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885화

노석명은 권력을 갈망했다. 오래전부터 살면서 그는 깨달은 게 있었다. 바로 여진숙은 자신과 같은 길을 걸을 사람이 아니라는 것.

게다가 노승아는 사랑에 눈이 먼 사람이었다. 한번 남자에게 빠지면 앞뒤 가리는 것이 없었다.

원래는 마지막까지 노승아를 이용할 생각이었다. 그런데 여이현과 신무열이 나타나 그의 계획을 망가뜨려 버렸다.

‘안 돼, 이렇게 포기할 순 없어. 난 반드시 내가 원하는 자리까지 올라가고 말 거야. 이렇게 죽을 수는 없다고. 난 계속 도망만 치면서 살지 않을 거야!'

노석명은 전화를 끊은 후 바로 결정을 내렸다.

Y 국으로 돌아갈 수 없다면 동맹군에게 빌붙으면 된다.

다만 그가 앞으로 걸음을 옮기고 있어도 뒤에서 따라오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오지 않았다.

고개를 돌리니 김명무는 따라오지 않고 제자리에 우뚝 서 있었다.

멍하니 서 있는 김명무의 모습에 노석명은 순간 화가 치밀었다.

“뭘 멍청하게 서 있는 거야! 죽고 싶어?”

노승아를 향한 김명무의 마음을 그는 바로 눈치챘었다.

남자가 큰일을 하려면 시답잖은 감정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

게다가 지금 그를 따라는 사람은 김명무 뿐이었다.

김명무는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 마치 잘못을 저지르고 혼나는 아이의 모습처럼.

“장로님, 용서해주십시오. 아무리 생각해도 전 장로님과 함께 가지 못할 것 같습니다. 전 아가씨 찾으러 갈 겁니다.”

노석명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김명무의 말을 듣고 있다고 총을 꺼냈다.

‘쿵!'

미처 피하지 못한 김명무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노석명은 이내 멈추지 않고 쓰러진 김명무를 향해 한 발 더 쐈다. 지금 이 순간 노석명의 눈빛은 아주 싸늘했다. 김명무는 짙은 피비린내를 맡게 되었고 눈앞도 빨간 액체로 가려졌다.

어떻게든 일어서보려고 했지만 온몸에 힘이라곤 하나도 없었고 그저 눈을 뜬 채 거친 숨을 내쉬고 있었다. 점점 숨소리가 약해졌다.

다만 아쉬웠던 것은 죽기 전 마지막으로 노승아의 얼굴을 보지 못한 것이다. 노승아를 지키는 임무도 완성하지 못했다. 그는 더는 자신에게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