이없어할 것 같아. 입이 제일 까다롭고 식탐이 많아.”“빨리 자제하라고 해. 60세의 노인이 아직도 자신의 몸을 돌볼 줄 몰라? 한밤중에 주엌에서 케이크를 훔쳐먹는 걸 나한테 두 번이나 걸렸어! 그게 비즈니스 거물의 모습이야?”아람을 팔짱을 끼며 화가 나서 고개를
아람은 천천히 물을 마셨다.“이번 경마 대회에 연서 이모도 데려갈 수 있어?”구만복은 깜짝 놀랐다. 아람이 이런 요구를 제기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아, 아람아. 내가 싫어서 참석하는 거야. 사람 많은 곳에 가면 가슴이 답답해. 내가 말도 할 줄 모르고, 사교도 잘 못해. 둘째 언니가 가는 게 제일 좋아. 아니면 넷째 동생이 가도 돼!”초연서는 너무 당황한 나머지 알굴이 빨개질 정도로 긴장하며 서둘러 설명했다.“절에도 사람이 많은데, 꽤 즐겁게 다녀왔잖아요?”아람은 직접 밝혔다.“난...”초연서의 입술이 하얗게 달아올랐다.“만복아, 연서를 보내. 매년 내가 갈 수 없잖아. 언론들이 또 글을 막 쓰겠어.”유민지는 아람의 의도를 눈치채고 말했다. 구만복은 갑자기 눈썹을 찌푸리며 깊은 눈으로 곁에 있는 초연서를 바라보았다.“연서야, 기분이 안 좋아?”초연서는 고개를 흔들었다. 구만복은 테이블 밑에서 초연서의 부들부들 떨리는 손을 다정하게 잡았다.“항상 공적인 자리에 참석하기 싫어했어. 네가 안 좋아하는 줄 알고 부담주기 싫었어. 네 진짜 생각을 말해도 돼. 내가 최대한 만족해 줄 수 있어.”“만복아, 난 그런 적이 없어.”초연서는 눈물을 글썽거렸다. 구만복이 그 모습을 보자 마음이 아팠다. 오랜 세월 동안 구만복은 초연서의 상처를 달래고 마음의 매듭을 풀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초연서의 마음 속 깊은 곳에는 젊을 때의 트라우마가 여전히 있었다. 그저 구만복이 안심하게하기 위해 정상적인 사람인 척했다....결국 구만복은 초연서를 데리고 참석하기로 결정했다. 기 비서에게 초연서에게 어울리는 드레스를 준비해라고 시켰다. 이제 모든 것이 아람의 손에 잡혔다.“아람아.”식사를 마친 후 초연서는 아람을 따라잡고 주저하며 물었다.“올해는 왜 내가 갔으면 좋겠어?”“연서 이모, 평생 숨고 없는 사람처럼 살 수 없잖아요. 이건 너무 잔인하고 불공평해요. 예전의 이모는 얼마나 아름답고 빛이 났어요. 그 당시 언론들이 어떻게 칭찬했었어요, 전국 남
한편 경주는 왕준이 가석방 소식을 완전히 차단했다. 왕준을 공격한 죄수도 통제되었다. 그리고 오늘 한무는 교도소장으로부터 전화를 받았다.[신 사장님 정말 신처럼 예견을 했네요! 지난 이틀 동안 누군가 왕준의 상태를 몰래 알아보고 있었어요. 신 사장님의 말씀대로 왕준의 피습과 사망 소식을 전했어요!]“좋아요, 고생했어요. 일이 끝나면 신 사장님께서 보너스를 줄 거예요.”한무는 소식을 경주에게 전했다. 경주는 사무실에 앉아 배경화면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화면에는 아람과 동거할 때 생얼인 아람이 발코니에 앉아 일광욕을 즐기는 사랑스러운 모습을 몰래 찍인 사진이었다.경주는 사랑스럽게 입꼬리를 올렸다. 눈에는 다정함이 가득했고 손가락으로 사랑하는 여자의 얼굴을 만졌다.“와, 사모님이 너무 예쁘시네요. 누가 안 빠지겠어요!”한무는 경주의 뒤에 서서 목을 기린처럼 뻗고 아람의 사진을 보았다.“그래, 너무 예뻐.”경주는 그제야 정신이 들어 서둘러 핸드폰을 치우고 차갑게 보았다.“누가 보라고 했어? 비켜.”“헤헤, 모든 사람이 예쁜 사람을 사랑하잖아요.”한무는 허리를 펴고 어색하게 머리를 긁적였다.“사랑?”경주는 정색하고 눈에 살기가 담겼다.“켁, 존경이에요!”한무는 겁에 질렸다. 옛날 같았으면 자신의 입을 때렸을 것이다. 경주는 담담하게 물었다.“무슨 일이야?”‘방금 내가 한 말은 한 마디도 듣지 않으셨구나.’그래서 한무는 다시 말했다. 그 말을 들은 경주는 큰 반응이 없었다. 이 모든 것은 경주의 손바닥 안이었다.“진주가 왕준이 죽었다고 생각하게 해야만 경계를 늦추고 안전하다고 생각해서 더 많은 것을 드러낼 거야.”한무는 깊은 감명을 받은 듯 미친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잠시 망설이더니 물었다.“사장님, 사모님이 보고 싶으면 왜 해문으로 찾아가지 않아요? 사장님이 만나러 가면 반드시 나올 거예요. 사모님도 사장님이 보고 싶을 거예요.”경주 가슴은 불처럼 요동쳤다. 심지어 바로 일어나서 아람을 찾으러 가고 싶었다. 하지만 경주는 참
진주는 효린의 손을 잡고 칭찬을 했다.“역시 효린이 너가 제일 착하고 일을 제일 잘해! 이런 일을 너무 잘해. 엄마가 정말 제대로 감사하고 싶어!”“엄마, 나한테 약속한 건 기억하지?”효린은 차갑게 물었다. 진주는 어둠 속에서 잠시 침묵을 하더니 일어나 침대 옆 탁자로 걸어가 서랍을 열고 파일 봉투를 꺼내 효린에게 던졌다. 효린은 바로 집어 들고 보물이라도 되는 듯 품에 안았다.“엄마, 이게 뭐야?”“이따 가서 혼자 봐.”1분도 기다릴 수 없었다. 효린은 바로 일어나 아무 말도 없이 문으로 향했다.“잠깐만.”진주가 갑자기 불렀다.“엄마, 또 무슨 일이 있어?”“정말 모르겠어. 네 동생의 결혼식을 망치면 너한테 무슨 좋은 점이 있어?”진주는 차갑게 바라보며 경멸하고 혼란스러워했다.“단지 이유희가 널 좋아하지 않는 이유로 화풀이하고 싶어, 둘이 헤어진다고 해도 이유희가 널 좋아하지 않아. 넌 이씨 가문에 들어갈 수 없어.”“허, 엄마 말이 맞아. 화풀이하려고 그래!”효린은 파일 봉투를 꼭 잡고 입술을 떨었다.“다 이런 이유로 살아가는 거야. 내가 무슨 잘못이 있어?”‘잘못한 건 신효정과 이유희야!’...방에 돌아온 효린은 바로 파일 봉튜의 내용물을 꺼냈다. 놀랍게도 자폐증 정신 질환을 앓고 있는 효정의 진단서였다.“하하, 하하하!”효린의 눈에는 사악한 빛이 번쩍이며 큰 소리로 웃었다. 이 진단서는 신씨 가문에게 일급 비밀이다. 가족의 스캔들은 외부로 퍼질 수 없었다. 그 누구도 자식이 정신적 문제가 있다는 걸 외부에 알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 귀족 가문의 늘 체면을 중요시한다.‘만약 이 진단서가 이씨 가문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신효정과 이유희가 절대 결혼할 수 없을 거야! 이씨 어르신의 손자는 이유희 단 한명이야. 인정하는 후계자이고 이씨 그룹의 미래인데, 손자며느리가 바보라는 걸 참을 수 있겠어?’효린은 흥분하여 손이 떨렸다. 바로 소희에게 전화를 했다.[또 왜?]소희는 나른한 말투로 말했다. 입을 열지 못하는 듯해
연례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되었다. 매년 경마 대회에 전국의 재력가 및 권력가들은 물론이고, 방송사에서 행사를 생중계한다. 심지어 친한 국가의 왕족까지 참석하는 등 전례 없는 행사라고 할 수 있다. 경마 대회가 열리는 장소는 매년 다른 유력 가문이 주최한다.올해는 윤씨 가문의 차례였다. 경마 대회가 열린 곳은 완공된 지 반년도 안 된 윤씨 가문 경마장이다. 공식하기 전 이런 큰 행사를 맡을 수 있어 윤정용은 너무나도 좋아했다. ‘이것보다 더 좋은 게 있어? 이것보다 더 좋은 홍보가 있어? 일석이조이잖아!’신씨 그룹측에는 신남준이 나이가 많아 은퇴하여 이런 행사를 참석하지 않는다. 올해는 신광구가 부인인 진주와 함께 가고 경주가 홀로 갔다. 출발하기전 효린은 그제야 힐을 신고 섹시하고 티이트한 핑크색 드레스를 입고 서둘러 나섰다. 신광구는 차갑게 효린을 바라보았다. 너무 과한 옷차림을 보자 고개를 흔들었다.“경마장은 야외인데 이렇게 짧은 치마를 입어? 바람이 불면 어떻게 하는지 두고 보자!”말을 하며 신광구는 먼저 차에 탔고 진주와 효린을 신경 쓰지 않았다. 효린은 마음속으로 원망했지만 티를 내지 못했다. 결국 어렵게 온 기회이다. 더 이상 신광구를 건드릴 수 없었다. 진주가 차에 타려고 하자 효린은 진주를 잡고 속삭였다.“엄마, 그거 입었어?”“응.”진주의 표정은 난감했다. 기저귀를 입기전에 얼마나 많은 마음의 준비를 했는지 모른다. 생리대처럼 입어도 너무 수치스러운 것 같았다.‘난 신씨 그룹 사모님이야. 이 나이에 이런 걸 입다니, 너무 창피해!’“엄마, 더 가져왔어? 소변이 심하게 새는데 한개로 되겠어?”효린은 걱정했다.“어떻게 챙겨? 그 큰 것을 어디에 놓겠어? 자기 일 아니라고 그러는 거야?”진주는 얼굴을 붉히며 이를 악물었다.“입작하는 사모님들은 그저 가방만 들어. 내가 큰 가방을 들면 비웃음을 당할 거야. 한장이면 충분해, 물을 안 마시면 돼! 게다가 오늘만 지나면 다시는 이런 것을 안 써!”진주는 화를 내며 차에 탔다.
“가족 배경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야. 구아람 씨가 밟는 흙보다도 못해!”“능력이 있으면 뭐 어때? 이혼한 중고품이고 신씨 가문이 버린 여자잖아.”귀족 가문 아가씨 중 한 명이 신랄하게 조롱했다. 수다를 떨던 두 아가씨는 일제히 째려보았다.“구아람 씨는 구 회장님의 본처의 유일한 딸이야. 진정한 귀족 가문 아가씨야. 어떤 사람들은 정말 질투밖에 할 줄 모르네.”“지금 어떤 시대인데, 아직도 이혼한 여자가 중고품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어? 돈이 있고 권력이 있는 여자에게는 결혼은 짐이 될 뿐이야!”“맞아, 그리고 인터뷰를 못 봤어? 신경주가 바람 피웠다고 직접 인정했어. 그런 남자를 왜 남겨? 구아람 씨가 찼겠지!”말을 하던 아가씨는 화를 참으며 말을 하지 못했다. 많은 일이 발생한 후, 성주에서 아람의 팬이 점점 많아졌다. 다재다능하고 친절하고 착하고 의리있을 뿐만 아니라 예쁘고 고귀한 여자를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 호스트인 윤씨 가문이 가장 먼저 입장했다. 두번째로 신씨 가문이 입장했다. 신광구와 진주는 팔짱을 끼고 기자들 앞에 나타났다. 오랜만의 모습은 이혼 소문을 깨뜨렸다. 효린은 그들의 뒤를 따르며 당당하게 걸었다. 카메라가 많은 곳은 자신이 주인공이라고 생각했다. 잘난 척을 하며 연예인이 레드카펫을 걷는 것처럼 걸었다. 아쉽게도 효린을 찍는 카메라가 없었다.언론들은 신광구와 진주에게 집중했다. 아무리 힘을 써도 효린은 진주보다 잘나가지 못했다. 악으로 핫해진 것도 핫한 것에 속한다. 좋은 평판도 없고 진주만큼 나쁘지도 않아 효린은 실패하였다.“뭐야, 신 사장님은 안 왔어, 괜히 기다렸어!”한 여성 기자가 불평했다.“왜 안 오겠어? 좀만 기다려!”“오늘 4대 가문이 다 참석하네, 와, 그럼 아수라장이 되지 않아?”기자들은 흥분하며 카메라를 조절했다. 그 어떤 이슈를 놓치지 않을 준비를 했다.“구아람이 반드시 나타날 거야. 이소희도 나타날 거야. 두 여자가 싸우면 신 사장님은 어떡해? 한 명은 전처고 한 명은 스캔들 상대인데.
걱정으로 인해 아린은 멘붕 직전이었고 주체할 수 없이 흐느꼈다.[엄마와 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했어. 임씨 가문에서도 사람을 찾았지만 수해 오빠를 구하지 못했어.]“뭐? 왜 이제야 나한테 말해?”아람은 마음이 급해서 목까지 쉬었다.“아람아, 흥분하지 마. 아린이 놀라겠어.”경주는 아람의 손을 조금 더 세게 잡았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람의 흥분된 감정을 진정시켰다.“아린에게 말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말해라고.”아람은 죄책감에 숨을 내쉬었다.“미안해, 아린아. 언니가 방금 너무 심하게 말했어. 울지마. 무슨 일인지 천천히 말해. 도대체 어느 겁도 없는 놈이 감히 나 구아람의 사람을 건드려! 죽여버릴 거야!”상황이 긴박하지만 경주가 아람의 말을 듣자 웃음을 참았다.[윤씨 가문의 사람이 한 거야.]아린은 처절하게 흐느꼈다.[아마도 내가 윤진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맞아서 그래. 윤씨 가문 사람이 화가 나서 수해 오빠를 괴롭혔어.][수해 오바는 고의 상해죄로 체포되었어. 그리고 윤진수 그 짐승이 진단서까지 뗐어. 몸에 있는 크고 작은 병을 모두 수해 오빠 탓을 해서 중상을 선고받았어.]물론 그 안에 발기 부전도 포함되었다. 윤씨 그룹의 능력으로 진단서를 조작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위조하는 것도 사소한 일이었다.“저 양심도 없는 짐승 새끼 죽여도 속이 시원하지 않아.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봐줬어. 윤씨 그룹이 감히 우리를 건드려?”아람은 화를 냈다. 너무 원망스러워서 눈시울이 붉어지며 살기를 뽐냈다.[윤씨 그룹이 어떻게도 합의를 해주지 않아.]“허, 합의? 그럴 일이 있어? 저 사람들은 수해를 죽이고 싶을 거야!”아람은 심하게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원망했다.“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건 윤성우야. 임윤호도 참여했을 수 있어!”[임윤호, 임윤호는 수해 오빠의 친형이야. 어떻게 그럴 수 있어?]아린은 깜짝 놀라며 믿을 수 없었다.“그럴 가능성이 커.”경주는 큰 손으로 다정하게 아람의 등을 쓰다듬으며 안
아람과 경주는 자신의 별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나가는 길에 경주는 아람을 안고 펑펑 울었다. 아람의 검은 드레스를 구겨질 정도로 잡았고 옷까지 젖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두 사람이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아람이 위로하며 효정에게 약속했다. 가끔 와서 효정을 보고 유희에게 이씨 가문만 챙기지 말고 효정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라고 당부했다. 자유의 기쁨을 잃고 사육된 동물처럼 되지 않게 하라고 했다.유희는 또다시 맹세를 했다. 눈물을 흘리는 효정을 안고 문 앞에 서서 떠난 모습을 지켜보았다. 차는 한참 달렸다. 아람은 결국 참지 못하고 어깨를 부들부들 떨며 어두운 밤에 떨어지는 별처럼 맑은 눈물을 흘렸다.“아람아, 울지 마.”경주는 마음이 아파서 호흡이 가빴다. 튼튼한 팔로 아람을 품에 안아주며 다정하게 위로했다. 턱으로 아람의 머리카락을 문질렀다.“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게 아니잖아. 효정이가 보고 싶으면 한동안 데려와서 같이 살아도 돼. 아니면 내가 더 큰 별장을 사서 아예 같이 사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정연은 이제 사장님 비서가 될 거야. 그럼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텐데, 효정을 아줌마에게 맡기는 게 제일 좋아.”“흥, 네가 정말 이유희의 절친이야?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어.”아람은 코를 빨아들이며 손끝으로 경주의 가슴을 찌르며 원망했다.“아직 편하고 행복하게 지내본 적이 없는 커플을 헤어지게 할 거야? 날 기쁘게 하려고? 신경주, 넌 정말 양심이 없어. 효정이 아무 말을 안 해도 유희가 매일 널 저주할 거야.”경주는 갑자기 멍해졌다. 그러고 얇은 입술로 아람의 촉촉한 입술에 키스했다. 키스를 하고 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그렇게 많이 생각하지 않았어. 효정이도 너랑 헤어지기 싫어하는 것 같아서 좋은 일인 줄 알았어.”“저 커플을 방해하지 말라고 네가 그랬잖아.”아람은 키스를 받고 호흡이 흐트러져 눈이 촉촉해지며 설렜다.“그래서 너도 가서 귀찮게 하지 마.”경주는 아람의 예쁜 두 눈을 바라보며
“아람아, 무슨 생각이 들었어?”경주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유희와 정연도 긴장을 하며 하얀 아람의 얼굴을 바라보았다.“한 비서의 분석이 맞아. 윤유성의 사악한 성격으로 라이언을 흔적도 남기지 않고 죽일 수 있어.”“그리고, 오랫동안 계략을 꾸미고 있었을 거야. 다만 중요한 도구가 이제 도착했을 뿐이야!”유희와 다른 사람들이 의아해 하고 있을 때 경주만 바로 깨닫고 반응했다.“그 도구가 헬기라고 생각해?”아람은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초조하게 말했다.“지상에서는 윤유성이 행동하기 어렵지만, 하늘에서 편하잖아. 그리고 비행기가 출국하면 우리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막을 수 없어. 그럼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정말 음흉하고 고압적인 행동이다. “형수, 정말 똑똑하네. 넌 정말 신이야!”유희는 바보처럼 입을 벌리고 박수를 치며 공손하게 절을 할 뻔했다.“아부는 그만하고 빨리 대책을 생각해.”아람의 가슴은 돌에 눌린 것처럼 숨이 막혔다.“한무야. 지금부터 인력을 추가 배치해. 윤유성의 헬기 행방을 면밀히 감시해. 어떤 행동이 있더라고 제때 차단해야 해.”경주는 카리스마를 뽐내며 안색이 차가워졌다.“네, 신 사장님.”예전의 경주는 비즈니스의 거물이고 고귀한 왕이었다. 하지만 아람 앞에서 보좌하든, 아람을 위해 전장에 돌격하는 장군이든 상관없었다. 무엇이든 아람을 위해 기꺼이 할 수 있었다.“만약 막지 못하고 헬기가 뜨면 어떡해? 폭탄으로 라이언을 구해야 하나?”유희는 진지하게 우스꽝스러운 질문을 던졌다.“라이언은 양국의 공개 수배 범죄자야. 때가 되면 백진 오빠와 도현 오빠에게 알려서 군과 경찰이 힘을 합치도록 할게.”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신감이 넘치면서도 침착하게 말했다.“하늘로 날아가더라도 반드시 잡을 수 있을 거야.”세 남자의 얼굴에는 존경이 가득했다....윤민주가 감옥에 가고, 윤진수가 체포되었다. 경주의 말대로 윤성우의 처지는 점점 난감했고 살얼음 위를 걷는 것과 같았다. 게다가 유성이 S 국에서의 노력
아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을 내리깔았다. 경주는 아람의 침울한 표정을 보고 손을 잡아주며 쓰다듬었다.“아람아, 알아. 네가 효정을 많이 이뻐하는 거. 봐봐, 지금 효정에게 유희가 있어. 유희가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고, 챙겨주고 있어. 유희는 능력도 좋고 집안도 좋아. 효정을 지켜주기에는 충분해.”“응, 알아. 사실 너무 고마워.”아람은 유희가 효정을 받아줘서 고마운 것이 아니다. 고마운 건 유희가 초월적인 안목이 있고, 다이아몬드처럼 아름답고 순수한 효정을 인정해 주고, 기꺼이 인내심을 가지고 곁에 있어 준다는 것이다. 잠시 후 유희가 돌아왔다. 다크서클이 더 짙어진 것 같았다.“유희야, 고생했어.”경주는 한숨을 내쉬었다.“내 와이프야, 내가 좋아서 하는 건데 고생은 무슨.”유희는 정연을 원망하지 않고 계속 물었다.“어디까지 얘기했지? 참, 방금 생각해 봤는데 라이언은 수배 중인 범죄자야. 국내에서 권력이 없는데, 어떻게 많은 사람들을 매수할 수 있어? 윤유성의 짓인가? 몰래 라이언을 지켜주고 있어?”아람과 경주도 같은 생각이었다. 결국 라이언은 왕준의 상사였고, 남도 습격 사건에 참여했다. 라이언은 유성에게 치명타를 입힌 중요한 증인이기도 하다. 유성은 이런 약점을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스스로 발등을 찍는 짓이다.“라이언이 나타난 건 아직 살아있다는 거고 아직 성주에 있다는 거야. 성주에 있으면 절대 도망칠 수 없어. 그저 시간문제야.”경주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원망에 목이 쉬었다.“사람 목숨보다 중요한 건 없어. 윤유성과 라이언과 같은 짐승 때문에 무고한 사람을 더 이상 희생하기 싫어. 너무 가치가 없어.”유희의 가슴이 아파 났다. 경주는 겉으로 차갑고 무심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이다.“저기, 궁금한 게 있어요.”한무가 갑자기 손을 들었다.“뭔데?”세 사람이 일제히 물었다.“윤유성이 왜 라이언을 보호하려고 애쓰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돼요. 지금 S 국에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 구역에
정연도 화가 나서 뺨이 불타는 듯 붉어졌다.“원래는 우리 사람들이 우세했지만, 라이언 쪽에 지원이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모두 능력이 뛰어나고 무기를 들고 있었어요.”“완전히 우리를 다 죽이겠다는 기세였어요. 살아 돌아온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에요.”유희는 화가 풀리지 않아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치며 뼈마디에서 소리가 났다. 라이언을 잡지 못하고 부하들은 거의 전멸한 상태였다. 승부욕이 넘치는 유희 앞에서 이미 선을 넘을 행동이었다.“음, 유희 오빠, 왜. 누가 오빠를 화나게 했어?”사람들은 깜짝 놀라 소리를 따라 계단 쪽을 바라보았다. 효정이 주름진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아람이 선물 준 곰인형을 품에 안은 채 졸린 눈을 비비며 서 있었다. 말할 때 한쪽 어깨끈이 흘러내렸다.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는 도자기처럼 매끈했다. 하마터면 속살을 드러낼 뻔했다.뿐만 아니라 효정의 목과 쇄골에 붉은 자국이 있었다. 유희가 남긴 키스 마크였다. 어젯밤의 광기 어린 집착이 분명했다. 한무는 놀라서 바로 눈을 감았다. 경주도 어색하여 땀을 흘리며 시선을 거두고 아람을 바라보았다.‘아아아!’유희는 화가 나며 마음속에서 소리를 질렀다. 순간 효정의 앞으로 달려가 부드러운 몸을 덥석 안고 감쌌다. 효정은 고개를 유희의 품에 묻히며 그렁그렁한 눈만 보였다. 그러고 나른한 목소리로 유희를 위로했다.“유희 오빠, 화내지 마. 화내면 무서워.”“화내지 않았어. 기분이 엄청 좋아. 가자, 방에 가자.”유희는 마음이 급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효정을 안고 성큼성큼 위로 올라가며 귀에 속삭였다.“다른 사람한테 보여주지 마. 나한테만 보여줘!”거실은 어색하게 침묵했다. 한무는 어안이 벙벙하며 급히 해명했다.“저, 저 아무것도 못 봤어요. 신 사장님, 제 편을 들어줘야 해요!”정연도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 급히 유희에게 상황 보고를 하느라 효정을 챙기지 못해 이런 어색한 일이 일어났다.“연아, 걱정하지 마.”아람은 다정하게 위로해 주었다.“네가 오랫동
한무는 숨을 들이마셨다. 아침을 먹지 않은 상태지만 이미 배부른 느낌이 들었다.“아니에요. 아니에요. 헬기가 좋지만 제가 살아서 타도 죽어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네요.”“됐어, 경주야. 한 비서가 얼마나 충성하는지 우리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잖아. 헬기 한 대로 이렇게 화를 내?”아람은 긴 손끝으로 경주의 턱을 치켜올리며 여왕처럼 오만한 미소를 지었다.“올해 생일 선물로 헬기를 사줄게. 윤유성보다 더 좋은 거 사줄게. 좋아?”‘젠장, 너무 부럽네! 역시 해문 갑부의 딸이야. 헬기를 생일 선물로 해?’경주는 눈을 깜빡이며 아람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아람아, 난 네 남자야. 하지만 난 너에게 빌붙어 사는 남자가 아니야. 선물을 해도 내가 너한테 해야지.”“풋,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우리 사이에 무슨. 그저 돈 몇 푼인데.”아람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은 유희와 한무를 부럽게 했다. 그들도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남자는 아니지만, 남자라면 리무진, 탱크, 헬기를 갖고 싶어할 것이다.경주는 담담하게 고개를 흔들며 가슴이 찡해났다.“아람아, 나한테 선물할 필요 없어. 네가 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네가 예전에 나한테 준 선물들은 지금 별도의 방에 전시되어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 매번 집에 갈 때마다 그 방에 들어가서 여러 번 보고 만졌어.”그때 아람을 잃은 경주는 마치 페티시스트와도 같았다. 경주는 종종 그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거나 그 방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경주는 남들이 볼 수 없는 곳에서 사랑에 빠진 미치광이 같았다.마음속은 이미 통제 불능이고 미쳐버렸다. 아람은 경주를 깊이 바라보았다. 표정은 평온했지만 경주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손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게다가 내가 무슨 선물이 필요하겠어. 넌 하늘이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이야.”경주는 이 로맨틱한 말을 다시 반복했지만, 말할 때마다 처음처럼 다정했다.“바보.”더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다. 그저 키스로 천 마디 말을 대신
“연적?”아람은 왼손으로 턱을 괴고 오른손으로 블루베리를 집어 경주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유희에게 연적도 있어? 신선하네.”경주도 피식 웃었다.“네가 우리 동생을 감금하듯 지켜주는데. 매일 너랑 네 비서 말고는 누구를 만나?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못 하는데 무슨 연적이야. 꿈꿨어?”“그렇다고!”유희는 초조하여 목소리까지 갈라지며 테이블을 내리쳤다. 어젯밤 자기 품에서 도현 오빠라고 부르는 효정이 떠올랐다. ‘꿈에서 다른 남자 이름을 불렀어!’유희의 가슴은 아파 나며 산산조각이 된 것 같았다.“설마 네가 말한 사람이 우리 도현 오빠야?”아람은 차갑게 유희를 바라보았다. 경주는 멍해졌다. 도현이랑 어떻게 엮인 건지 전혀 상상이 안 된다. 유희는 눈을 부릅뜨며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아람아, 네가 어떻게 알아? 너 신이야?”“신은 무슨!”아람은 어이없었다.“넌 참, 속마음이 얼굴에 쓰여있어. 어젯밤 너와 우리 오빠가 얘기하는 것을 봤어. 네 눈빛이 막 이글거렸어.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근데, 이 사장님. 넌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우리 구씨 가문 남자는 모두 상남자야. 절대 남친 있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아. 효정이 남자랑 얘기를 했다고 다 연적이라고 생각하지 마.”“도현 도련님은 그럴 분이 아니야. 유희야. 누구를 의심해도 아람이 가족은 의심하지 말아야 해.”경주는 아람의 허리를 안고 유희를 비웃었다. 유희도 한숨을 쉬고 계속 얘기하기 곤란했다. 너무 유치해 보였다.“아. 그래서 효정과 서둘러 혼인신고를 하겠다고 했어? 위기감이 들었던 거네.”아람은 유희의 속마음을 모두 꿰뚫어 보았다.“야, 그런 사소한 거로 침착하지 못해? 왜 이렇게 유치해!”유희는 부끄러워 입을 오물거렸다.“혼인신고는 나중에 다시 생각해.”경주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정색했다.“지금은 네 집안일을 먼저 해결해야 해. 네가 이씨 그룹에서 안정되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거야.”유희는 여전히 불안했다. ‘나 이유희의 아내
아람은 걸어오는 유희를 바라보았다. 잘생긴 얼굴은 마치 귀신에게 정기를 빼앗긴 것처럼 초췌해져 있었다.“아이고, 이 사장님. 무슨 일이야? 어젯밤 방에서 사랑만 나누었어?”아람은 참지 못하고 놀렸다.“나, 하, 그만 얘기해.”유희는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내가 어떻게 말해. 아람 앞에서 친오빠를 욕하면 경주도 영향을 받잖아. 사돈 친척은 이러면 안 돼.’아람은 유희가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말하기 난감하는 것 같아 더 이상 묻지 않았다.“먹을래? 먹으면 네 것까지 만들게.”경주는 돌아서서 유희를 보며 요리를 했다.“입맛이 없어. 안 먹어.”유희는 냉장고로 걸어가 무심코 얼음물 한 병을 꺼내 뚜껑을 비틀어 원샷을 했다. 그리고 빈 병을 구기며 한숨을 내쉬었다.“아람아, 경주야. 나 오늘 효정과 혼인신고 할 거야.”아람과 경주는 깜짝 놀랐다.“뭐? 오늘?”“응, 오늘.”유희의 눈빛은 불타올랐고 목소리는 쉬었다.“생각해 봤는데, 계속 미루면 생각이 더 많아질 것 같아. 가족들이 동의하든 말든 먼저 효정과 혼인신고를 하고 싶어. 혼인신고를 하면 우리는 합법적인 부부야.”“효정은 나 이유희의 정정당당한 아내이고, 이씨 그룹의 사모님이야. 할아버지가 반대해도 소용없어. 내가 이씨 그룹의 권력을 가지면 효정에게 성대한 결혼식을 열어줄 거야. 효정은 내 결정을 이해해 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프라이팬 위에 있는 계란을 뒤집는 것도 잊어버려 타버렸다.“경주야, 내 신분증이 엄마한테 있어. 좀 있다 가지러 갈 거야. 효정의 신분증은 오늘 가져올 수 있어?”“이유희,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너 오늘 좀 이상해.”아람은 눈을 가늘게 떴다.“왜? 난 그저 효정과 결혼하고 싶을 뿐이야. 무슨 표정이야. 환호하고 응원해 줘야지.”유희는 초조해서 눈썹을 찌푸렸다.“유희야. 효정과 사귄 지 꽤 됐잖아. 전에는 침착하더니 왜 갑자기 이래?”경주는 불을 끄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유희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신분증이 신광
유희는 부드러운 발걸음으로 방으로 들어온다. 효정의 꿈을 방해할까 봐 문 앞에 도착하기 직전에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고 들어갔다. 넓고 편안한 침대 위에서 효정은 가느다란 작은 몸을 이불 속에 웅크려 작은 머리만 드러냈다. 검은색 긴 머리가 느슨하게 풀려졌다. 마치 새하얀 도화지 위에 스친 선명한 먹선 같았다.유희는 침대 옆에 앉아 효정의 잠든 얼굴을 다정하게 바라보며 손끝으로 뺨에 붙어 있는 머리카락을 떼주었다. 한때 바람둥이이던 유희는 이제 오직 효정만을 바라보고 있다.“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네.”유희의 거친 손끝이 효정의 예쁜 얼굴과 앵두 같은 입술, 예쁜 쇠골을 계속 만졌다.“이 세상에 널 그리워하는 남자는 나뿐인 줄 알았어. 이제 보내 우리 와이프의 매력이 생각보다 큰 것 같아. 앞으로는 널 데리고 나가지 못하겠네.”“만약 누군가가 널 좋아하게 되면 어떡해? 그거 알아? 오늘 밤 일을 듣고 참을 수 없었어. 그 자식이 네 새언니의 친오빠가 아니었더라면 자루를 씌워서 때렸을 거야!”유희는 저도 모르게 손끝에 힘을 주었다. 효정의 속눈썹이 떨리더니 가볍게 낑낑거렸다. 당황한 유희는 효정을 깨울까 봐 급히 손을 거두었다. 바로 이때, 효정이 몸을 뒤집고 이불을 걷어차면서 뜨거운 몸을 드러냈다.비록 실크 잠옷을 입고 있었지만 잠버릇이 안 좋아 치마가 엉망이었다. 하얀 어깨와 작고 귀여운 가슴의 절반을 드러내며 잠을 잤다. 유희의 눈은 점점 욕망이 찼고 참고 있어 어깨가 부들부들 떨렸다. 이번에는 정말 못 참을 것 같았다.“음, 정말 제 그림이 마음에 들어요?”효정은 잠꼬대를 했다. 조용한 방에서 유희는 말을 똑똑히 들었다.‘정말 그림이 마음에 드냐고? 효정아, 나한테 묻는 거 아니잖아. 누구한테 묻는 거야?’“도현 오빠.”유희의 몸이 순간 뜨거워 나며 머릿속이 텅 비었다. 그러자 유희는 큰 몸으로 효정의 부드러운 몸을 누르며 사납고 악랄하게 효정의 부드러운 입술에 키스했다. 이 충격으로 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