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진정해. 나한테 방법이 있어.”효린은 몸을 웅크린 채 진주에게 소곤거렸다.“그때 기저귀를 차면 아무 일도 없잖아!”“기, 기저귀?”진주는 수치스러워 얼굴을 붉혔다.“나말고 아무도 모르잖아. 기저귀를 써. 아버지와 어렵게 사이가 좋아졌는데, 경마 대회에 화려하게 차려 입고 아빠의 마음을 잡아!”‘맞아, 이 계집애 말이 맞아. 어려운 기회야. 무조건 잘해서 신광구와의 관계를 돌려야 해!’“그럴 수밖에 없겠네.’‘기저귀 입으면 돼! 성인용 기저귀도 있잖아. 신효린이 말을 안 하면 아무도 몰라!’“엄마, 날 도와주면 안 돼?”효린은 이 기회에 부탁을 말했다.“이 계집애가 또 무슨 조건을 말하려는 거야?”진주는 화를 냈다. 효린을 상대하기 점점 여려워지는 것 같았다.“엄마, 내 말 들어 봐!”효린은 지난번 가정부를 욕한 것이 신광구에게 들켜 경마 대회에 갈 자격을 잃었다는 걸 오버스럽게 진주에게 말했다.“엄마, 내가 경마 대회에 가면 엄마를 도와줄 수 있어. 그때 귀족 도련님들이 참석하는데, 내가 귀족 가문에 시집가서 엄마를 도와주는 것도 좋잖아.”진주는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래, 네가 참석할 수 있게 네 아빠를 설득해볼게.”“우리 엄마, 최고야!”효린은 진주를 덥석 안았다. 눈에는 음흉한 빛이 돌았다....아람은 결국 집에 가보려 했다. 그래서 경주와 작별 인사를 하려 했다. 모든 것이 준비된 지금, 아람은 돌아가서 병력을 정렬하고 충격적인 쇼를 연출할 준비를 해야 했다.그날 밤 경주와 아람은 김이 모락모락 나는 뜨거운 욕조에 몸을 담그고 아람은 가운을 입고 거울 앞에 앉았다. 경주는 아람의 뒤에 서서 헤어 드라이어를 들고 천천히 머리를 말려주었다. 부드러운 머리카락에 손을 놓고 주물러 피로를 풀어주었다.“음, 솜씨가 좋네.”아람은 눈을 가늘게 뜨며 편하여 발가락을 꼬았다.“신 사장님이 사장님을 하지 않고 마사지 업계에 가도 되겠어. 내가 꼭 애용할 건데.”“구아람 씨가 제 서비스에 만족하는 것 같
상처난 슈트는 경주가 항상 소중히 간직하고 아무도 건드리게 하지 못했다. 하지만 아람에게 새로운 슈트를 받고 싶었다. 새롭고 좋은 시작을 의미하는 슈트를 받고 싶었다.“내가 만든 옷을 좋아해?”아람은 눈을 깜빡이며 경주의 턱을 간지럽혔다.“만들어도 돼. 하지만 네 취향도 아닌데 억지로 입는 거 아니야? 나 때문에 무리하지 않았으면 좋겠어. 옷 한 벌이라고 해도.”경주는 순간 울컥했다. 잠시 침묵하더니 감정을 억제하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사실 너무 좋았어. 하지만 그때의 내가 너무 멍청하고 고집이 세서 인정하지 않았어. 표현할 줄을 몰랐어. 아람아, 내가 욕심이 많은 걸 알아. 하지만 후회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좋겠어.”“아니야, 그저 옷일 뿐인데.”아람의 말투가 가벼워졌다. 예전에 받던 상처에 집착하기 싫었다.“이번에 일을 마치면 만들어줄게.”경주는 순간 눈시울이 붉어졌다. 말을 하고 싶지만 한 마디도 하지 못했다. 그래서 그저 아람의 몸 위로 올라타 부드러운 입술에 키스를 하며 손을 꼭 잡았다....다음날 아침, 구윤은 차를 보내 아람을 해문으로 데려갔다. 경주가 직접 데려주고 싶었지만 아람은 듣지 않았다. 그저 경주보고 집에서 푹 쉬고 기다려라고 했다. 경주는 마지못해 롤스로이스가 떠나는 모습을 바라보며 한참 서있었다. 아람이 간지 몇 분만 지났는데 사랑앓이를 멈출 수 없었다.“아, 쓰레기를 버리러 나갔다가 멀리서 큰 돌이 문 앞에 서 있어 깜짝 놀랐어요.”오정숙은 손에 있는 먼지를 털며 말했다. 경주는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의아하며 물었다.“무슨 돌이요? 어디에 있어요?”“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망부석이요!”경주는 순간 얼굴이 붉어졌다....아람이 해장원에 도착했을 때 구만복은 집에 없었다. 밤에야 집에 돌아온다. 세 사모님도 없었다. 그래서 심심한 아람은 방에 가서 잠을 잤다. 오후까지 자고 일어나자 장현중의 전화를 받았다.“구아람 씨, 역시 진주에게서 연락이 왔어요.”장현중의 말투는 흥분했다.“지난번
세 사모님은 묘회에 놀러 갔다. 돌아다니면서 쇼핑도 하고 디저트까지 먹은 후에야 만족스럽게 해장원으로 돌아왔다. 외부인들은 세 여자의 입장이 어색한 것 같았다.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싸울 줄 알지만, 실제로 사이가 너무 좋다. 아람도 세 사람의 우정을 보고 질투를 느낄 때가 있다.‘구회장은 전생에 은하계를 구했어? 그래서 이번생에 일편단심인 세 여자가 생긴 거야?’“와, 날 버리고 나가 놀아요? 삐졌어요, 흥!”아람은 정원의 그네에 앉아 흔들며 소녀처럼 발랄하고 경쾌했다.“우리 사랑둥이, 정말 일부러 그런 건 아니야!”강소연은 다가와 다정하게 아람의 목을 안고 다정하게 달랬다.“왜 말도 없이 갑자기 왔어. 네가 오는 걸 알았으면 네 아빠가 아프지만 않으면, 아무리 큰일 있어도 집에 있었을 거야!”아람은 입술이 떨렸다. 유민지와 초연서의 표정도 굳었다.“소연아, 말 조심해. 만복을 저주하는 거야?”“아니야! 만복에게 무슨 일이 있으면 내가 어디가서 장기 식권을 찾겠어? 하하하.”강소연은 팔짱을 끼고 호탕하게 웃었다. 다른 세 여자의 안색이 어두워졌다.‘다행히 구회장이 없네, 아니면 정말 심장마비가 왔을 거야.’“연서가 불교를 믿어. 오늘 묘회가 있어서 함께 산책을 하려 했어.”유민주는 아람의 손을 잡고 다정하게 설명했다.“내 탓이야. 오늘 밤 진수성찬을 만들어 아람에게 사과할게.”초연서는 자신의 딸보다도 아람을 아꼈다. 아람이 삐지자 바로 주방으로 달려가려 했다.“아니에요, 연서 이모! 농담이잖아요!”아람은 서둘러 일어나 초연서를 잡고 팔을 흔들며 애교를 부렸다.“왜 농담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요.”초연서의 소심한 모습을 보자 마음이 아팠다. 이렇게 조심스럽게 사는 건 너무 힘들 것 같았다.“이모, 요즘 어때요? 기분이 많이 좋아졌어요?”아람은 다정하게 물었다.“아람아, 걱정하지 마. 괜찮아. 오래 전부터 많이 좋아졌어.”초연서는 아람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걱정했다.“너야말로 밖에서 뭐했어? 이렇게 오래 집에 안 와서
한참 지나자 세 사모님은 일제히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구나. 네 아빠가 신씨 가문을 폭파시키지 않고, 신경주를 인간 막대기로 자르지 않은 것도 괜찮은 거야.”하지만 더 물어보기 전에 집사가 급히 달려왔다.“아가씨, 구 선생께서 돌아오셨어요. 서재로 오시라고 해요.”“알겠어요.”아람은 심호흡을 하고 가려고 하자 세 사모님은 구만복이 화낼까 봐 이구동성으로 따라가겠다고 했다....서재에서 구만복은 어두운 안색으로 차를 마시고 있었다. 일반적으로 두 사람이 만나면 개그를 하며 분위기는 항상 활기차고 따뜻했다. 이렇게 우울한 적은 드물었다.“아람과 단 둘이 얘기하려는데, 왜 따라왔어?”구만복은 불만스럽게 세 여자를 바라보며 차를 테이블에 올려놓았다.“이제 나이도 들었는데, 내가 때리기라도 하겠어? 때려도 신씨 가문 그 자식부터 때려야지!”아람은 이 말을 듣자 안색이 어두워졌다.“만복아.”유민지는 아람이 혼날까 봐 급한 마음에 아람 대신 말을 했다.“예전에 신씨 가문 둘째 도련님이 황당한 일을 했지만 이미 잘못을 뉘우쳤어. 아람을 위해 목숨을 걸고 지켜주었는데, 정말 목숨으로 아람을 사랑하고 있어.”“목숨을 걸다니, 그게 무슨 뜻이야? 아람이가 무슨 위험에 빠졌어?”구만복은 갑자기 긴장하여 몸을 앞으로 기울렸다.“아람이.”“괜찮아, 무슨 일이 있겠어. 민지 이모가 오버한 거야.”아람은 급히 말을 끊었다. 구만복에게 경주가 자신에게 얼마나 잘해주고 사랑하는지를 알려주기 싫은 건 아니다. 그저 구만복이 사실을 알면 받아드리지 못하고 병이 발작할까 봐 걱정했다. 그러면 아람은 죄책감이 들 것이다.이미 엄마도 없는데, 더 이상 아빠를 잃기 싫었다. 게다가 모든 자녀 중에서 구만복이 자신을 제일 사랑한다는 걸 알고 있다. 구만복은 천천히 몸을 펴고 소파에 기대며 날카로운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신경주 그 자식이 널 어떻게 꼬셨는지 모르겠지만, 구아람. 오늘 내가 말할게. 신경주가 신씨 그룹 전체를 너에게 준다고 해도 난 허락하지 않아.
그 후, 그 소녀는 3일 후 자퇴를 했다. 소녀의 가족 사업은 파산했고 아버지는 감옥에 들어갔다. 어머니는 구씨 가문의 딸을 건드렸다는 걸 알고 겁에 질려 큰 병 때문에 돌아갔다. 이처럼 구만복이 아직 경주를 건드리지 않은 건 기적이었다. 그리고 이 기적을 만든 사람은 딸 아람이었다. 아람이 경주를 건드리지 말라고 하지 않았더라면 이미 사람을 보내 경주를 죽였을 것이다. 아마 구만복이 직접 움직이지 않아도, 구윤과 백신우가 먼저 죽였을 것이다.“아빠, 전에 나와 신경주의 결혼이 실패한 건 솔직히 내 책임도 있어.”아람은 정색하며 말했다. 아람이 이 감정에 대해 얼마나 진지한지 알 수 있었다.“내가 너무 경주와 같이 있고 싶고, 너무 경주를 갖고 싶어서 그랬어. 날 싫어하는 걸 알면서도 억지로 결혼했어. 아빠가 이런 일이 있으면 마음을 열어 사랑하지 않는 여자를 받아줄 수 있어? 게다가 그때 마음속에 다른 사람이 있었어.”“구아람, 너 미쳤어? 신경주한테 가스라이팅을 당했어? 세상에 좋은 남자가 많고도 많은데 왜 굳이 신경주여야 해?”구만복은 화가 나서 테이블을 내리치며 눈을 부릅떴다.“그 당시 마음에 누가 있었던, 널 싫어하면 결혼하지 않아도 됐어. 너와 결혼하면 남편의 책임을 다해야 해! 하지만 신경주가 무슨 짓을 했어? 집에서 예쁨을 받지도 못하는 사생아가 신씨 가문 어르신을 이기지 못해 사랑하지 않는 여자를 버리고 사랑하지 않는 여자와 결혼을 했어! 이런 나약한 짓은 정말 경멸해. 네 남자가 될 자격이 없고, 나 구만복의 사위가 될 자격이 없어!”아람은 무릎에 올려놓은 손은 점차 주먹을 쥐며 숨이 막혔다.“아빠, 그런 게 아니에요.”“됐어, 듣기 싫어! 당장 끊어. 영원히 만나지 마. 내가 직접 나서게 하지 마!”구만복은 화를 내며 단호하게 말했다.“이제 비밀리 결혼하고 이혼한 소식이 퍼졌어. 너와 신씨 가문이 역기면 안 돼. 지금 신경주와 역기면 사람들이 어떻게 보겠어? 사람들은 너희들의 사랑에 관심이 없어. 그저 나 구만복의 딸이
아람은 약병을 집어 들고 자세히 보더니 깜짝 놀라 입을 막으며 눈물을 흘리며 멘탈이 무너질 뻔했다.“뇌경색.”“뇌경색을 치료하는 약이야. 우리 유씨 바이오테크에서 개발한 약이야. 연간 생산량이 한정되어 돈을 많이 써도 살 수 없는 사람이 많아.”유민지는 구만복의 고통스러운 안색을 보자 가슴이 아팠다.“하지만 올해부터 약으로 상태를 억제하지 못했어. 사실 작년에 네 아빠가 발작을 두 번이나 했지만 모두 약에 의존하여 버텼어.”“다, 다 알고 있었어요? 나만 몰랐어요?”아람은 눈물을 흘리며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아니, 윤이, 진이 다 모르고 있어. 네 아빠가 아이들에게 알려주지 말라고 했어. 너희들이 두려워할까 봐.”유민지도 쭈그려앉아 손수건으로 구만복의 땀을 닦았다.“아람아, 아빠한테 화내지 마. 아빠는 그저 너를 너무 사랑해서 그랬어. 네가 다치고 다른 사람이 널 무시할까 봐 그랬어.”“날 무시해? 누가 감히 그래?”강소연의 목소리는 쉬었고 눈시울이 붉어졌다.“아람은 우리 구씨 가문의 아가씨야. 누가 감히 무시하면 눈을 파버릴 거야! 헛소리를 하면 혀도 뽑아 버릴 거야!”아람은 구만복의 차가운 손을 잡고 고개를 숙였다.‘난 효녀가 아니야. 정말 효녀가 아니야. 제멋대로 신경주를 위해 온 세상을 돌아다니며 가족을 소홀하기도커녕, 아버지의 몸 상태도 몰랐어. 어떻게 이럴 수 있어?’이때, 노크 소리가 들려왔다. 유민지는 감정을 다스리고 빠른 걸음으로 문 앞에 갔다.“무슨 일이야?”“둘째 사모님, 손님이 왔어요. 문 밖에서 기다리고 있어요.”집사는 공손하게 말했다.“손님? 이 시간에 누가 왔어?”“윤씨 가문 넷째 도련님이요.”아람의 안색이 어두워졌다. 천천히 일어나자 마치 차가운 냉기가 휩쓸어 간 것 같았다.“민지 이모, 여기서 아빠를 챙겨주세요. 제가 만나러 갈게요.”...아람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해장원을 나섰다. 화려한 문등 아래서 유성이 기다리는 모습이 보였다. 그림자 속에서 길고 우아하게 서 있었고, 다정한 느
아람은 음울한 눈을 내리깔았다. 예전이었으면 유성이 진심으로 구만복을 걱정하고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제 그저 악의를 품고 있는 것 같았다. 지아와 은성한테 손을 댈 수 있다면 구만복도 아무것도 아닐 것이다. 유성은 결코 무자비하지 않았다. 그저 아람에 대한 욕망으로 가득 차서, 아람을 가질 때까지, 자신의 욕망을 채울 때까지 아람을 건드리지 않을 뿐이었다.“아빠 괜찮아요, 활기차게 집에 있어요.”아람은 차갑게 입꼬리를 올렸다.“아빠가 입이 문제예요. 위가 안 좋아서 계속 배탈이 나요. 아마 또 먹지 말아야 할 것을 먹어서 배탈이 났을 거예요. 별일 없으니까 이만 돌아가요.”“그래요? 하지만 아저씨 안색이 안 좋았어요. 머리도 아파했고 심각해 보였어요. 혹시 뇌경색 같은 건.”“윤 도련님, 지금 우리 아빠를 저주하는 거예요?”아람은 나지막하게 말을 끊고 날카롭게 보았다.“아니면 우리 구씨 가문의 소식을 캐고 있는 거예요?”“아람 씨, 아니에요, 오해예요!”유성은 아람이 화를 내가 마음이 급해서 눈시울을 붉히며 아람의 팔을 잡았다.“난 그저 아저씨가 걱정되고, 아람 씨가 보고 싶었어요!”아람은 마치 전갈 꼬리에 쏘인 것처럼 화를 내며 유성을 격렬하게 떨켜내고 두 걸음 물러나 거리를 두었다.“하지만, 전 보고 싶지 않아요.”“아람 씨, 도대체 왜 그래요?”유성의 창백한 입술이 벌벌 떨었다. 불안한 정서가 오장육부를 찢는 것 같았다. 가까이 다가가고 싶었지만 아람이 경계하고 냉정한 시선에 한 걸음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무슨 일이 있어요? 알려줄 수 있어요? 제발 알려주세요. 저한테 이러지 마요.”‘정말 억울하네, 윤유성, 네 억울한 눈빛이 정말 진짜 같아.’“듣고 싶어요? 그래요, 그럼 물어볼게요.”아람은 심호흡을 하며 이를 악물었다.“라이언을 알아요? 유성 씨 사람이죠?”“라이언이 누구예요?”유성은 아람의 화난 얼굴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하지만 슈트 아래의 등은 긴장하여 활시위를 완전히 당긴 것처럼 팽팽했다. 자신이
유성은 눈물을 글썽이며 입술이 창백해졌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오해를 받고 억울하고 불쌍한 척하는 인물을 완벽하게 연기했다. 완전히 대입하고 몰입했으며, 심지어 아람을 해치고 있는 사람이 자신이라는 것조차 잊었다.아람의 잔잔한 눈동자 아래 복잡한 감정이 솟구치며 유성을 바라보기만 했다.“도대체 무슨 일이에요? 아람 씨, 알려줄 수 있어요? 제가 무슨 오해할 일을 했어요? 죽어도 다 알고 죽게 해요!”유성은 끊임없이 물으며 땀을 흘렸다. 항상 우아하던 유성은 이렇게 비참한 적이 없었다. 아람은 대답을 듣지 못할 거라는 것을 알았다. 이걸 말해주는 건 그저 유성을 경고하고 압박을 주는 것이다. 마음이 복잡해져 본색을 드러내기 위해 한 것이다. 또한 자신에게 환상을 갖지 말라고 잔인하게 알려주고 있다.아람과 유성은 가능성이 없다. 심지어 이젠 우정도 유지할 수 없다.“그래요, 라이언의 일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해도 괜찮아요. 그럼 우리 여섯째 언니와 매형은요?”크게 분개한 아람은 어깨를 부들부들 떨었다.“S국에 있을 때 이익을 위해 어떻게 우리 언니와 형부를 핍박했는지, 이것도 부인할 거예요?”“아람 씨, 한때 우리 그룹 측 사람이 형부에게 나쁜 짓을 했었어요. 하지만 홍은성의 와이프가 아람 씨 언니인 걸 알고 계획을 멈춰라고 명령했어요. 하지만 알잖아요. 그룹은 저만의 것이 아니에요. 많은 주주들이 발언권을 가지고 있어요. 제가 계획을 멈추자 계속 반대를 했어요. 최선을 다해 달랬지만, 사적으로 움직이는 건 막을 수 없었어요!”유성은 쉰 목소리로 계속 해명했다.“아람 씨, 제발 믿어줘요. 내가 얼마나 사랑하는데, 내가 아람 씨를 15년 동안 사랑했어요. 어떻게 아람 씨를 힘들게 하고 가족을 해치겠어요?”아람은 유성을 노려보았다. 숨막히는 차가운 침묵이 그들 사이에 퍼졌다. 한참 지난 후 아람은 말했다.“돌아가요. 돌아가지 않으면 내가 갈게요.”아람이 돌아주는 순간 유성은 갑자기 백허그를 하며 빌었다.“아람 씨, 날 떠나지 마요.”“놔요, 날
걱정으로 인해 아린은 멘붕 직전이었고 주체할 수 없이 흐느꼈다.[엄마와 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생각했어. 임씨 가문에서도 사람을 찾았지만 수해 오빠를 구하지 못했어.]“뭐? 왜 이제야 나한테 말해?”아람은 마음이 급해서 목까지 쉬었다.“아람아, 흥분하지 마. 아린이 놀라겠어.”경주는 아람의 손을 조금 더 세게 잡았다. 낮고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람의 흥분된 감정을 진정시켰다.“아린에게 말해.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말해라고.”아람은 죄책감에 숨을 내쉬었다.“미안해, 아린아. 언니가 방금 너무 심하게 말했어. 울지마. 무슨 일인지 천천히 말해. 도대체 어느 겁도 없는 놈이 감히 나 구아람의 사람을 건드려! 죽여버릴 거야!”상황이 긴박하지만 경주가 아람의 말을 듣자 웃음을 참았다.[윤씨 가문의 사람이 한 거야.]아린은 처절하게 흐느꼈다.[아마도 내가 윤진수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맞아서 그래. 윤씨 가문 사람이 화가 나서 수해 오빠를 괴롭혔어.][수해 오바는 고의 상해죄로 체포되었어. 그리고 윤진수 그 짐승이 진단서까지 뗐어. 몸에 있는 크고 작은 병을 모두 수해 오빠 탓을 해서 중상을 선고받았어.]물론 그 안에 발기 부전도 포함되었다. 윤씨 그룹의 능력으로 진단서를 조작하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위조하는 것도 사소한 일이었다.“저 양심도 없는 짐승 새끼 죽여도 속이 시원하지 않아. 죽이지 않은 것만으로도 이미 봐줬어. 윤씨 그룹이 감히 우리를 건드려?”아람은 화를 냈다. 너무 원망스러워서 눈시울이 붉어지며 살기를 뽐냈다.[윤씨 그룹이 어떻게도 합의를 해주지 않아.]“허, 합의? 그럴 일이 있어? 저 사람들은 수해를 죽이고 싶을 거야!”아람은 심하게 욱신거리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원망했다.“이런 짓을 할 수 있는 건 윤성우야. 임윤호도 참여했을 수 있어!”[임윤호, 임윤호는 수해 오빠의 친형이야. 어떻게 그럴 수 있어?]아린은 깜짝 놀라며 믿을 수 없었다.“그럴 가능성이 커.”경주는 큰 손으로 다정하게 아람의 등을 쓰다듬으며 안
아람과 경주는 자신의 별장으로 돌아갈 준비를 했다. 나가는 길에 경주는 아람을 안고 펑펑 울었다. 아람의 검은 드레스를 구겨질 정도로 잡았고 옷까지 젖었다. 모르는 사람들은 두 사람이 다시는 만나지 못할 거라고 생각할 것이다.아람이 위로하며 효정에게 약속했다. 가끔 와서 효정을 보고 유희에게 이씨 가문만 챙기지 말고 효정을 데리고 밖으로 나가라고 당부했다. 자유의 기쁨을 잃고 사육된 동물처럼 되지 않게 하라고 했다.유희는 또다시 맹세를 했다. 눈물을 흘리는 효정을 안고 문 앞에 서서 떠난 모습을 지켜보았다. 차는 한참 달렸다. 아람은 결국 참지 못하고 어깨를 부들부들 떨며 어두운 밤에 떨어지는 별처럼 맑은 눈물을 흘렸다.“아람아, 울지 마.”경주는 마음이 아파서 호흡이 가빴다. 튼튼한 팔로 아람을 품에 안아주며 다정하게 위로했다. 턱으로 아람의 머리카락을 문질렀다.“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게 아니잖아. 효정이가 보고 싶으면 한동안 데려와서 같이 살아도 돼. 아니면 내가 더 큰 별장을 사서 아예 같이 사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정연은 이제 사장님 비서가 될 거야. 그럼 눈코 뜰 새 없이 바쁠 텐데, 효정을 아줌마에게 맡기는 게 제일 좋아.”“흥, 네가 정말 이유희의 절친이야?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어.”아람은 코를 빨아들이며 손끝으로 경주의 가슴을 찌르며 원망했다.“아직 편하고 행복하게 지내본 적이 없는 커플을 헤어지게 할 거야? 날 기쁘게 하려고? 신경주, 넌 정말 양심이 없어. 효정이 아무 말을 안 해도 유희가 매일 널 저주할 거야.”경주는 갑자기 멍해졌다. 그러고 얇은 입술로 아람의 촉촉한 입술에 키스했다. 키스를 하고 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그렇게 많이 생각하지 않았어. 효정이도 너랑 헤어지기 싫어하는 것 같아서 좋은 일인 줄 알았어.”“저 커플을 방해하지 말라고 네가 그랬잖아.”아람은 키스를 받고 호흡이 흐트러져 눈이 촉촉해지며 설렜다.“그래서 너도 가서 귀찮게 하지 마.”경주는 아람의 예쁜 두 눈을 바라보며
“아람아, 무슨 생각이 들었어?”경주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유희와 정연도 긴장을 하며 하얀 아람의 얼굴을 바라보았다.“한 비서의 분석이 맞아. 윤유성의 사악한 성격으로 라이언을 흔적도 남기지 않고 죽일 수 있어.”“그리고, 오랫동안 계략을 꾸미고 있었을 거야. 다만 중요한 도구가 이제 도착했을 뿐이야!”유희와 다른 사람들이 의아해 하고 있을 때 경주만 바로 깨닫고 반응했다.“그 도구가 헬기라고 생각해?”아람은 힘껏 고개를 끄덕이며 초조하게 말했다.“지상에서는 윤유성이 행동하기 어렵지만, 하늘에서 편하잖아. 그리고 비행기가 출국하면 우리가 아무리 능력이 있어도 막을 수 없어. 그럼 원하는 대로 할 수 있어!”정말 음흉하고 고압적인 행동이다. “형수, 정말 똑똑하네. 넌 정말 신이야!”유희는 바보처럼 입을 벌리고 박수를 치며 공손하게 절을 할 뻔했다.“아부는 그만하고 빨리 대책을 생각해.”아람의 가슴은 돌에 눌린 것처럼 숨이 막혔다.“한무야. 지금부터 인력을 추가 배치해. 윤유성의 헬기 행방을 면밀히 감시해. 어떤 행동이 있더라고 제때 차단해야 해.”경주는 카리스마를 뽐내며 안색이 차가워졌다.“네, 신 사장님.”예전의 경주는 비즈니스의 거물이고 고귀한 왕이었다. 하지만 아람 앞에서 보좌하든, 아람을 위해 전장에 돌격하는 장군이든 상관없었다. 무엇이든 아람을 위해 기꺼이 할 수 있었다.“만약 막지 못하고 헬기가 뜨면 어떡해? 폭탄으로 라이언을 구해야 하나?”유희는 진지하게 우스꽝스러운 질문을 던졌다.“라이언은 양국의 공개 수배 범죄자야. 때가 되면 백진 오빠와 도현 오빠에게 알려서 군과 경찰이 힘을 합치도록 할게.”아람은 입꼬리를 올리며 자신감이 넘치면서도 침착하게 말했다.“하늘로 날아가더라도 반드시 잡을 수 있을 거야.”세 남자의 얼굴에는 존경이 가득했다....윤민주가 감옥에 가고, 윤진수가 체포되었다. 경주의 말대로 윤성우의 처지는 점점 난감했고 살얼음 위를 걷는 것과 같았다. 게다가 유성이 S 국에서의 노력
아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눈을 내리깔았다. 경주는 아람의 침울한 표정을 보고 손을 잡아주며 쓰다듬었다.“아람아, 알아. 네가 효정을 많이 이뻐하는 거. 봐봐, 지금 효정에게 유희가 있어. 유희가 많이 사랑하고, 아껴주고, 챙겨주고 있어. 유희는 능력도 좋고 집안도 좋아. 효정을 지켜주기에는 충분해.”“응, 알아. 사실 너무 고마워.”아람은 유희가 효정을 받아줘서 고마운 것이 아니다. 고마운 건 유희가 초월적인 안목이 있고, 다이아몬드처럼 아름답고 순수한 효정을 인정해 주고, 기꺼이 인내심을 가지고 곁에 있어 준다는 것이다. 잠시 후 유희가 돌아왔다. 다크서클이 더 짙어진 것 같았다.“유희야, 고생했어.”경주는 한숨을 내쉬었다.“내 와이프야, 내가 좋아서 하는 건데 고생은 무슨.”유희는 정연을 원망하지 않고 계속 물었다.“어디까지 얘기했지? 참, 방금 생각해 봤는데 라이언은 수배 중인 범죄자야. 국내에서 권력이 없는데, 어떻게 많은 사람들을 매수할 수 있어? 윤유성의 짓인가? 몰래 라이언을 지켜주고 있어?”아람과 경주도 같은 생각이었다. 결국 라이언은 왕준의 상사였고, 남도 습격 사건에 참여했다. 라이언은 유성에게 치명타를 입힌 중요한 증인이기도 하다. 유성은 이런 약점을 쉽게 내주지 않을 것이다. 아니면 스스로 발등을 찍는 짓이다.“라이언이 나타난 건 아직 살아있다는 거고 아직 성주에 있다는 거야. 성주에 있으면 절대 도망칠 수 없어. 그저 시간문제야.”경주의 눈빛이 어두워지며 원망에 목이 쉬었다.“사람 목숨보다 중요한 건 없어. 윤유성과 라이언과 같은 짐승 때문에 무고한 사람을 더 이상 희생하기 싫어. 너무 가치가 없어.”유희의 가슴이 아파 났다. 경주는 겉으로 차갑고 무심한 듯 보이지만 사실은 누구보다 따뜻한 사람이다.“저기, 궁금한 게 있어요.”한무가 갑자기 손을 들었다.“뭔데?”세 사람이 일제히 물었다.“윤유성이 왜 라이언을 보호하려고 애쓰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돼요. 지금 S 국에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 구역에
정연도 화가 나서 뺨이 불타는 듯 붉어졌다.“원래는 우리 사람들이 우세했지만, 라이언 쪽에 지원이 있다는 것을 몰랐어요. 모두 능력이 뛰어나고 무기를 들고 있었어요.”“완전히 우리를 다 죽이겠다는 기세였어요. 살아 돌아온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에요.”유희는 화가 풀리지 않아 주먹으로 테이블을 내리치며 뼈마디에서 소리가 났다. 라이언을 잡지 못하고 부하들은 거의 전멸한 상태였다. 승부욕이 넘치는 유희 앞에서 이미 선을 넘을 행동이었다.“음, 유희 오빠, 왜. 누가 오빠를 화나게 했어?”사람들은 깜짝 놀라 소리를 따라 계단 쪽을 바라보았다. 효정이 주름진 새하얀 원피스를 입고 아람이 선물 준 곰인형을 품에 안은 채 졸린 눈을 비비며 서 있었다. 말할 때 한쪽 어깨끈이 흘러내렸다. 하얗고 부드러운 피부는 도자기처럼 매끈했다. 하마터면 속살을 드러낼 뻔했다.뿐만 아니라 효정의 목과 쇄골에 붉은 자국이 있었다. 유희가 남긴 키스 마크였다. 어젯밤의 광기 어린 집착이 분명했다. 한무는 놀라서 바로 눈을 감았다. 경주도 어색하여 땀을 흘리며 시선을 거두고 아람을 바라보았다.‘아아아!’유희는 화가 나며 마음속에서 소리를 질렀다. 순간 효정의 앞으로 달려가 부드러운 몸을 덥석 안고 감쌌다. 효정은 고개를 유희의 품에 묻히며 그렁그렁한 눈만 보였다. 그러고 나른한 목소리로 유희를 위로했다.“유희 오빠, 화내지 마. 화내면 무서워.”“화내지 않았어. 기분이 엄청 좋아. 가자, 방에 가자.”유희는 마음이 급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효정을 안고 성큼성큼 위로 올라가며 귀에 속삭였다.“다른 사람한테 보여주지 마. 나한테만 보여줘!”거실은 어색하게 침묵했다. 한무는 어안이 벙벙하며 급히 해명했다.“저, 저 아무것도 못 봤어요. 신 사장님, 제 편을 들어줘야 해요!”정연도 겁에 질려 얼굴이 창백해졌다. 급히 유희에게 상황 보고를 하느라 효정을 챙기지 못해 이런 어색한 일이 일어났다.“연아, 걱정하지 마.”아람은 다정하게 위로해 주었다.“네가 오랫동
한무는 숨을 들이마셨다. 아침을 먹지 않은 상태지만 이미 배부른 느낌이 들었다.“아니에요. 아니에요. 헬기가 좋지만 제가 살아서 타도 죽어서 돌아올 수 있을 것 같네요.”“됐어, 경주야. 한 비서가 얼마나 충성하는지 우리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잖아. 헬기 한 대로 이렇게 화를 내?”아람은 긴 손끝으로 경주의 턱을 치켜올리며 여왕처럼 오만한 미소를 지었다.“올해 생일 선물로 헬기를 사줄게. 윤유성보다 더 좋은 거 사줄게. 좋아?”‘젠장, 너무 부럽네! 역시 해문 갑부의 딸이야. 헬기를 생일 선물로 해?’경주는 눈을 깜빡이며 아람의 손을 잡고 진지하게 말했다.“아람아, 난 네 남자야. 하지만 난 너에게 빌붙어 사는 남자가 아니야. 선물을 해도 내가 너한테 해야지.”“풋,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우리 사이에 무슨. 그저 돈 몇 푼인데.”아람의 카리스마 넘치는 말은 유희와 한무를 부럽게 했다. 그들도 여자한테 빌붙어 사는 남자는 아니지만, 남자라면 리무진, 탱크, 헬기를 갖고 싶어할 것이다.경주는 담담하게 고개를 흔들며 가슴이 찡해났다.“아람아, 나한테 선물할 필요 없어. 네가 네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해. 네가 예전에 나한테 준 선물들은 지금 별도의 방에 전시되어 소중히 간직하고 있어. 매번 집에 갈 때마다 그 방에 들어가서 여러 번 보고 만졌어.”그때 아람을 잃은 경주는 마치 페티시스트와도 같았다. 경주는 종종 그 방에 들어가서 나오지 않거나 그 방에서 잠을 자기도 했다. 평소에는 아무렇지도 않던 경주는 남들이 볼 수 없는 곳에서 사랑에 빠진 미치광이 같았다.마음속은 이미 통제 불능이고 미쳐버렸다. 아람은 경주를 깊이 바라보았다. 표정은 평온했지만 경주의 뺨을 부드럽게 어루만지는 손은 살짝 떨리고 있었다.“게다가 내가 무슨 선물이 필요하겠어. 넌 하늘이 내게 준 최고의 선물이야.”경주는 이 로맨틱한 말을 다시 반복했지만, 말할 때마다 처음처럼 다정했다.“바보.”더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다. 그저 키스로 천 마디 말을 대신
“연적?”아람은 왼손으로 턱을 괴고 오른손으로 블루베리를 집어 경주의 입에 넣어주었다.“이유희에게 연적도 있어? 신선하네.”경주도 피식 웃었다.“네가 우리 동생을 감금하듯 지켜주는데. 매일 너랑 네 비서 말고는 누구를 만나? 정상적인 사회생활도 못 하는데 무슨 연적이야. 꿈꿨어?”“그렇다고!”유희는 초조하여 목소리까지 갈라지며 테이블을 내리쳤다. 어젯밤 자기 품에서 도현 오빠라고 부르는 효정이 떠올랐다. ‘꿈에서 다른 남자 이름을 불렀어!’유희의 가슴은 아파 나며 산산조각이 된 것 같았다.“설마 네가 말한 사람이 우리 도현 오빠야?”아람은 차갑게 유희를 바라보았다. 경주는 멍해졌다. 도현이랑 어떻게 엮인 건지 전혀 상상이 안 된다. 유희는 눈을 부릅뜨며 존경스러운 눈빛으로 아람을 바라보았다.“아람아, 네가 어떻게 알아? 너 신이야?”“신은 무슨!”아람은 어이없었다.“넌 참, 속마음이 얼굴에 쓰여있어. 어젯밤 너와 우리 오빠가 얘기하는 것을 봤어. 네 눈빛이 막 이글거렸어. 그래서 이상하다고 생각했어. 근데, 이 사장님. 넌 사람을 너무 무시하는 거 아니야?”“우리 구씨 가문 남자는 모두 상남자야. 절대 남친 있는 여자를 좋아하지 않아. 효정이 남자랑 얘기를 했다고 다 연적이라고 생각하지 마.”“도현 도련님은 그럴 분이 아니야. 유희야. 누구를 의심해도 아람이 가족은 의심하지 말아야 해.”경주는 아람의 허리를 안고 유희를 비웃었다. 유희도 한숨을 쉬고 계속 얘기하기 곤란했다. 너무 유치해 보였다.“아. 그래서 효정과 서둘러 혼인신고를 하겠다고 했어? 위기감이 들었던 거네.”아람은 유희의 속마음을 모두 꿰뚫어 보았다.“야, 그런 사소한 거로 침착하지 못해? 왜 이렇게 유치해!”유희는 부끄러워 입을 오물거렸다.“혼인신고는 나중에 다시 생각해.”경주의 안색이 어두워지며 정색했다.“지금은 네 집안일을 먼저 해결해야 해. 네가 이씨 그룹에서 안정되면 모든 것이 제자리를 찾을 거야.”유희는 여전히 불안했다. ‘나 이유희의 아내
아람은 걸어오는 유희를 바라보았다. 잘생긴 얼굴은 마치 귀신에게 정기를 빼앗긴 것처럼 초췌해져 있었다.“아이고, 이 사장님. 무슨 일이야? 어젯밤 방에서 사랑만 나누었어?”아람은 참지 못하고 놀렸다.“나, 하, 그만 얘기해.”유희는 답답한 듯 한숨을 쉬었다.‘내가 어떻게 말해. 아람 앞에서 친오빠를 욕하면 경주도 영향을 받잖아. 사돈 친척은 이러면 안 돼.’아람은 유희가 무슨 일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하지만 말하기 난감하는 것 같아 더 이상 묻지 않았다.“먹을래? 먹으면 네 것까지 만들게.”경주는 돌아서서 유희를 보며 요리를 했다.“입맛이 없어. 안 먹어.”유희는 냉장고로 걸어가 무심코 얼음물 한 병을 꺼내 뚜껑을 비틀어 원샷을 했다. 그리고 빈 병을 구기며 한숨을 내쉬었다.“아람아, 경주야. 나 오늘 효정과 혼인신고 할 거야.”아람과 경주는 깜짝 놀랐다.“뭐? 오늘?”“응, 오늘.”유희의 눈빛은 불타올랐고 목소리는 쉬었다.“생각해 봤는데, 계속 미루면 생각이 더 많아질 것 같아. 가족들이 동의하든 말든 먼저 효정과 혼인신고를 하고 싶어. 혼인신고를 하면 우리는 합법적인 부부야.”“효정은 나 이유희의 정정당당한 아내이고, 이씨 그룹의 사모님이야. 할아버지가 반대해도 소용없어. 내가 이씨 그룹의 권력을 가지면 효정에게 성대한 결혼식을 열어줄 거야. 효정은 내 결정을 이해해 줄 거야.”경주는 눈썹을 찌푸렸다. 프라이팬 위에 있는 계란을 뒤집는 것도 잊어버려 타버렸다.“경주야, 내 신분증이 엄마한테 있어. 좀 있다 가지러 갈 거야. 효정의 신분증은 오늘 가져올 수 있어?”“이유희, 도대체 무슨 생각이야. 너 오늘 좀 이상해.”아람은 눈을 가늘게 떴다.“왜? 난 그저 효정과 결혼하고 싶을 뿐이야. 무슨 표정이야. 환호하고 응원해 줘야지.”유희는 초조해서 눈썹을 찌푸렸다.“유희야. 효정과 사귄 지 꽤 됐잖아. 전에는 침착하더니 왜 갑자기 이래?”경주는 불을 끄고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유희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신분증이 신광
유희는 부드러운 발걸음으로 방으로 들어온다. 효정의 꿈을 방해할까 봐 문 앞에 도착하기 직전에 신발을 벗고 양말만 신고 들어갔다. 넓고 편안한 침대 위에서 효정은 가느다란 작은 몸을 이불 속에 웅크려 작은 머리만 드러냈다. 검은색 긴 머리가 느슨하게 풀려졌다. 마치 새하얀 도화지 위에 스친 선명한 먹선 같았다.유희는 침대 옆에 앉아 효정의 잠든 얼굴을 다정하게 바라보며 손끝으로 뺨에 붙어 있는 머리카락을 떼주었다. 한때 바람둥이이던 유희는 이제 오직 효정만을 바라보고 있다.“잠시 집을 비운 사이에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네.”유희의 거친 손끝이 효정의 예쁜 얼굴과 앵두 같은 입술, 예쁜 쇠골을 계속 만졌다.“이 세상에 널 그리워하는 남자는 나뿐인 줄 알았어. 이제 보내 우리 와이프의 매력이 생각보다 큰 것 같아. 앞으로는 널 데리고 나가지 못하겠네.”“만약 누군가가 널 좋아하게 되면 어떡해? 그거 알아? 오늘 밤 일을 듣고 참을 수 없었어. 그 자식이 네 새언니의 친오빠가 아니었더라면 자루를 씌워서 때렸을 거야!”유희는 저도 모르게 손끝에 힘을 주었다. 효정의 속눈썹이 떨리더니 가볍게 낑낑거렸다. 당황한 유희는 효정을 깨울까 봐 급히 손을 거두었다. 바로 이때, 효정이 몸을 뒤집고 이불을 걷어차면서 뜨거운 몸을 드러냈다.비록 실크 잠옷을 입고 있었지만 잠버릇이 안 좋아 치마가 엉망이었다. 하얀 어깨와 작고 귀여운 가슴의 절반을 드러내며 잠을 잤다. 유희의 눈은 점점 욕망이 찼고 참고 있어 어깨가 부들부들 떨렸다. 이번에는 정말 못 참을 것 같았다.“음, 정말 제 그림이 마음에 들어요?”효정은 잠꼬대를 했다. 조용한 방에서 유희는 말을 똑똑히 들었다.‘정말 그림이 마음에 드냐고? 효정아, 나한테 묻는 거 아니잖아. 누구한테 묻는 거야?’“도현 오빠.”유희의 몸이 순간 뜨거워 나며 머릿속이 텅 비었다. 그러자 유희는 큰 몸으로 효정의 부드러운 몸을 누르며 사납고 악랄하게 효정의 부드러운 입술에 키스했다. 이 충격으로 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