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무슨 일이 생기면, 제가 어떻게 아람과 얘기해요?”위험이 다가오고 있었다. 두 덩치 큰 남자는 더 이상 버티지 못했다.“형님.”경주가 갑자기 구윤을 부르자 구윤의 가슴이 떨렸다. 남자가 이렇게 부르자 몸에 미묘한 반응이 있었다.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없었고, 괴로움이 섞인 막연한 고통이었다.“무슨 일이 있어도, 안전하게 아람의 곁으로 돌아가요. 아람이가 그랬어요. 아람의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가족이에요.”경주는 또박또박 말하며 이글거리는 눈빛으로 구윤과 눈을 마주쳤다.“그럼 넌? 신경주, 넌 아람에게 중요한 사람이 아니야?”구윤은 눈시울을 붉히며 경주의 팔을 잡았다.“아람이 네 곁에 가는 데 13년이 걸렸어. 네가 준 상처를 몇년 더 받으라는 거야? 네가 이러고도 인간이야?”경주는 씁쓸하게 웃었다. 어두운 눈동자에 결연한 빛을 비추었다.“이혼할 때, 이미 아람의 마음에서 죽었었어요. 또 죽어도 아람은 익숙해질 거예요.”말을 마치자 경주는 구윤의 대답을 듣지 않고 쏜살같이 달려나갔다.“신경주!”구윤은 막을 수 없었다. 그저 경주가 어두운 숲속으로 돌진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호시탐탐하고 있는 적들이 마치 피 냄새를 맡은 상어처럼 경주를 향해 달려갔다....경주는 자신을 미끼로 삼아 구윤과 다른 사람들에게 최대한 위험을 줄이려했다. 사람들이 바로 그들을 포위할 수 있었던 것은 성주에서 명령을 내린 유성과 관련 있다고 90퍼센트 확신했다.그렇다면 그들의 목표는 경주이다. 사람들과 떨어지면 구윤은 도망칠 기회가 생길 것이다. 날카로운 나뭇가지가 경주의 팔과 목, 뺨을 다치게 했다. 하지만 전혀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 왜냐하면 뒤에서 계속 총소리가 들리고 발밑에 총알이 계속 터지고 있었따.다행히 풍부한 야전 전투 경험이 있었다. 그렇지 않으면 경주는 이미 죽었을 것이다.“윤유성, 날 살려서 보내지 않는 게 좋을 거야.”경주는 이를 악물고 이마에 핏줄이 치솟으며 달렸다.“내가 살면, 네가 죽을 때야!”적과 치
“왕준, 항복해.”경주는 간단하게 말했다. 차가운 얼굴은 서리를 덮은 것 같았다. 심지어 왼쪽 어깨에서 피가 흐르는 소리가 들렸다. 호흡이 약해지며 더 이상 시간을 낭비하기 싫었다. 킬러들은 큰 소리로 웃음을 터뜨렸다.“하하, 좋네요. 신 사장님. 바로 앞에 있으니 절 잡아봐요.”왕준은 목을 비틀며 음흉한 표정을 지었다.“하지만 힘이 있어요? 왼쪽 어깨에 박힌 총알을 처리하지 않아요?”경주는 이를 악물었지만 표정은 여전히 변하지 않았다.“더 지체하면 왼팔이 망가져요. 미리 알려주지 않았다고 원망하지 마요.”왕준이 말하기도 전에 경주는 갑자기 총을 들어 왕준을 향했다. 그 상황을 본 킬러들은 모두 총을 들고 경주를 향했다. 일촉즉발할 상태이다.경주는 홀로 상대하고 있지만 당황하지 않고 카리스마를 뿜냈다. 혼자서 백 명을 상대할 수 있는 위압적인 힘을 가지고 있어 하이에나들은 방심할 수 없었다. 왕준은 생각도 못 했다.‘지금 이 순간에도 신경주가 나한테 총을 들이대?’“허허, 제가 생각이 많았네요. 신 사장님이 목숨도 버리려는데 팔을 신경 쓰겠어요?”“내가 죽는 마지막 순간에 총을 쏠 거야.”경주는 이미 통증으로 마비된 상태였지만 총을 잡은 손은 여전히 굳건했다.“내 사격 실력으로 네 머리를 날려버릴 수 있어. 믿기지 않으면 해봐.”왕준은 이를 악물고 표정이 흉악해졌다. 신씨 가문에 잠복하며 진주에게 일을 해줄 때 경주를 조사한 적이 있다. 경주는 보통사람이 아니다. 사관학교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했고, 위하 부대에 있을 때 수많은 공로상을 받은 경력이 있다. 그리고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는 것도 사격 실력이 뛰어나다는 걸 설명할 수 있다. 거의 백발백중이다. “허, 신 사장님, 제 목숨은 별로 가치가 없어요. 하지만 신 사장님은 다르잖아요. 저와 목숨을 바꿀 거예요? 그리고 사장님이 죽으면 목숨 걸고 지킨 구아람 씨가 얼마나 속상하겠어요. 젊은 나이에 과부가 되잖아요.”아람을 떠올리자 경주는 마음이 아파 숨을 쉴 수 없었다. 경주
경주가 죽으면 화풀이가 되고, 살고 있으면 돈줄이 된다. ‘좋아, 아주 좋아. 왕준의 욕심이 나의 기회야!’왕준은 손을 흔들며 소리쳤다.“산 채로 잡아, 부자가 되자!”킬러들은 경주를 향해 몰려들어왔다. 경주의 왼쪽 팔은 더 이상 쓸 수 없어 이를 악물고 오른손으로 그들의 심장을 향해 총을 쐈다. 한 발에 한 명씩 죽이며 전혀 머뭇거리지 않았다.동료들이 앞에서 죽어나가는 걸 보았지만 사악한 짐승 무리는 못 본 척하며 여전히 경주를 산 채로 잡으려 했다. 그 값이 수천 억이다. 천 억이라고 해도 남은 생을 걱정 없이 살 수 있고 이런 일을 할 필요가 없었다. 죽은 사람은 운이 안 좋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왕준은 교활했다. 이때 뒤로 불러서며 멍청한 자식들이 인간 방패로 되어주어 총알을 대신 막아라고 생각했다.‘신경주가 총을 잘 쏘면 뭐 어때? 언젠간 빗나갈 때가 있어. 내가 어부지리하서 몸값이 수천 억인 신 사장님을 잡고 신광구와 그 늙은이을 협박하면 돼. 때가 돼면 얼마를 요구하든 모두 나한테 줘야 해!’한 사람씩 차례로 쓰러졌다. 하지만 경주는 총 두 자루와 몸에 있는 총알이 모두 소진되었다. 맨손으로 상대를 할 수 없다. 지금 부상당하여 전투력이 떨어져 생포될 가능성도 있다.‘안 돼, 잡히면 안 돼. 잡혀도 왕준을 먼저 해결해야 해!’때마침 경주는 혼란스러운 틈을 타 킬러 중 한 명의 총을 빼앗아 주저 없어 왕준을 향해 쐈다.예상치 못하게도 왕준은 교활했다. 경주의 의도를 눈치채고 동료의 뒤에 숨자 인간 방태가 되어 가슴에 구멍이 났다.“신경주, 살길을 줬는데 가지 않아? 네가 스스로 죽음을 찾은 거야. 다른 사람의 탓을 하지 마!”왕준은 경주를 죽이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기관총을 들고 경주를 쏘려 했다. 갑자기 돌풍이 불었다. 너무 치열하여 그 누구도 눈치채지 못했다. 거대한 헬기의 소음이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다. 이 순간, 헬기는 코앞에 다가왔다.“왕준, 감히 내 사람을 건드려? 죽어!”하늘에서 은종처럼
사람들은 모두 하늘을 바라보자 깜짝 놀랐다. 요정이 내려온다면 이런 모습이고, 여신강림이 바로 이것이다. 그들이 멍해진 순간 아람은 총알이 장전되어 왕준을 향해 연속 세 발을 발사했다.펑펑펑-‘안 맞았어? 다시!’펑펑펑펑-아람은 혈안이 되었다. 왕준을 죽이지 않으면 멈추지 않겠다고 마음을 먹은 듯 계속 총을 쐈다. 총의 반동은 여자에게 너무 컸지만 아람은 총을 매우 안정적으로 잡았다. 동작이 프로페셔널해여 전문적인 훈련을 받은 티가 났다. 아쉽게도 사격 실력이 조금 떨어져 한 발도 목표물을 쏘지 못했다. 왕준은 오소리처럼 민첩하게 숲속에서 피했다.“넷째 오빠, 조금만 더 내려갈 수 없어? 너무 멀어!”아람은 눈썹을 찌푸리며 헬기를 몰고있는 신우에게 소리쳤다.“이미 충분히 낮아. 더 내려가면 흙에 박히겠어!”신우는 한계에 다다랐고, 계속되는 총소리에 식음땀을 흘리며 심장이 튀어나올 것 같았다.“아람아, 장난해? 누가 얼굴 내밀라고 했어, 돌아와!”“안 돼, 내 사람을 괴롭히면 어떻게 되는지 알려줄 거야!”아람은 충혈된 눈을 부릅뜨며 총을 쏘자 킬러 한 명을 죽였다.경주의 시선은 아람을 계속 따랐다. 온몸이 긴장되었지만 점점 끓어오르고 있었다. 아람의 카리스마에 빠졌지만 위험할까 봐 걱정했다. 그저 거리가 멀어서 가장 먼저 아람을 지켜줄 수 없다. 순간 긴장하여 손가락이 저리고 가심이 쪼그라들었다.“젠장, 네 말을 듣고 널 데려오지 말았어야 했어. 이번 생에서 한 제일 멍청한 짓이야!”신우는 너무 후회되어 울뻔했다. 할 수 없이 방향을 바꾸어 강제적으로 아람을 데리고 철수하려 했다. 신우의 눈에는 그 무엇도 아람의 목숨보다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아람은 기회를 주지 않았다. 기회를 노려 사다리를 풀더니 뛰어내렸다.“아람아!”신우의 가슴이 두근거리며 안색이 창백해졌다. 휘파람 소리가 아람을 감싸고 귓가를 스쳐 지나갔다. 뛰어내리는 순간 아람의 머리속도 하얘졌다. 그저 무모하게 경주의 곁에 다가가 생사를 함께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마
“아람아!”경주의 심장이 터질 것 같았다. 그 순간 경주는 상처의 고통도 잊은 채 바로 달려가 놀라운 의지로 두 팔을 벌려 사랑하는 여자를 잡았다. 아람을 안는 순간 왼쪽 어깨의 총상은 다시 찢어졌고 피가 검은 블라우스를 완전히 적셨다. 하지만 전혀 아프지 않았다. 오히려 아람을 받았다는 것에 뿌뜻했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어렸을 때 경주가 다치거나 주사를 맞으러 병원에 가면 정서연이 사탕을 입에 넣어주곤 했다. 사탕을 먹으면 아프지 않았다. 이 순간 아람은 경주의 사탕이었다. 안고 있으면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을 것 같았다.아람은 경주의 품에 안겼다. 피 냄새이 맡아졌고 경주가 숨을 헐떡이는 소리가 들리자 가슴이 아파서 눈물이 못나게 쏟아져 나왔다.“거짓말쟁이, 바보! 왜 혼자 와? 죽을 수도 있잖아!”아람은 울컥하며 경주를 때렸다. 온몸이 부들부들 떨렸다.“미안해, 아람아.”경주는 보물을 얻은 듯 아람을 꼭 껴안고 큰 손으로 아람의 목덜미를 만졌다. 눈웃음 속에는 자랑스러움이 가득했다.“하지만 네가 따라올까 봐 무서웠어. 네가 다치는 게 싫어.”“이게 두렵고, 저게 두려운데, 내가 걱정할까 봐 두렵지 않아?”아람은 경주의 옷깃을 잡고 울먹이며 물었다. 경주의 가슴이 내려앉았다. 마치 벼락 맞은 듯 찌릿함이 느껴지며 눈가가 촉촉해졌다. 이 문제를 단 한번도 생각한 적이 없다. 그럴 자격이 없다는 걸 알았다.하지만 지금은 사랑을 나눌 수간이 아니다. 순간 경주는 몸을 돌려 아람을 지켜주며 기관총을 들고 눈앞에 있는 킬러들을 죽였다. 아람도 지지 않았다. 경주와 등을 기대며 총을 들어 뒤에서 오는 킬러들을 죽였다. 순간 경주가 충격을 받았다. 순간 머리속에 이름이 새록새록했다.‘비둘기!’당시 L국에 있을 때 의사 가운을 입고 함께 혈투를 벌이며 싸웠다. 다시는 만나지 못했지만 경주는 단 한 번도 잊은 적이 없었다. 오래전부터 생사를 넘나드는 친구로 여겼다.‘왜, 눈앞에 있는 구아람이 생명의 은인인 비둘기와 닮은 것 같지?’“왕준이
1초만 늦었더라도 동물처럼 갇혀 죽게될 수밖에 없었다.“허허.”이때, 어둠 속에서 섬뜩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왕준, 당장 나와!”아람은 어렸을 때부터 구윤과 신우와 함께 훈련을 받았기에 청각이 뛰어났다. 바로 소리가 나는 방향을 판단하고 총을 잡고 어렴풋이 보이는 그림자를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아람은 순간 땀에 흠뻑 젖었고 어깨가 떨렸다. 치열한 싸움에 총알을 모두 썼다는 걸 의식하지 못했다. 급히 다시 허리 위치를 만지자 연분의 탄창도 사라졌다. 아람은 당황했다. 주위를 돌아보니 탄창이 몇 걸음 떨어진 곳에 떨어져 있었고, 방금 함정을 피할 때 실수로 떨어진 것 같았다. 주우려는 순간 총알 두 발이 아람의 발 밑에 쏴서 감히 움직일 수 없었다.“구아람 씨의 솜씨는 예전에 본 적이 있어요. 역시 여장부답네요.”음흉한 웃음소리와 함께 왕준은 어둠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왔다. 손에는 정교한 석궁을 들고 화살촉이 차가운 빛을 반짝이며 아람을 향했다.“이 철창은 토끼도, 늑대도, 그 누구도 피할 수 없었어요. 그래서 구아람 씨가 더 존경스러워요. 예쁘고 돈 많고 능력도 좋고, 그래서 신경주와 같은 도도한 남자가 집착을 하네요.”“헛소리 그만해!”아람은 놀랐다. 마음속의 두려움을 차가운 눈빛에 숨겨두었다.“왕준, 지금 너에게 남은 길은 오직 하나야. 나와 함께 성주로 돌아가서 진주의 죄를 밝히고 법의 심판을 받아! 아니면 오늘 밤이 네 제삿날이야!”“하하하, 구알마 씨. 왜 신경주처럼 포기하지 않아요. 재벌들이 정말 잘난 척을 하네요. 제가 못 죽일 것 같아요?”왕준은 건방지게 웃었다.“허, 감히 날 건드려 봐. 우리 구씨 가문이 남도 전체를 쓸어버릴 수 있어!”아람은 이를 악물며 또박또박 말했다.“오늘 나에게 총알을 쏘면 아프로 우리 오빠들이 반드시 널 만신창이로 만들 거야. 네 몸을 분리해서 정글에 버릴 거야. 한 번 시도해 볼래?”아람은 위협적인 목소리에 왕준은 잠시 망설였다.‘이 여자는 확실히 신경주 그 사생아와 다르네. 그냥
아람은 온 힘을 다해 경주를 안고 계속 울면서 경주의 이름을 불렀다. 부르면 매번 대답하던 경주는 더 이상 아무런 대답도 하지 못했다.“아람아, 신경주!”“아람아, 넷째 오빠야, 아람아!”“경주야, 나 왔어!”이때 구윤, 신우, 유희가 다가왔다. 구윤은 두 발 연속 쐈다. 한 발은 왕준의 무릎뼈를 부수고 한 발은 팔에 맞혀 석궁을 떨구었다. 왕준은 아파서 비명을 지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왕준은 포기하지 않고 개처럼 기어가서 무기를 잡고 반격을 시도했다.눈치가 빠른 신우는 눈 깜짝 할 사이에 왕준의 앞에 다가갔다. 그러자 눈썹을 치켜올리며 왕준의 손을 밟고 비틀었다.“아!”비참한 비명이 무섭게 어두운 밤을 가르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오싹하게 들렸다. 왕준의 죄가 많은 손은 완전히 망가졌다. 부하들도 차례로 도착했다. 왕준은 산 채로 체포되었고, 공범 중 일부는 죽거나 부상을 입었다. 살아있는 사람들은 모두 체포되었고, 남도의 은신처는 전멸했다고 할 수 있다.뿐만 아니라 이씨 그룹의 사람이 그곳을 수색하여 매우 치명적이고 위험한 무기를 발견했다. 유희는 이 모든 것은 성주로 가져가고 싶었지만 큰 배가 없었고, 지금 가장 중요한 건 경주를 최대한 빨리 병원으로 데려가 치료하는 것이었다.1초라도 더 지체하면 경주의 상황은 더 위험해질 것이다.“경주야, 일어나, 일어나!”아람은 경주를 헬기에 보내는 내내 손을 꼭 잡고 있었다. 머리가 지저분하고 눈이 충혈되며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통곡을 하는 아람을 보자 오빠들은 마음이 아팠다. 아람은 그제야 경주의 왼쪽 어깨에 총을 맞았다는 사실을 알았다.그 당시 이미 많은 피를 흘렸지만 여전히 날카로운 악당들의 앞을 가로지르며 굴복하지 않고 나약함을 보이지 ㅇ낳았다. 심지어 헬기에서 뛰어내린 아람을 안으려 했다. 마지막 피 한 방울까지 다 써 버려도 필사적으로 아람을 지키고 싶었다.‘왜 그렇게 멍청해, 왜 그렇게 제 멋대로야. 세상에 경주는 단 한 명뿐이야. 왜 소중히 여길 줄 몰랐을까?’“아람아.”
유희는 경주를 제일 빠른 속도로 T 국의 수도에 있는 최고 병원으로 보냈다. 심각한 부상에 과다 출혈까지 겹친 경주의 상태는 위독했다. 어릴 적부터 거의 울지 않았던 유희는 침대에 누워 구급대원들에게 응급실에 밀려들어가는 경주를 보자 스펴도 부서질 정도로 연약해졌다. 저도 모르게 눈물을 흘렸지만 재빨리 닦았다.“이유희 씨.”뒤에서 밝은 목소리가 들려와 유희는 깜짝 놀라 뒤로 돌아보며 의아했다.“당신이.”어렴풋이 눈앞에 있는 남자가 기억났다. 신씨 호텔에서 열린 리셉션에 아람이 데려온 파트너였다.“유지운, 유 선생이라고 부르면 돼요.”말이 끝나기도 전에 수술복을 입은 지운은 유희의 곁으로 지나가며 나지막하게 말했다.“친구는 저에게 맡겨요.”“당신, 의사였어요?”유희는 깜짝 놀라며 지운을 바라보았다.“성주에 있지 않았어요? 왜 갑자기 나타났어요?”“구윤이 저를 불렀어요.”사랑하고 원망스러운 구윤을 언급하자 지운은 눈썹을 찌푸렸지만 가슴이 두근거렸다.“구체적으로 얘기하지 않았어요. 그저 이번 일이 위험하여 의료 지원이 필요할 수 있다고 했어요. 그래서 어젯밤부터 이 병원에서 대기하고 있었어요.”말을 하며 지운은 가볍게 웃었다.“가려고 했는데, 안 가기 잘했네요. 제가 없으면 안 되나 봐요.”지운은 할 수 없었다. 구윤이 괴롭혀도 전화 한 통에 바로 달려와 도와줬다. 지운이 해외에서 유명한 게이이고, 수많은 남자들이 구애를 하지만 귀족 가문 도련님도 자격이 없었다. 하지만 구윤과 같은 고귀하고 우아하며 유혹적인 남자에게 바로 빠져서 나올 수 없었다.지운이 수술실 문을 열려는 순간, 유희가 말을 했다.“저기, 믿을 수 있는 거 맞죠? 제 친구의 목숨을 부탁할게요!”지운은 돌아서지 않고 그저 담담하게 대답했다.“풋, 이 세상에 의술이 좋은 사람이 백신뿐만 아니에요.”...한편, 오늘 밤 남도의 무기 상인들이 제거되어 T 국의 부를 창출하는 사업 체인의 거물들은 완전히 건드렸다고 할 수 있다. 왕준은 잡혔지만 T 국의 군대와 경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